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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30대도, 40대도 메디컬 드라마로 여네요"KBS2 '뷰티풀 마인드'서 감정 못 느끼는 신경외과 의사역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극단적으로 보면 사이코패스 같을 때가 많은데 의사가 사이코패스면 안 되니까 그 경계선을 지키는 게 관건이에요. 일상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어떤 모습인지 연기하려고 합니다."20일 첫 방송에 들어가는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 역을 맡은 배우 장혁(40)이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장혁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뷰티풀 마인드' 제작발표회에서 "이영오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며 "두 가지 연기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표현하기도 했다.2007년 MBC TV '고맙습니다'에 이어 두 번째로 의사 역을 맡은 그는 "30대가 돼서 맡은 첫 배역이 '고맙습니다'의 흉부외과 의사 민기서였는데 40대가 되어서도 '뷰티풀 마인드'에서 의사를 맡았다"고 소감을 전했다.그는 "'고맙습니다'에서 의학 자문을 해주셨던 의사분이 이번 드라마에서도 자문을 맡아주셔서 친밀감이 느껴졌다"며 웃었다.장혁은 "당시에는 흉부외과였고 이번에는 신경외과여서, 가슴에서 머리로 좀 올라왔다"면서 "수술 장면에서도 흉부외과 때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했다.영화 '화산고' 이후 15년 만에 허준호와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당시에는 감정이 풍부하시고 마초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15년이 흐르고 만나니 많이 담백해지신 것 같다"며 "당시 선배님께 많이 배웠다"고 허준호를 치켜세웠다.이에 허준호는 "당시 장혁은 열정만 가지고 있는 배우였는데 그 사이 그릇이 많이 커져 있다. 멋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같은 날 방송을 시작하는 경쟁작이 같은 의학 드라마인 데 대해서는 "시청률에 대한 부담은 늘 있다"며 "그 부담감에 대처하는 건 그제, 어제의 촬영, 앞으로의 촬영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작품, 그리고 좋은 시청률이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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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로 본 건축…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막(종합)"용적률은 서울 변화 설명하는 키워드"…문화예술위 운영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인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 26일(현지시간) 시작됐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날 오후 한국관 개막식을 열고 지난 50년간 서울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이자 사람들의 집단적 욕망을 드러내는 지수인 '용적률'을 주제로 한 전시를 공개했다.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주제인 '전선(前線)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에 대응해 선택된 테마인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바닥 면적의 합계)의 비율을 뜻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개막식.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로서 총괄 운영하는 이번 전시는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공동 큐레이터로는 신은기 인천대 교수, 안기현 한양대 교수, 김승범 브이더블유랩 대표, 정이삭 에이코랩 대표, 정다은 코어건축 팀장이 참가했다.김성홍 교수는 개막식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건축가는 땅을 보면 먼저 최대로 지을 수 있는 건물 면적을 생각한다"면서 "용적률은 한국사회를 들여다보는 렌즈로, 2010년 이후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위원회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아파트 대신 중간 규모의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고, 젊은 건축가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창의적인 용적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전시장은 '게임의 규칙', '게임의 양상', '게임의 배경', '게임을 보는 관점', '게임의 의미' 등 5개 공간으로 나뉜다. '게임의 규칙'은 땅, 건물, 규칙 사이에서 펼쳐지는 용적률 게임의 특성을 설명한다. '게임의 양상'에서는 2010년 이후 지어진 건축물 36개를 시각화한 작업의 결과물이 나온다.실제 건물을 75분의 1 크기로 줄인 모형을 통해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면적의 비율)과 용적률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자 애쓰는 건축가들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특성을 다양한 통계와 그래프로 제시하고, '게임을 보는 관점'은 다세대주택을 소재로 한 강성은·백승우·정연두·신경섭 작가의 회화와 사진, 영상 작품을 보여준다.특히 2년간 오래된 다세대주택을 촬영한 사진 4천327장으로 구성된 백승우의 '4327 시리즈'는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불법적으로 확장한 공간들이 서울의 특징적 모습이 됐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또 '게임의 의미'에서는 용적률 게임이 현대 한국사회에서 갖는 의의를 소개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된 강성은과 백승우의 작품.