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文대통령,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대선前 광주유세 때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약속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취임 후 두 번째 업무지시를 통해 국정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을 지시했다.문 대통령은 교육부에 국정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2018년부터 적용 예정인 국·검정 혼용체제를 검정체제로 전환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검정교과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제반사항을 점검해 조치할 것을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국정 역사교과서를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하고 교과서 국정화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님을 위한 행진곡'은 정부가 5·18 기념식을 공식 주관한 2003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는 '제창' 형식으로 불렸으나 2009년부터는 '합창' 형식으로 바뀌면서 논란이 빚어졌다.제창은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불러야 하고, 합창은 별도의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면 나머지 참석자는 따라 부르지 않아도 무방하다.5·18 기념식의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종북 논란이 있다는 이유로 '제창'에 반대했으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데도 반대해 왔다.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올해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전날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반대에 앞장서온 박승춘 전 보훈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
文대통령, 시진핑과 첫 통화…40여분간 북핵 문제 등 논의시진핑 주석, 문재인 대통령에 축하 전화 (PG)[제작 조혜인](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정오부터 40여 분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핵 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시진핑 주석이 먼저 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전화를 걸어왔으며, 중국 국가주석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참전용사 후손들 올랜도로 모였다…'한국전쟁 교과서' 제작 시동800여명 인터뷰와 8천여점 역사자료…미국 교원연합체와 공식인증 기념식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한국전쟁의 유업을 기리기 위한 제4회 참전용사 후손 청년 봉사단 컨벤션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국가보훈처 후원으로 열렸다. 올해로 네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전쟁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기록을 담은 디지털 교과서 제작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전쟁 유업재단(이사장 한종우) 주최로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올랜도지역 참전용사 30여 명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온 후손들과 미국 최대 교원연합체인 '전미 사회과학 분야 교원협의회'(NCSS) 소속 일선 교사 등 모두 1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재단측이 전했다. 고(故)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외손자로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 명예이사인 클립튼 트루먼 대니얼(58)씨의 기조연설로 시작된 행사에는 사우스 다코다 주의 참전용사 장관인 래리 지머만과 NCSS 내년도 회장인 테리 체리가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행사에서는 미국 역사·사회교과서의 표준을 제시하는 NCSS가 한국전쟁과 전후 한국의 발전상을 담은 디지털 교과서 제작을 공식 인증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이와 관련해 재단이 보유한 참전용사 800여 명의 인터뷰 자료와 8천여 점의 역사자료를 디지털 교과서로 제작하는 과정이 시연됐다.특히 30개 주에서 역사와 사회과목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참전용사 인터뷰와 한국전쟁과 관련한 교과과정, 강의자료도 상세히 소개됐다. 재단은 이들 교사 가운데 우수교사 10명을 별도로 선발해 다음달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보훈처 주최로 열리는 평화캠프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후손과 교사들은 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현지 인터뷰를 실습하고 보훈처가 제작한 한국전쟁 영화도 감상했다.
-
