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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선교장, 역사 숨 쉬는 한국 최고 전통가옥시인·묵객이 드나들던 풍류문화의 산실 (강릉=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강릉시 운정동에 있는 선교장은 300여 년 동안 그 원형이 잘 보전된 한국 최고의 전통가옥이다.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11대손인 무경 이내번(1692∼1781)은 어머니 안동 권씨와 함께 충주에서 강릉으로 이주했다. /이진욱 기자 집터를 찾던 안동 권씨와 이내번 모자는 족제비 무리를 쫓아가다 명당 터를 발견했고, 1703년 처음 안채인 주옥을 시작으로 활래정, 동별당, 서별당, 연지당, 열화당, 중사랑채 등 무려 10대에 걸쳐 증축을 거듭해 지금에 이르렀다. 선교장은 경포호수가 집 앞까지 이어져 배로 다리를 놓아 건넜다고 해 ‘배다리마을’ 또는 ‘배다리집’으로도 불린다. 이름을 풀면 사람들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다녔다 하여 선교(船橋)이고, 식량과 물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다 하여 장(莊)이다. /이진욱 기자 지금 경포호의 둘레는 4㎞에 불과하지만 예전에는 12㎞에 달할 정도로 드넓은 호수였다고 한다. 심명숙 문화해설가는 “선교장은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백미”라며 “선교장 바로 옆에 경포호수와 경포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수많은 시인, 묵객이 선교장을 찾았다”고 말한다.조선 후기 전형적인 사대부 저택인 선교장에 들어서면 맨 먼저 활래정(活來亭)과 사방연지(四方蓮池)가 반긴다. 연못을 끼고 오른쪽으로 걸으면 월하문(月下門)에 이른다. 너비가 2m 남짓한 작은 문 기둥에 ‘조숙지변수’(鳥宿池邊樹 :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잠들고), ‘승고월하문’(僧鼓月下門 :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이란 시가 걸려 있다. 심명숙 문화해설가는 “이 주련(기둥에 써 붙이는 글씨)은 하루 묵고 갈 거처를 찾는 나그네는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리고 쉬었다 가라는 뜻”이라며 “문 크기도 규모에 비해 작은 편에 속하는데 이는 나그네가 저택을 보고 발길을 돌릴까봐 일부러 대문을 작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진욱 기자 집주인의 너그러운 성품을 생각하며 월하문을 통과하면 시인, 묵객이 남긴 여러 글씨와 함께 활래정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처마 곳곳에 다양한 ‘활래정’ 편액이 6개나 걸려 있다. 1816년 지어진 활래정은 정자 건물의 반이 연못에 뿌리박은 돌기둥 위에 세워져 있고, 물 위에 떠있는 누마루와 온돌방, 다실로 구성돼 있다. 연못 내 작은 섬과 마당을 이어주는 목교(木橋)는 6·25전쟁 직후 망가져 철거된 후 지난 2011년 복원됐다. 벽이 없는 활래정은 문을 모두 열면 정자에 앉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수려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활래’는 서쪽 태장봉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이 연못을 거쳐 경포호수로 빠져나간다는 의미이다. 이곳에서는 시 한 수가 저절로 나올듯 바라보는 풍광이 빼어나다. <선교장의 특이한 문>/이진욱 기자 네모난 연못은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을 믿었던 당시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한국 민가정원 정자의 극치를 이루는 활래정을 지나면 소나무 숲 아래 고색창연한 건물과 담, 대문들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로 안내하는 듯하다. 선교장의 본채 건물들은 담장과 대문 12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물 전면의 행랑채에는 문이 2개 있다. 신선이 기거하는 그윽한 집이라는 ‘선교유거’(仙嶠幽居)란 현판이 걸려 있는 솟을대문은 남자만 드나드는 곳이다. 여자와 하인이 드나들 수 있는 평대문에는 내외벽이 있어 안채와 밖이 구분된다. 솟을대문에서 오른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평대문 내외벽과 안채(主屋), 동별당(東別堂)이 있다. 선교장 최초로 지어진 안채는 종부(안방마님) 거처이며, 집의 전체 규모에 비해서는 소박한 건물이다. 안채는 전면 다섯 칸, 측면 두 칸의 ㄷ자 형태로 대청 양쪽에 온돌방과 고방이 있다.세간을 보관하던 고방은 여름철이면 평상을 놓고, 그 위에서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여자들의 은밀한 공간이기도 하다. 안채의 오른편에 동별당, 왼편에는 서별당(西別堂)이 이어져 있다.동별당은 집안의 여자들과 여자 손님이 거처하던 곳으로 방과 마루의 모든 벽체가 문으로 되어 있어서 활달하고 개방적인 선교장 가족의 성품과 면모를 보여준다. 동별당에는 ‘오은고택’(鰲隱古宅) 현판이 걸려 있는데 오은은 이내번의 손자 이후(李后)의 호이다. 동북쪽 산 중턱에는 선조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 있다.남자들의 서재로 사용되었던 서별당은 안채와 담으로 구분되어 있고, 중간에 작은 문 하나가 나 있다. 