김 교수는 "용적률은 세계 대도시에 다 있지만, 용적률 게임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되는 곳은 서울"이라면서 "용적률 게임은 경제력이 있는 아시아의 대도시들이 앞으로 겪게 될 공통의 숙제"라고 말했다.그는 "서울은 '아파트 도시'라고들 생각하지만, 인구의 55.2%는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거주한다"면서 "절반이 넘는 이 주택들을 어떻게 재생할 것인지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전시 주제가 외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시각 자료가 많지 않다는 질문에 대해 김 교수는 "어떤 분은 그냥 갈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오래 머물 수도 있다"며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 많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박명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는 한국 건축이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과 본전시에 초청된 한국 작품을 통해 한국 건축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관이 뉴욕타임스 스타일 매거진으로부터 예멘관, 폴란드관, 미국관, 네덜란드관 등과 함께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이 매체는 용적률은 서울에서 중요한 주제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삶의 질을 높이려고 건축가들이 노력한 산물이라고 평가했다.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28일 공식 개막해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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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간호사 파독 50년 성대한 기념식 "우리 모두 잘 해냈다"1천 여명 모여 격려와 찬사 릴레이…1만 여 파독 간호사 양국 가교·경제발전 기여 (에센=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파독 간호사들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에센에 모여 독일행 5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렀다.독일 전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모인 이들 간호사에, 미주와 호주에서 한인 간호사 97명이 가세하고 한국에서도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폐광 지역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행사장 촐페어라인 대연회장은 1천 명이 넘는 인파로 넘쳐 의자가 부족했다. 독일 에센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큰 현수막을 내걸고 간호사 파독 50주년을 기념하는 참석자들 (에센=연합뉴스) 그러나 1931년생 최고령 간호사도, 파독 간호사와 결혼한 독일인 남편들은 물론 자원봉사에 나선 10대 유학생들까지도 한데 어우러져 지난 50년에 걸친 고단했지만 뜻깊었던 여정을 격려하며 축하했다.에센 주변 지역에 연고가 많은 파독 광부들도 제 일처럼 기뻐했고, 파독 기산 시점인 1966년 이들 간호사의 집단 취업을 주선한 이수길 박사도 87세 노구를 이끌고 자리한 채 감회에 젖었다.1976년까지 독일로 온 파독 간호사 1만여 명은 특유의 부지런함과 일솜씨로 독일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파독 광부와 더불어 한독 친선의 가교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의 한국 산업화 도정에 급여 송금으로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을 통해 바로 그 점을 짚었다.박 대통령은 "여러분이 흘렸던 땀과 눈물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고, 독일 국민에게 큰 감동과 신뢰를 주면서 양국관계 발전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정진엽 장관은 "50년 역사의 장(場)"이라고 기념식의 의미를 부여하고 "후손들에게 파독 간호사들의 역사는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표창 받은 기념으로 촬영하는 파독 간호사들 (에센=연합뉴스)정 장관은 행사 전 한인문화회관을 둘러보고서는 방문록에 "국가가 어려울 때 오셔서 나라의 발전에 선봉에 서셨던 여러분의 땀과 열정을 존경한다"고 적었다.이경수 주독 대사는 지난 50년 한독 양국은 전후 복구와 경제발전을 하는 같은 과정에 있었다며 "이제 한독은 서로 가장 필요한 동반자 관계가 됐고 그 근저엔 여러분의 노고가 있다"고 보탰다.파독 간호사로서 기념식을 이끈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은 "밤낮으로 정말 열심히 일해 모두 백의의 천사가 됐다.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다"라며 울먹였다.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여러분은 선각자이자 애국자로서 자랑스럽고 존경한다"라고,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파독 간호사 누나, 대한민국의 영원한 누나로 부르겠다"라고 각각 말해 큰 박수와 웃음을 끌어냈다. 파독 광부 모임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최광섭 회장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형제자매처럼 지냈다. 앞으로도 아름답게 살아가자"고 깊은 유대감을 표했다.독일 참석자들도 깊은 신뢰와 함께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 소속의 토마스 쿠펜 에센 시장은 "여러분은 정말 독일사회의 모범이었다"며 "지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함께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행사장 사용에 도움을 준 쿠펜 시장은 파독 광부를 고려해서 "최적의 행사장을 선택하신 것"이라며 "글뤽아우프(광부들이 작업 전 서로 안전을 기원하며 하는 인사로서 지역 인사말로도 더러 사용)"이라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터키계 남자 간호사 출신으로 사회민주당 소속인 제르다어 위크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회 의원은 "한국인 간호사들과 일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웠다"면서 "여러분은 진짜 백의의 천사"라고 극찬했다. 