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길따라 멋따라> 함안 정자엔 생육신·의병 이야기악양루함안나들목 지나 무진정-채미정-악양루 등 갖가지 사연 담아 (함안=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함안군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정자들은 고단한 삶과 정란(政亂)에서 한 발치 떨어져 보고 싶은 소망을 담은 곳이다. 일찍부터 손님을 접대하고 학문을 토론하며 풍류를 즐기는 공간이 정자지만 함안에 산재한 정자는 사뭇 다르다.폐위된 왕을 그리워하며 도망치듯 내려오거나 전란의 풍파를 잊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들보를 놓고 서까래를 올렸다.고즈넉한 풍경을 한 겹 걷어내면 촘촘하게 새겨진 역사의 나이테를 확인할 수 있다.그래서 함안지역 정자를 돌아보면 눈은 즐거워도 지난한 세월 한 보따리를 어깨에 짊어진 느낌이다. 보따리 속 이야기를 들춰보면서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함안의 황금색 들판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무진정 함안나들목에서 나와 일자로 뻗은 함안대로를 따라 대사교 방향으로 가면 왼쪽으로 널따란 주차장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조선 초 소박한 건축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158호 무진정(無盡亭) 주차장이다.무진정은 조선 명종 22년(1567) 생육신 가운데 한 명인 어계 조려의 손자 조삼이 세운 정자다. 조삼의 호 무진(無盡)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는 이곳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주차장 옆에 자리한 무진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곧바로 인공호수(3천300여㎡)가 눈에 밟힌다.언뜻 보면 잘 다듬은 잔디밭으로 착각할 만큼 낙엽과 수풀이 빼곡히 들어찼다.채미정 놀란 마음에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봐도 때아닌 녹조 같기도 하고 거대한 이끼 같기도 할 만큼 연초록으로 짙게 물들었다. 이 연못 한켠에 옆구리가 툭 터진 듯 자그마한 물길이 하나 만들어져 있다. 함안을 크게 끼고 흐르는 함안천으로 연결되는 물길이다.연못 가운데 영송루(迎送樓)라는 누각 하나가 있다. 주위로 우뚝 솟아오른 왕버드나무 6그루가 누각 지붕 위로 가지를 기다랗게 늘어뜨리고 있다.이 누각에서 돌다리 하나를 건너면 바로 무진정으로 이어진다.무진정은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만들어졌다.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이다. 앞면 가운데 칸은 마루방으로 정자 바닥과 땅 사이에 공간이 있는 누마루 형식이다.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화려한 정자 주변 경관과 대비된다.정자 가장자리는 느티나무와 능수버드나무, 왕버드나무가 에워싸고 있어 세상에서 고립된 느낌을 준다.◇채미정 무진정을 빠져나와 차를 몰고 군북면 방향으로 10여분 내달리면 봉림삼거리에 도착한다.그곳에서 다시 군북중학교 쪽으로 빠져 길을 따라가면 무진정과 마찬가지로 도로 한편에 정자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생육신 가운데 한 명인 조려가 세조의 왕위 찬탈에 관직을 그만두고 여생을 보냈다는 채미정(菜薇亭 )이다.이곳은 여러모로 무진정과 닮았다. 앞뜰에 작은 연못을 파 그 위로 돌다리를 올렸고 정자 형태는 단출한 겹처마 팔작지붕이다. 영송루 채미정이라는 이름은 옛날 중국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캐던 이야기에서 따왔다.내친김에 들러봐야 할 장소가 2군데 더 있다. 서산서원과 어계생가다. 둘 모두 채미정 맞은편에 붙어있다.서산서원은 조려 외 다른 생육신인 이맹전, 원호, 김시습, 남효온, 성담수의 위패를 봉안, 제향하기 위해 숙종29년(1703)에 지어졌다.매년 음력 3월 3일과 9월 9일 생육신의 충절을 기리는 제사를 지낸다.조려의 후손들이 1983년 한차례 복원해 현재의 모습이 됐다. 작년 도문화재로 지정됐다. 어계생가는 조려가 태어난 집이다. 어계(漁溪)는 조려의 호다. 조려는 영월에서 단종의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르고 생가로 돌아와 낚시하며 지냈다고 한다.대문채·재실·사당으로 구성됐으며 집 바로 옆 500년 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운치를 더한다.이 나무는 높이 20m, 둘레 3.4m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악양루 함안IC에서 법수방면 지방도 1011호선을 따라 5.5㎞를 가면 악양마을과 만난다. 마을에서 우회전해 대산 방면 군도 10호선으로 다시 1.5㎞ 달리면 악양루(岳陽樓)가 있다.특이하게도 악양 마을 강 건너 절벽에 걸려 있다. 건너편에서 올려다보면 절벽에 솟아있는 누각이 이마에서 툭 튀어나온 뿔처럼 보인다. 무진정 악양루가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봇대 뒤로 내려가면 오솔길이 있다. 오솔길을 따라 30여m 오르면 악양루에 도착한다.누각에 오르면 넓은 들판과 법수면 둑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함안천과 남강이 만나는 물길이 가을빛에 반사돼 반짝거렸다.그 절경을 보고 있자면 '정자의 경치는 다함이 없고, 즐거움 또한 다함이 없다'는 조삼의 말을 절로 중얼거리게 된다.해질녘 석양이 남강으로 지면 술잔에 이글거리는 태양을 집어삼킨 듯 붉게 물든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누각은 철종 때 세워 한국전쟁이 끝나고 복원했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무진정처럼 팔작지붕이다.중국 명승지 '악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옛날엔 기두헌(倚斗軒)이라 쓰인 현판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악양루라고 쓰인 현판만 남았다.한편 악양루로 가는 길 한쪽엔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있다.유랑악단 단장 윤부길이 악양 나루에서 여자 2명이 노를 저어 길손이 강을 건너게 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그 애처로운 모습과 악양 나루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 그는 작곡가 한복남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으로 시작하는 국민애창곡은 그렇게 탄생했다.노래비 앞면엔 '처녀뱃사공' 노랫말이, 뒷면엔 유래가 적혀 있다.◇반구정 대산면 입사마을에서 용화산 임도를 따라가면 길 가장자리에 바위 표지석 하나를 볼 수 있다. 서산서원 표지석 쪽으로 45m 정도 다시 내려가면 용화산 기슭에 똬리를 튼 소박한 정자 하나가 있다. 반구정(伴鷗亭)이다.반구정은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紅衣將軍) 곽재우 휘하에서 활약하기도 한 학자 조방이 전후 여생을 보내려 세웠다.앞마당엔 650년 됐다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높이 15m, 둘레 5.5m로 그 너머 펼쳐진 남지 들판과 잔잔히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악양루와 정반대로 이곳은 일출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느티나무 앞 육각정에 앉아 강과 들을 보고 있자면 세상 근심 모두 내려놓고 벌렁 드러누워 가을 햇살을 쬐며 낮잠이나 자고픈 생각이 절로 든다.이곳엔 조방의 시 한 구절이 걸려 있다. '事親當盡孝(사친당진효) 어버이를 섬김에 마땅히 효를 다하고/爲國亦當忠(위국역당충) 나라를 위해서는 마땅히 충이라/嗟我俱無及(차아구무급) 슬프다 이내몸은 모두 미치지 못하였으니/江湖恨不窮(강호한불궁) 세상에 한이 끝이 없도다'이밖에도 함안엔 꼭 들러야 할 정자나 누각이 많다.함안 대산면의 합강정, 칠북면 봉촌리의 광심정, 군북면 와룡정 등이 그곳이다.유독 함안에 이토록 많은 정자가 몰려있는 이유가 궁금해진다.넓게 뻗은 평야와 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흐르는 남강·낙동강의 넉넉한 품 때문일까.옛사람들은 세상사 근심·걱정을 잊으려고 정자와 누각을 세워 도망치듯 그곳으로 갔다.그곳을 스치는 행인은 그 근심과 걱정이 토해놓은 작은 정자를 보며 또다른 상념에 젖을 듯하다.
