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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서경덕, 뉴욕 독립 유적지에 한글안내서 기증(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배우 송혜교와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미국 뉴욕의 독립운동 거점지인 뉴욕한인교회에 한글 안내서를 제작해 기증했다. 뉴욕한인교회는 1921년 3·1운동 2주년을 맞아 뉴욕 타운홀에서 열린 한인연합대회를 계기로 서재필, 조병욱이 주도해 설립됐다. 이후 종교 활동을 넘어 미국 동부의 독립운동 거점지 역할을 해왔다. 서 교수는 "미국 뉴욕을 찾는 한국인들이 매년 늘어나는데도 이곳에 우리나라 독립 유적지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다"면서 "뉴욕한인교회의 역사와 의미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안내서를 만들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뉴욕한인교회의 설립 배경, 애국지사들의 활동, 뉴욕 컬럼비아대학 '한국 도서관'의 창설 의미 등에 대한 설명과 당시의 사진이 전면 컬러로 실려 있다. 미국인들을 위해 영문 설명도 병기했다. 안내서 제작 비용은 송혜교가 전액 후원했다. LA의 안창호 기념관, 필라델피아의 서재필 기념관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 독립운동 유적지 안내서 제작을 후원한 것이다. 서 교수는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독립 유적지 보존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유적지를 자주 방문하는 것만이 타국에 있는 우리의 유적지를 잘 지켜나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송혜교와 서 교수는 지금까지 상하이, 충칭, 항저우 등의 임시정부 청사와 하얼빈 안중근 기념관 등 중국 내 주요 독립 유적지에도 한글 및 중국어 안내서를 기증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이준 열사 기념관에는 대형 부조 작품도 세웠다. 이들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보스턴 미술관 등 세계적인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한국어 서비스를 유치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등 유럽에 있는 유명 미술관에도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욕 독립 운동의 거점지인 '뉴욕한인교회'를 소개하는 한글 및 영어 안내서의 원본 파일. 뉴욕 독립 운동의 거점지인 '뉴욕한인교회'에 비치된 한글 및 영어 안내서 모습. 뉴욕한인교회에 한글 및 영어 안내서 1만부를 기증한 서경덕 교수가 정문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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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버 벚꽃축제' 개막…호암호수 주변 장관'꽃대궐' 이룬 용인 에버랜드 호암호수 주변 (용인=연합뉴스) '제2회 용인에버 벚꽃축제'가 개막된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호암호수 주변은 꽃대궐을 이뤘다. 용인시와 에버랜드는 오는 19일까지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2014.4.17 <<용인시 제공>> kcg33169@yna.co.kr (용인=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 용인시와 에버랜드, 3군사령부가 공동 개최하는 '제2회 용인에버 벚꽃축제'가 17일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호암미술관 앞 호암호수 주변에서 개막됐다. 19일까지 진행될 축제기간 '비비의 모험', '홀랜드 밴드' 등 에버랜드 인기 공연과 라디오 공개방송, 인기 가수 공연, 군악대·의장대 시범, 시민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축제장인 호암호수 맞은편 산에 조성된 벚꽃림에는 왕벚, 산벚 등 1만 그루의 벚나무가 목련, 영산홍, 개나리, 진달래, 철쭉 등 다른 봄꽃들과 어우러져 울긋불긋 '꽃 대궐'을 연출하고 있다. '꽃대궐' 이룬 용인 에버랜드 호암호수 주변 (용인=연합뉴스) '제2회 용인에버 벚꽃축제'가 개막된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호암호수 주변은 꽃대궐을 이뤘다. 용인시와 에버랜드는 오는 19일까지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2014.4.17 <<용인시 제공>> kcg33169@yna.co.kr 또 수령 50년 이상의 왕벚나무 사이로 뻗어 있는 호수 주변 산책로는 벚꽃이 꽃 비가 되어 내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영동고속도로 마성IC∼에버랜드 정문(2.2㎞) '벚꽃 가로수 길'은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한편, 축제장에서 에버랜드 식음료나 상품을 1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은 오후 6시부터 1만원에 에버랜드에 입장해 야간퍼레이드, 불꽃쇼 등 야간 콘텐츠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kcg3316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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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분홍빛 꽃비 맞으러 세계로 간다일본 교토의 벚꽃. 사진/일본정부관광국(JNTO)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벚꽃은 화려하고 풍성하다. 봄꽃 가운데 소담스러운 매력이 으뜸이다. 일렬로 늘어선 벚나무에서 꽃망울이 한꺼번에 터지면 풍경이 몽환처럼 느껴진다. 벚꽃의 개화는 절정이 며칠에 불과해 더욱 아름답고 애틋하다. 화사한 벚꽃으로 물드는 세 도시의 여행 정보를 항목별로 정리했다. ◇ 일본 교토 ▲ 도시 개요 = 일본의 천 년 수도. 지금은 간사이 지방에서도 오사카보다 인구가 적지만, 자존심만은 최고. ▲ 벚꽃의 특징 = 나라 전체가 벚꽃놀이를 하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벚꽃의 본향. 에도 시대부터 꽃놀이를 즐겼음. 