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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부대행사도 '풍성'(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301편 초청작 상영 외에 부대행사도 풍성하다.작년에 이어 아시아필름마켓을 비롯해 북투필름(Book to Film) 등 영화, 영상을 비롯한 뉴미디어 콘텐츠 거래와 발굴이 이뤄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주요 부대행사를 소개한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마켓(E-IP) 투자세미나(9일 오후 1시 30분,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 = 영화, 인터넷TV용 콘텐츠, 웹툰, 웹드라마, 모바일 드라마, TV 드라마 등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트랜스미디어 사업에 관한 최신 흐름을 볼 수 있다.세미나에서는 각 플랫폼을 리드하는 대형 투자, 유통사의 콘텐츠 책임자들이 참석한다.지난해 한중 문화산업 공동 발전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된 투자회사 TGCK, 인터넷 포털·모바일 서비스사 다음카카오, IPTV·모바일 플랫폼의 대표 통신사 SK 브로드밴드, 크라우드 펀딩 회사인 와디즈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각 플랫폼을 대표하는 기업의 총괄책임자들을 초대해 업계의 동향을 살펴본다.▲ E-IP 법률세미나(9일 오전 10시 30분,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 = 올해 법률세미나는 한국, 중국, 미국 기업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최근 이슈인 콘텐츠 포맷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다.세미나에서는 아이디어, 기획물, 제작노하우 등 영화와 드라마에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포맷에 대한 법률 정보를 제공한다.한국, 중국,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로펌의 소속 변호사들과 콘텐츠 포맷의 국제거래와 관련된 질의·응답시간도 마련된다.▲ E-IP 피칭(8일 오후 4시,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 = 올해 피핑 행사에는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TV 방송용 콘텐츠, 애니메이션 등 원작 콘텐츠 10개 작품이 소개된다.올해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기발한 설정이 돋보이는 다수의 웹툰, 웹소설이 선보일 예정이다.피칭이란 영화제작 아이디어를 메이저 스튜디오, 제작자, 에이전트 등 다수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투자를 유치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말한다. 올해 BIFF 개막식 사회자인 설경구와 한효주▲ 북투필름(Book to Film·8일 오전 10시 30분,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 = 북투필름은 원작 판권의 거래를 원하는 출판사와 영화, 영상분야 감독, 프로듀서가 만나 콘텐츠를 공유하는 자리다.올해 5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탄탄한 서사와 시나리오를 겸비한 10편의 작품이 엄선돼 소개된다.▲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8일 오후 1시 30분,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 =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이 공동 주최한다.올해 행사에는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수상한 작품 8편이 소개된다.다음 달 6일 개막하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같은 달 15일까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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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으로 소통하는 십대들…청소년소설 '싸이퍼'사계절문학상 작가 탁경은 "꿈에 대한 고민·성장 그리고 싶었죠"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힙합 음악을 소재로 한 이색적인 청소년소설이 나왔다.제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싸이퍼'는 힙합에 빠져 최고의 래퍼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소설 제목 '싸이퍼'는 래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비트에 맞춰 랩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이르는 힙합 용어다.이 소설로 등단한 신인 작가 탁경은(33) 씨는 29일 광화문 인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힙합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의 소통 방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이 소설에는 두 명의 주인공 '도건'과 '정혁'이 화자로 번갈아가며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낮으로 랩을 쓰는 중학생 도건이는 시를 좋아하는 누나의 영향을 받아 시 구절을 랩에 응용하기도 하고 영어로도 랩을 잘 써 랩 배틀에서 수차례 우승한다. 정혁이는 힙합을 하겠다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가출해 족발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키워가지만,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 괴로워한다.랩 배틀에서 도건이를 본 정혁이는 도건이의 재능을 부러워하고, 도건이는 솔직하고 감성이 풍부한 랩을 하는 정혁이를 동경한다. 그러다 도건이는 갑자기 집안일에 소홀해진 엄마에게 반항해 가출을 감행하고 정혁이를 찾아간다. 도건이는 정혁이의 랩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겠다고 제안하고 두 사람은 함께 지내며 랩을 쓰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조금씩 성장해 간다.작가는 원래 힙합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가 단편소설에서 랩을 하는 젊은이들에 관해 쓰기 시작하며 힙합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저도 그 이유는 모르겠는데, 랩을 하는 아이들이 제 소설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 같아요. 