파독 간호사들은 시(詩)도 선물 받았다. 시를 쓰는 장순휘 새누리당 인천시당 대변인은 단상에 올라 큰 절로 인사하고 '우리들은 코리안 엔젤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시 낭독을 통해 파독 간호사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했다.1966년 독일 땅을 밟은 참석자 중 최고령(1931년생)인 김연숙 씨는 기자와 만나 "너무 행복하다. 86세가 되어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오니까…"라며 눈물을 보였고, 한국전쟁에 간호장교로 참전하기도 했던 1932년생 고 마리아 씨는 "감개무량하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파독 간호사의 대부로도 불리는 이수길 박사와, 그를 참석자들에게 설명하며 사의를 전하는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 (에센=연합뉴스)휠체어에 의존하며 생활하는 이수길 박사는 "50년 후에도 다시 모여서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덕담했다. 마인츠 병원 소아과에서 의사로 일한 그는 파독 간호사의 대부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이날 상당수 한복을 차려 있고 참석한 간호사들은 즉석에서 생일을 맞은 동료, 선후배에게 축가를 불러주고 지역 한인으로 구성된 한두레 마당 전통예술단, 전독일 파독 간호사 합창단, 아리랑 무용단이 잇따라 흥겨운 공연을 펼쳐 분위기를 달궜다. 정진엽 장관은 간호사 20명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기념촬영도 했다.이에 앞서 행사 도입부 국민의례 때는 애국가에 이어 독일 국가도 제창하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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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히로시마行> ①다시 보는 한인 원폭피해 현황7만명 피해자 중 2천500명 생존…2세 피해자도 7천여명 추산 <※편집자주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폭 투하 71년 만에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합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정한 사죄와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한국인 원폭피해 현황과 면죄부에 반대하는 한국과 중국의 목소리, 일본 양심세력이 바라보는 화해 방안 등을 소개하는 4꼭지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태평양 전쟁의 포성이 한창이던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 미국 폭격기가 일본 히로시마(廣島) 상공에 나타났다. 1945년 8월 6일 08:15에 멈춰있는 히로시마 시계 [연합뉴스 자료 사진]폭격기에서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Little Boy)는 순식간에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16만명 가량의 목숨을 앗아갔다. 일제 식민지배를 받으며 히로시마에 머물던 한국인들도 무려 3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관련 기록을 보면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長崎)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피폭자는 69만명을 넘고 이 가운데 23만여명이 숨졌다.특히 이들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 피폭자도 7만명에 달하고 이 중 4만명이 사망했다. 남은 생존자 3만명 역시 원자폭탄 피폭의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한국인 피폭자 현황 [보건복지부 제공]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에 머물고 있는 원폭 피해자는 2천501명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세대 피해 생존자들이다.피해자의 연령을 살펴보면 70대가 1천800명으로 전체의 72.0%를 차지했고 80대(22.6%)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90대 이상 3.1%, 60대 2.3% 등이었다.더 큰 문제는 원폭 피해가 세대를 넘어 후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복지부는 원폭 2세 피해자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지만, 원폭 피해자 등록 때 기재된 사항을 근거로 보면 원폭 2세 피해자가 7천6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원폭 피해자 현황 [보건복지부 제공]원폭 2세 피해자들도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3천5명, 40대가 2천902명, 20대 이하가 668명 등이어서 앞으로 3세 피해자들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원폭 피해자를 지원하는 합천평화의집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한 적이 없어 원폭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피해자가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한국원폭2세환우회에 등록된 피해자는 1천300여명 정도"라며 "2세 피해자인데도 건강상태가 좋다고 느껴 환우회에 등록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복지부는 1986년부터 대한적십자사에 예산을 지원해 국내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를 대상으로 치료와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다.