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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터 유쾌함 없어져 아쉬워…그래도 팀만큼은 완벽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극 '완벽한 아내'에서 사이코패스 은희 역을 맡아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조여정(36)은 4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후련함을 표현했다.
초반부 고소영의 10년만 복귀작으로 관심이 쏠렸던 '완벽한 아내'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조여정의 신들린듯한 악역 연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줌마미코(아줌마가 주인공인 미스터리+코미디)'를 표방했지만, 은희의 광기가 호평을 받으면서 마지막에는 막장 요소만 남은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은희는 불 속에서 홀로 최후를 맞았고, 시청률도 6%대에서 마무리됐다.
조여정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갈수록 유쾌 발랄함이 없어지고 재복(고소영) 언니가 은희 때문에 신경쇠약 증세까지 보이니 아쉬웠죠. 물론 현장에서 팀은 완벽했어요. 빨리 결과물을 만들어 내보내야 하니까 아쉬움을 짧게 하고 캐릭터 분석에 집중했습니다. 그래도 씩씩한 재복의 성장기가 좀 더 다뤄졌다면 극도 말랑말랑해지고 좋았을 것 같아요."
조여정은 "내가 공감을 못 하면 보는 사람들이 못 믿는다고 생각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자고 생각했다"며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만난 나쁜 사람들을 다 떠올려봤는데 진정한 악인은 자기가 바르다고 완벽하게 믿는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악행에 죄책감이 있는 사람들은 그걸 감추려다 보니 행동도 세지는데, 자기가 절대적으로 맞는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행복하고 얼굴이 맑기까지 하다"며 "그래서 은희도 늘 웃음이 많고 해맑게 보이도록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은희를 포함해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보다 악역이 조명받는 현상에 대해서는 "대리만족 때문인 것 같다"며 "현실에서는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지 못하는데 악역이 대신해주는 통쾌함이 있지 않느냐"고 분석했다.
"제 키가 작은데 큰 사람들을 때리면 웃겨 보일 수 있다는 걱정은 있었어요. 그래서 무표정을 유지하고 마치 눈 앞의 걸리적거리는 나뭇잎을 치워버린다는 생각으로 때렸어요. 상현 오빠는 '체구 작은 여정이가 때려봤자지' 하다가 세게 맞고 휘청했죠. 마지막까지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하하."
고소영과의 남다른 친분도 자랑했다.
조여정은 "언니는 기억 못 하는데 첫 만남은 제가 고등학생 때 방송국에서였어요. 언니가 멀리서 걸어와서 교복 입은 저를 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 참 예쁜 애구나!' 했었죠. 저는 '고소영'이란 존재감에 완전히 얼어버렸고요. 어릴 적 우상이었는데 작품을 같이 하면서 친해져서 좋아요."
그는 "현대무용을 배운 지 2년 됐다"며 "무용 공연을 보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무용수의 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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