교토의 대도시권인 교토부의 상징 꽃이 수양벚나무임. ▲ 올해 벚꽃 절정기 = 4월 4일 전후. ▲ 벚꽃 명소 = 몇 곳을 뽑기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함. 헤이안 신궁, 철학의 길, 마루야마 공원, 아라시야마 등 각지가 벚꽃 명소. ▲ 벚꽃 축제 = 대규모의 조직적인 축제가 열리지 않음. 하지만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다양한 행사가 벌어짐. 기요미즈데라, 니조 성 등에서는 4월 12일까지 야간 점등 행사 개최. 캐나다 밴쿠버의 벚꽃. (AP=연합뉴스DB) ◇ 캐나다 밴쿠버 ▲ 도시 개요 = 캐나다 서부의 최대 도시이자 태평양으로 향하는 관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살기 좋은 도시. ▲ 벚꽃의 특징 = 시내에 벚나무 4만 그루가 있는 북미에서 돋보이는 벚꽃 도시. 도심 일부 구역이 아니라 전체가 꽃으로 뒤덮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냄. ▲ 올해 벚꽃 절정기 = 4월 5∼10일.(지역마다 편차 큼) ▲ 벚꽃 명소 = 3월부터 4월 말까지 꽃이 피는 퀸 엘리자베스 공원을 비롯해 스탠리 공원, 그랜빌 아일랜드, 반두센 식물원 등. ▲ 벚꽃 축제 = 4월 2일부터 29일까지 벚꽃 축제. 다양한 문화 공연 선보임. 벚꽃이 만개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프로그램도 운영됨. 미국 워싱턴의 벚꽃. (AP=연합뉴스DB) ◇ 미국 워싱턴 ▲ 도시 개요 = 미국의 수도. 포토맥 강을 따라 건설된 계획 도시.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산재해 있음. ▲ 벚꽃의 특징 = 포토맥 강변의 인공 호수인 타이들 베이슨에 벚나무 4천 그루가 모여 있음. 식재된 지 100년이 넘은 아름드리가 많음. ▲ 올해 벚꽃 절정기 = 4월 11∼14일. ▲ 벚꽃 명소 = 타이들 베이슨.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이 보이는 호숫가를 따라 벚나무가 줄지어 있음. ▲ 벚꽃 축제 = 3월 20일에 축제가 시작돼 4월 12일까지 이어짐. 보트 타기, 단체 무용 등에 참가할 수 있음. 사진작가 히로시 스기모토의 전시도 마련됨.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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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빨라진 KTX 호남선 타고 떠나는 여행만경강을 지나는 KTX 열차. 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오는 4월 2일 호남 지방으로 향하는 길이 빨라진다. 서울 용산역과 광주송정역 사이를 최고 시속 300㎞ 남짓으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정식 개통된다. KTX 호남선에는 신형 차량과 KTX-산천이 모두 다닌다. 신형 차량은 KTX-산천보다 좌석이 많고, 편안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신형 차량은 공간 재배치를 통해 47석을 늘려 전체 좌석이 410석에 이른다. 또 KTX 열차의 대표적인 불만 사항이었던 좌석 간 공간을 대폭 넓혔다. 간격이 KTX-산천은 143㎜지만, 신형 차량은 200㎜이다. 또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어서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좋고, 무선 인터넷의 속도도 향상됐다. 방음재를 지붕에도 설치해 소음이 덜하고, 객실의 조도 조절이 가능한 점도 돋보인다. 열차의 길이는 201m이며, 특실 1량과 일반실 7량으로 구성된다. 호남고속철도에 탑승해 갈 수 있는 여행지를 모아봤다. <표> 서울 용산역발 KTX 운행 시간, 정차 횟수, 운임 최단 운행 시간 하루 정차 횟수 일반석 운임 공주역 58분 15회 25,100원 익산역 1시간 10분 35회 32,000원 정읍역 1시간 31분 15회 39,500원 광주송정역 1시간 38분 22회 46,800원 나주역 1시간 50분 12회 48,200원 목포역 2시간 17분 16회 52,800원 갑사의 경내 모습. 사진/공주시청 제공 ◇ 공주 갑사 = 신설되는 공주역은 공주 남부에 위치한다. 공주역의 동쪽은 계룡산 국립공원이다. 420년에 창건됐다고 전하는 갑사는 삼국이 통일된 후 화엄십찰 중 하나가 됐다. 경내로 진입하는 길에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숲이 있으며, 사찰을 통과해 계룡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가을 단풍이 유명하지만 봄에 방문해도 괜찮다. 익산 미륵사지를 거니는 사람들. 사진/김주형 기자 ◇ 익산 미륵사지 = 익산은 백제의 유산이 깃든 고도다. 미륵사지는 익산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장소다. 무왕이 639년에 창건했다고 하는 미륵사는 국세가 기울어가는 백제가 대대적으로 벌인 토목 공사였다. 오늘날에는 넓은 절터에 국보로 지정된 석탑과 주춧돌만이 남아 있다. 석탑은 복원 중이며, 유물전시관에서 미륵사지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정읍 내장산 내장사로 향하는 문. 사진/박창기 기자 ◇ 정읍 내장산 = 기존 호남선은 익산에서 장성을 거쳐 광주로 향했다. 하지만 새로운 노선은 정읍에 정차한다. 정읍에서 가장 이름난 관광지는 내장산이다. 단풍의 색이 곱고 화려해 가을철 산행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높이는 763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중간에 급경사 구간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도 주변의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광주 의재미술관 내부. 사진/의재미술관 제공 ◇ 광주 의재미술관 = 건물 자체가 볼거리인 의재미술관은 무등산 기슭에 자리한다. 진도 태생의 동양화가인 의재 허백련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허백련은 남종화의 대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관내에는 의재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 주변에 허백련이 화실로 사용한 춘설헌, 의재가 가꿨다는 차밭이 있다. 나주 남고문 야경. 사진/나주시청 제공 ◇ 나주 나주읍성 = 광주에서 멀지 않은 나주는 조선시대 전라도의 행정 중심지였다. 읍성이 있었으나, 성과 문은 대부분 파괴됐고 남고문과 동점문이 복원돼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건축물인 금성관과 나주목사의 살림집인 목사 내아, 수령 500년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는 향교가 보존돼 있다. 