특히 1996년부터는 경남 합천에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열어 원폭으로 인한 질병이나 장애로 생활이 어려운 피해자가 편안하고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16살 때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본 안월선(87·여) 할머니는 "회사에 출근했다가 갑자기 몸이 튕겼는데 군인들에게 실려가 일주일 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안 할머니는 "온 가족이 원폭 피해를 봐 동생 한 명이 죽었고 남은 가족도 몇 년간 아프다가 세상을 떠났다"며 "골병이라 할 만큼 평생 계속 아팠다"라고 말했다. 원폭 희생자 위패 앞에 선 어린이들 [연합뉴스 자료 사진]2015년 11월 기준으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는 모두 102명의 원폭 피해자가 머물고 있지만, 정원이 110명인 탓에 입소를 희망하는 대기자가 늘 발생한다.피해자복지회관 관계자는 "2009년 증축해 정원이 80명에서 110명으로 늘었지만, 아직 비인가시설로 분류돼 요양보호사 등 필요한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몸이 아픈 고령의 원폭 피해자를 이곳에서 보살필 수 있도록 원폭 피해자에 대한 관련 법률이 통과되는 등 지원체계가 조속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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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성' 불렀던 김광진 씨 설계 '헬스케어펀드' 대박설정액 100억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중 1년 수익률 최고(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2009년 헬스케이펀드를 내놓을 때만 해도 모두가 반신반의했어요." '마법의 성'을 부른 가수 출신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김광진(51) 전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이 2009년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설계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심지어 '헬스케어'라는 용어 자체도 생소했다. 지금은 개인 투자자로 활동하는 그는 "2009년만 해도 바이오나 헬스케어주는 시가총액 자체가 적어 주목받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100세 시대나 고령화 사회라는 말조차 거론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2000년대 들어 바이오주는 인간게놈 프로젝트 완성 때를 시작으로 서너 차례 주기적으로 붐을 형성했다가 꺼지곤 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바이오주는 테마로 움직인다고 생각했고 중장기적으로 어떤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었다.김 전 본부장은 "내부적으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 펀드 설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형, 매형 등 집안에 의사가 다섯이나 돼 바이오 헬스케어분야는 비교적 익숙한 산업이어서 접근이 쉬웠고 전망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그가 주목한 것은 장기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미래 성장성이 크다는 점이었다. 당장은 실체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업종 안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이뤄내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판단했다.김광진 씨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선진국과 비교해 산업화 초기다 보니 섹터 펀드로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김 전 본부장은 "다른 제조업체와 비교해 성과가 바로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모두가 성장성을 설명하면 반신반의했다"며 "워낙 변동성이 크고 사업 가치를 평가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2013년 말 200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친 이 펀드는 그러나 최근 2년 새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설계 당시 참여해 현재까지 펀드를 운용하는 한용남 부장(41·펀드매니저)은 "3년 전까지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한미약품[128940]의 기술 수출 등으로 가능성이 확인되고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 산업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순수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펀드 설정액은 현재 2천200억원으로 2013년 말과 비교해 10배로 불어났다.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중에서 김 전 본부장이 설계한 '동부[012030] 바이오헬스케어1'펀드의 1년 수익률이 15.3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7.4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성과다. 이 펀드의 2009년 11월3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120.22% 수준이다.이 펀드는 현재 75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등 바이오·헬스케어주를 55개 정도 담고 나머지 20개 종목은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배당주 등 안정적인 주식으로 채웠다. 투자 판단의 기준은 기술력과 경영인의 도덕성, 그리고 사업 마인드·능력 등 세 가지다. 