소설을 쓰면서 랩을 찾아서 많이 듣게 됐어요. 그러다 다큐멘터리 영화 '투 올드 힙합 키드'를 보면서 (내 소설이) 이런 식의 주제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편으로 다시 쓰게 됐습니다."탁경은 작가. [사계절출판사 제공]그는 이 소설에서 어떤 일이든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재능이 있다고 다 끝까지 남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재능이 있어도 중간에 포기하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남아 성공하기도 하고요. 이런 건 제가 글을 쓰면서 봤던 소설가 지망생들의 모습과 비슷했어요. 결국, 성과나 결과보다 그 과정 안에서 더 행복하면 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저도 신춘문예나 문학상 공모에 여러 번 떨어지면서 제 자신을 세뇌했거든요. '글을 쓰는 과정 안에서 행복하면 된 거다'라고요."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수년간 학원 강사로 일하며 중·고등학생들을 접한 경험이 소설에 반영되기도 했다. "힙합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이 소설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내성적이거나 자기 고민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이 소설을 읽고 주인공들처럼 글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일기든, 시든, 랩이든요."그는 향후 작품 활동 계획으로 "내 소설이 착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이런 점이 청소년소설이랑 잘 맞는 것 같다"며 "일반 소설과 청소년소설을 함께 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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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초등학교 모의고사 문제에 '독도 불법점령 국가 택하라'일본 고교 교과서도 "독도는 일본 땅" 주장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 고교 사회 교과서에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영토"라는 일본 정부 주장이 실려 있다. 2016.3.18 sewonlee@yna.co.kr 아베 정권의 영유권 주장 교육 강화 기조 반영학생들, 역사적 경위 안 배운 채 단순 암기·혐한 정서 배양 우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 초등학생 대상 모의고사에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문제가 출제됐다. 20일 교도통신에 의하면, 중학교 입학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모의 고사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를 불법점령하고 있는 나라를 택하라"는 4지 선다형 문제가 등장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문제지에는 "지도에 C로 표시된 국가는 일본의 영토인 다케시마를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 이 나라를 다음에서 하나 고르라"는 질문과 함께 4가지 답 중 하나로 '대한민국'이 적시됐다. 이 문제를 낸 출판사는 동일본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 출판사 담당자는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과 교과서를 발행하는 4개사 모두 독도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에 대해 기술함에 따라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은 수험생에게 당연한 지식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안은 결국 아베 정권의 교육 방침과 직결된다. 일본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 고교 사회 교과서에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영토"라는 일본 정부 주장이 대거 반영됐다. 사진은 문부과학성 모습. 2016.3.18 sewonlee@yna.co.kr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4년 1월 교과서 제작의 지침인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에 불법 점거돼 일본 정부가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명기했다. 그 영향으로 2014년 검정을 통과해 작년부터 사용된 일본 초등학교 5∼6학년용 모든 사회 교과서에는 "일본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점거)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시험 문제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역사적 경위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용어 암기를 우선시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지식인과 학부모들에게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후 사정을 알지 못한 채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내용만 암기한 학생들이 혐한 정서에 치우치기 쉽다는 우려도 나올 전망이다. 오사카부(大阪府)에 사는 한 남성 학부모(47)는 교도와의 인터뷰에서 "다케시마 불법 점령"이라고 적힌 문제를 보고 놀랐다고 밝힌 뒤 "아이는 배운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이 무서운 것"이라며 "배려가 결여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업에서 영토 문제를 아는 것은 역사적 배경을 배우는 재료가 될 수 있지만 모의 시험은 정답을 쓰고 점수를 얻는 것이 목적이 된다"고 꼬집었다.사회과 교육이 전공인 무라이 아쓰시(村井淳志) 가나자와(金澤)대 교수는 "대립이 있는 해석과 용어는 신중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며 "시험 준비를 위한 암기보다 다각적인 입장에서 가르치는데 중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초등학생 대상 모의고사에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지(사진)에는 "지도에 C로 표시된 국가는 일본의 영토인 다케시마를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 이 나라를 다음에서 하나 고르라"는 질문과 함께 4가지 답 중 하나로 '대한민국'이 적시됐다. 2016.