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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이상은·남궁연…우리음악 경계를 넘다포부 밝히는 나윤선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은 재즈보컬 나윤선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국악과 재즈·영화음악·발레 등의 만남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우리 음악이 새로운 음악과 만나 어떻게 발전하고, 우리 시대에 맞고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음악으로 남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100년 후에도 들을 수 있는, 다음 세대도 즐길 수 있는 우리 음악을 만들려고 합니다."('여우락(樂) 페스티벌' 나윤선 예술감독) 2010년 시작 이래 한국 전통음악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한 시도로 젊은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국립극장의 '여우락(樂) 페스티벌'이 올해 또 한 번의 변신과 도약을 시도한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새롭고 괜찮은 우리 음악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국악이 고리타분한 옛 음악이라는 대중의 편견을 깨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시공간을 넘어서는 월드뮤직으로서 국악의 잠재력을 깨우는 것으로 축제의 영역을 확장한다. 세계를 사로잡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가수 이상은, 드러머 남궁연, 타악기 연주자 민영치,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의 작곡가 이지수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 키워드 아래 국악과 재즈,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등 다양한 조합으로 이뤄진 14개 신작을 4개 테마로 나눠 선보인다. 나 예술감독은 "그동안 해외 공연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악을 제삼자이자 재즈뮤지션의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했다"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우리 음악이 얼마나 독특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안호상 극립극장 극장장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첫 무대는 나 예술감독이 다양한 연주자들과 만나는 '디렉터스 스테이지'로 시작한다. 나 예술감독이 여우락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을 비롯한 재즈·한국음악 연주자들과 재즈, 월드음악, 국악 등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시인 고은도 나서 자신의 시를 나윤선과 함께 낭독한다. '여우락'이라는 세 글자로 시작하는 시도 만들어 선물한다. 창작국악그룹 '불세출'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해외 뮤지션과 국악인의 협업하는 '믹스 & 매치'도 기다린다. 나 예술감독이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만났던 음악가 중 한국음악에 관심이 있고 잘 어우러질 네 명을 초대했다. 핀란드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 재즈 전문사이트 '올 어바웃 재즈'가 극찬한 기타리스트 뉴엔 레, 화려한 테크닉의 타악기 연주자 스테판 에두아르, 플루트 연주자 죠슬렝 미에니엘이 국악 연주자들과 만난다. '2015 초이스'를 통해서는 올해 처음으로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허윤정을 집중 조명한다. 소감 말하는 '올해의 아티스트' 허윤정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오른쪽)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창작국악, 즉흥 음악을 넘나드는 활동을 해온 허윤정은 정통 전통음악과 거문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현대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두 개의 무대를 준비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기능보유자인 정재국, 대금산조의 창시자 원장현, 아쟁 연주자 이태백 등과 꾸미는 '여류금객 거문고 노정기'와 첼리스트 에릭 프리드랜더, 타악기 연주자 사토시 다케이시 등과 함께하는 '타임리스 타임'이다. 허윤정은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무대와 시공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음악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센세이션'에서는 이상은, 남궁연, 민영치, 버클리 출신의 남성 4인조 재즈 밴드 '프렐류드'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 뮤지션들이 형식과 장르를 넘은 음악을 선보인다. 