<書香萬里> 美교실 흔드는 '그릿 열풍'…"성공은 재능보다 노력"안젤라 덕워스 美펜실베이니아대 교수 『그릿(Grit):열정과 인내의 힘』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전미 영어철자대회'(일명 스펠링비)의 지난해 우승 트로피는 13세의 켈리 클로즈에게 돌아갔다. 5년째 출전해 '4전5기'를 해낸 클로즈는 그야말로 지독한 '노력파'였다. 클로즈가 철자 익히기에 공을 들인 시간은 적어도 3천시간. 스스로에게 퀴즈를 내고 답하는 형식으로 실수를 찾아내고 이를 교정해나가는 부단한 연습의 과정이었다. 이 어린 소녀에게는 분명 중도 탈락한 학생들과는 다른 '그 무언가'가 있었다.안젤라 덕워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 교수가 최근 펴낸 저서 『그릿(Grit):열정과 인내의 힘』은 바로 '그 무언가'를, 한걸음 더 나아가 성공의 방정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목 그대로 '그릿', 즉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투지 또는 불굴의 의지가 재능이나 IQ(지능지수), 소질을 압도한다는게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클로즈에게는 바로 강력한 그릿이 있었다. 어찌보면 누구라도 손쉽게 말할 수 있는 주제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추상화된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실증 사례와 연구분석 결과로 뒷받침하고 있어 '힘'이 느껴진다. 저자가 가장 먼저 '그릿'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일명 '야수의 막사'(Beast Barracks)로 불리는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의 신입생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입학생들을 상대로 1학년 과정을 시작하기 전 6주간에 걸쳐 기초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이다. 특이한 것은 전국 각지에서 어마어마한 경쟁의 관문을 뚫고 들어온 이 우수한 인재들의 5% 가량이 매년 스스로 중도 하차한다는 점이다. 2004년의 경우 1천218명 가운데 71명이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육사를 다닐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SAT(미국대학수능) 성적이나 고등학교 내신, 체력점수 등과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끝까지 훈련을 마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그릿이었다. 저자는 각계에서 성공한 리더들이 한결같이 '그릿의 표본'(Grit Paragons)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재계와 예술계, 체육계, 학계, 언론계, 법조계의 리더들을 직접 심층 인터뷰해 체득한 결론이다. 물론 그들에게는 분명 재능이 있었고 운도 따라줬다. 그러나 진짜 성공스토리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며 이를 다시 극복해낸데 있었다. 탁월한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도 실패 앞에서 주저앉는 경쟁자들은 결국 뒤안길로 사라졌다. 젊었을 때 어설픈 신파조의 글을 쓴다고 조롱을 받았던 한 작가가 부단하게 정진한 끝에 '구겐하임 상(賞)'을 수상한 것도 바로 이 그릿의 힘이었다. 어려서 부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후터스 걸'까지 했던 캣 콜(38)이 유명 빵집 체인인 '시나봉'의 최고경영자로 스카웃될 수 있었던 것도 뭇사람들에게서 찾기 힘든 투지와 열정, 그리고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그릿의 중요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재능×노력=기량, 기량×노력=성공'이라는 나름의 방정식을 내놨다. 결국 그릿의 현실적 결정체인 노력이 가미되지 않으면 아무리 재능이 있고 기량이 뛰어나도 한계가 명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그릿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라는데 있다. 저자는 그릿을 기르는 방법으로 4단계를 꼽았다. 첫째는 열정을 따르는 것(follow your passion), 즉 자신의 관심사를 분명히 하고, 둘째는 엄청난 연습을 하는 것이며, 셋째는 다 높은 목표의식을 갖고, 넷째는 '7전8기'의 정신처럼 어떤 난관도 뚫고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 다시 말해 희망을 품는 것이다. 덕워스 교수가 제시한 성공 방정식은 이미 미국의 일선 교육현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1994년 뉴욕 빈민촌에서 시작된 KIPP(지식이 힘이라는 프로그램: Knowledge Is Power Program)를 확대 발전시키는데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이가 바로 덕워스 교수다. 마이클 페인버그와 데이빗 레빈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애초부터 '사랑의 매'(tough love)식의 강력한 규율식 교육으로 빈민층과 소수인종 자녀들의 학업성적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했다. 덕워스 교수는 여기에 학생들이 스스로 동기와 자기조절, 회복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그릿 개념을 적용했다. 대성공을 거둔 이 프로그램은 지금 20개주에 걸쳐 183개의 차터스쿨에 적용되고 있다.물론 이견이 없지는 않다.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서평을 맡은 주디스 슐레비츠는 자기표현보다 자기규제를 강조하는 교육이 빈곤층 자녀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지는 몰라도 결국 행동이 억제되고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이는 '일벌레'로만 만드는 것 아니냐고 꼬집는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독자적 판단과 창의성을 키우는게 보다 올바른 교육의 지향점이라는 주장이다. 재능과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며 성공의 소수 천재의 몫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미국 사회에 그릿 열풍이 드리우는 파장은 분명히 신선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릿이 뛰어나더라도 성공에 이르기까지 넘기 힘든 '시스템적 장벽'이 많은 것 역시 미국 사회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을 비롯해 인종, 성, 종교를 기준으로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너무나도 많다.덕워스 교수도 그릿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내 연구에는 좋은 스승을 두는 것과 같은 외부적 힘과 운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것은 성공의 심리학일 뿐이며 완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릿 만으로도 성공이 가능한 시스템, 그것은 단순히 미국 뿐만 아니라 작금의 한국교육과 사회도 의미있게 곱씹어봐야할 화두다.