담장은 고개를 내밀어 소통하기에 충분하도록 야트막하다. 서별당 아래의 연지당(蓮池棠)은 집안의 홀로된 여인들이 안채의 살림을 도와가며 지내던 곳이다. 앞마당은 ‘받재마당’이라 하여 안채로 반입되는 재물을 확인하는 장소였다. 현재 서별당과 연지당은 한옥스테이 장소로 사용된다.솟을대문을 지나 왼편으로 들어서면 선교장의 중심인 열화당(悅話堂)을 만난다. 팔작지붕에 홑처마 구조인 열화당은 바깥주인이 기거하는 사랑채로, ‘일가친척이 이곳에서 정담과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뜻을 담고 있다.지난 1815년 완공된 열화당의 특징은 툇마루 앞에 설치된 동판 구조물인 차양으로, 한말에 선교장에 머물렀던 러시아 공사관 사람들이 보답으로 지어준 것이다. <선교장 열화당>/이진욱 기자 심명숙 문화해설가는 “학식이 높고 귀한 손님들만 이 사랑채에 머물게 했다”면서 “지난 7월 열화당 건립 200주년을 기념해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강원’이 이곳에서 열렸다”고 설명한다.열화당 뒤편 초정(草亭)은 인상적이다. 열화당 후원의 정자로, 시문을 짓고 책을 읽던 곳이다. 또한 초가에 살고 있는 소작인들의 애환과 삶을 공감하고 검소와 베풂의 덕을 수련하도록 소박하게 지었다고 한다. 원추리 군락지가 조성돼 있어 ‘녹야원’이라고도 불리는데, 원추리의 야생력과 번식력이 선교장가에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선교장 안채 부엌>/이진욱 기자 열화당 부속건물인 중사랑은 풍류객들과 교분을 나누던 곳이다. 23칸의 행랑채는 관동팔경과 금강산을 유람하는 시인, 묵객과 집안일을 하던 집사들의 거처로 사용되었다.이밖에도 안팎으로 볼거리가 많다. 중요민속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어 있는 선교장에는 곳간채, 홍예헌, 자매재, 초가, 선교장 박물관 등이 있다. 1908년 곡식창고인 곳간채를 개조해 신학문을 가르치던 동진학교(東進學校)를 설립했으나 일제의 탄압에 의해 폐교됐다.활래정의 단골손님이었던 몽양 여운형이 영어교사로 재직했다. 현재 선교장 생활유물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교장 매표소 인근의 선교장 박물관에는 300년 집안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도 만년에 이곳에 들러 ‘홍엽산거’(紅葉山居) 라는 작품을 남겼는데, 편액으로 만들어져 전시되고 있다.선교장이 건축되기 전부터 자생한 노송 수백 그루가 우거져 있는 선교장 뒷동산 솔숲 길을 걸으면 솔향기와 전통가옥의 멋을 더욱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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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가동 눈앞…기지전대 12월1일 창설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귀포 제주해군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해군, 내년 1월 준공까지 기동·잠수함 등 3개 전대 이전항만·육상공사 공정률 91.2%…주민갈등 해소 과제 '여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기자 =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서 해상작전을 지휘·지원하는 제주기지전대가 오는 12월 1일 창설된다.해군은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시작으로 앞으로 제7기동전단과 잠수함사령부 산하 일부 부대를 제주로 옮겨 서귀포시 강정해안의 해군기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현재 91%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1월께 준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나뉜 주민 간 갈등 해소와 환경파괴 논란 불식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 항만·육상 공정률 91.2%…내년 1월 준공 지난달 16일 제주해군기지에 이지스구축함(DDG)인 세종대왕함이 입항했다. 군함 입항은 이날이 처음이었다.세종대왕함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구조함, 소해함, 잠수함, 고속정 등 여러 유형의 함정이 입항해 유형 별로 출·입항과 부두 계류 시험을 하며 제주해군기지의 안전성을 점검했다.항만공사는 이처럼 갖가지 함정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마무리됐다. 육상도 건물 대부분이 외관을 갖추는 등 기지 건설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2007년부터 추진돼 주민 반발로 지연되다 2012년에서야 본격 착수된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올해 10월 현재 91.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함정 20여 척과 15만t급 크루즈 2척이 계류 가능한 부두와 방파제를 짓는 항만공사의 공정률은 외곽 방파제(크루즈 부두) 1공구 97%, 함정 계류용 부두 등 나머지 부분인 2공구 91.5% 등 전체 94.7%를 보이고 있다.육상공사는 본관·별관·작전지휘소 등 군 지휘·지원 행정시설이 들어서는 1공구가 76.3%, 복합문화센터·간부 숙소·종합운동장 등 민군 복합 공동시설이 들어서는 2공구가 89.9% 등 전체 공정률이 82% 정도다.이제 내·외장 공사와 펜스 밖 공사인 우회도로(현 공정률 35.3%), 군 관사 공사 등만 끝나면 기지건설은 마무리된다.