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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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동네서점 사장이 말하는 생존전략…"인간미로 승부"'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저자, 서울국제도서전서 강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저도 12년 전 서점을 열 때 걱정을 했습니다. 다행히 '구식의 인간미'가 통하는 것 같습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춘 최고의 추천이 우리의 경쟁력입니다"오스트리아 빈에서 10여년간 작은 서점을 운영한 경험을 담은 책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의 저자 페트라 하르틀리프(49) 씨는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출판 강연을 통해 자신의 서점 경영 노하우를 소개했다.출판사 직원이었던 그는 2004년 남편과 빈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그곳에 있는 유서 깊은 동네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문에 즉흥적으로 서점 인수를 결정했다.책에는 그가 남편과 서점을 꾸려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한 에피소드와 이 과정에서의 재미있는 경험이 담겼다.그는 국내에서 이 책이 출간된 인연으로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책 저자로 초대됐다. 하르틀리프는 이날 '독립 서점인을 위한 생존 가이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오스트리아에서도 온라인 서점의 등장이 기존 동네 서점에 위협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그는 "12년 전 처음 서점을 열 때는 걱정해야 할 대상이 대형서점인 줄 알았는데 오늘날에는 인터넷 서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그러나 이런 온라인 서점의 위협에 그는 '정면 승부'로 돌파구를 찾았다.작은 서점이지만 과감하게 온라인 사이트를 열고 고객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다만, 아마존 같은 대형 서점의 온라인 사이트와 차별화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대형서점과 소형서점이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 대형서점에서 주문하겠지요. 그래서 저희는 더 인간적으로 다가가기로 했습니다. 대형서점은 누가 주문했는지 모르는 채 기계적으로 답변을 달겠지만, 저희는 개인적으로 응대해서 질문에 답도 하고 다른 책 추천도 해줍니다."그는 '구식의 인간미'를 앞세운 이 전략이 효과를 거두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하르틀리프는 겨우 60㎡ 면적의 작은 서점에 직원을 3명이나 채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동네 서점의 강점은 손님들과의 관계라는 판단하에 손님과 일대일로 응대할 수 있는 직원을 충분히 확보해둔 것이다.그는 "손님들이 서점을 찾는 건 베스트셀러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손님이 '휴가를 가고 싶은데 좋은 책을 추천해주세요'라고 하면 취향에 맞을 만한 책을 소개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서점 직원은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하르틀리프는 이때 종업원의 '센스'가 중요하다고 귀띔했다.추천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이나 몰래 구매하고 싶은 책이 있는 청소년을 배려하는 눈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동네 서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가는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언론이 아마존 같은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쓰면서 "일반인들이 인터넷으로 책을 사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그는 "오스트리아에선 서점 주인들이 주축이 돼 동네 서점을 살리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내가 쓴 책도 이런 운동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온라인 서점 이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는 독자들의 편지를 많이 받는다"면서 "아마존에서 내 책을 샀는데 이제 여기서 사지 말아야겠다는 독자도 있더라"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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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버러 스미스 "한강, 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작가"(종합3보)'채식주의자' 번역…맨부커상 수상 뒤 첫 방한 기자회견"한국문학 세계화 가능성 매우 크다…노벨상 집착은 당황스러워"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해외에서 '채식주의자'의 치밀한 구조와 강렬한 이미지, 시적인 문장에 주목하며 한강을 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talented) 작가 중 하나로 인정했다는 것이 정말 기쁩니다." '채식주의자'를 영문으로 옮겨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한강과 공동 수상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면서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17일 맨부커상을 받은지 한 달 만에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한국어도 할 줄 알지만, 이날은 편한 모국어인 영어로 말했다. 