-
오바마, 달라이라마와 네번째 회동…中 "美 내정간섭" 발끈언론노출 피해 백악관 관저서 회동…美 "티베트가 중국 일부라는 정책 불변"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회동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취임한 이후 네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회동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특히 회동 장소를 공식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아닌 백악관 관저 1층의 맵 룸으로 잡았고, 백악관에 들어갈 때도 통상적 입구인 서쪽 동 '웨스트 윙'을 이용하는 등 중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행보를 보였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며 "일례로 공식 집무실이 아니라 맞은 편의 백악관 관저에서 만난 것은 이번 회동의 개인적 성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에 감사했고 티베트의 종교·문화·언어전통을 보존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달라이 라마가 올랜도 총기참사와 관련해 애도의 뜻을 전한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어니스트 대변인은 전했다. 중국은 그러나 이번 회동 자체에 대해 "상호 신뢰와 협력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정부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을 깼다"며 "양국 관계를 심각하게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특히 "티베트 문제는 중국 내정의 문제"라며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 앞서 2010년 2월과 2011년 7월, 2014년 2월 백악관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
올랜도 총기난사 최소 50명 사망…美사상 최악 총기참사(종합5보)[ EPA=연합뉴스 ]아프간계 미국인, 게이클럽서 총기난사·인질극…부상자도 53명 넘어 용의자 범행직전 911에 전화걸어 IS에 충성서약…IS 연계매체 "우리 소행"경찰 "잘 조직되고 준비된 범행"…용의자 오마르 마틴 인질극 도중 사살돼오바마 "테러·증오행위"…'테러 예방' 대선전 쟁점 급부상할듯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김지연 한미희 기자 =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12일 새벽(현지시간) 인질극과 함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희생자 규모가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32명 사망, 30명 부상)을 크게 웃도는 이번 참사는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특히 총격사건 용의자로 확인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 범행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또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에서 터진 최대 테러사건으로 인해 '테러예방'이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 한밤중 게이클럽서 총격전…용의자 인질극 도중 사살 총격은 새벽 2시께 올랜도에서 인기 있는 게이 클럽인 '펄스'에서 발생했다.소총과 권총, 폭발물로 의심되는 '수상한 장치' 등으로 무장한 괴한은 클럽 앞을 지키던 경찰관과 교전한 후 클럽 안으로 들어가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3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클럽 안은 주말 밤을 즐기던 300여명의 남녀로 가득 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5시께 특수기동대(SWAT) 소속 경찰관 11명을 투입해 폭발물과 장갑차로 클럽 벽을 뚫고 클럽에 진입한 후 인질 30명가량을 구출했다. 용의자는 오전 6시께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경찰은 "특수기동대의 인질구출 작전이 없었다면 희생자 규모가 더 컸을 것"이라며 "용의자들이 사상자들에 총격을 가한 것이 사건 초기였는지, 아니면 교전 과정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용의자는 아프간계 오마르 마틴…수사당국, IS 연계 집중조사 용의자의 신원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인 오마르 마틴(29)으로 확인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출생한 용의자는 사건발생 장소에서 두시간가량 떨어진 플로리다 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결혼한 그는 특별한 전과기록이 없었으나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IS 동조자로 의심받아 수사선상에 올라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FBI와 플로리다 주 경찰은 일단 이번 사건을 국제적 조직이 개입하지 않은 채 용의자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총기난사를 가한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지었으나 용의자가 순수하게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자생적 테러'인지, 아니면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있는지는 분명치 않은 상태이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평소 IS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여온데다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온 점에 주목, IS와의 연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중이다. FBI 특수조사팀장인 론 호퍼는 "우리는 용의자가 지하드(이슬람 성전) 사상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각도에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올랜도 경찰청장인 존 미나는 기자회견에서 "잘 조직되고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며 "용의자는 공격형 무기와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 범행직전 911 전화해 IS 충성서약…IS 선전매체 "우리 소행"특히 용의자는 총격 직전 911에 전화해 자신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용의자는 전화통화에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언급했다고 이 당국자들은 전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 공범의 한명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도 용의자와 마찬가지로 FBI의 테러 용의선상에 올라있었다. 美사상 최악 총격 증언하는 '펄스' 서쪽벽(올랜도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 총격사건 당시의 급박함과 살벌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의 서쪽 벽 모습.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은 이날 새벽 2시께 클럽 앞을 지키던 경찰관과 교전한 후 안으로 들어가 300여 명의 남녀를 인질로 잡고 대치했으며 경찰은 약 3시간 후 서쪽 벽을 폭발물로 뚫고 진입, 인질들을 구출했다.미국의 한 당국자는 이날 국토안보부가 행정부에 회람한 보고서를 거론하며 "용의자가 IS에 충성서약을 했고 나이트클럽에서 다른 언어로 기도하는 것을 들었다는 지역 수사당국의 보고내용이 언급돼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샌버너디노 총격사건의 주범인 사이드 파룩의 부인인 타시핀 말리크(27)도 범행전에 페이스북에서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서약한 바 있다.IS와 연계된 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공격은 IS 전사가 저지른 것"이라고만 짤막하게 밝혔다.