이상은은 "수많은 고민을 하다가 저의 음악과 국악을 잘 비비기로 했다"며 "국악의 정서와 정신을 대중음악과 이어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연과 민영치는 드럼과 장구 장단에 발레리나 김주원과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이영철의 춤, 영상을 결합한 융복합 공연을 선보인다. 궁중음악 '수제천'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미국의 재즈가수 냇킹콜이 부른 '아리랑'을 복원한다. 남궁연은 "이번 작품의 콘셉트는 '충격'"이라며 "발레에 사물놀이 장단이 붙었을 때 얼마나 충격적일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사말 하는 안호상 극장장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안호상 극립극장 극장장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재일교포 3세로 외국을 무대로 국악을 연주하는 민영치는 "음식점도 맛이 없으면 손님들이 안 오듯이 음악도 재미있고 멋있고 아름다워야 손님들이 즐긴다"며 "외국에서 쌓아온 지난 10년간의 연구 결과를 여우락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의 작곡가 이지수는 기존의 영화 음악과 민요 등을 편곡해 멜로, 액션, 공포 등 한국 고전영화의 명장면 위에 입히는 색다른 공연을 준비한다. 이번 '여우락'에서는 출연자들의 음악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여우톡', 외국 출연자들이 국내 연주자들과 만나는 '마스터 클래스', 국내 출연자들이 한국음악 전공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대학생 워크숍'도 진행된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여우락이 더욱 성장해서 열정과 재능 있는 젊은 국악인을 발굴하고 스타를 배출하는 통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7월 1∼26일 국립극장. 관람료는 3만원. 문의 ☎ 02-2280-4114.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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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문화가 있는 날 ‘정오의 문화디저트’,(재)용인문화재단은 오는 27일 오후 12시 20분 용인시청 1층 로비에서 용인시 문화가 있는 ‘정오의 문화디저트’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출연해 ‘단발머리’, ‘L.O.V.E.’,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 ‘아리랑’ 등을 환상의 하모니로 들려줄 예정이다. 2000년 봄 결성된 메이트리는 인간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5인조 혼성 아카펠라 그룹이다. 세련된 느낌의 자작곡과 섬세한 편곡, 파워풀한 보컬 드럼, 그리고 하나 되는 화음을 통해 그들만의 색깔을 창조해내는 메이트리는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리얼그룹’의 내한공연 오프닝을 장식하면서 주목 받았다. 국내 아카펠라 그룹으로는 최초로 예술의전당에서 총 5회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으며, 던킨도너츠, KTF, 브라보콘, 알로에마임, 현대카드, 경인 OBS TV, SKT 되고송, 흥국생명 등의 CM송 으로도 유명하다. 수상 경력으로는 2013 여수국제합창제 Pop & Jazz 부문 세계 1위 수상, 2011 오스트리아 국제 아카펠라대회 재즈 부문 금상, 청중평가단이 뽑은 최고의 그룹상, 2011 부산국제합창대회 대중음악부문 세계 1위 등이 있다. 올해 1월부터 매월 1회씩 개최되고 있는 ‘정오의 문화 디저트’는 뮤지컬 배우 이태원, 넌버벌 퍼포먼스 코미디팀 옹알스, 재즈밴드 필윤밴드, 라이노 어쿠스틱 등이 출연했으며, 시청 로비를 활기차게 만드는 다양한 공연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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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인생> 김범수 "난 상향평가돼…소리꾼 한길 가겠다"고 3때 친구 덕에 노래 재능 발견…빌보드 한국가수 첫 진입·국민 히트곡도 내데뷔 15년, 가장 빛난 무대는 '나는 가수다'…자작곡 채운 8집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범수(35)의 꿈은 복음성가(CCM)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인기와 부를 얻은 지금의 자리는 엄두도 내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여겼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김범수는 최근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가수로서 지금의 위치가 내 나이와 경력에 비해 조금 더 상향 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종교 음악을 하고 싶었고 TV 출연하는 엔터테이너보다 대학로 어딘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그렸으니 꿈이나 목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달려와 보니 너무 과분한 자리에 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지금 출연 중인 엠넷 '슈퍼스타K 6' 심사위원도 누군가를 평가할 위치가 아니란 생각에 계속 고사했어요. 