-
-프로야구- 박건우, 연장 10회 끝내기…두산 짜릿한 뒤집기(종합2보)7년차 박건우 '가을야구' 생애 첫 타석서 끝내기니퍼트 7이닝 2실점 호투…정수빈·허경민 공격 주도 박병호·박동원, 빛바랜 솔로포 '쾅 쾅'…조상우, 2이닝 2안타 사4구 4개로 '흔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배진남 신창용 기자 = 뚝심의 두산 베어스가 '가을야구' 첫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이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대타' 박건우가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포스트시즌에서 '대타' 끝내기 안타가 나온 것은 통산 두번째이며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처음이다. 기선을 제압한 두산은 이로써 2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그동안 5전3승제로 열린 포스트시즌 시리즈는 총 33번 가운데 1차전 승리 팀이 24번이나 상위 라운드에 진출해 0.73%의 높을 승률을 보였다.5전3승제 준플레이오프만 따지면 1차전 승리팀이 8번 중 4차례만 플레이오프에 올랐다.더스틴 니퍼트와 양훈이 선발 대결을 펼친 1차전은 경기 막판까지 1점차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선취점은 넥센이 뽑았다.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동원은 니퍼트의 몸쪽 높게 날아온 초구 146㎞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날랐다.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6회에는 다시 넥센의 대포가 터졌다.6회초 2사 후 타석에 나선 박병호가 니퍼트로부터 가운데 외야 스탠드에 꽂히는 큼직한 1점홈런을 쏘아올려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두산은 1회말 2사 만루의 기회를 놓친 후 3회와 5회에 병살타가 나오는 등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타순이 두바퀴 돌고나서야 두산 타선이 양훈 공략에 나섰다.6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파울 6개를 걷어내며 10구까지 끈질기게 승부하다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허경민은 우전안타를 날려 무사 1,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이어 민병헌의 유격수 땅볼때 정수빈이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했다.두산은 계속해 1사 2루, 2사 1·2루의 기회가 있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답답하던 두산 타선은 7회말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첫 타자 홍성흔이 볼넷을 골랐고 오재일의 보내기번트에 이어 대주자 정진호가 폭투때 3루까지 갔다.이어 김재호가 삼진을 당했지만 정수빈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 2루타를 날려 2-2가 됐다. 그러나 넥센은 공수 교대 후 다시 앞섰다. 넥센은 8회초 1사 후 고종욱이 우전안타, 이택근은 중전안타로 1사 1·3루에서 박병호가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3-2로 리드했다. 승기를 잡은 넥센은 8회말부터 조상우를 투입해 굳히기에 들어갔다.패색이 짙던 두산은 9회말 넥센 마무리 조상우가 예상치 못한 제구 난조에 빠지면서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8회부터 등판한 조상우는 9회말 1사 후 몸맞는공과 볼넷 2개로 1사 만루를 자초했다.두산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찬스에서 민병헌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3-3을 만들었다.계속된 2사 만루에서 양의지도 삼진으로 물러난게 뼈아팠다.그러나 기세가 오른 두산은 10회말 1사 후 최주환이 넥센 5번째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이어 대타로 나선 박건우가 우익수 옆으로 떨어지는 천금같은 적시타를 날려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프로 7년 차이지만 '가을야구'에 처음 출전한 박건우는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려 경기 MVP로 뽑히며 '늦깎이' 스타 탄생을 알렸다.두산 선발 니퍼트는 7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막아 제몫을 다했다.양훈도 5⅓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넥센은 믿었던 조상우가 2이닝 동안 2안타와 사4구 4개로 동점을 허용하는 등 불펜진의 소모로 큰 부담을 안게 됐다.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두산은 장원준, 넥센은 라이언 피어밴드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
중졸 출신 자동차 정비공의 보츠와나 진출 성공기대통령과 의형제 맺은 김채수 씨 "최고 컨설턴트 되겠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잠비아, 나미비아에 둘러싸인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공화국. 인구 215만 명 가운데 한인 130여 명이 사는 이 나라에 성공한 한인이 있다.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주인공은 1987년 이 나라에 진출해 28년째 거주하는 김채수(56) 한인회장. 그는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다. 그러나 자동차 정비 기술 하나로 이 나라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심지어 대통령과도 의형제를 맺은 막역한 사이다. 4차례 한인회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인물이 서울에 나타났다. 5일부터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5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했다. 8일 그를 만났다.노트북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있는데 그는 "보츠와나를 아프리카로 보지 마라. 유럽의 작고 깨끗한 나라로 보고 접근하라. 그래야, 일이 잘 풀린다"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작은 눈에서는 광선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곧이어 "'아프리카라서 못산다'는 선입견을 품고 보츠와나에 와서 사업을 하면 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원이 들어오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보츠와나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칼라하리 사막은 초원으로 이뤄졌고, 이곳에서 기른 소는 육질이 좋아 전량 유럽으로 수출합니다. 또 다이아몬드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해 1인당 국민소득이 8천 달러가 넘습니다. 아프리카 3위의 부국으로 꼽히는데, 실제 삶의 질은 아프리카 국민소득 1위의 적도기니와 2위 가봉보다 훨씬 높습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지난해 발표한 투자적합도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지요.