나주목문화관에서는 나주의 역사를 알려주는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이 밀집한 목포 구시가. 사진/이진욱 기자 ◇ 목포 구시가 = 목포역에서 내리면 목포의 명물인 유달산이 지척이다. 해발 229m의 유달산에 오르면 섬이 점점이 떠 있는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유달산 앞은 일제강점기에 개발된 구시가다. 근대역사관 주위에 오래된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추억과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네모반듯한 거리를 걸은 뒤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거래되는 어시장에서 쇼핑과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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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추진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세계문화유산 화성·전통시장 테마…관광객 700만 유치 (수원=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 수원시는 내년에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추진해 관광객 7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전통시장을 테마로 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수원화성 방문의 해 메인 테마는 정조대왕 능행차로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인 내년 10월 서울 창덕궁∼한강 배다리∼화성행궁∼화산 융릉까지 57㎞ 구간에서 원행을묘정리의궤 반차도를 근거로 4∼5일 동안 재현한다. 대규모 능행차와 별도로 수원화성에서의 정조대왕 행차는 행렬을 축소해 '왕과 함께하는 화성순례' 등 체험 형식의 테마상품으로 연중 관광객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대장금 촬영지였던 행궁과 화성을 돌아보는 '행궁길 대장금 투어'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으로 능행차 벽화길과 거리장터를 만들고 화성행궁엽전으로 노점을 이용토록 한다. 정조대왕 능행차 구경하는 시민들 수원의 전통과 현대를 대표하는 행궁 공방길, 지동벽화마을, 전통시장 통닭거리, 수원천, 역전 로데오거리 등 8곳은 이야기가 있는 도보형 관광상품 '8색 로드투어'로 개발, 도심관광자원을 구축한다. 성곽길, 영동시장, 인계동 나혜석거리, 광교호수공원 등은 각각 성곽길 달빛동행, 치맥거리, 야시장, 야간경관과 카페거리 등 특성을 살린 나이트투어 상품으로 개발, 야간관광으로 추억을 새기는 체류형 관광을 유도한다. 행궁광장에서는 인기몰이 중인 무예24기, 행궁마당에서는 사도세자 테마 마당극, 행궁길은 아마추어 거리공연, 광교호수공원은 재즈페스티벌 등 상설, 또는 계절별 공연으로 볼거리를 추가한다. 지난해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수상한 광교호수공원과 광교신도시에는 카페거리, 음식거리 등이 들어서며 현대 도시미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조성해 나간다. 화성과 구도심 관광객을 위해 화성열차 시설을 개선하고 생태교통수단 관광바이크를 제작·운영하는 한편 차 없는 거리를 지정해 도보관광 환경을 도입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화성행궁 화령전 또 장안동 한옥체험마을과 행궁광장 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을 올해 개관, 화성과 수원천, 전통시장, 화성박물관 등 기존의 자원과 함께 관광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통해 내국인 400만명, 외국인 300만명 등 모두 7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사준 문화교육국장은 "관광객의 접근성이 유리한 수도권의 이점을 살리고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기초로 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미래산업의 기초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kcg3316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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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700번 버스, 캠퍼스의 낭만과 역사가 깃든 여행천안 700번 버스 여행(천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천안 700번 버스는 대학 밀집 지역인 안서동을 출발해 천안종합터미널과 천안삼거리를 지난다. kjhpress@yna.co.kr (천안=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충남 천안은 예부터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중소 도시 중 대학이 많은 곳 중 하나다. 천안 700번 버스를 이용하면 대학이 밀집한 안서동, 번화가이자 호두과자 판매점이 즐비한 천안종합터미널 주변, 옛 삼남의 선비들이 과거시험 길에 거쳤던 천안삼거리를 지나는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천안 700번 버스는 국내 최대의 대학 동네인 안서동을 출발해 천안의 중심지와 천안삼거리를 지나 세종시 전의면까지 운행한다. 경부선 천안역, 천안종합터미널과 천안고속터미널에 정차해 다른 지역에 사는 뚜벅이 여행자가 이용하기도 좋다. 그러나 꼭 700번 버스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701번, 710번, 720번, 730번 등 700번대 버스는 모두 주요 명소가 있는 안서동과 천안종합터미널, 천안삼거리를 지나기 때문이다. 물론 운행 횟수가 가장 많은 버스는 700번이다.◇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 천호지 안서동에는 단국대 천안캠퍼스, 상명대 천안캠퍼스, 백석대, 백석문화대, 호서대 천안캠퍼스 등 대학교 5개가 모여 있다. 전국에서 하나의 동에 대학이 가장 많은 곳으로, 캠퍼스 투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안서동 대학 타운 도보 여행은 ‘상명대학교’ 정류장에서 내려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인근에 이 동네 최고의 명소인 천호지가 있기 때문이다. 