지난달 16일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이 서귀포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행정대집행까지 이뤄지는 마찰 끝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군 관사 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48.6%를 보이는 등 절반가량 진행됐다.작전 필수대기요원이 사용할 이 군 관사는 강정초교 인근 9천407㎡ 부지에 전체건축면적 6천458㎡, 72세대(지상 4층·5개동) 규모로 지어진다.해군기지 반대 측은 지난해 10월 25일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농성 천막을 설치해 공사 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99일 만인 올해 1월 31일 해군이 천막을 강제 철거해 공사를 재개했다.해군은 기지를 본격적으로 운용하면 인력도 늘어나서 관사가 600여 가구 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내년 초까지 인근 아파트 300가구를 매입하는 등 순차적으로 관사를 확보해나가기로 했다.해군은 남은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께 준공식을 연 뒤 본격적으로 해군기지 운용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기지전대 창설 이어 3개 전대 이전 해군은 오는 12월 1일 제주해군기지에 제주기지전대를 새로 창설한다.해군 인력과 해병대 인력이 혼재돼 있던 제주방어사령부(이하 제방사)에서 301방어전대 등 해군 인력을 고스란히 해군기지로 옮겨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는 것이다.해군 인력이 모두 빠져나간 제방사는 해체되고 여단급 해병대 제주부대인 가칭 제9해병여단으로 개편된다. 제주기지전대는 해상 작전 세력을 지휘하고 지원하는 해군기지 내 육상 주둔 부대로, 해군 3함대사령부 소속이다.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시작으로 제71기동전대와 제72기동전대 등 제7기동전단, 잠수함사령부 산하 1개의 잠수함전대가 차례로 제주로 이전하면 제주해군기지는 제모습을 갖추게 된다. 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귀포 제주해군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즉, 해군기지는 제주기지전대, 제71기동전대, 제72기동전대, 잠수함전대 등 4개의 전대(Squadron·戰隊)로 구성되는 셈이다.해군의 지휘 체계는 함대사령부(소장급) 및 전단(준장급) - 전대(대령급) - 편대(소령급) 등으로 이뤄진다. 1개 기동전단은 2개 기동전대로 구성돼 있다. 제주해군기지에서 해상 작전의 중심 역할을 할 제7기동전단은 유사시 세계 어디서나 신속하고 완벽한 작전수행이 가능하도록 꾸려진 우리나라 해군 최초의 기동전단이다.7기동전단은 최신예 이지스함인 7천600t급 세종대왕함을 필두로 문무대왕함, 충무공이순신함, 대조영함, 왕건함, 강감찬함, 최영함 등 6척의 4천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 등을 보유하고 있다.이 기동전단은 부산(제71기동전대)과 진해(제72기동전대) 해군기지에 나눠 배치돼 해상교통로 보호, 대북대비태세 유지, 국가대외정책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지만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제주를 중심으로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제주해군기지에는 육상의 제주기지전대 인력 500∼600여명, 제71기동전대와 제72기동전대, 잠수함전대 등 해상작전인력 2천500∼2천600명 등 총 3천∼3천200여명의 군인이 주둔하게 된다. 이들 군인의 가족까지 더하면 6천∼7천명이 제주해군기지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생활하게 된다.제주해군기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해군은 기동부대를 수용하는 기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 중국·일본 등과의 해양분쟁에 대비한 전초 기지로서의 의미, 안정적인 해상교통로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이어도까지의 거리가 94해리로 단축돼 8시간이면 현장 출동이 가능해져 우리 해군의 작전 반응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원유의 99.8%, 곡물 100%, 원자재의 100%가 해상을 통해 운송되지만 수시로 해적의 위협에 노출된 말라카 해협 등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원 함정을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얻게 된다.◇ 주민갈등 해소 등 과제는 '여전'지난 1월 31일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돼 해군 측 용역과 강정주민 등 반대단체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해군기지 완공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10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해군기지 반대 투쟁과정에서 700여 명의 주민과 활동가들이 연행됐다. 이 중 기소돼 재판을 받았거나 받는 사람들은 600여명, 구속된 이들은 38명이다. 