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무슨 사막이라고 하셨죠?",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얼마나 되죠?" 등의 질문을 쏟아내자 "그런 것은 인터넷에 다 나와 있으니까 찾아서 쓰시라"라며 말을 잘랐다. 지난달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회장 박기출)가 보츠와나의 수도 가보로네에 137번째 지회를 설립하는 안을 승인했을 때 취재를 위해 전화로 먼저 인사를 했다고 아는 척하자 그제야 명함을 기자에게 건넸다.대통령과 어떻게 의형제 사이가 됐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한인회장대회가 끝난 뒤 21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이언 카마 대통령을 수행합니다. 보츠와나를 담당하는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얼마 전 정식 요청을 받았죠. 카마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부터 인연을 쌓았습니다. 가보로네에서 45㎞ 떨어진 곳에 노인 부부가 집 없이 나무 밑에서 살고 있었어요. 국회의장이 그 부부에게 집을 지어줬으면 좋겠다고 제게 말했죠. 이튿날 땅을 파서 집을 지었죠. 완공 후 입주 열쇠를 전달한 사람이 카마 부통령이었어요. 당시 부부의 팬티와 양말에서부터 주방기구, 커튼 등 생활용품 일체를 무료로 제공했고 열쇠 증정식에 입을 양복까지 맞춰줬어요. 그때 부통령은 '미스터 김은 '몽아또'(센트럴 지역의 사람)이고 나의 형제'라고 말하며 저를 포옹했습니다."그렇다면, 얼마나 그와 얼마나 각별한 사이일까? 김 회장은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서울에 와 있는데 교통통신부 장관이 내게 전화를 직접 걸어와 '대통령 방한길에 나도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민원을 했다"고 웃으며 소개했다. 지금은 웃는 얼굴로 자신 있게 성공담을 털어놓지만 그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전남 곡성 출신인 그는 9남매 중에 다섯째로 태어났다. 부친이 만주에서 부를 일군 거상(巨商)이었지만 전쟁통에 재산을 북한에 두고 남한에 내려오는 바람에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게다가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 김 회장은 중학교 졸업만 하고 바로 상경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출판사에 잠깐 다녔어요. 그런데 과장·대리들이 월급날인데도 월급을 받지 못하고 빈털터리로 귀가하는 걸 보고 바로 뛰쳐나와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웠죠. 영등포 뒷골목 부품 가게에서 부품 수리를 시작했어요.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1만 원의 월급을 받으며 기술만 익혔죠.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시골 어머니에게 전부 보냈어요."일명 '밧데리가게'(카센터)에서도 일했다. 이곳에서는 창업을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남의 가게지만 밤 12시 전에는 문을 닫지 않았다. 월급은 전부 적금에 넣었고, 오버타임으로 생기는 돈으로 생활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돈이 모일 때쯤 어머니가 안구를 들어내는 대수술을 했고, 가정 형편상 형제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1천만 원이 넘는 적금 통장을 깨야만 했다.그는 당시 월 5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준 주인에게 1천만 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신뢰가 무너졌다는 생각에 군 입대를 택했다.학력 미달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됐지만 그는 "나는 건강한 사람이다. 자격증은 없지만 자동차 고치는 데는 자신이 있다. 대한 남아로 태어났는데 왜 못 가나. 가겠다"라고 우겼다고 한다. 군 복무를 하면서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제대 후 자격증을 내세워 버스회사인 '문화관광'에 정비과 주임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이 회사도 탐탁지 않았다. 산업인력공단을 찾아가 정비 시험을 치렀고, 일주일 만에 합격 통지서와 함께 대우건설 보츠와나 현장으로 떠나라는 안내장을 받았다. 1987년 2월 난생처음 보츠와나 땅을 밟은 것이다.218㎞ 달하는 도로를 건설하고 2년 만에 귀국했다. 그런데 남동생이 빚더미에 앉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돈만 생기면 가족에게 불행이 생기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동생의 빚을 모두 갚아주고 다시 빈손으로 보츠와나로 돌아갔다. "대우건설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가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렸다고 해서 갔어요. 3명이 동업했는데, 제가 갔을 때는 이미 관계가 깨진 상태였어요. 힘들었죠. 나중에 자동차 정비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끼리 또 뭉쳤는데 그것도 오래 못 갔어요."그에게 199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해이다. 어머니가 별세했고, 중매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3개월 만에 결혼했으며, 가보로네에 '킴스 오토'란 이름의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렸기 때문이다. "보츠와나는 인구와 비교해 자동차 보유 대수가 우리나라보다 많아요. 우리는 과거에 부의 상징으로 차량을 소유했지만, 땅덩이가 넓은 이곳에서는 교통수단으로 차를 삽니다. 공무원이 되면 제일 먼저 차를 사는 나라입니다. 당연히 자동차 정비도 먹고살 만한 업종이죠."뛰어난 정비 기술에 힘입어 공장 운영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공장 안에 살림집을 차려놓고 밤낮없이 일했다. 그러나 학력이 짧아 배우지 못한 영어가 발목을 잡았다. 차만 고치면 되니까 영어가 필요 없을 줄 알았던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내는 영어 선생을 고용해 배웠고, 김 회장은 고객에게서 현장 영어를 익혔다. 술 한잔하면서 가상의 싸움을 하기도 하고, 정치를 논하면서 편을 갈라 이야기를 하면 친구와 고객이 "이럴 땐 이렇게 하라"라고 알려주는 형식이었다. "영어 문장을 달달 외워 손님이 오면 상황에 맞춰 사용했어요. 반응을 하면 '아, 맞는구나' 하고 다시 외우고. 그렇게 회화를 배웠어요. 마케팅은 기술이 좋으니까 자연히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끊이질 않았어요. 미리 부품을 받아 최대한 빨리 정비를 해줬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에서 출근 시간에 차를 맡겼다가 퇴근 시간에 찾아가는 정비소는 우리밖에 없었어요."고객이 늘어나면서 정비소 앞 땅을 사들여 판금공장까지 세웠다. 은행에서 공장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자금을 대줬다. 판금공장까지 가동하면서 사세는 팽창했다. 사고가 난 현장에 가장 빨리 달려가는 레커차를 만들어 운영도 했다. 경찰과 함께 사고 현장을 처리하고 사고 차량을 가져와 수리했다. 밤늦게까지 무전기를 들고 다니며 레커차 4대를 가동했다. 사고 난 차량을 싸게 사서 고친 뒤 다시 판매하기도 했다. 뒷유리와 문짝에 '킴스 오토'라는 상호를 달았다. 지금 보츠와나 도로에는 그의 상호를 단 자동차가 수도 없이 달리고 있다. 영업이 잘되자 이를 시샘한 다른 정비소들이 '경찰들에게 돈을 주고 차량을 가져간다'며 그를 고발하기도 했다.