천호지는 둘레에 2.3㎞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 인공 호수로, 군데군데 인공 섬이 자리하고 보행교와 길이 12m의 아치교도 놓여 있다. 또 체력단련장과 배드민턴장도 마련돼 있다. 호수 동안에는 커다란 창을 통해 낭만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향긋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들어서 있다. 바람 살랑거리는 봄날에 가족, 연인이 한가롭게 거닐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중 좋아하는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내용의 ‘꽃송이가’에는 ‘영화 보러 가자고 불러, 단대 호수 걷자고 꼬셔’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 가사 속 ‘단대 호수’가 바로 천호지다. 천호지에는 짝사랑하는 사람과 산책로를 두 바퀴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많은 연인이 찾아와 걷곤 한다. 상명대 '식물과학관'과 백석대 '산사 현대시 100년관'(천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봄빛 싱그러운 상명대 천안캠퍼스의 '식물과학관'(위 사진)과 한국 현대시의 100년 역사를 엿보고 시를 감상할 수 있는 백석대의 '산사 현대시 100년관'. kjhpress@yna.co.kr ◇낭만과 문화가 있는 캠퍼스 나들이 천호지 동쪽의 도로를 건너 오르막길을 가다 보면 상명대 천안캠퍼스가 나온다. 캠퍼스는 아름다운 건축물, 인공 폭포와 하천, 천혜의 자연이 어우러져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상명대엔 식물원도 있다. 건물 이름은 ‘식물과학관’으로 식물식품공학과를 비롯한 식물 관련 학과의 교육 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조성됐다. 978㎡ 규모의 식물원에는 폭포와 연못, 도랑이 있고 온대, 양치, 관염, 분재, 허브 등 총 450여 종의 수목이 식재돼 있다. 방학 기간,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어문대학 앞에는 독도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독도를 75분의 1로 축소한 것으로 국내 최초로 야외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이다. 조형물 앞에는 독도의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다. 조형물 맞은편 숲에는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장소도 있다.상명대학교 정류장에서 북쪽으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는 백석대학교가 위치한다. 물론 걸어도 10분 정도면 닿는다. 이곳 창조관 13층에는 작가가 확인된 최초의 신체시인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비롯해 최근의 작품까지 현대시 100년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산사(山史) 현대시 100년관’이 있다. 고은 시인의 육필 병풍과 작품을 비롯해 현대의 희귀 시집, 원로와 중진 시인의 초상 시화, 주요 화가의 시화 등 시 문화재 1만6천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최근 천안 시티투어 코스에도 포함됐다. 아라리오 조각광장의 작품들(천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아라리오 조각광장에서는 데미안 허스트의 '찬가'(맨 위 사진)를 비롯해 작품 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kjhpress@yna.co.kr ◇번화한 도심의 거리에서 감상하는 미술 작품‘백석대학교’ 정류장에서 여섯 정거장을 이동해 ‘종합터미널’ 정류장에 내리면 천안의 번화가 중 하나인 ‘야우리’에 도착한다. 천안종합터미널과 고속터미널, 대형 백화점과 미술관, 영화관, 각종 상점과 식당, 술집이 밀집한 곳이다.특히 야우리시네마부터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을 지나 아라리오갤러리까지 약 300m의 거리에서는 다양한 미술 작품이 눈길을 끈다. 현재 아라리오 조각광장에는 데미안 허스트, 수보드 굽타, 고헤이 나와, 김인배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곰 인형을 들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의 ‘채러티’(Charity)와 인체 해부 모형을 거대하게 제작한 ‘찬가’(Hymn), 헌 놋그릇과 요리도구를 집적해 거대한 버섯구름을 형상화한 수보드 굽타의 ‘통제선’(Line of Control), 높이 13m에 무게가 26.5t에 달하는 고헤이 나와의 ‘매니폴드’(Manifold) 등 이색적인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1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한편 천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호두과자다. 아라리오갤러리에서 동쪽으로 500m 떨어진 천안로사거리에는 호두과자 판매점이 모여 있고, 반대 방향으로 네 정거장 떨어진 천안역 앞에는 80년 역사의 ‘천안 원조 학화호두과자’ 본점이 자리한다. 이곳에서는 호두과자 제작 공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시식도 할 수 있다. 평화로운 천안삼거리 공원(천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방문객은 천안삼거리 공원을 한가롭게 거닐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kjhpress@yna.co.kr ◇고즈넉한 정취의 천안삼거리공원 천안역에서 아홉 정거장을 가면 ‘천안박물관’, 열 정거장을 이동하면 ‘원삼거리’ 정류소다. 천안박물관과 천안흥타령관, 천안삼거리공원이 모여 있는 곳으로 천안삼거리공원부터 들러보려면 ‘원삼거리’ 정류소에서 내리는 것이 좋다.천안삼거리는 예부터 호남과 영남의 분기점이었다.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도, 물건을 지고 가던 상인도 이곳에서 쉬어 가곤 했다. 지금도 천안삼거리에서는 국도 1호선과 21호선이 교차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옛 길손들이 머물렀을 듯한 주막 모형이 들어서 있다.천안삼거리공원은 방문객이 옛 천안삼거리를 엿볼 수 있게 조성한 고즈넉한 곳이다. 