이승철, 윤종신 등의 선배들은 그 자리가 어울리지만 전 아니거든요. 그래서 심사도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조언을 해주자는 생각으로 임해요." 노래하는 재능을 발견한 게 고3 때였다. "음악은 카세트테이프가 닳도록 들었지만 이전까지 노래를 안 했다. 목소리를 발견하기 전까지 내 인생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서공업고등학교 재학 시절 그는 부모에게 반항적이었다. 공부를 못하는 '아웃사이더'였고, 친구들과 싸우기 일쑤였다. 또래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없었다. 고교 3학년 때 정보통신과에서 만난 친구인 허석(기타리스트)이 교회에 나가 찬양팀을 해보자고 한 게 음악에 발을 디디는 계기가 됐다. "허석은 신앙이 두텁고 착실한 친구였어요. 음악을 좋아하던 그 친구가 기타 치는 모습, 연주 소리가 너무 좋아서 교회로 따라나섰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건 피아노를 둘러싸고 성가대 중창단이 연습하는 모습이었어요. 눈이 새롭게 떠지듯 신세계였어요." 이때부터 그는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성가대 친구들은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했다.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아 옷도 못 입고 다녔는데 소리를 내니까 애들이 놀랐어요. 크리스마스 때도 솔리스트로 '오 해피 데이'를 불렀는데 음악적으로는 저의 첫 도전이었죠. 이때부터 동네에서 '노래 해봐라', '복음성가 앨범을 내보라'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중·고교 시절의 방황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하며 시작된 도시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 탓이 컸다. 마산에서 그는 "장군동의 황태자였다"고 웃었다. "친척들이 동네에서 군락을 이루며 살았어요. 먹고 싶은 건 슈퍼를 하는 할머니 집에서, 갖고 싶은 건 장사를 하는 이모 집에서 다 가질 수 있었어요. 이모와 여자 사촌들 사이에서 크며 사랑도 많이 받았죠. 그땐 생긴 것도 좀 귀여워 어딜가나 '예쁘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하하." 아버지가 먼 친척이 운영하는 공장 관리를 맡으면서 상경한 그는 양천구 신월동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아버지 일은 순탄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인형 눈을 붙이거나 미싱을 돌렸다. 금실 좋던 부모님의 싸움도 잦아졌다. "겨울이면 연탄가스가 새어나와 어머니가 잠을 깨워 김칫국물을 먹이곤 했어요. 여름엔 침수로 물을 퍼냈죠. 마산 생활이 꿈만 같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반항적으로 변해갔죠. 학교와 사회에 앙심을 품은 거죠. 하하. 이때 부모님이 정말 힘들어하셨어요." 교회에 나가고 음악을 통해 심적인 안정을 찾아간 그는 허석과 함께 숭실대학교 사회교육원 실용음악과에 정원 미달로 들어갔다. 이때 스승으로 만난 사람이 가수 박선주였다. 박선주도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기획사 오디션 제의를 했다. 그가 "복음성가 가수가 되고 싶으니 대중음악 할 생각이 없다"고 하자 박선주는 "가수로 잘 된 뒤 더 큰 영향력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1997년 처음 오디션을 본 곳이 1990년대 인기그룹 알이에프(R.ef)가 있던 팀엔터테인먼트였다. "오디션을 보고서 합격했는데 댄스 가수를 전문으로 양성하는 것 같아서 '저랑 안 맞는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네가 원하는 알앤비(R&B), 솔(Soul) 음악을 시켜주겠다', '멀리 보고 키워주겠다'고 약속하셔서 도장을 찍었죠." 그러나 기획사와 음악 방향에 대한 마찰도 있었고 주위로부터 외모 지적도 받는 등 대중 가수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그땐 그런 게 서러웠는데 당시 회사 대표님이 아니면 난 데뷔를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데뷔는 '늪'으로 한창 인기를 끌던 '얼굴 없는 가수' 조관우를 벤치 마킹해 '제2의 조관우'로 콘셉트를 잡았다. 조관우의 앨범을 작업한 작곡가 하광훈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래서 나온 게 1집(1999) 타이틀곡 '약속'이다. 그러나 '약속'은 그가 소화하기에 조숙한 노래였고 10만장도 나가지 않았다.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앨범 반응이 없자 TV 출연을 감행했다. "그때는 앨범 판매량이 매일 집계되던 시절인데 제가 TV에 출연하자 시청자의 반감이 생겼는지 판매량이 뚝 떨어졌어요. '넌 앞으로 TV 출연할 생각 말라'는 말도 들었죠. 마치 제 얼굴 때문에 앨범이 망한 것 같아서 스스로 하찮은 인간 같았어요." 1집을 내고서 '투자 가치가 없으니 그만 접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기획사는 되레 송혜교, 송승헌 등의 스타가 출연하고 호주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2집(2000) 타이틀곡 '하루'다. 