확정된 벌금만 4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반대단체 등의 시위로 지연되면서 정부가 건설업체에 273억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해군은 14개월가량 공사가 지연되면서 피해를 본 1공구 항만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배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공사지연의 원인을 제공한 시민단체와 시위자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게다가 국방부는 올해 초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집행 비용 8천970만원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강정마을에 보냈다.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지난 1월 31일 실시한 행정대집행 비용을 청구하면서 이달 25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국세징수법에 따라 재산압류 등 강제징수하겠다고 통보했다.이에 대해 강정마을회는 "모든 일련의 행위는 강정마을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군의 악의적인 행위에 굴복하지 않고 평화를 향한 의지를 다져나갈 것"이라며 반대운동을 계속해 나갈 뜻을 밝혔다.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찬·반으로 나뉜 주민 간 갈등을 해소하고, 해군이 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남은 공사들을 무리 없이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동시에 제주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제기됐던 절차적 정당성 문제와 입지선정의 문제점 등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지의 서식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는 환경파괴 논란 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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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뉴욕의 한글전도사 "어린이들이 정체성 찾아가는 게 기쁨"11년째 한글 가르치는 김수진 교사 "죽기 직전까지 한글 가르칠 것"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어린 학생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교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뉴욕의 한글 전도사'로 불리는 김수진(46) 교사는 569돌 한글날을 앞둔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삐뚤삐뚤 한글을 그리던 어린이들이 서서히 글자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바로 잡아가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을 이야기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12년 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11년 전 뉴욕 플러싱에 있는 한 교회의 한글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국어 교사를 했다는 이유로 한글교사를 맡았다"는 그가 한국계 어린이들에게서 처음 느낀 것은 안쓰러움이었다. "한국인의 모습도, 미국인의 모습도 볼 수 없었어요. 언어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어두운 면을 많이 느꼈어요"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한글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한글을 가르쳤으며,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같이 즐길 방법을 하나씩 개발해 어린이들과 어울렸다.설이나 추석 등 명절을 맞아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했고, 3·1절 등에는 역사 이야기도 나눴다. 뉴욕한국학교 고등반 교실에서 추석 전날 학생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고 있는 김수진 교사(오른쪽에서 세번째)김 교사의 노력은 어린이들이 변해가는 것으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한글을 깨우치고 한국 문화를 알아가면서 어린이들이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더 적극적이고 활발해졌어요"때마침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한글을 배우는 어린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비 한국계 친구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질문을 받는 가 하면 한류스타의 이름을 써 달라는 요구까지 받는 상황이 됐다.