평온한 풍경의 산책로를 따라 가면 버드나무가 둘러선 연못과 ‘하숙생’ 노래비, 임금이 온양온천 행차 시 거처로 이용했던 화축관(華祝館)의 문인 영남루(永南樓) 등을 볼 수 있다.홀아비가 변방 수비를 위해 떠나며 천안삼거리의 주막에 맡겼던 딸인 능소가 훗날 아버지를 다시 만나 기뻐하며 불렀다는 ‘흥타령’ 전설을 떠올리며 거닐면 ‘천안삼거리 흥~ 능소야 버들은 흥~’이란 노랫말이 절로 나온다.◇천안의 역사 기록된 천안박물관 천안박물관에서는 영남과 호남, 충청도의 문화와 사람이 교류하던 장소인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고고실은 인면파수, 금제귀걸이 등 천안에서 출토된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유물을, 역사실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천안의 역사와 문화, 향촌사회의 생활상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봉선홍경가 갈기비(국보 7호), 성거산 천흥사명 동종(국보 280호), 어사 박문수의 초상화와 홍패 교지 등도 볼 수 있다. 또 삼거리실에는 상점과 대장간, 주막 등 천안삼거리의 옛 모습이 재현돼 있고, 어사화를 꽂고 말을 탄 과거 급제자가 시가행진을 벌이는 모습이 모형으로 제작돼 있다.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등 구수한 천안의 옛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근대실에서는 유관순, 이동녕 등 천안 출신 애국지사들의 삶과 활동상을 볼 수 있는 유물이 전시돼 있다. 한편 천안박물관 맞은편에는 전통 술과 전통 춤 전문 박물관인 천안흥타령관이 있다. 이곳에는 누룩 틀, 소줏고리 등 전통주 관련 유물과 자료, 전국의 전통 명주,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술잔과 술병, 춤 관련 자료와 민속의상이 전시돼 있다. 천안박물관 입구(천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천안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kjhpress@yna.co.kr ◇천안 700번 버스 운행 정보>>첫차와 막차 = 안서동 06:00, 21:40 / 전의면 읍내리 06:30, 22:30 >>운행 간격 = 10~40분(시간대별로 다름) >>기본 요금 = 현금 : 성인 1천400원, 청소년 1천120원, 어린이 700원 / 교통 카드 : 성인 1천350원, 청소년 1천70원, 어린이 650원>>문의 삼안여객 041-621-1994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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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트위터 글로벌‘뮤지엄위크’ 국내 미술관 최초 참여◇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미술관, 박물관의 소장품과 기관정보 공유 -45개국 1,100여개 기관 참여 7일간 7가지 주제의 미술관 정보 공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경품 제공 -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김정배)은 트위터 코리아(대표 소영선)와 함께 전 세계 미술관, 박물관의 다양한 소장품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뮤지엄위크’를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진행한다. 뮤지엄위크는 트위터가 진행하는 문화캠페인으로 전 세계 유명 미술관, 박물관의 소장품 및 전시 정보를 트위터에 ‘#뮤지엄위크(#MuseumWeek)‘라는 해시태그를 삽입하여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년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630여 기관이 참여하여 26만 여건의 트윗과 2만여 회의 작품이 공유되어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올해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 기관들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을 비롯,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포함하여 45개국 1,100여개 기관이 참여한다. 국내에는 국립현대미술관 (@MMCAKOREA), 국립중앙박물관 (@The_NMK), 국립민속박물관 (@tnfmk), 서울역사박물관 (@seoulmuseum), 예술의 전당 (@I_Love_SAC), 두산아트센터 (@DoosanArtCenter)가 함께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간 7가지의 미술관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풍성한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23일(#뮤지엄시크릿, #secretsMW)에는 그 동안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술관 작품 보존 및 수복의 생생한 현장이 공개된다. 24일(#뮤지엄기념품, #souvenirsMW)에는 미술관 소장품 소개, 25일(#뮤지엄건축, #architectureMW)에는 서울관의 건축과정이 소개된다. 26일(#나만의 뮤지엄, #inspirationMW)에는 개인의 작품을 트위터에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27일(#가족과 뮤지엄, #familyMW)에는 어린이미술관이 소개된다. 마지막으로, 주말인 28일(#뮤지엄베스트, #favMW)과 29일(#뮤지엄셀카, #poseMW)에는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과 한국근현대미술에 대해 소통하고자, <정탁영>전(3월 25일(수) 덕수궁관 개막) 소개 및 그의 수묵화 작품을 공개하고 이와 더불어 과천, 서울, 덕수궁 3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인증샷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트위터 뮤지엄위크는 트위터에서 뮤지엄위크 해시태그(#MuseumWeek) 및 각 요일에 해당하는 해시태그를 삽입하여 멘션 또는 리트윗을 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한편,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박물관, 그리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분들과 일주일간의 멋진 축제에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트위터 뮤지엄위크>가 전 세계인들이 문화로 소통하는 열린 마당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문화융성 대한민국’의 가치를 세계인과 나눌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라며 ‘뮤지엄위크’ 개최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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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원짜리 피카소 도난 그림 뉴욕서 발견도난당한 피카소 그림 (AP=연합뉴스) '미용사'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이 10여년전 프랑스 파리에서 도난당했다가 미국 뉴욕에서 발견됐다."