앨범 시장 침체가 시작된 상황에서 판매량 20만장을 기록했으니 '중박'이라고 여겼다. 이때 교민이 운영하는 미국 국도음반에서 연락이 왔다. '하루'를 영어곡으로 녹음해 김범수를 미국에 진출시키자는 제안이었다. "한국에서도 안 유명한데 사실 허황된 도전이었죠. 미국에서 제임스 잉그램과 함께 했던 프로듀서가 날아와 편곡했고 '하루'를 '헬로 굿바이 헬로'란 영어곡으로 녹음했죠. 그때로선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어요. 하하." 이 곡은 2001년 빌보드의 부문별 차트인 '핫 100 싱글즈 세일즈' 차트 51위로 진입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가수의 빌보드 진입은 처음이었다. 이때의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는 지금처럼 빌보드 차트를 인터넷에서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시대여서 빌보드 잡지를 미국에서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이 소식이 기사화되자 사람들은 '사기가 아닌가'라고 수군댔다. 결국 김범수는 '9시 뉴스'에 출연해 이를 확인시키며 논란을 잠재웠다. "지금은 싸이 형이 빌보드 메인차트에서 2위를 하며 엄청난 역사를 썼지만 당시로선 빌보드의 벽을 송곳, 숟가락으로 살짝 파본 거죠. 돌이켜보면 가수 인생의 의미 있는 도전이고 흔적이에요. 그땐 두려움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가수로서의 절정은 3집(2002) 타이틀곡 '보고싶다'가 히트하면서다. 처음에 이 곡은 '국민송'으로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드라마 '천국의 계단'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로 쓰이면서 국민 히트곡이 됐다. 이 드라마가 일본에 수출돼 그는 일본 진출 기회를 얻었고 2천~3천석 규모의 공연도 했다. "나에겐 어마어마한 노래"라고 했다. 팀엔터테인먼트에서 5집(2006)까지 낸 그는 기획사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군 복무를 시작했다. 7년 동안 달려오며 정신적인 피로가 쌓인 터라 군대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됐다. 2007년 어느 날, 작곡가 황찬희의 소개로 지금의 기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이종명 대표가 군대로 면회를 왔다. 황찬희는 1999년 삼수를 해서 입학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동기다. "신생 기획사였지만 대표님의 마인드가 좋았어요. 신앙도 같았고요. 제대 6개월 전부터는 매주 면회를 오셨는데 가수로서의 비전만 제시할 뿐 계약 얘기도 하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그 시간이 기다려지더군요." 2008년 제대한 그는 폴라리스와 3년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최근 두 번째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곳에서 처음 낸 6집(2008) 타이틀곡 '슬픔활용법'은 황찬희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후 '지나간다'(2010), '끝사랑'(2011) 등의 히트곡을 냈다. 그는 "이 회사에서 '보고싶다' 만큼 대박 난 앨범은 없지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갈증이 해소됐다"며 "내 나이의 감성에 맞는 음악을 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카네기홀(2012), 호주 오페라하우스(2014)에서도 단독 공연을 열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쌓은 내공을 해외 무대에서도 펼쳐보였다. "카네기홀 공연이 '솔드 아웃' 됐는데 너무 감격스런 일이었어요. 제가 생각한 가수의 방향이 소박했기에 이런 권위있는 홀에서 공연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당시 무대에 압도된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그는 가수로서 가장 빛난 무대로 2011년 MBC TV '나는 가수다'를 꼽았다. 이때 남진의 '님과 함께'로 경연했는데 "지금껏 살면서 가장 김범수다운 만족스러운 무대"라고 말했다. 이 방송에서 파격적인 패션과 무대 연출을 선보이며 '비주얼 가수'란 수식어도 생겨났다. 그는 "이 무대는 내 음악 인생을 통째로 뒤집는 사건이었다"며 "객석에선 기립 박수를 보냈고 이 곡으로 음원차트 1위도 했는데 내 인생에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 이후 내가 가진 루저로서의 상처, 외모 열등감, 피해의식이 한꺼번에 치유됐다. 더는 '누가 못생겼다'고 해도 상처가 안 될 정도로 자존감이 높아진 계기였다.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인복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히트곡을 만들어준 윤일상을 비롯해 하광훈, 황찬희 등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가 마음속에 꼽는 여러 조력자 중 하나로 남동생도 꼽았다. 남동생은 현재 자신의 기획사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동생은 처음에 이 회사에 '낙하산'으로 들어왔죠. 애물단지가 될까 걱정했어요. 