한 부장은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성을 보고 시장의 관심이 멀어질 때를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바이오·헬스케어는 제약에서부터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분야까지를 아우른다. 제약, 신약,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미용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2012년 동부자산운용을 나와 여의도에서 개인 투자가로 활동하는 김 전 본부장도 작년에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로 재미를 봤다. 그는 "바이오·헬스케어주는 소외당하고 인기가 없을 때 사서 2년 이상 임상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한다"며 "최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싼 것으로 보이는 미국 바이오 주식에도 투자했다"고 말했다.주식 투자에선 장기적으로 어떤 기준을 갖고 투자할지, 즉 철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전 본부장은 "바이오 성장주뿐만 아니라 자산가치나 현금흐름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1990년대 '더 클래식'이란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마법의 성'을 히트시킨 그는 1989년 장은투자자문과 하나경제연구소를 거쳐 삼성증권과 동부자산운용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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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비스 "알파고 승리는 작은 발걸음…게임 안 끝났다""알파고는 결국 인간의 창조물…갈 길 멀다"…구글 공식 블로그에 대국 마친 소회 밝혀(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알파고의 승리는 똑똑한 기계를 만들기 위한 아주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18일 구글 공식 블로그에 '알파고와 서울에서 배운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국'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허사비스 CEO는 알파고의 승리가 "인공지능(AI) 개발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애초 목표한 진정한 인공지능이 나오려면 갈 길이 멀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알파고의 공개 테스트는 바둑에서의 승리 이상을 위한 것"이라며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한 것은 스스로 학습하면서 기후변화에서 질병 진단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대형 난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도구로 쓰일 범용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그는 대국을 치르는 내내 알파고에 쓰인 기술이 단순히 바둑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도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범용성을 지닌다고 강조한 바 있다.허사비스 CEO는 이런 측면에서 이번 대국이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그는 먼저 "알파고가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인간 바둑기사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수를 찾아내는 등 바둑판 전체를 바라보는 능력을 보여줬는데, 이는 사람이 이전에 배웠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그는 또 "이번 대국이 인간과 기계가 맞서는 것처럼 묘사됐지만, 알파고는 결국 사람의 창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세돌과 알파고팀은 모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찾으며 서로를 자극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우리 모두 (인공지능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허사비스 CEO는 "기계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지적 영역 전반에서 유연하게 행동하도록 학습하려면 갈 길이 멀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범용 인공지능이며, 미래에 다른 도전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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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인턴전문기업 SP솔루션, 해외취업 컨설팅 위해 3월 방한대학생들과 취준생들의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스펙쌓기가 피할 수 없는 하나의 과제가 되었다. 꾸준한 어학공부와 다양한 대외활동 및 해외에서의 인턴경력 등이 취업 시 필요한 자기소개서 항목을 충실하게 채우는 필수 소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LG, KT, SK, CJ그룹 및 애경그룹 등 서류전형에서 보여지는 어학점수 및 자격증 수료 여부 등을 배제하고 지원자의 경험을 토대로 한 역량과 순수 잠재력 등으로 평가하여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서류상에서만의 스마트한 인재가 아니라 직접 나를 브랜드화하여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과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캐나다 현지 HR컨설팅 전문기업인 SP솔루션은 미래의 취업준비를 목표로 한 어학연수 + 해외취업준비교육(CDP) + 해외인턴 + 멘토링(어학 및 포트폴리오 피드백) + 진로맞춤상담 및 교육으로 이루어진 ‘커리어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커리어 원스톱 솔루션’은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 입사를 목표로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을 위한 ESL어학연수와 해외취업 및 인턴 커리어를 위해 레쥬메와 포트폴리오 교정 및 인터뷰 연습을 하며 캐나다 현지에서의 취업을 준비하게 된다. 