조사 거쳐 프랑스에 반환" (뉴욕 AFP=연합뉴스) 10여년 전 프랑스 파리의 한 수장고에서 도난당한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1점이 미국 뉴욕에서 발견됐다고 미 관리들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100년 된 입체파 유화인 이 그림은 지난해 12월 벨기에에서 미국으로 배에 실려 밀반입됐으며 송장에는 내용물이 37달러짜리 수공예품 선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용사'(La Coiffeuse)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그림의 가격은 수백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미국 검찰이 전했다. 이 그림은 미국 세관에서 적발돼 국토안보부 조사국에 넘겨졌으며 프랑스 정부에 반환될 예정이다. 로레타 린치 뉴욕 동부연방지검 검사장은 "잃어버린 보물을 찾았다"며 "노골적인 밀수행위로 들여왔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몰수한다. 원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몰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11년에 33X46㎝ 크기의 오일 캔버스에 그린 이 그림은 파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다. 독일 뮌헨의 하이포 문화재단 미술관에 대여돼 마지막으로 공개 전시됐다. 그 후 파리로 돌아와 퐁피두 센터 수장고에 보관됐다. 2001년 대여 신청이 들어왔을 때 비로소 분실 사실을 알았다고 관계자들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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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예술과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오래된 길파란대문의 대오서점(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종로구 누하동의 대오서점. 63년간 자리를 지켜온 헌책방은 현재 서점 내부와 한옥 안채를 공개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k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심 속 골목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옛 정취에 대한 갈망과 향수가 사람들을 골목길로 이끈다. 낙후되고 촌스러웠던 골목길은 이제 예술, 문화, 감성, 추억이라는 가치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 속 풍경'에 들어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예술이 살아있는 옛 마을 서촌(西村)을 둘러보자. 서촌은 '낡은 것을 버리지 않아 생긴 자연스러운 매력'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고즈넉한 골목길에서의 식사와 산책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술 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서촌의 옛 주민 중에는 유명한 예술인이 많았다. 조선시대 주민으로는 서예와 가야금에 능한 예술인이면서 당대의 문인과 화가를 집으로 즐겨 초대했던 '풍류 왕자' 안평대군, 생애 대부분을 서촌에서 살면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개척한 겸재 정선, 추사체를 만들어낸 명필가이자 실학자였던 추사 김정희 등을 꼽을 수 있다. 18세기에 전성기를 맞은 '위항문학'(委巷文學)의 대표 주자였던 장혼, 김낙서, 왕태 등도 서촌에 모여 살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는 이상과 윤동주, 서정주, 이중섭, 이상범, 박노수 등이 이곳을 기반으로 예술 활동을 했다. 서촌은 조선시대부터 수많은 문학·예술인을 배출한 '예술 1번지'였다. 구불구불 통하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옛 예술가들이 남긴 흔적과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촌이다. 지리적으로 서촌은 인왕산과 백악산이 감싸 안고 경복궁이 동쪽을 가로막고 있는 지역이다. 인왕산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뻗은 물길을 따라 형성된 지역을 사람들은 '서촌'이라고 부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복궁 서쪽 지역의 체부동, 필운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효자동, 통인동, 청운동, 부암동 등을 포함한다. 서촌은 고관들이 주로 거주했던 가회동, 안국동, 재동, 삼청동 일대를 이르는 '북촌'(北村)과 대비된다. 이 동네에는 역관과 의관, 예술에 특별한 재주를 지닌 중인 계급이 많이 모여 살았고, 이는 서촌이 역사적으로 예술성을 갖는 토대가 됐다. 서촌이 예술 활동의 본거지가 된 이유는 탁월한 풍광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겸재 정선이 남긴 그림을 통해 우리는 서촌의 옛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경복궁에서 통인시장을 거쳐 옥인길 끝까지 올라가면 수성동(水聲洞) 계곡이 나온다. 인왕산 아래 첫 계곡으로 말 그대로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다. 고개를 들어보면 'S'자 형태의 계곡과 바위,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웅장한 인왕산 정상이 보인다. 