자동차 부품 수입에도 손을 댔다. 수출 업무는 한국에 있는 동생이 맡았다. 동생이 당시 상공부로부터 수출탑을 받을 정도로 부품 수입업은 활기를 띠었다.월 1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자 한국인들이 '킴스 오토' 지사를 내겠다고 달려들었다. 많은 한국인이 보츠와나에 정착하기를 소망하던 그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가보로네 본사를 비롯해 지방에 4개 지사를 두게 됐다.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4개 지사가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겠다고 했다. 잘나가던 사업이 휘청할 정도였다. 정비 기술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업을 맡긴 것이 화근이었다. "자살하고 싶었어요. 나는 왜 돈만 생기면 무슨 일이 생길까.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놓은 인맥이 아까웠어요. 2개 지사와 레커차 등 돈 되는 것은 다 팔아 빚을 청산했어요. 나머지 2개 지사는 현지인 기술자에게 임대했어요. 지금 2개 지사는 엄청나게 잘나가고 있습니다."이제 그는 자동차 정비를 그만두고 컨설턴트가 됐다. 네오인포메이션 등 보츠와나에 진출한 기업 대부분은 그의 도움을 받았다. 지금까지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보츠와나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14년째 '보츠와나 테니스 주니어 토너먼트 대회'를 주최한다. 또 축구 클럽에 '킴스 오토'를 새긴 유니폼을 무료로 지급해 주고 있다. 보육원과 불우이웃 등에도 아낌없이 후원금을 내놓는다. 이웃에 장례식이 생기면 트럭과 기사를 무료로 보내준다. '함께 살아가자'는 경영 철학 때문이다. 1991년 그는 한인회를 만들었다. 경쟁업체 사장이자 친구를 회장에 추대하고 옆에서 봉사를 자처했다. 그러나 회원들이 자기 사업을 보호하려는 생각을 앞세워 한인회를 이용했기에 6년 만에 한인회는 문을 닫았다. 그러다 2000년 그는 다시 한인회를 창립했다. 2002년부터 2차례, 2011∼2013년, 그리고 올해까지 4차례 한인회장을 맡고 있다. '보츠와나에 빠진' 그는 형 김중수 가족, 동생 김장수 가족 등 10명을 불러들여 '킴스 패밀리'를 형성했다. 이들과 함께 자동차 정비, 건설업, 무역업, 컨설팅업을 하면서 보츠와나에 한국을 심고 있다. "보츠와나에 진출하고 싶은 분은 저와 상의하세요. 특히 젊은이들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제가 지식형 사업을 많이 만들어 놓을 것입니다. 여기에 와서 일하십시오."
-
-프로야구- '11회 끝내기 실책'…넥센, SK 꺾고 준PO 진출(종합2보)넥센, 연장 승부 끝에 준PO 진출 확정(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1회말 넥센 공격 2사 만루 상황에서 윤석민(왼쪽에서 두번째)의 플라이볼을 놓치는 유격수 김성현의 끝내기 실책으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넥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스나이더 동점 2루타…SK 김성현 포구 실책으로 결승 득점스나이더 경기 MVP…10일부터 정규시즌 3위 두산과 5전3승제 준PO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하남직 신창용 기자 = 넥센 히어로즈가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처음 열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1회 나온 상대의 끝내기 실책으로 SK 와이번스에 역전승을 거두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넥센은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홈 경기에서 SK를 5-4로 꺾었다.3-4로 뛰진 11회말 1사 2루에서 브래드 스나이더의 우익수 쪽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2사 만루로 찬스를 이어간 뒤에는 윤석민의 내야 뜬 공을 SK 유격수 김성현이 놓치는 바람에 천금같은 결승점을 뽑았다.끝내기 실책은 포스트시즌에서는 역대 세 번째다.6회 대타로 투입돼 동점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린 스나이더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이날 승리 덕에 올해 정규리그 4위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은 넥센은 준PO에 올라 10일부터 정규시즌 3위 두산 베어스와 5전3승제로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다툰다. 넥센이 준PO를 치르는 것은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2013년에 이어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했다.케이티 위즈의 가세로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KBO 리그에서는 처음으로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하고도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참가할 수 있었던 SK는 한 경기로 올해 '가을 야구'를 끝냈다. 넥센-두산의 준PO 1차전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SK 선발 김광현이 1회 제구력 난조로 볼넷을 네 개나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줘 넥센이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투수가 한 이닝에 내준 볼넷으로는 최다 타이기록이다. 김광현이 1회에 던진 공은 31개나 됐다. 김광현은 2회부터 4회까지 매회 안타를 얻어맞았지만 더는 진루를 허락하지 않으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찾아갔다. 5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은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일 만큼 더욱 위협적이었다.3회까지 매회 선두타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했다. SK가 1회 1루주자 조동화의 견제사, 2회 앤드류 브라운의 병살타 등으로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덕도 봤다.그러다가 5회에 가서야 터진 SK의 첫 안타가 이날 경기 흐름을 바꿔 놓았다. 선두타자 브라운이 0볼-1스트라이크에서 밴헤켄의 시속 126㎞짜리 몸쪽 포크볼을 받아쳐 왼쪽 펜스를 넘겨버렸다.첫 피안타로 동점을 허용하자 밴헤켄이 흔들렸다. 다음타자 박정권이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쳤다.희비교차(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1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타를 때린 넥센 윤석민(가운데)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사이 끝내기 실책을 한 SK 김성현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김성현의 보내기번트로 박정권은 3루를 밟았다. 이후 SK는 3루 주자는 뛸 생각도 없었던 듯한데 정상호가 1루 쪽으로 스퀴즈번트를 대 아웃카운트 하나만 늘렸다.하지만 이번에는 넥센 수비가 밴헤켄을 도와주지 않았다. 나주환이 좌중간에 떨어뜨린 타구를 넥센 좌익수 박헌도가 무리하게 잡으려고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1타점 3루타가 됐다. 