해외 근무 중에는 계속해서 SP솔루션과 함께 국내 취업 또는 해외취업을 위한 커리어 컨설팅을 한다. 해외 근무 종료 후에는 어학 및 포트폴리오 피드백과 수료증을 발급 받게 되며 진로맞춤상담 및 사후관리가 이루어진다. ◇해외취업·인턴전문기업 SP솔루션, 해외취업 컨설팅 위해 3월 방한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SP솔루션은 3월 28일부터 한국에서 본 프로그램 및 해외취업 상담을 서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SP솔루션은 커리어 개발 및 컨설팅과 리쿠르팅 전문업체로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런던 올림픽 프로젝트에 참여한 HR기업으로 더 유명하다. 수년간의 HR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재를 발굴하여 직무훈련교육을 통해 지원자들의 해외취업 및 해외인턴십과 어학연수를 성공시켜왔다. 해외취업 컨설팅 및 상담은 무료로 제공되며 이메일로 상담신청이 가능하다. 언어습득과 해외근무환경을 경험하여 글로벌마인드를 배운 후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본 프로그램에 대한 후기 및 상세정보를 SP솔루션 공식블로그에서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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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국> 이세돌의 '아름다운' 바둑, 도전은 계속된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1∼4국 매번 다른 바둑으로 투혼…5국 결과는?5국은 더 어려운 흑을 잡고 알파고와 승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좋은 바둑, 재밌는 바둑, 아름다운 바둑을 두겠다."이세돌 9단은 지난 8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대국에 나서기 전 이렇게 말했다.그는 "질 수도 있다"면서도 "바둑의 아름다움, 인간의 아름다움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두는 게 아니므로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세돌 9단을 정말로 승패에 관계없이 인간이 바둑을 두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줬다.알파고에 뜻밖의 3연패를 당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값진 1승을 거뒀다. 첨단 기술 앞에서 인간이 무력하게 물러나지 않음을 상징하는 1승이었다.15일 그는 알파고와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그는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의 최종 5국에 출전한다.5국에서 이기면 이세돌 9단은 거대 IT기업 구글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최신 인공지능을 세 번만 겨뤄보고 약점을 간파한 '고수' 입지를 분명하게 다지게 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그러나 승률은 여전히 낮다. 1천202개 중앙처리장치(CPU) 분산시스템을 등에 업은 알파고의 수 읽기는 여전히 날카롭다. 이세돌 9단이 5국에서 진다고 해도 어느 정도 수긍할 만큼 알파고의 실력은 이미 인정받았다.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 1월 말 학술지 '네이처'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유럽의 프로기사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꺾은 알파고는 세계 최정상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도전 상대에 강한 흥미를 느껴 곧바로 수락했다. 5대 0으로 자신이 승리한다는 강한 자신감도 있었다.하지만 처음 마주한 알파고는 생각보다 매우 강력했다. 치밀한 수 읽기와 강한 전투력, 무엇보다 이세돌 9단의 공격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기계다운 냉철함이 무기였다. 결국 1국에서 승부수(102수)에 허를 찔려 무너진 이세돌 9단은 당황한 듯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2국에서 이세돌 9단은 새로운 작전을 펼쳤다. '돌부처' 이창호 9단을 연상케 하는 안정적인 바둑을 펼쳤다. 알파고가 도발해도 응징을 참으면서 신중을 기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알파고가 승리했다. 충격의 2연패 후 이세돌 9단은 동료 기사들과 밤을 새우며 알파고 공략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나의 바둑을 두자"고 결론 내렸다.3국에서 이세돌 9단은 저돌적인 '이세돌 표' 바둑을 선보였다. 거침없는 흔들기로 알파고를 '장고'에 빠트리기도 했다. 패싸움을 거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유연하게 이세돌 9단의 공격을 피하면서 철벽을 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이세돌 9단의 3연패로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처음부터 밑지는 승부였다는 비관론이 퍼졌다. 어느새 대국 양상은 '알파고의 도전'이 아닌 '이세돌의 도전'으로 바뀌었다. 이세돌 9단이 한 판이라도 이기면 '인간 승리'라는 말이 나왔다.이세돌 9단은 조용히 알파고의 약점 연구에 골몰했다. 알파고가 중앙과 복잡한 상황을 싫어한다는 감을 잡았다. 4국에서 이세돌 9단은 급하지 않게 복잡한 판을 만들어나갔다. 그리고 공격 시점을 기다렸다는 듯이 알파고의 중앙 허점을 노린 '신의 한 수'(78수)를 끼워넣었다. 학습하지 않은 상황을 맞아 알파고는 드디어 흔들렸고, 이해 불가 악수를 쏟아내며 자멸했다.