그는 먼저 "내가 번역가가 된 것은 부와 명예를 위한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라며 "놀라운 소설 기법상의 성취이자 방대한 인문학적 예술작품으로 내게 다가온 '채식주의자'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영국에서 많은 작가와 독자들이 한강의 다른 작품을 읽을 날을 고대하고 있으며, 한국 소설에 새로 관심을 갖게 된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그는 '채식주의자'를 처음 읽었을 때 "엄청나게 감동받았다"며 "이미지가 매우 강렬했고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각자 다른 화자 3명의 목소리로 구성된 연작소설 형식인데, 영국에 이런 연작소설 개념이 없어 굉장히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갈 거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또 "이 작품은 어떤 애틋함과 공포의 이미지를 함께 다루는데, 한 쪽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작품 내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아주 절제된 문체가 인상적인데, 그게 무심하거나 차갑게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찬사를 보냈다.그는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하려고 한다. 다른 번역가와 마찬가지로 원작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번역가가 원작을 보강하는 역할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부실한 번역은 우수한 작품을 망칠 수 있지만,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의 번역이라도 보잘 것 없는 작품을 명작으로 포장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이번 수상으로 문학 번역이 작품을 창조적으로 다시 쓰는 작업임을 널리 인정받게 돼 기쁘다"면서도 "번역은 겸손한 작업이다. 상을 받았다고 내가 한국문학이나 번역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은 주관적인 것이고 원작자인 한강은 물론, 출판사 편집자, 에이전트 등이 없었으면 이런 성취가 불가능했다"며 몸을 낮췄다.또 "내 '채식주의자' 번역은 완벽하지 않고 내 한국어 실력은 그 이후 더 좋아졌지만, 번역 당시 오류가 있었다 해도 독자의 읽는 즐거움과 작품에 대한 이해를 저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다"라고 했다.그는 번역에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려 애쓴다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 식으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쓰는 데 반대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 번역에도 '형'이나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썼다. 이렇게 계속 소개하다 보면 스시나 요가처럼 영국인들이 한국 문화에도 익숙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노벨문학상을 타기 위해 번역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노벨상에 대한 이런 집착(obsession)이 약간 당황스럽다"며 "작가가 좋은 작품을 쓰고 독자가 잘 감상하고 즐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작가에겐 충분한 보상이 된다. 상은 그저 상일 뿐이다"라고 못박았다.이어 한국문학의 매력과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에 다양한 작가와 작품이 있기 때문에 매력을 하나로 얘기하기 어렵다"며 "지금까지 번역 출간된 작품이 많지 않은데 이제 번역이 늘고 있어 앞으로 많이 알려질 것이다. 문학은 원래 확산 속도가 느리지만, 앞으로 한국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답했다.스미스는 국내에서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를 근 10년 만에 해외에 알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한국과 전혀 인연이 없던 그는 영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문학을 번역의 '틈새시장'으로 여겨 2010년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3년 만에 '채식주의자' 번역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어를 그렇게 빨리 배울 수 있었던 비결로 "내가 언어 습득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난지는 모르겠고, 한국문학을 더 많이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습득을 빨리 했다. 좋은 작품을 번역하고 싶다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답했다.그는 '채식주의자' 외에도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안도현의 '연어'를 번역했으며, 배수아의 소설 2편을 번역해 각각 올 10월과 내년 초 미국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으로 '미국 문학 번역가 협회'의 연례회의에 배수아 작가와 함께 참석해 미국 뉴욕 등지에서 낭독 행사도 연다.또 얼마 전 영국에서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에 특화한 비영리 목적의 출판사 '틸티드 악시스'(Tilted Axis)를 설립했으며 한국문학번역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연간 최소 한 권 이상 한국 소설을 번역 출판하기로 했다. 올해 10월 황정은 소설을, 내년엔 한유주 소설을 출간할 예정이다.그는 작품 선택 기준으로 "문체와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 정보 전달 이상으로 뭔가 더 흥미로운 것을 독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문장이 있는 작품을 번역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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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한강 "상은 중요하지 않아…다시 글 쓰고 싶어"(종합2보)귀국 후 첫 기자회견…"수상 예상 못해…11년 전 소설로 상 받으니 이상해" 신작 '흰' 소개…"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 바라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상은 책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잖아요.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한국인 최초로 지난 17일 영국의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벨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답했다.