게다가 중계 과정에서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까지 겹쳐 나주환은 홈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그렇지만 넥센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넥센은 1-3으로 끌려가던 6회 수비에서 2사 후 볼넷과 2안타로 만루 위기에 처하자 밴헤켄을 빼고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려 김강민을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반격 기회만 엿보던 넥센은 결국 7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김광현에 이어 6회부터 SK 마운드를 지킨 메릴 켈리를 상대로 7회 1사 후 서건창이 볼넷을 고르자 고종욱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홈에 불러들였다. 이어 이택근의 1루수 앞 땅볼 때 SK 1루수 박정권이 홈 송구를 주저하는 사이 고종욱마저 득점에 성공, 3-3 동점이 됐다.넥센은 손승락에 이어 조상우, SK는 켈리 이후 전유수,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가동해 균형을 연장까지 이어갔다.SK는 11회 2사 1,3루에서 넥센 포수 박동원이 한현희가 던진 공을 뒤로 빠트리는 바람에 3루 주자 나주환이 홈을 밟아 승부를 2차전으로 끌고가는 듯했다.하지만 어이없는 실책이 SK를 기다리고 있었다. 넥센은 11회말 1사 후 김민성과 스나이더의 연속 2루타로 4-4, 다시 균형을 맞췄다.상대가 김하성을 고의4구로 거른 뒤 박동원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서건창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다.SK는 박정배를 마운드에 올려 윤석민을 평범한 내야 뜬공으로 유도했다. 하지만 유격수 김성현이 이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SK의 가을야구는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11회 등판해 1이닝동안 1실점하고 패전 위기에 몰렸던 한현희는 승리투수가 됐다. 팀 승리에도 4차례나 삼진으로 돌아선 박동원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에 타이를 이뤄 체면을 구겼다. 한편 이날 경기는 처음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지만 1만500명이 들어설 수 있는 목동구장에는 7천469명의 관중만이 찾았다.
-
-프로야구- 두산, 3위 확정…KIA는 PS 탈락·SK 5위(종합)역투하는 두산 이현호(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 두산 선발투수 이현호가 역투하고 있다. 2015.10.4 uwg806@yna.co.kr넥센-SK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가을야구' 개막손아섭 결승포 롯데, 4연패 탈출하고 시즌 마감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가 KIA 타이거즈를 꺾고 3위를 쟁취했다. 반면 KIA는 남은 2경기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PS) 진출 탈락이 확정됐고 이미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SK 와이번스가 5위로 3년 만에 가을 야구에 참가하게 됐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KIA를 9-0으로 제압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한 두산은 79승 65패로 전날 정규시즌을 마감한 넥센(78승 65패 1무)을 0.5게임차로 따돌리고 3위 자리를 확정지었다.전승만이 살 길이었던 KIA는 이날 패배로 5위 SK와 2게임차로 멀어져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포스트 시즌 진출 탈락이 확정됐다.7위로 떨어진 KIA는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단독 6위, 1승 1패 시에는 한화 이글스와 승률이 같아져 공동 6위, 2패 시에는 7위로 올 시즌을 마감한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1위 삼성 라이온즈, 2위 NC 다이노스, 3위 두산에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4위 넥센, 5위 SK로 모두 결정됐다.포스트시즌은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릴 넥센-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막을 올린다. 1승을 안고 싸우는 넥센은 두 경기 중에서 1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SK가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려면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두산 선발 이현호가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친 야수진의 도움 속에 탄탄한 투구를 이어간 데 반해 KIA 선발 홍건희는 일찍 무너졌다. 볼넷이 화근이었다.두산은 2회말 1사 후 오재원과 홍성흔이 연속 볼넷을 골라낸 뒤 오재일의 좌익수 뜬공 때 2루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다.김재호까지 볼넷을 얻어내 볼넷으로만 베이스를 꽉 채운 두산은 정수빈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먼저 2점을 뽑아냈다.3회말 2사 1, 3루에서 등판해 위기를 잘 막아낸 KIA의 두 번째 투수 유창식 역시 제구력이 흔들렸다.환호하는 김현수(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 6회말 1사 1,2루에서 두산 김현수가 3점 홈런을 때린 뒤 홈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2015.10.4 uwg806@yna.co.kr두산은 4회말 선두타자 볼넷과 보내기 번트로 2루에 진루한 김재호를 허경민이 중전 적시타로 불러들였다.허경민은 투수 폭투에 이어 도루로 3루에 안착한 뒤 김현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KIA는 6회초 안타 2개로 2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믿었던 브렛 필이 바뀐 투수 앤서니 스와잭에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땅을 쳤다.두산은 6회말 정수빈과 민병헌의 볼넷에 이어 김현수가 KIA의 세 번째 투수 박정수로부터 우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두산은 7회말 1점, 8회말에 또 1점을 보태고 승리를 재확인했다.부산 사직구장에서는 8위 롯데 자이언츠가 최하위 케이티 위즈를 6-3으로 꺾어 4연패에서 벗어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롯데는 4회 2사 후 최준석이 볼넷을 고른 뒤 오승택이 케이티 선발 엄상백으로부터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려 앞서 나갔다.바로 반격에 나선 케이티는 5회초 2사 1,3루에서 앤디 마르테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추격을 시작했다.6회에는 안타와 사4구 두 개를 엮은 1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이대형의 우중간 안타로 균형을 되찾았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전세를 뒤집지 못한 것이 케이티로서는 못내 아쉬웠다.결국 롯데가 8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케이티는 이후 연이은 실책으로 석 점을 더 빼앗기고 무너졌다.전날 신생팀 최다승 타이 기록(52승 91패)을 달성한 케이티는 5일 마산 원정경기로 치르는 NC와 시즌 최종전에서 새 기록에 다시 도전한다.