그러나 용의자가 IS와 직접 연계되거나 IS가 범행을 사전 인지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WP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은 아들이 용의자로 공개된 직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범행은 종교와는 상관없다"면서 "동성애에 반대하기 위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 오바마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 규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규정한 뒤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슬픔과 분노, 우리 국민을 지키자는 결의로 함께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한편 애도의 뜻으로 정부 건물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대(對)테러 담당 보좌관인 리사 모나코로부터 사건보고를 받았으며 연방 정부에 수사를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 수십발 총성…곳곳서 비명 = 총격당시의 긴박한 상황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속속 전해졌다. 무장한 범인이 인질을 잡고 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으며, 부상자들이 도로에서 치료받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올라왔다.한 남성은 당시 클럽 안에 있었다며 안에서 총이 발사됐고 다른 사람들이 "사람이 죽었다"고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수십 발의 총성이 울렸지만이 소리를 음악으로 착각했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미처 출구를 찾지 못한 이들이 화장실은 물론 환기구나 지붕 아래 등 숨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들어갔지만 총격범에 의해 발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로부터 나이트클럽 화장실에 다른 손님들과 함께 숨어있다는 문자메시지가 왔지만, 곧바로 '그가 온다'는 문자가 왔고, '그가 우리를 발견했다'는 문자가 마지막이었다"며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여러 명이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해당 클럽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모두 밖으로 나가 도망쳐라"라는 글을 올렸으며 올랜도 경찰도 트위터를 통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확인하면서 주민들에게는 이 지역에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올랜도에서는 지난 10일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 크리스티나 그리미(22)가 사인회 도중 한 남성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케빈 제임스 로이블이라는 이름의 26세 남성이 그리미를 총으로 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올랜도 경찰은 이번 나이트클럽 사건은 그리미 사건과는 연관성이 있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
거칠어지는 입대결…트럼프 "도둑"·힐러리 "독재자" 삿대질이메일 스캔들·트럼프대학 사기소송 거론하며 상호 비난전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입대결'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양당 모두 공식으로 경선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미 본선 국면의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한 공방의 열기가 느껴지고 있다.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레딩에서 선거유세를 하면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공무를 처리한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클린턴은 도둑(thief)"이라고 비난했다.트럼프는 "클린턴이 국가안보에 끼친 해를 감안하면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며 "클린턴은 정부 이메일 서버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트럼프는 이어 "클린턴은 검찰에 기소를 당하는 것이 두려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첨하고 있고 정책에도 동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화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클린턴이 집권한다면 이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대선출마 이후부터 '막말'을 서슴지 않아온 트럼프는 '부정직한 힐러리'(Crooked Hillary) '무능한 힐러리'(Incompetent Hillary)라는 조어를 만들어내 클린턴을 공격해왔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같은날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우리는 대통령을 뽑는 것이지 독재자를 뽑으려는게 아니다"라며 트럼프를 '독재자'(dictator)라고 비난했다. 이는 트럼프가 트럼프대학 사기 의혹과 관련한 소송사건을 심리 중인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의 멕시코계 연방판사인 곤살레스 쿠리엘을 비난한 것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나왔다.클린턴은 "트럼프의 전체 선거캠페인은 이민자들을 폄하하는데 맞춰져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의 조상을 비롯해 모든 이민자는 어떤 사정에 의해 이 곳에 온 것이다. 트럼프의 말은 결국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정치적 곡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앞서 클린턴은 지난 2일 샌디에이고에서 첫 외교정책 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해외의 독재자들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클린턴의 '트럼프 때리기'에는 경선 전략도 녹아 있다.트럼프와 맞대결하는 본선 구도를 가시화함으로써 캘리포이나주 경선(7일)을 앞두고 맹렬한 추격전을 펴고 있는 당내 경선후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기세를 꺾어으려는 전략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