경이로운 첫 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4국에서 백돌로 알파고를 잡았으니, 이번에는 흑돌로 5국에서 알파고를 이기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5번기는 중국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백이 더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불굴의 투지로 이미 인간의 자긍심을 높여준 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바둑계에 던진 충격도 두려움이 아닌 흥미로움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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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국> "프로들도 모르는 인간 바둑 '오류'를 알파고는 안다"<세기의 대국>이세돌 마침내 첫 승(서울=연합뉴스)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이 열리고 있다. 이세돌 9단은 180수 만에 알파고에 대망의 첫 승을 거뒀다. 2016.3.13 [ 구글 제공 ] seephoto@yna.co.kr수학자 김용환 박사 "알파고, 상대 약점 찾기보다 자기만의 바둑을 둔다" "알파고의 지적, 바둑계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기사들도 바둑에 대해 잘못 아는 부분이 있습니다. 1% 정도 되는 오류죠. 알파고는 그것을 알고 있기에 승리하는 겁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인간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첫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 제5국에서 이세돌이 이간다 해도 인간의 2-3 패배다.이세돌의 드라마같은 '3전4기'로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5-0 완승을 예상했던 바둑계의 충격은 여전하다. 알파고가 무엇이 다르기에 인간 최고수를 상대로 이토록 놀라운 성적을 이어갈 수 있는 걸까. 수학 박사이자 바둑 애호가로 바둑 종반에 나오는 '끝내기'에 대한 수학적 분석을 연구해온 김용환(52) 박사는 알파고가 우세를 보이는 이유를 '인공지능의 막강함'이 아닌 '인간 바둑의 허점'에서 찾았다. 김 박사는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프로기사에게 별로 어렵지 않은 '끝내기'라고 하더라도 수학의 '조합게임이론'으로 들여다 보면 실제로는 미세한 오류가 있다"면서 "알파고는 그와 유사한 방법론들을 프로기사보다 많이 알기에 승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세기의 대국>구글 공동창업자의 축하(서울=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악수하고 있다. 2016.3.13 [ 구글 제공 ] seephoto@yna.co.kr 4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바둑이지만 그 이론들을 수학적으로 검토해 보면 오류가 있다는 게 김 박사의 지적이다. '선수(상대방이 받아 줘야만 하는 수)', 끝내기 상황에서의 '큰자리', '작은자리' 등 바둑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에서도 수학적인 오류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김 박사는 "바둑은 상대방이 모르는 부분을 추궁하기 보다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부분을 활용해서 상대를 이기려 하는 게임이지만 알고 있는 부분에 오류가 있다면 이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중계 해설을 맡은 프로기사들은 탄성을 연발했다. 실수로 보였던 알파고의 수가 나중에 보니 '묘수'인 경우가 많았다. 한 프로기사는 "저것은 인간이 둘 수 없는 수"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알파고는 바둑의 부분과 전체를 잘 알고 있다" 면서 "그러다 보니 몇몇 프로 해설자들은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기고, 나중에는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인간의 바둑이 인공지능에 졌다며 낙담할 게 아니라 이제 바둑 전문가인 알파고의 지적을 어떻게 바둑계가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세기의 대국>인간의 미소(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소짓고 있다. 캐논 1DX 2장 다중촬영. 2016.3.13 seephoto@yna.co.kr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딴 김 박사는 금융계를 거쳐 현재 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자신의 기력을 '아마 5단 수준'이라고 소개한 그는 2014년 8월 한국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미세한 바둑 끝내기를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김 박사는 알파고가 상대의 약점을 찾기 보다는 '반전무인(盤前無人·바둑 대국에 임할 때는 상대를 의식하지 않아야 함을 이르는 말)'의 자세로 이기기 위한 바둑을 두고 있다라고 했다.그는 "알파고는 최고를 이기기 위해 '자신의 바둑'을 둬 나가고 있다"면서 "이세돌도 '자신의 바둑'으로 인류의 자존심을 마저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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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끝엔 희망이"…'시그널' 세련된 열린 결말로 13.4%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려는 형사들의 분투 진정성있게 그려영화 같은 완성도, 배우들의 호연에 판타지 스릴러 장르로 대박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갑니다."듣기만 해도 격려가 되고 자극이 되는 말이지만, 이러한 결심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렵고 지난하며 힘겨운지 우리는 안다. 세상이 점점 더 각박해지면서, 돈의 권력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져 내리면서 '포기'라는 말이 선한 의지나 양심을 넘어서 버리고 마는 경우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마주친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핑계이며,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래서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고 한편의 드라마가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판타지 스릴러 장르를 통해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진한 여운을 주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tvN '시그널'은 해냈다. 