-
자영업은 월급쟁이의 무덤…"먹고살길 없어 가게 차렸더니…"(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국의 자영업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도소매와 음식업 등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에는 여전히 은퇴자들이 몰리고 있다. 회사를 그만둔 베이비붐 세대는 생계유지를 위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퇴직금에 빚까지 더해 창업에 나서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자영업자 수는 감소…진입장벽 낮은 도소매·음식업은 증가세5일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수는 올해 8월 현재 562만1천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의 565만2천명에서 3만명 가량 줄어든 수치다. 자영업자 수는 2005년 617만2천명으로 정점을 찍고서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 자영업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7.4%(2013년 기준, 2011년 2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1%(2011년)보다 높다. 산업 구조 특성상 자영업자 비율은 점점 줄어 OECD 평균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전체 자영업자 수의 감소에도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 등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는 늘고 있다. 도매 및 소매업의 사업체 수는 지난 2013년 96만388개로 2006년(86만5천45개)에서 10만개 가량 늘었다. 이 기간 종사자수도 248만2천358명에서 289만9천955명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에 숙박 및 음식점업의 사업체는 6만4천522개(62만1천703개→68만6천225개), 종사자수는 31만9천176명(167만2천300명→199만1천476명) 증가했다.이들 업종은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를 중심으로 은퇴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음식점업의 대표주자인 치킨전문점(2013년)수는 2013년 기준 2만2천529개로 편의점(2만5천39개)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통계청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점으로 등록된 상표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으로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면 치킨집은 더욱 늘어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수는 10년간 연평균 9.5% 늘어나 약 3만6천개까지 치솟았다. KB경영연구소는 당시 KB카드 개인사업자 가맹점을 상대로 치킨전문점 현황을 분석했다.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 체계를 기본적인 토대로 닭강정, 불닭 등 치킨을 주판매 업종을 하는 사업체를 더했고 닭갈비, 찜닭, 삼계탕, 닭꼬치 등을 파는 곳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KB경영연구소의 분석대로라면 한국의 치킨집은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의 전 세계 매장 수(3만5천429개·2013년)보다도 많다. 주 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치킨집과 커피전문점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창업이 쉽다"며 "은퇴자들이 먹고살기가 어려워 치킨집 등을 열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위기위 영세자영업자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영업, 묻지마식 창업에 '월급쟁이 무덤' 전락 중소기업청의 실태 조사(2013년)에서 자영업으로 뛰어든 동기와 관련한 물음에 '생계유지 위해서(다른 대안이 없어서)'를 꼽은 자영업자가 전체의 82.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창업을 통해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서'와 '가업 승계를 위해서'는 각각 14.3%, 1.3%에 불과했다.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자영업을 시작한 비율은 2007년 79.2%, 2010년 80.2% 등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등에게 '회사는 전쟁터였지만 밖은 지옥'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지만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창업에 뛰어든 뒤 쓴맛을 보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한정된 '밥그릇'을 놓고 생계유지를 위한 자영업자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2013년 개인사업자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이를 단순 비교하면 생존율은 16.4%에 불과했다. 폐업률을 보면 음식점이 전체의 22.0%로 가장 높았다. 편의점이나 옷가게 등의 소매업(20.5%)과 미용실, 네일숍 등의 서비스업(19.8%)의 폐업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배경 없이 장사가 잘된다 싶으면 무조건 뛰어들고 보는 '묻지마 창업'의 폐해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업 실패로 퇴직금을 고스란히 날리는 것은 물론 빚더미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를 상대로 한 신규대출은 51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기(38조7천억원)보다 34% 늘었다. KB경영연구소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악화와 은퇴 후 창업 활동 증가로 자영업자의 부채규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자영업 대출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 현 연구위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이 많지만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월급쟁이'의 꿈이 빨리 돈을 모아 가게를 하나 차려 나가는 것이었는데 과거 10년간 자영업은 '월급쟁이들의 무덤'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 60대로 옮겨간 창업 행렬…"치열한 경쟁, 자영업도 규모 경제"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창업에 몰리면서 자영업자의 평균 연령대도 상승하는 추세다. 통계청 조사에서 50세 미만 자영업자 수는 2007년 324만명에서 2013년 246만명으로 줄었지만 5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같은 기간에 289만명에서 328만명으로 39만명 늘었다.2013년까지는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이 활발하면서 '50대 사장님'이 많이 늘었지만 최근에는 60대가 창업 주도세력으로 떠올렸다. 60대 이상이 대표인 사업체는 지난해 70만1천319개로 전년보다 11.8% 늘어났다. 40대(0.8%)와 50대(0.9%)의 증가 폭이 미미한 것과 대비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몰락하자 자영업에도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자영업자 가운데 사업자금이 3억원 이상인 비율은 2013년 8월 2.3%로 1년 전(1.4%)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사업자금의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도 증가세에 있다. 이는 고용원 없이 가족경영 형태로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줄어드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3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1년 6개월째(올해 8월 기준) 감소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올해 8월 402만68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9만6천명 줄었다. 감소폭으로 보면 2009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많이 줄어든 것은 퇴출이 늘어났다기보다는 진입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영세하게 사업을 운영하다가 실패하는 것을 자영업자들이 두려워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 경기가 더욱 얼어붙은 상황이다.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올해 8월 159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천명 늘었다. 윤 연구원은 "경기도 안좋은 상황에서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크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사업에 뛰어드는 경향이 늘어났다"며 "자영업의 "진입 장벽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