오바마,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희생자 첫 언급 '성의 표시'처음엔 '모든 무고한 희생자'…한국내 민감기류 감안해 언급 결정한국인 희생자 2만여명 추산속, 오바마 "수천명" 언급해 논란 여지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27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원폭 피폭지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인 희생자'를 직접 언급한 것은 외교적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게 들여다볼 대목이다.희생자를 열거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포함된 것이 아니라, 한·미 양국이 막후에서 외교적 교섭을 거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심사숙고 끝에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숫자가 실제로는 2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수천 명'이라고 언급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헌화한 뒤 행한 약 17분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10만 명 이상의 일본인 남성과 여성, 아이들, 수천 명의 한국인, 십여 명의 미국인 포로들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국인 원폭피해 희생자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처럼 일본과 미국인 희생자를 거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을 특정하게 거론한 것은 그만큼 한국인 피해자가 컸던 사실을 미국 정부가 분명히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원폭피해자 문제 논의에 있어 나름대로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사실 백악관 측이 당초 연설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모든 무고한 희생자들'(all innocent)이라는 표현이 검토됐다는 후문이다. 당시 주변국 가운데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과 대만인 등도 적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인만을 `특정'하는데 따른 부담감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한국과 일본 내에 있는 희생자 유족과 시민단체, 언론에서 한국인 희생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이어 정부도 대미 외교채널을 통해 나름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무고하게 희생된 한국인 희생자 숫자가 일본인 다음으로 많았던데다가, 이번 사안에 대한 한국 사회 내부의 기류가 민감하게 흘러가면서 뒤늦게나마 백악관도 한국인 희생자 문제를 거론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안을 자칫 소홀히 다룰 경우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국인들의 정서를 또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에 대한 아베 신조 정권의 태도에 강하게 비판해온 한국인들이 이번에는 미국이 과거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불만을 공개 표출할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대(對) 중국 견제구도를 만들기 위한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가 예기치 않게 와해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전략적 고려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종 결정권을 쥔 오바마 대통령은 나름대로 고민을 거친 이후에 한국인 희생자를 언급하는 선에서 성의를 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희생자 숫자를 '수천 명'(thousands of Koreans)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논란을 낳고 있다. 일단 미국 당국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thousands'가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을 포괄하는 '수많은'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개인적으로 접촉한 미국 당국자들은 분명히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2만여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thousands라는 표현에는 만 단위가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미국 당국자들의 설명"이라고 소개했다.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일본인 희생자 숫자를 '10만 명 이상'(over 100,000), 미국인 포로 희생자를 '십여 명'(a dozen)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을 감안해볼 때 thousands라는 표현은 단순히 수효가 많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수천 명이라는 분명한 인식 속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에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외면하고 있는 일본 측의 논리와 입장이 투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장소인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 위령비를 찾지는 않았다. 애초부터 연설 이후 '짧은 투어'가 예고돼 있던 데다가 동선이 복잡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설명이지만,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각과 위령비가 갖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볼 때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주한미군 철수 '톤 조절'하는 트럼프 "한국 계속 방어"(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한국의 방위비 분담비율 100% 인상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던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톤'을 슬그머니 조절하고 있다.한국을 계속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자신의 발언이 방위비를 더 받아내기 위한 '협상용'이었다는 취지의 말을 내놓고 있는 것.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미국 MSNBC 방송의 '모닝 조' 프로그램에 나와 "내가 말하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라며 "나는 한국과 일본이 돈을 더 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한국을 계속 방어하고 싶고, 일본을 계속 방어하고 싶다"며 "특히 우리는 남북한 경계에 2만8천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는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비용"이라고 말했다.트럼프는 "우리는 채무국"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주둔비용을 조금만(tiny fraction)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이들 국가가 더 비용을 내기 바란다"고 밝혔다.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은 돈이 많다"며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들여오고 있고 한국은 매번 우리에게 TV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트럼프는 이어 사회자가 '미군을 한국과 일본에 주둔시키는데 대해 문제가 없고 한국과 일본이 주둔비용을 더 내라는 의미냐'라고 묻자 "나는 한국과 일본이 돈을 더 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구상을 밝히는 자리에서 "우리가 지켜주는 나라들은 반드시 이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이들 나라가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준비해야만 한다"고 밝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트럼프의 외교 담당 보좌역인 왈리드 파레스(58) 미국 BAU 국제대학 부총장은 지난 13일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트럼프는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는 가장 마지막 시나리오"라고 말한 바 있다.