긴장감과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재미, 영화 같은 완성도,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앙상블로 방송 내내 화제를 모은 '시그널'은 마지막회에서 세련된 열린 결말을 통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12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의 승리…마지막회 13.4%, 순간 최고 15% '시그널'은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의 승리다. 지난 1월22일 6.3%로 출발한 '시그널'은 11회에서 10.9%를 기록하며 10%를 돌파하더니 지난 12일 마지막 16회에서 평균 시청률 13.4%, 순간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전회차를 통틀어 케이블 채널 1위를 달린 것은 물론이고, 시청률 10%를 넘어선 이후에는 지상파도 제치는 파워를 과시했다. 12일 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가화만사성'은 12.7%, SBS TV '그래, 그런거야'는 7.5%, KBS 2TV '연예가 중계'는 6.7%로 각각 나타났다. '시그널'은 마지막회에서 지상파 전체를 누르고 동시간 1위를 차지했다. 타깃 시청층이 한정적인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로, 더구나 케이블 채널에서 이같은 성과를 냈다는 것은 방송사에 의미있는 기록이다. 천편일률적인 멜로나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속에서 차원이 다른 이야기와 주제의식으로 뚝심있게 승부를 걸어 13.4%까지 시청률이 올랐다는 것은 시청률을 핑계로 매너리즘에 빠진 드라마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미래는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구현된 희망'시그널'은 과거의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과 현재의 형사 박해영(이제한), 그리고 이재한과 어제를 함께하고 박해영과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형사 차수현(김혜수)의 이야기다. 경찰의 비리와 비위를 조명하고 공권력의 부패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최근 들어 이어지는 속에서 '시그널'은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발휘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안방극장에 희망을 불어넣었다.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무선을 통해 교신하며 공조수사를 펼친다는 판타지가 황당해 애초 출연을 거절했던 조진웅은 1980년대의 구조적 비리에 절망한 이재한이 미래의 형사 박해영에게 "20년 뒤에도 그렇습니까?"라고 물어보는 대목에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지금 우리가 포기하면 잘못된 것의 악순환은 끊어지지 않고,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시그널'은 매회 이야기했고, 돈도 '빽'도 없는 일개 형사가 온갖 방해는 물론이고 목숨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론 그럼에도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고, '시그널' 역시 15년 전 악의 축이었던 국회의원 장영철(손현주)이 오늘도 여전히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씁쓸함을 안겨줬다.매일매일 터지는 비리와 범죄 사건에서 몸통은 빠져나가고 꼬리만 잡히고는 하는 일을 어제도, 오늘도 우리는 경험하고 있지만 '시그널'은 "잘못을 바로잡아야 과거도 바뀌고 미래도 바꿀 수 있다"는 이재한의 집념이 15년 만에 마침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것을 마지막회에서 보여주며 가슴 떨리게 만들었다. 살인교사도 불사하며 온갖 비리 속에 호의호식해왔던 장영철이 드디어 자신이 저지른 만행으로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 시내 한복판 대형 뉴스 전광판을 통해 보도되는 그 순간을 시청자가 보기까지 '시그널'에서 이재한, 차수현, 박해영은 모두 한번씩 죽었다 살아나야했다. 판타지 드라마인 '시그널'은 이들 주인공 3인을 결국은 차례로 되살려냈지만, 그를 통해 현실에서는 양심과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그러한 악의 뿌리를 도려내기 위해 매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오늘도 누군가는 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드라마는 안겨주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재한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나선 차수현과 박해영의 긴 드라이브는 그 길 끝에 희망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세련된 열린 결말로 기억될 것이다. ◇ 실제 사건 모티브로 매회 한편의 영화·배우들 빛나는 연기'시그널'에서 그린 여러 범죄사건들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 흥미를 높였고, 이야기 전개 과정은 매회 한편의 영화처럼 높은 완성도를 보여 화제가 됐다. 김은희 작가의 매력적인 대본에, '성균관 스캔들'과 '미생'을 통해 디테일에 있어 집요함을 발휘한 김원석 PD의 연출은 찰떡궁합이었다. 여기에 분량과 상관없이 이 드라마 출연을 선택한 톱스타 김혜수의 매력적인 연기와 조진웅의 진심을 담아낸 투혼, 이들 두 선배와 보조를 맞추는 데 성공한 이제훈의 연기 삼박자가 매끄러운 앙상블을 빚어냈다.과거에 손을 댈 때마다 현재가 바뀌고, 그로 인해 많은 일이 뒤죽박죽되는 이야기는 이미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 등을 통해 경험했지만 '시그널'은 작가와 연출,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