'편도'로 한끼 때우고 로또에 희망 걸고…불황의 그림자들담배·술 소비 사상 최대…지표 개선 속 체감경기는 겨울사무실 텅텅 비고 '깔세' 점포만 난립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이광빈 김동호 박초롱 기자 = 생산과 소비가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여 경기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생활 속 불황'의 그늘은 여전히 짙다. 편의점에서 값싼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편도족'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고, 가전·주방제품 대여를 넘어 일반 의류 대여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하면서 지하철 인근 상가에는 '깔세' 매장이 부쩍 늘었다. 이러다 보니 실제 경기와 체감 경기의 괴리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 경제 안 좋으면 편의점이 뜬다?…'편도족' 증가세 최근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편의점 분석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편의점의 지속적 성장을 예상하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김태홍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불황형 소비 패턴이 강해지면서 편의점 매출의 꾸준한 개선 흐름이 단시일 내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간편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우려고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는 '편도족'의 증가는 대표적인 불황형 소비 패턴이다. 편의점 매출은 담배가격 인상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비해 유독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소비 패턴 변화가 겹쳐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8월 편의점 소매판매액은 1조5천61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9% 늘었다. 같은 달 면세점이 포함된 대형마트 판매액은 6.6%, 백화점 판매액은 5.0% 줄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지하철 상가나 창고형 매장에 둥지를 틀던 '깔세' 매장은 전통시장까지 파고들었다. 깔세는 보증금 없이 몇 달치 월세를 미리 내고서 잠깐 장사를 하고 사라지는 점포를 말한다. 보통 간판 상호와 관계없는 물건을 '눈물의 폐업 처리' 등 자극적 광고 문구를 내걸고 판다. 전국의 자영업자는 올해 8월 기준 562만1천명으로 1년 새 18만3천명이나 줄었다. ◇ 늘어가는 텅 빈 사무실…공실률 2008년 이후 최고 기업 매출이 부진해지면서 강남, 여의도권 등 서울 각지에서 빈 사무실이 늘어나는 추세다. 금싸라기 땅에 있는 임대료가 비싼 건물은 물론이고 중소형 빌딩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전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3.1%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서울 도심이 12.3%로 가장 나쁘고 강남이 10.8%, 여의도·마포는 9.2%였다. 지방 도시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부산은 14.9%, 대구는 15.9%였고 인천은 18.6% 수준이었다. 대전은 21.5%에 이른다.공실률이 높아진 것은 오랜 불경기로 사무실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 부진과 조선업 불황 등의 여파로 올 2분기 기업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 중 제조업은 2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5% 줄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수출이 올해 들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수출 대기업 실적이 하반기에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넥타이도 빌려서 맨다…불황 '新풍속도'취업난과 불황으로 소비를 줄이는 대신 빌려쓰는 것을 선택하는 '신(新) 풍속'도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대여시장은 명품과 자동차, 가전제품 위주로 돌아갔지만 최근 일반 의류와 액세서리 대여가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돌 잔치 의상 등 화려하고 값비싼 옷을 대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넥타이, 재킷 같은 일반 의류로 대여 품목이 다양해졌다. 주요 고객층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이다.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의류와 신발·가방, 화장품 판매액은 최근 3개월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의류 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떨어졌고 화장품과 신발·가방 판매액은 각각 8.6%, 6.9% 감소했다. 서적 판매액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줄었다. 이처럼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맸는데 복권은 불티나게 팔렸다. '불경기일수록 복권이 많이 팔린다'는 속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1조7천7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천500억원(9.2%) 증가했다. 연간 복권판매액은 2011년 3조805조원을 돌파한 이래 올해 5년 연속 3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술·담배도 잘 팔리고 있다. 올해 2분기 가계가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쓴 돈은 월평균 3만2천496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쓸 돈이 줄어들자 옷값, 책값을 줄이고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달래며 로또복권에 희망을 걸어보는 국민이 늘어난 셈이다.
-
추신수 1안타·1득점…텍사스 우승 '1승만 더'9월 타율 0.404·홈런 5개·20타점으로 마감 (알링턴<미국 텍사스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가 4년 만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텍사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6-2로 이겼다.지구 2위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이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7-8로 패함에 따라 텍사스는 우승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한꺼번에 2개나 털어냈다.10월 1일부터 홈에서 에인절스와 4연전을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하는 텍사스는 이에 따라 1일 에인절스를 잡으면 현재 남은 매직넘버 2를 다 없애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텍사스는 86승 72패, 에인절스는 83승 75패를 기록했다. 나란히 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에인절스가 전승을 거두더라도 텍사스가 2승만 보태면 선두 싸움은 끝난다. 에인절스와 4연전에서 텍사스가 2승 2패만 해도 1위가 되는 것이다.에인절스와 공동 2위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5회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에 0-2로 뒤져 있다.휴스턴이 패한다면 83승 76패가 되고, 텍사스는 이 경우에도 1승만 보태면 자력으로 지구 우승을 결정 짓는다.텍사스의 2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한 추신수는 4타수 1안타를 치고 1득점을 올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추신수는 9월에만 타율 0.404(104타수 42안타), 출루율 0.515, 홈런 5개, 20타점을 올리고 화려한 한 달을 마감했다.특히 9월 이래 28경기에서 67차례나 출루해 역대 메이저리그 9·10월 최다 출루 기록 경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타이 코브가 1923년 세운 79회다.추신수는 남은 4경기에서 12번 더 출루하면 코브의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추신수는 0-2로 뒤진 1회 1사 주자 없는 첫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를 뽑아낸 뒤 곧바로 터진 애드리안 벨트레의 좌월 동점 투런포 때 홈을 밟았다. 그는 23일 오클랜드와의 경기 이래 8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3∼4회에는 잇달아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혔으나 유격수와 우익수 정면으로 간 바람에 아쉽게 땅볼과 직선타로 물러났다.7회에는 삼진으로 돌아섰다.텍사스는 2-2이던 3회 로빈슨 치리노스의 좌중월 솔로 아치로 균형을 깬 뒤 프린스 필더의 적시타와 마이크 나폴리의 좌월 2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추신수 깨끗한 안타 추신수가 30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1회 깨끗한 우전 안타로 8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AP=연합뉴스)
-
불쑥불쑥 솟아나는 송이버섯 축제봉화·양양·울진 등서 동시에 열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숲속의 다이아몬드', '신비의 영물'. 송이버섯을 일컫는 별칭이다.송이버섯은 뿌리, 줄기, 잎의 구분이 없고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못한다. 따라서 다른 식물에 기대어 생존할 수밖에 없다.송이가 의지해 사는 원생식물은 소나무다. 송이의 '송'자가 소나무 송(松)인 것도 바로 그때문이다. 소나무는 송이의 터전이나 다름없다.다시 말해 소나무 뿌리에 붙어사는 외생균인 송이는 소나무에게서 탄수화물을 공급받는 대신 자신은 땅속에서 흡수한 무기양분을 소나무에 줌으로써 소나무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버섯이다. 소나무의 고장인 강원도 양양과 경북도 봉화, 울진에서 송이축제가 열린다. 내달 초에 약속이라도 한 듯 거의 동시에 개막하는 것. 양양송이축제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리고, 울진금강송송이축제와 봉화송이축제는 2일 개막해 4일과 5일까지 각각 진행된다.다음은 이들 축제의 개요. ● 양양송이축제 = 양양지역의 대표적 가을축제로 남대천 둔치와 송이산지 일원에서 열린다.주제는 '송이愛 반하고, 향기에 취하 Go'. 모두 38가지 행사가 준비됐다. 내국인 대상의 송이보물찾기와 외국인 대상의 송이 채취 현장체험은 이번 축제의 백미.송이를 맛보거나 살 수 있는 송이요리전문점과 송이 주막, 송이 직거래 장터, 송이 가공식품 전시·판매장 등이 운영되고 송이밥과 송이빵, 송이차 등을 음미하는 시음, 시식회도 마련된다. ☎ 033-670-2114. ● 울진금강송송이축제 = 울진엑스포공원에서 '금강송이 빚은 신비의 명품, 금강송 송이!'라는 주제로 열린다.축제에 오면 가을 별미인 송이를 싼값에 살 수 있고 금강송 송이를 맛볼 수 있다. 송이 경매 모습을 시연하고 경매가 알아맞히기를 통해 푸짐한 경품도 나눠준다.송이 따보기,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와 굴구지 은어길 탐방, 송이 보물찾기, 송이로 볼링하기, 송이빵 만들기, 울진금강송 탁본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벌인다. 송이 비빔밥과 송잇국, 울진한우 무료 시식회도 날마다 열린다. ☎ 054-782-1501. ● 봉화송이축제 =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축제로 봉화읍 체육공원과 관내 송이산 일원에서 개최된다. 봉화는 적송인 춘양목이 잘 자라 송이가 자라기에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느껴보세요! 천연의 맛과 향, 봉화송이'를 주제로 송이산 견학 등 체험행사와 송이요리 등 전시, 송이판매 등 부대 행사들이 마련된다. 봉화송이 전국마라톤대회도 함께 열릴 예정.봉화송이는 태백산 자락의 마사토 토양에서 자라 다른 지역 송이보다 수분 함량이 적고 향이 뛰어나다고 주최측은 자랑한다. ☎ 054-679-6311.