그는 "글을 쓸 때 과연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과 할 수 있을 거라는 바람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다가 '어떻게 되긴 됐네' 이런 느낌으로 완성한다. 그렇게 글쓰는 입장에서는 상이라든지 그 다음의 일들에 대해서까지 생각하기는 여력이 부족하다"며 몸을 낮췄다. 지난 19일 오전 조용히 귀국해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는 이날 수상 후 처음으로 국내 언론과 만나 그간의 감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단정한 감색 원피스 차림으로 오전 11시5분께 기자간담회 장소인 홍대입구 인근 카페에 들어온 그는 사진 플래시가 쏟아지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그는 "사실 영국에는 출판사 편집자와 신작 출간을 상의하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고 수상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또 수상 당시를 돌이켜 "그때 시차 때문에 거의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린 상태였다. 현실감 없는 상태로 상을 받은 것 같다"며 "마음이 담담했던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쓴 지 오래돼서 그런 것 같다. 11년 전 소설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건너서 이렇게 먼 곳에서 상을 받는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떠올렸다. 수상 이후 전과 달라진 게 있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 여기 올 때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바라건대 아무 일 없이 예전처럼 잘 살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그는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얼른 돌아가서 지금 쓰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더 드릴 말씀은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글을 써가면서 책의 형태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다. 최대한 빨리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상 이후 '채식주의자'를 사보는 독자들에게는 "이 소설이 좀 불편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하나의 질문으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11년 전 던진 질문으로부터 저는 계속 나아갔고 지금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새 독자들에게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또 "희망하는 점이 있다면 그 소설만 읽으시지 말고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동료 선후배 작가들이 많은데 조용히 묵묵하게 방에서 자신의 글을 쓰시는 분들의 훌륭한 작품도 읽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한강이 25일 출간하는 신작 소설 '흰'(문학동네 난다)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65편의 짧은 글로 이어진 이 책은 하나의 주제의식과 이야기를 가진 소설이면서 동시에 각각의 글이 한 편의 시로도 읽힐 만큼 완결성을 지녔다.그는 "'채식주의자'는 우리가 이토록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견딜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끝났고 이후 우리가 이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인간의 어떤 지점을 바라봐야 하는가 라는 식으로 질문이 이어졌다"며 "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을 바라보고 싶다고 생각해 나온 게 '흰'"이라고 소개했다.몇 년 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수개월간 머물렀다는 그는 "폭격으로 파괴됐다 재건된 그 도시를 닮은 사람을 떠올렸고, 그 사람이 내가 태어나기 전 이 세상에 잠시 머물렀다 떠난, 말하자면 저의 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사람에게 삶의 어느 부분을 주고 싶다면 그건 아마 흰 것들이라고, 더럽히려야 더럽힐 수 없는 투명함이나 생명, 빛, 밝은 눈부심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한강은 미디어 아티스트 차미혜 작가와 함께 '소실·점'이라는 제목의 전시도 연다. 다음 달 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성북구 '오뉴월:이주헌'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작가가 '흰'을 주제로 표현한 4개의 퍼포먼스 영상을 보여준다.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를 위한 옷을 만들고, 씻고, 다하지 못한 말을 가두고, 시간을 견디며 걷는 등의 행위를 표현했다. '흰'은 벌써 영국과 네덜란드에 판권이 팔렸고 영국에서는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으로 내년 하반기 출간될 예정이다.한강은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스미스에 대해 "정확하게 감정과 톤을 그대로 번역해 뭔가 맘이 통했다고 느꼈고 굉장히 신뢰를 갖게 됐다"며 "좋은 번역가와 외국 편집자들이 한국문학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이런 일(맨부커 수상)이 화제가 되지도 않을 만큼 아주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날 기자간담회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한강에 쏟아진 관심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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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복지재단, 장애인의 달 맞아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지도책 발간밀알복지재단에서는 장애인의 달을 맞아 보행 약자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지도 안내서 <오늘 이길, 맑음: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지하철 여행기>를 발간했다. 