일부러 모른 척했는데 기특하게도 운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지금은 매니지먼트 장이 됐어요. 이젠 동생 없이 일이 안될 정도로 제가 도움을 받는 위치가 됐죠." 아버지에 대한 뭉클함도 있다. 그는 "내가 말썽을 피우자 아버지에게 한밤중 팬티만 입고 왕복 4차선 도로로 쫓겨난 적도 있다"며 "가수의 길까지 반대하셔서 아버지와 불협화음이 있었다. 솔직히 싫어했다"고 고백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데뷔 때부터 제 기사를 스크랩해놓은 걸 서랍에서 발견했어요. 아버지가 절 지지해준다는 걸 처음 느꼈죠.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연세가 든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요. 가끔 사우나도 같이 가는데 이런 사이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15년을 보낸 지금 그는 이승철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간간이 자작곡을 앨범에 실었지만 신승훈, 김동률 같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이미지는 빈약하다. 그는 "난 소리꾼이니 '소리로 끝까지 가자'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작업 중인 8집에서는 전곡을 공동 작곡하는 도전을 했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아서다. "8집이 지금껏 들려준 음악과 변화가 커서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요. 흥행에 성공 못 할 수도 있고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으려고요. 대중이 제 얘기를 담은 앨범을 신선하게 받아들여 준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 같아요." 마침 인터뷰한 날은 같은 소속사 걸그룹으로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고(故) 은비의 49재였다. 사실 그의 8집은 이 사고로 발매가 미뤄졌다. 그는 갑작스러운 아픔을 겪으며 가수로서 해야 할 목적이 하나 더 생겼다고 말했다. "이 친구들이 데뷔를 준비하며 고생한 걸 다 봤어요. 이제 시작인데 꿈이 꺾이니 혼란스럽더라고요. 이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하는 게, 이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게 선배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음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슈퍼스타K 6' 심사 때 재벌 2세로 태어나는 건 안 부럽지만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럽단 얘길 한 적이 있다"며 "그 어떤 부와 유산보다 음악적인 재능은 바꾸고 싶지 않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가수의 길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주위에서는 가수도 한때라며 '투잡' 하라는데 전 돈을 벌어도 어디에 투자한 것 없이 차곡 차고 모으는 스타일이죠. 다른 일로 스트레스받으면 노래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반감될 것 같아요. 노래만 할 수 있다면 조금 어려운 상황이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주위 친구들도 하나 둘 가정을 꾸렸다. 그는 그간 스캔들 한번 없이 사생활도 밋밋했다. "아직은 저를 확 줄이고 아내와 자녀로 제 생활을 채울 자신이 없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정을 꾸리면 그 소중함을 잘 아니까요. 나이에 쫓기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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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한국인 작곡가 진은숙씨 조명>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씨(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국제무대에서 한국인 현대음악 작곡가인 진은숙(53)씨가 주목받고 있다. 진씨가 작곡한 클라리넷 협주곡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 필하모닉 정기연주회에서 초연됐다. 뉴욕 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앨런 길버트가 지휘하고 핀란드 출신 클라리넷 연주자인 카리 크리이쿠가 연주한 이 곡은 26일, 27일, 30일에도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된다. 진씨가 작곡한 오페라 '앨리스 인 원더랜드'는 내년 2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이 연주할 예정이다. 