-
'북핵' 美차기 행정부 최대 의제로 부상…'고강도 압박' 예고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과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중국 통한 대북 압박' 밑그림 비슷…각론에서는 분명한 차이 힐러리 '이란 핵협상 모델' 적용…트럼프 '이중제북' 전략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임기 내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북한 핵문제가 내년 1월 출범할 차기 행정부에서는 최우선 외교어젠다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나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모두 북한 핵문제를 미국의 최대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를 긴급 의제로 다뤄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클린턴의 외교총책인 제이크 설리번은 "북핵 문제는 미국에 대한 최고의 국가안보위협으로서, 다음 대통령이 다뤄야할 최우선 의제"(16일 아시아소사이어티 강연)라고 강조했고, 트럼프의 외교보좌역인 왈리드 파레스는 "북핵 문제는 매우 크고 심각하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하지 못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13일 연합뉴스 인터뷰)"고 주장했다. 거의 모든 정책 분야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주자이지만 북핵 문제를 놓고는 외견상으로나마 밑그림이 비슷하다.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현 상태에서는 '대화' 대신 '압박'을 강화하고,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을 이용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게 공통의 구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밀히 들여다보면 양쪽 캠프가 북핵을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느껴진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계승하면서 북핵문제를 '이란 핵협상'과 유사한 방식을 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캠프는 동맹·우방을 주축으로 현행 압박기조를 이어가면서 중국을 이용해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 낸다는 '이중제북'(以中制北)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복안이 없는 데다가 트럼프 본인의 발언이 오락가락한 탓에 정책적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민주당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최측근이자 외교총책인 제이크 설리번(자료사진)◇ 힐러리 '이란식 모델'…"대북 압박 높여 협상장 끌어낸다"클린턴은 이란 핵협상을 북핵 해법의 모델로 삼고 있다. 당장 협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재와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여 북한이 스스로 협상테이블에 걸어나오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설리번은 지난 16일 아시아소사이어티 강연에서 "북한을 진지한 협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압박을 급격히 강화하는 것"이라며 "협상 이전에 이란에 부과된 국제적 제재가 일정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뷰가 17일 전했다.이는 사실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기조를 토대로 발전시켜온 현행 대북 압박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 외교관계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고려해 중국에 대북제재를 '아웃소싱'했던 것과는 달리 클린턴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제재에 동참하게끔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대중 압박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클린턴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을 제재 대상으로 삼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의 적용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TV 제공] 따라서 클린턴이 집권할 경우 중국과 정상 차원에서 북핵 해법을 놓고 큰 틀의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설리번은 "차기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할 경우 북핵 문제를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대외관계가 많은 이란과는 달리 북한이 고립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재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어느 정도 정책적 압박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보좌역인 왈리드 파레스(자료사진)◇ 트럼프 '이중제북' 전략…"중국 압박해 북한 압박" = 트럼프의 북핵정책은 4단계로 요약된다. 가장 먼저 동맹인 한국과의 관계를 견고하게 만들고, 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과의 협력체제를 강화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하게 하고, 북한의 위협적 행동에 미국과 동맹들이 '결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핵심은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압박한다'(pressure China to pressure North Krea)이다. 북한에 영향력이 가장 큰 중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포기를 압박할 수 있도록 미국이 가진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중국을 먼저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중국과의 '경제전쟁'도 불사한다는 각오도 담겨있다.외교보좌역인 파레스는 "분명히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는 양자와 다자 회의 계기에 중국을 모든 방향에서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은 매우 크고 심각한 것이어서 무역과 경제, 안보와 관련한 중국과의 어떤 협상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합의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여기에는 미국이 당장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않겠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의 기본입장이지만 북한이 행동을 바꾸기 전에는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의미다. 파레스는 "트럼프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누구와도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 원칙이며 북한 정권이 계속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그러나 이 같은 트럼프 캠프의 구상에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북한을 '봉쇄'하는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어떤 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해법은 모호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특히 트럼프의 구상대로 중국이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적지않다. 한편으로 중국과 무역·환율문제를 놓고 '전쟁'을 치르면서, 다른 한편으로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압박한다는 게 가능하냐고 반문한다. 또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하지 않고 중국을 통해 북핵 해결을 꾀한다는 구상도 모호하다. 트럼프가 지난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국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겠다고 하면서 북한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다만 트럼프가 김 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적국에도 필요하다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원칙론을 피력한 것이어서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트럼프 캠프에는 기존 외교안보 분야의 주류 전문가들이 거의 참여하고 있지 않아 의미있는 정책적 청사진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