현대적인 사물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시원한 풍경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인왕산 아래 수성동 계곡(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S'자 형태의 계곡과 바위,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웅장한 인왕산 정상이 어우러진 수성동 계곡의 모습. kjhpress@yna.co.kr 정선은 이 수성동을 그림으로 남겼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수성동'은 지금의 수성동과 비슷하다. 계곡의 모양과 암석, 양평대군의 옛 집터에 있던 기린교(麒麟橋)까지 그대로다. 다만 현재의 풍경이 자연 그대로의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인왕산 경치와 생태를 복원하기 위해 2012년 계곡 위에 세워진 옥인아파트를 철거하면서 수성동과 인왕제색도를 참고해 계곡을 복원했다. 정선은 '인왕제색', '청풍계', '수성구지', '인곡유거', '창의문', '백운동', '한양전경', '장안연우', '세검정' 등 서촌의 명소를 담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정선이 그림을 그렸던 현장이나 피사체가 된 장소를 찾아 당시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도 서촌을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다. 수성동을 등지고 골목길을 내려오다 보면 윤동주 하숙집 터(종로구 옥인길 57)가 보인다.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에 재학하면서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 그의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쓰였다. 주옥같은 시를 쏟아내던 젊은 시인 윤동주는 하숙집 앞 골목길을 따라 매일 아침 인왕산을 산책했다. 원래 하숙집은 사라지고 붉은 벽돌로 마감된 양옥이 들어섰지만, 안내판을 통해 하숙집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볼 수 있다. 시인의 흔적을 더 따라가고 싶다면 청운동 '윤동주 문학관'(종로구 창의문로 119)으로 넘어가면 된다. 사상범으로 몰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당해 28세의 나이로 운명한 시인의 삶을 사진과 친필 원고, 작품집으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활용해 만든 우물 모양의 전시실은 차가운 감옥에서 스러져간 시인의 고독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노수 미술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종로구 옥인길에 있는 박노수 미술관. 윤덕영이 1937년경 딸과 사위를 위해 지었다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건축 스타일이 모두 섞여 있다. kjhpress@yna.co.kr 윤동주 하숙집 터에서 좀 더 아래로 내려오면 한옥인지 양옥인지 아리송한 가옥이 눈에 띈다. 외관이 특별히 아름다운 집이다. 여기는 박노수 미술관(종로구 옥인1길 34)으로 고(故) 박노수(1927∼2013) 화백이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약 40년간 살았던 집이자 작업실이다. 박 화백은 해방 후 간결한 운필과 강렬한 색감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종로구는 2013년 박 화백이 기증한 집과 작품으로 미술관을 개관했다. 유료로 운영되는 미술관에는 '산'(山)과 '고사'(高士) 등 화백의 대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미술 작품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가옥 그 자체다. 친일파 윤덕영이 1937년경 딸과 사위를 위해 지었다는 이 가옥에서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건축 스타일을 모두 볼 수 있다. 당시에는 첨단 기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최고급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이고, 벽난로 3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중 창문은 서양식이고, 바닥과 계단은 나무로 만들어졌다. 붉은색으로 마감된 외관에서는 중국색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가옥은 화백이 소장한 고가구와 애장품, 정원과 어우러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정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통인동으로 들어서면 시인 이상을 떠올려볼 수 있는 '이상의 집'(자하문로 7길 18)을 만나게 된다. 한옥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이상이 세 살부터 스물세 살까지 살았던 집터의 일부에 지어진 기념 공간이다. 운영자인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이곳을 '이상을 기억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누구나 따뜻한 차를 대접받고 이상의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상의 집과 보안여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상을 추억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방인 종로구 통인동의 '이상의 집'(왼쪽 사진), 문화 행사 갤러리로 운영되는 '보안여관'(오른쪽사진)의 모습. kjhpress@yna.co.kr 인근 누하동에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점포가 많다. 파란 대문의 '대오서점'(종로구 자하문로 7길 55)이 그렇다. 권오남 할머니는 63년간 이곳을 운영해 왔다.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가 자식같이 키워 온 헌책방이라 떠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책을 팔지 않고 서점 내부와 한옥 안채를 공개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교과서와 문학 전집, 수학의 정석, 엘리트 영영사전 등 추억의 책들이 빼곡히 쌓여 있고, 1970년대 남학생 교복과 풍금, 대가족의 가족사진, 할머니가 쓰던 부엌살림이 그대로 남겨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발길을 돌려 경복궁 영추문 건너편에 있는 보안여관으로도 향해 보자. 