영국 런던 공연도 계획돼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자에서 진씨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했다. '다채롭고 대담하며 블랙유머로 가득하다'고 진씨의 작품을 표현한 NYT는 그의 곡들이 '한국적이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동양인 작곡가들이 동·서양 전통의 조화를 작품에서 추구한 것과 달리, 진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씨는 이에 대해 "그렇게 하는게 훨씬 쉬웠지만, 나는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난 진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후 1985년 독일 함부르크음악대학으로 유학해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인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다. 당시에 대해 진씨는 "너무 어려웠다. 리게티의 (작품세계)는 변화하는 과정이었고 그는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진씨는 어린 시절 교회에서 피아노를 쳤고 한국과 미국의 대중음악을 접하며 자랐지만, 이런 요소들은 '응축'돼 작품 속에 표현적인 방식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고 NYT는 소개했다. 진씨가 작곡한 피아노, 클라리넷, 첼로 협주곡은 개인 연주자에게나, 오케스트라에게나 연주 하기 어려운 곡들로 알려져 있다. 앨런 길버트는 뉴욕타임스에 "진씨의 작품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명확성, 높은 수준의 장인정신이 있다"고 호평했다. 또 진씨의 작품이 다른 작품과 뚜렷이 구별되는 대목은 '독특한 하이브리드 스타일'이라며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다양한 색채과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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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K팝 교류 돈스파이크 "각국 음악인과 협업해야"인도서 'K팝 교류대사' 나선 돈스파이크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한국과 인도 음악인의 교류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2014.7.27 << 국제부 기사 참조 >> rao@yna.co.kr '코리아-인디아 퓨전 뮤직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이제는 케이팝(K-POP)이 일방적으로 다가가기만 하는 것을 넘어 각국 음악인과 협업해 더 깊이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가수 김범수와 나얼 등의 음반 작업에 참여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37)는 26일(현지시간)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전파가 아닌 교류'를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팀 'A.S.K.'(Asian Sing Korean Soul)를 꾸려 외교부 '국민 모두가 공공 외교관' 사업에 지원, 지난 18일 인도 뉴델리에 도착했다. 바로 현지 음악인들과 접촉을 시작한 그는 25일 뉴델리에서 '코리아-인디아 퓨전 뮤직 콘서트'를 열어 재즈 색소폰 연주자 신현필, 인도 기타 연주자 아디티야 발라니 등과 함께 '사랑하기 때문에', '친구여', '섬집아기' 등 한국 곡과 인도 음악을 선사했다. 인도 라디오에 출연한 돈스파이크 (뉴델리=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작곡가 돈스파이크. 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돈스파이크, 색소포니스트 신현필, A.S.K. 기획담당 육숙희, HIT95 라디오 진행자 사르타크 카우시크. 2014.7.27 << 국제부 기사 참조, A.S.K. 제공 >> rao@yna.co.kr 또 현지 케이팝 팬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개최하고 인도 FM 라디오 HIT95에도 출연해 한국 음악을 알렸다. 그는 "다른 음악과 섞이기 쉬운 재즈로 먼저 협연을 시작했다"며 "공연을 해보니 인도 전통악기가 한국의 사물놀이와도 멋진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월 한국에서는 양국의 전통 음악을 더 강조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돈스파이크, 뉴델리서 한-인도 음악인 합동 공연 (뉴델리=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로디가든에서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주도한 A.S.K. 팀이 인도 음악인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2014.7.27 << 국제부 기사 참조, A.S.K. 제공 >> rao@yna.co.kr 이 공연에 참석할 인도 전통악기 사랑기(아쟁과 비슷한 현악기)와 타블라(북과 비슷한 타악기) 연주자도 섭외했다. 그는 한국 대중음악이 더 폭넓고 다양해지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이제 한국 아이돌 곡을 완벽하게 카피하는 외국 케이팝 팬들이 늘어나는 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인도의 사랑기로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과 같은 발라드를 연주한다면 그만큼 우리와 인도의 감성이 풍부해지지 않겠나"고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