-
화성에 지금도 물 흐른다…'소금물 개천' 외계생명 가능성 시사(종합3보)NASA, '화성 소금물 개천' 발표(Win McNamee/Getty Images/AFP)NASA 간부 "중요한 진전"…미래 화성탐사에 많은 영향줄 듯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소금물 개천' 형태로 지금도 흐르고 있음을 보여 주는 강력한 증거가 발표됐다.이 발견은 화성에 외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앞으로 인간이 화성에 살 수 있게 될 가능성도 보여 주는 것이어서 매우 주목된다.이에 따라 2020년 화성 탐사선을 보내 화성 표면에 착륙시킨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2020 로버 미션'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 표면에 흐르는 물이 존재했던 흔적이 있다는 점은 2000년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점은 2008년에 각각 밝혀졌으나, 액체 상태의 물이 지금도 흐른다는 증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성 소금물 개천(EPA/NASA HANDOUT) NASA는 현지시간 28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29일 0시 30분) 워싱턴DC의 본부 청사에서 1시간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화성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일부 지역에서는 계절에 따라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이런 지형을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하는데, 여름이 되면 나타났다가 겨울이 되면 사라진다. RSL은 폭이 5m 내외, 길이가 100m 내외인 가느다란 줄 형태이며 영하 23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생겼다가 그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면 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RSL은 2010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있는 애리조나대(UA)의 학부생이었던 루젠드라 오지하가 이 학교의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 연구(HiRISE)팀 연구책임자 앨프리드 매큐언 교수 등과 함께 발견했다. 네팔 출신인 오지하는 현재 조지아 공과대(조지아텍)의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다. 화성 소금물 개천(EPA/NASA HANDOUT) RSL에 관해서는 염류를 포함한 물이 화성의 땅에서 새어 나오면서 이것이 흘러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었으나 그간 증거가 없었다.그런데 이번에 오지하와 매큐언 등 과학자들이 RSL이 관측되는 지역들의 스펙트럼을 관측해 RSL이 염화나트륨이나 염화마그네슘 등 염류를 포함한 물이 흐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 이는 2006년부터 화성 주변을 도는 관측 장비들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연구자들은 "물은 우리가 아는 생명에 필수적"이라며 "오늘날 화성에 액체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천체생물학적, 지질학적, 수리학적 함의가 있으며 미래의 인간 탐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 소금물 개천(AFP PHOTO /NASA/JPL/UNIVERSITY OF ARIZONA)화성에 '소금물 개천'이 흐르는 이유는 지구의 대도시들이 눈이 오면 길을 녹이려고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과 똑같은 과학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화성의 온도와 기압이 낮기 때문에 그냥 순수한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물에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등 염류가 녹으면 어는점이 내려가고, 따라서 화성의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를 수 있게 된다. 화성에는 40억년 전에 큰 바다가 있었으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기후 변화로 표면에서 물이 대부분 사라졌다. 우주인 출신이며 NASA 우주 탐사계획국 차장인 존 그런스펠드는 "우리의 화성 탐사는 우주의 생명체를 찾아 '물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이제 우리가 오래 의심해 왔던 바가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소금물이긴 하지만 물이 화성의 표면에 오늘도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화성 소금물 개천(AFP PHOTO /NASA/JPL/UNIVERSITY OF ARIZONA)이 물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앞으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5년 전 RSL을 발견해 과학계에 보고한 데 이어 이번 논문의 제1저자 겸 교신저자를 맡은 오지하는 크게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단 주변의 습도가 올라가면 염류가 주변의 물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는 조해성을 지니고 있어서 생기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 또 표면 아래에 얼음의 공급원이 있어서 이것이 염류와 접촉한 상태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녹는 것일 수도 있다. 아울러 화성의 지면 아래에 물을 품고 있는 층이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내용은 28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됐다.NASA가 주최한 발표 기자회견은 인터넷과 NASA TV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으며 전화 회의 참여 기회도 사전에 등록한 언론매체 기자들에게 제공됐다. 주최 측은 일반인들로부터 #AskNASA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해 소셜 미디어로도 질문을 받았다.발표 기자회견에는 NASA 본부 행성과학국장 짐 그린, NASA 본부 화성 탐사 프로그램 연구책임자인 마이클 마이어, 캘리포니아주 모펫 필드에 있는 NASA 에이미스 연구소 연구원이며 GIT 대학원생인 메리 베스 빌헬름 등이 참여했다. 학회 참석차 유럽에 출장 중인 오지하와 매큐언 교수는 프랑스 낭트에서 전화회의 방식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