미호 출판사를 통해 발행된 이번 책은 수도권 20개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휠체어나 유모차로 이동이 가능한 길을 안내하는 지도가 게재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비교적 낮고, 바닥이 고른 길, 문턱이 없거나 경사로가 설치된 가게들, 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에게 추천할 만한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 책 저자인 정지영 작가, 밀알복지재단에서 5년간 특별한 지도 만들어와 밀알복지재단에서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2010년부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장애체험’활동을 시작했으며, 2012년부터는 ‘특별한 지도그리기 서포터즈’를 운영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휠체어 장애인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지도를 그리고 있다. 2010년 8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16명의 청년(대학생, 직장인)과 장애인이 함께하고 있다.특별히 2010년부터 자원봉사자로 이 프로젝트를 함께해 온 정지영 작가가 글을 썼고, 인세 전액을 밀알복지재단 장애인식개선 사업을 위해 기부했다. 정지영 작가는 “장애체험을 하는 내내 힘들고 두렵고 부끄러웠고, 모든 길은 낭떠러지 같았다. 그런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또“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휠체어와의 만남에 놀란 표정을 지었고 플랫폼에는 휠체어 그림이 새겨져 있었지만 누구도 진짜 휠체어를 만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며 “밀알복지재단과 책을 발간한 이유는 휠체어를 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이 불공평한 그들을 배려할 준비를 하자고 독려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장애인에게 장애가 되지 않는 환경 만들기 위해 지도를 만드는 사람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4년 10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로부터 장애인의 교통, 건축물 접근권을 강화할 것을 권고 받은 바 있다. 시각장애인 유도 안내를 위한 접근로 점자블록 설치율은 31.6%를 웃돌고, 전국 공중시설 내 장애인화장실은 38%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별한 지도그리기에 동참한 봉사자는 “장애인에게 외출은 마치 장애물 경기 같다”며 “현재는 장애인들이 다닐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지도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만, 궁극적으로 이 활동은 장애인에게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장애인들의 문화활동 중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 ‘TV 및 비디오 시청(96%)’이고 문화예술을 관람하는 장애인은 7%에 불과하다. 또한 45%의 장애인이 집 밖 활동 시 불편하다고 응답했고, 주된 이유는 편의시설이 없거나(47%), 외출 시 동반자가 없고(29%), 사람들의 시선(11%)때문인 것으로 조사 되었다.(2014장애인실태조사) 2014년부터 이 활동에 동참해온 유경재(지체장애 1급, 29세)씨는 “계단 하나가 절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군대에서 부상을 당해서 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휠체어를 타고 처음 외출하던 날을 기억한다”며 “너무 고생을 해서 다시는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받아본 밀알복지재단 나눔대사로 활동중인 배우 류수영은 “얕은 계단도 인도와 차도의 경계석도 정류장의 도로 턱도 길 위의 보행 약자에게는 큰 벽”이라며 “길 위에서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이 책이 작은 변화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태현, 박시은 부부 홍보대사는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추천 장소들 중에 예쁘고, 의미 있는 곳이 많아 가보고 싶은 마음에 하나하나 표시도 해 두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그리고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아야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전국 서점에서 판매 중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밀알복지재단 장혜영 간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음을 느꼈다”며 “장애체험을 만들어 지도를 그리기 시작한 정지영 작가, 장애인의 입장에서 지도를 검수해 준 유경재 서포터즈, 지도를 채워나간 16명의 서포터즈들이 있어 가능했고, 이들이 세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전국 서점에서 판매 중인 <오늘 이길, 맑음: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지하철 여행기>에는 지도만 담은 포켓북이 부록으로 들어 있어 가지고 다니며 편하게 볼 수 있으며, 따뜻한 마음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짤막하게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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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8일께 고교교과서 검정결과 발표"…한일관계에 변수'韓독도 불법점거'·위안부 강제연행 부정 기술 확산 우려 작년 '12·28 군위안부 합의' 반영될지 주목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사용할 고교 교과서에 대한 검정 결과를 오는 18일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위안부, 독도 문제 등에 대한 교과서 기술 여하에 따라 한일관계에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14일 일본 교과서 검정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의하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18일 '교과용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내년부터 쓰일 고교 교과서에 대한 검정 결과를 확정·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지리, 역사 등의 새 교과서에 실릴 군위안부 등 한일간 과거사 문제와 독도 관련 기술이 주목된다. 