서태지의 '소격동'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바로 그 붉은 벽돌 건물이다. 이곳은 서정주가 기거하면서 김동리, 김달진, 오장환 등과 함께 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든 현대문학사에서 의미가 큰 곳이다. 지금은 문화 예술 행사가 '숙박'하는 갤러리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서촌에서는 이상범 화백의 화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준수방 터, 송강 정철의 집터와 시비, 벽세청풍 바위와 김상용 집터, 서울 농·맹학교 담장 벽화 등 역사와 문화를 논할 수 있는 공간이 즐비하다. 서촌은 오래된 동네를 걷는 즐거움을 제대로 주는 동네다. 봄을 기다리는 지금, 겨우내 잠들었던 감성을 깨우러 서촌으로 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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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의 삶이 앎이 되는 곳, 국립박물관 나들이(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다채로운 문화유산이 전시된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다. 특히 국립박물관에는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봄방학과 설 연휴를 맞이해 가볼 만한 전국의 국립박물관을 찾아봤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신라 금관. (연합뉴스DB) ◇ 국립중앙박물관 = 우리나라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박물관으로 올해로 용산 시대를 연 지 10년이 됐다. 한국 문화의 정수라고 할 만한 문화재가 집대성돼 있다. '역사의 길'을 따라 양편에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유물이 전시돼 있고, 어린이박물관과 기획전시실도 있다. ◇ 국립경주박물관 = 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신라의 보물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성덕대왕 신종과 석탑, 석등이 있는 야외전시장을 중심으로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이 배치돼 있다. 신라역사관에서는 신라가 건국해 번영을 구가하다 쇠퇴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 국립광주박물관 = 호남 최초의 국립박물관으로 중외공원 인근에 자리한다. 1층에는 선사시대와 고대의 생활양식을 알려주는 석기와 토기 등이 전시돼 있고, 2층에는 다양한 도자기와 서화 작품이 모여 있다. 야외에는 강진의 청자 가마가 복원돼 있다. ◇ 국립대구박물관 = '섬유의 도시'인 대구와 '유교의 고장'인 경상북도의 문화유산을 확인할 수 있다. 섬유복식실은 실, 직조, 색채, 옷이라는 네 개 주제로 구성돼 있고, 중세문화실에는 유교 관련 물품이 진열돼 있다. 경북 지역의 고대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된 독널. 독널은 청동기시대의 무덤이다. (연합뉴스DB) ◇ 국립나주박물관 = 지난 2013년 11월 영산강 유역의 고대문화를 주제로 개관했다. 도심 속에 위치한 대부분의 국립박물관과 달리 전원 속에 건립됐다. 문화재가 보관된 공간인 수장고를 엿보고, 스마트폰을 통해 전시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 국립김해박물관 = 낙동강 하류를 영유했던 고대 국가인 가야의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세워졌다. 전시실 7개가 모두 가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가야 토기, 가야의 주요 생산품이었던 철기, 해상 무역 경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의 미술공예실. 사진/국립전주박물관 제공 ◇ 국립전주박물관 = 전라북도는 고대에 마한, 백제, 후백제가 점유했던 지역이다. 이 시대의 모습을 조명한 고대문화실을 비롯해 미술공예실, 역사자료실, 석전기념실 등이 있다. 석전기념실에는 서예가로 명망이 높은 석전 황욱의 작품 1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 국립춘천박물관 = 강원도 유일의 국립박물관으로 2002년 문을 열었다. 주된 볼거리는 2층에 몰려 있다. 3전시실에는 강원도의 명산에 얽힌 불교, 선비, 왕실 문화의 유물이 있고, 4전시실에는 강원도 주민의 생활상을 나타내는 물품이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금동대향로. 사진/국립부여박물관 제공 ◇ 국립부여박물관 = 지난해 8월 10개월간의 공사 끝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부여는 6세기 중반부터 약 120년 동안 백제의 수도였다. 백제가 부여로 천도하게 된 경위와 백제의 찬란한 불교, 공예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물로 구성돼 있다. ◇ 국립청주박물관 = 우암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며, 건축가 김수근이 건물을 설계했다. 충청북도의 중원문화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상설전시실에는 충북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 2천300여 점이 시대순으로 진열돼 있다. 야외에는 백제의 제철로와 통일신라시대의 무덤이 복원돼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의 임진왜란실. 사진/국립진주박물관 제공 ◇ 국립진주박물관 = 임진왜란의 격전지였던 진주성에 마련된 박물관으로 2층에 '임진왜란실'이 있다. 류성룡의 징비록, 동래부 전투를 그린 동래부순절도 등이 전시돼 있다. 1층에는 역사문화실, 3층에는 한 재일동포 실업가가 기증한 문화재가 전시된 두암실이 있다. ◇ 국립제주박물관 = 한반도 남쪽의 섬으로 동북아시아 문화 교류의 거점이었던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탐라순력도실'에는 300년 전 제주도의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돼 있다. 중앙 홀에는 탐라 개국 신화를 소재로 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