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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독립운동가 최찬식 외손녀 전 예브게니야고국 첫 방문 감격의 눈물…"외할아버지 와야 할 땅 내가 왔지" (대구=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엔 처음 왔지. 공항에 내리니 공기가 시원하게 다가왔지. 눈물이 쏟아져 한참을 서 있었지." 노령(露領·러시아 영토) 방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최찬식(崔燦植·?∼1926년)의 외손녀 전 예브게니야(58) 씨는 눈물이 많았다. 그는 국민생활체육회가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과 대구에서 개최하는 2014 세계한민족축전에 참가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40년째 살면서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처음 밟았다. 행사 나흘째인 17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있는 인터불고 호텔에서 전 씨를 만났다. '고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말해 달라'고 하자 "외할아버지와 우리 부모가 와야 할 땅을 내가 왔지. 그저 고맙지"라며 두 번이나 말을 끊고는 손수건을 적셨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러시아말과 한국말(고려말)을 섞어 대답했다. "난 고려말 잘 못하지. 그래도 하려고 (노력)하지"라고 일어서며 말했는데, 주위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소리가 컸다. 말할 때마다 끝에 특이하게도 '지'를 붙였다. 이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한국말은 일반인보다 두 배나 됐다. 동행한 통역이 "독립투사의 피가 흘러서 그렇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맞장구를 친다. 2006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최찬식은 1920년 러시아 연해주 추풍(秋風)에서 항일 무장조직 구성에 참여했고, 한족공산당 연해주연합총회의 상의위원(常議委員)으로 집행부 비서와 재정부 부장을 역임했다. 1922년 솔밭관(송전관·松田關)에서 공산당총사령부 참모부 무기과장으로 활동했고, 같은 해 소련에 의해 고려인 공산당이 무장해제된 뒤에는 직접 50여 명의 부대를 지휘해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했다. 전 씨는 부모에게서 외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고 한다. 부모는 모두 대학과 전문대를 졸업한 엘리트.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지키려는 열정도 남달라 딸에게 항시 한국 사람임을 잊지 않도록 한국말을 가르쳤다. "아부지 어무이는 저뿐만 아니고 다른 고려 사람들에게도 한국말을 가르쳤지. 어머니는 영국 런던까지 가서 학생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쳤지. 똑똑했지. 나도 부모를 닮았지." 전 씨의 고조부는 1889년 한반도에서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정착한 러시아 한인(고려인) 1세대. 그곳에서 자손을 낳고 살았다. 그러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조부모와 부모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로 삶의 근거지를 옮겼다. 여느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수난사와 다르지 않다. 그는 우슈토베에서 태어나 어릴 때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부모를 따라갔고, 고교 졸업 후 러시아 모스크바 기술공업대로 유학했다. 졸업한 뒤 남편을 만나 결혼했지만 남편이 떠나 버리는 바람에 홀로 두 아들을 키워야 했다. "애들 잘 키웠지. 그러다 대사관에서 한국에 가게 됐다고 알려줬지. 그날부터 인터넷을 통해 싹다(모두) 봤지. 와, 정말 대단했지. 그런데 직접 (한국에 와서) 보니까 말이 안 나왔지…" 이번 축전에 특별초청자로 선정돼 고국을 찾은 그는 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잠시 감정을 추스르고는 "한국 사람 무척 예의 있고 친절하지. 작은 것도 베풀어주지. 멋있어"라고 칭찬했다. 전날 육군3사관학교를 방문한 소감을 묻자 소리가 다시 커졌다. "나라를 잃었을 때 할아버지는 러시아에서 나라를 찾겠다고 힘썼지. 일본놈들 많이 죽였지. 한국 사람을 많이 죽였으니까 죽였지. 나라가 없으면 죽는 사람도 많지. 나라를 지키겠다고 훈련받는 젊은이들 보니 좋아. 씩씩해 맘이 좋지. 나라를 잘 지킬 거라 믿지." 은퇴한 그는 현재 모스크바에 있는 독립유공자후손협회에서 일하고 있다. 후손 20명과 함께 선조의 영정을 만들고 자료를 모으고 있다. 후손에게 역사를 전하기 위해 인터넷에 자료를 담고 있다. 오는 21일 돌아가는 그는 '다시 고국에 오겠느냐'는 질문에 "오고는 싶지. 