일본 아베 정권은 2014년 1월 근현대사와 관련해 '정부의 통일된 견해'를 기술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고,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교과서 제작의 기준이 되는 지침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 '한국의 불법점거' 등 주장을 명시했다.그에 따라 작년 중학교 지리·공민 교과서에 대부분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이 실렸다. 따라서 이번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도 '독도 불법점거' 등의 일본 정부 주장이 반영될 공산이 커 보인다. 또 군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기술이 축소되거나 일본의 책임을 흐리는 쪽으로 바뀔지도 주목된다. 특히 '군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아베 정권의 왜곡된 주장이 '정부 통일 견해'라는 명목으로 교과서에 반영될지가 관심을 모은다. 이와 함께, 작년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도출된 군위안부 합의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합의 내용 중 군위안부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강조해왔다. 교과서 검정 제도는 민간 출판사들이 쓴 교과서에 대해 정부가 적절성을 심사하는 것이다. 작년 4월 검정 통과한 일본 중학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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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변화시켜 대한민국 이미지 한 단계 높이자"반크·연합뉴스 주최 국가브랜드업(UP) 전시회 개막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청년들이여!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시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 단계 높입시다."우리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의 빈곤과 질병 등의 문제를 해결해 '지구촌 행복시대'를 함께 열어나가겠다는 한국 청년들의 열정과 꿈을 담아낸 전시회가 23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막이 올랐다. 반크와 연합뉴스가 올해 5번째로 개최하는 국가브랜드업 전시회 장면.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사장 박노황)는 올해 5번째로 '지구촌 변화의 주역, 우리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국가브랜드업(UP) 전시회를 연다.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박노황 사장과 박기태 단장을 비롯해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기철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 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전략기획이사, 조현래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운영단장, 가수 김장훈, 전 역도 국가대표 선수인 장미란 장미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박 사장은 인사말에서 "올해는 유엔이 앞으로 15년간 추진하기로 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수행의 원년"이라고 전제한 뒤 "대한민국은 식민지의 질곡과 전쟁의 참화를 딛고 분단 상태에서도 경제대국과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는데도 외국을 다녀보면 여전히 한국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 아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박 사장은 이어 "이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반크의 회원들은 지난 17년간 각종 서적과 인터넷을 뒤지고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며 소중한 성과들을 쌓아왔다"면서 "오늘 막을 여는 전시회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알리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힘써온 반크 회원들의 활약상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박 단장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 홍보를 넘어 유엔의 SDGs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의 모습을 전시물로 구성했다"며 "지구촌을 변화시키는 '월드 체인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래지향적 국가 브랜드 제고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반크 창설 때부터 회원들을 응원하며 대한민국의 위상 강화와 국격 제고 노력에 동참해온 연합뉴스의 활동상도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개막식에 이어 참가자들은 박 단장과 김은주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본부장의 안내로 전시장을 둘러봤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 연합뉴스가 올해 5번째로 개최하는 국가브랜드업 전시회 장면.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1층과 교육관 3층 사이 기념품 판매점 앞 로비에 마련된 전시물은 모두 6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제1 세션은 우리 주위의 평범한 청소년과 청년들이 어떻게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돼 지구촌 곳곳에 대한민국을 알려 나가는 한국 홍보 대사로 성장하고 있는지, 제2 세션은 외국인 청년들이 어떻게 친구의 나라 한국을 위해 독도·동해를 비롯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한국 홍보대사가 됐는지 등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공개된다.제3, 제4 세션에서는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넘어 세계를 변화시키는 한국 청년들의 위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고 제5 세션에서는 유엔 SDGs의 탄생 배경,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 내용, 한국이 SDGs 달성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다.제6 세션에서는 반크의 활동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미디어 외교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언론사 연합뉴스의 활약상이 소개된다.개막식에 앞서 반크와 연합뉴스가 양성한 24명의 '제3기 청년 공공외교 대사' 임명장 수여식도 열렸다. 이들은 지난 1월 15일 발대식에 참가한 뒤 50일 넘게 각국의 교과서·백과사전·지도·웹사이트 등에서 한국과 관련해 잘못된 표기와 기술을 찾아낸 뒤 저자·출판사·제작사·운영자 등에게 관련 자료와 함께 편지를 보내 시정을 촉구하는 한편 국내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도 한국을 바로 알리는 역할을 했다. 국가브랜드업 전시회를 관람하는 초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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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맞은 김광규 시인 "뚜벅뚜벅 걸어가듯이 시 썼어요"열한번째 시집 '오른손이 아픈 날' 펴내…문학과지성사서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밤새도록 오른손이 아파서/ 엄지손가락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서/ 설 상 차리는 데 오래 걸렸어요/ 섣달그믐날 시작해서/ 설날 오후에 떡국을 올리게 되었으니/ 한 해가 걸렸네요/ 엄마 그래도 괜찮지?" ('오른손이 아픈 날' 중)서정적 시어로 우리네 일상을 그려온 김광규(75)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열한 번째 시집 '오른손이 아픈 날'(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지난 1975년 계간 '문학과지성'으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모든 시집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다. 이번 40주년 기념 시집 역시 출판사는 문학과지성사다. 김 시인은 1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가가 한 출판사에서 시집 열한 권을 계속해서 내놨다는 것도 기록"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뚜벅뚜벅 걸어가는 식으로 시를 썼다. 그러다 보니 대략 4년에 한 번씩 시집이 나왔다"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 열두 번째 시집을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2011년 종심(從心·일흔)을 맞이한 시인은 지난 4년간 바라본 세상을 담담하게 그린다. 일상을 소박한 시어로 읊은 시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가 우러나온다. 시집에 실린 66편의 시가 모두 그렇다. 김 시인은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소재를 찾아 거기로부터 시를 풀어간다"며 "독자들이 제 시를 읽고 나서 '이렇게 시를 쉽게 쓸 수 있구나' 감탄하면서 그 안의 숨은 의미를 알고 놀랐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광규 시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전과 다른 현재를 묘사할 때 드러나는 위트는 그의 시를 읽게 하는 동력 중 하나다. 그는 '가을 소녀'란 시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회화 속 소녀의 모습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 묘사한다. 또 '건널목 우회전'에서 갑자기 뛰어든 아이 때문에 급정거한 경험을 풀어놓으며 스키니 바지에 야구 모자를 쓴 아이 엄마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언급한다. 김 시인은 "지적 아이러니는 제 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며 "비평가들도 시에 유머가 있다며 양파껍질 같이 벗기면 벗길수록 새로운 게 나온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스마트폰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현상 중 하나죠. 스마트폰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고,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요. 그런 현상을 제 나름대로 아이러니로 표현한 거죠."언뜻 보면 쉽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심오한 그의 시는 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의 시는 시인이 유학한 독일을 비롯해 10여 개국에서 번역됐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교과서에 수록됐고, 영국 BBC방송의 시 프로그램에도 소개됐다. 일본에서는 독자들이 편지를 보내올 정도로 많이 읽힌다. "해외 독자들이 제 시를 읽고 '시를 이렇게 쓰는 방법이 있구나'라고 한다고 해요. 시가 베스트셀러가 될 순 없지만 삶의 의미를 전달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제 시가 번역돼 그런 의미를 전달한다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독어독문학을 전공한 김 시인은 서울대 졸업 후 독일에서 유학을 마치고서야 시를 쓰기 시작했다. 등단 당시 35살 '애 아빠'였던 그는 '늦깎이 시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문학과지성사를 만든 김치수, 김주연, 김병익, 김현과도 문우(文友)로서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재작년 세상을 떠난 문학평론가 김치수를 기리는 조시(弔詩)도 이번 시집에 실었다. "저도 조시를 써도 적나라하게 그분을 찬양만 하진 않아요. 조시도 시로서 작품가치가 있어야 하죠. 김치수나 전숙희 선생은 우리 문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신 분들이에요. 제가 저 세상에 가면 그 친구들이 먼저 가 기다리고 있다가 환영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썼어요."그렇다면 늙은 노모가 돌아가신 친정어머니에게 제사를 올리는 모습을 그린 '오른손이 아픈 날'을 표제작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물었다. "우리나라는 여성의 힘으로 유지해오고, 발전해왔어요. 한국 남자들은 참 못 났죠. 가정을 지키지 못해 여성을 곤혹에 빠뜨리잖아요. 위안부 문제도 그런 것이죠. 시집와 자식들 기르고, 남편 뒷바라지하다 자기를 낳아준 친정 엄마 부양하기도 어려웠던 여성 입장에서 쓴 시에요. 제가 좀 여성주의자거든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