그러나 초청 안 하면 못 오지"라며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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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이주 150년 맞아 한-극동 러시아 문화학술제9월 말까지 회화전·포럼·태권도 시범·K팝 공연·한식 축제 등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과 조-러 수호통상조약 130주년을 맞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극동 러시아 우호 협력을 위한 문화학술제'가 열리고 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주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관, 러시아 연해주 정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는 지난 21일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국립 '화가의 집'에서 개막한 '한-러 서양화 회화전'을 시작으로 9월 말까지 지식 포럼, 국기원 태권도 시범, 한국 전통·클래식 공연, K-POP 경연대회, 한국 영화제, 한식 홍보 행사 등이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국-러시아 상호방문의 해'를 맞아 양국 간 교류 확대를 도모하고 한-러 가교의 중심으로 부상한 고려인의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앞으로 문화학술제를 연례화해 유라시아 교류 협력의 거점인 극동 러시아에서 한국을 홍보하는 축제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한-러 서양화 회화전에는 러시아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김 올레그를 비롯해 극동 러시아 지역에서 활약하는 고려인 화가 3명과 러시아 중견 화가 4명의 작품 80점이 전시되고 있다. 고려인과 극동 러시아인 화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초대전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연해주 한인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선보여 시선을 끌고 있다. 9월 5일 블라디보스토크 국립경제서비스대에서는 문화콘텐츠 공동 개발 방안과 미디어 협력을 주제로 '한-러 지식포럼'이 열린다. 극동 지역 청소년도 즐겨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이석우 대표가 기조발표를 하며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임원을 비롯해 러시아 문화계·언론계 인사들도 대거 참여한다. 9월 13일과 14일에는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이 블라디보스토크 올림픽체육관과 우수리스크 태권도장에서 연해주 내 2천여 명의 태권도 동호인을 초청, 화려한 태권도 시범 공연을 펼친다. 이 밖에도 9월 20∼21일 연해주 필하모니 극장에서 꾸며질 극단 '아울'의 한국 전통음악·무용 공연, 테너 정의근 상명대 교수 등이 출연하는 클래식 음악의 밤, 한국 영화제, 러시아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K-POP 경연대회, 한식 축제 등이 마련돼 다양한 한국 문화가 러시아에 소개될 예정이다. 이양구 총영사는 "한류의 영향도 한몫해 현지 방송과 신문 등에 문화학술제가 널리 소개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어 1만 명 이상의 현지인이 행사장을 찾을 것"이라며 "한국을 알리는 이 행사가 고려인이 현지에서 한민족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고 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극동 러시아 우호 협력을 위한 문화학술제'의 일환으로 21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 국립 화가의 집에서 열린 '한-러 회화전'에는 구한말 연해주 한인의 모습을 담은 그림도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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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월드컵 인조잔디 계획은 성차별"캐나다 월드컵 인조잔디 구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타들 내년 캐나다 월드컵 앞두고 FIFA 계획 성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내년 여자 월드컵을 인조잔디 구장에서 치른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계획에 선수들이 반발했다. 7일(한국시간) 캐나다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여자 축구 스타들은 월드컵 때 천연잔디 위에서 뛰게 해달라는 서한을 FIFA와 캐나다축구협회에 보냈다. 2015년 캐나다 여자 월드컵 본선은 밴쿠버, 멍크턴, 위니펙, 에드먼턴, 몬트리올, 오타와 등 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FIFA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본선의 전 경기를 인조구장에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수들은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서한에서 이 같은 계획이 성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천연잔디와 달리 인조잔디 위에서는 신체와 필드의 마찰이 심해 선수의 부상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남자 대회인 올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이 모두 천연잔디 위에서 열렸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천연잔디보다 열등한 인조잔디처럼 여성 선수들을 남성 선수보다 열등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선수들은 "인조잔디 계획을 바로잡기 위한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차별을 금지하는 캐나다의 법률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기술이 발달해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에 못지않은 효과를 낸다며 이미 인조잔디에서 수많은 수준급 경기가 열리고 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