김 교사는 "어린이들이 자신감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책임감까지 느끼는 것을 봤다"면서 "한글 교육이 단순히 글자 깨우치기가 아니라 인생의 책임감을 불어넣는 수단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그는 지금은 3개 기관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주중에는 뉴욕시 공립학교인 브롱크스 차터 스쿨(Bronx Charter Shool for Better Learning)에 출근한다. 이 학교에는 한국계 학생이 한 명도 없으며 한글수업을 듣는 400여 명은 흑인, 스페인계가 대부분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한글을 배우는 학생은 2배 늘어난 것이다.토요일에는 미국 동부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학교인 뉴욕한국학교에서 한글과 한국 문화를 전파한다. 이 학교에는 비 한국계도 많이 다니며 특히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계를 사위나 며느리로 맞은 외국인 부부, 나아가 한국과 아무 상관없는 순수 외국인 가정도 다닌다고 김 교사는 귀띔했다.작년 9월부터는 매주 수요일에 퀸스도서관에서 2시간 동안 비 한국계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 김 교사는 '한글 전도사'라는 평가에는 손사래부터 쳤다. 한글을 잘 가르치고 한글에 대한 애정이 훨씬 많은 사람도 많다면서 자신은 비교도 안 될 정도라고 겸손해했다.그는 한글교육을 '사랑'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이 글을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백성을 사랑해 만든 글자라는 설명과 함께 한글을 가르치는 게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전하는 사랑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죽기 직전까지 한글을 가르치면서 사랑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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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느낌 물씬 '만산홍엽'…전국이 '오색향연'단풍 가득한 한계령(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지난달 시작된 설악산 단풍이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한글날 휴일인 9일 강원도 인제군와 양양군을 잇는 한계령이 단풍 정절을 맞고 있다. 2015.10.9 momo@yna.co.kr방방곡곡서 축제·한글날 행사 물결…행락지 혼잡 (전국종합=연합뉴스) 한글날인 9일 연휴 첫날에 전국 유명 산이 '만산홍엽'을 이루면서 단풍객이 몰려 오색향연을 즐겼다.설악산을 비롯 유명 산과 축제장에 완연한 가을 정취에 취해보려는 행락객이 몰려들어 곳곳에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설악산은 7부 능선인 수렴동 대피소와 천불동계곡까지 단풍이 내려와 나들이객을 맞았다.오후 2시 현재 3만1천여명이 찾아 수채화 같은 오색 단풍과 어우러진 투명한 계곡 정취를 만끽했다.지리산은 정상부터 해발 1천m까지 새빨간 단풍으로 물들며 고운 자태를 뽐내자 증산리 코스와 백무동 코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색색의 단풍을 즐겼다.속리산과 월악산에도 4천600여명과 1천500여명이 찾아 가을 햇살에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했다.형형색색의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계룡산에도 3천여명이 몰려 화려한 단풍을 카메라에 담으며 신선한 가을 바람에 땀을 식혔다.소백산은 정상에서 아래로 20%가량 단풍 옷으로 갈아입고, 주왕산도 활엽수를 중심으로 조금씩 단풍이 든 가운데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등산객들로 붐볐다.덕유산도 노랗고 빨간 원색의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13종의 단풍나무가 있는 내장산은 매표소에서 백양사까지 1.5km '단풍 터널' 구간에 인파가 몰려 깊어가는 정취를 즐겼다.이달 들어 서서히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한라산에도 연휴를 맞아 이른 단풍 구경에 나선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산굼부리와 따라비오름 등 제주지역 억새 명소에도 많은 등산객이 찾아 가을 정취를 즐겼다.단풍 가득한 한계령(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지난달 시작된 설악산 단풍이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한글날 휴일인 9일 강원도 인제군와 양양군을 잇는 한계령이 단풍 정절을 맞고 있다. 2015.10.9 momo@yna.co.kr울산시 울주군 신불산∼간월산 사이 간월재와 고헌산 정상의 '영남알프스' 억새평원에도 1만5천명이 찾아 은빛 물결 눈부신 억새의 정취를 만끽했다.이날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억새꽃 축제가 열린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와 명성산 억새밭 일대에도 이른 아침부터 많은 등산객이 몰려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경기 용인 에버랜드에는 단풍보다 붉은 단풍으로 유명한 '코키아'를 만나기 위한 가족단위 시민 4만2천여명이 몰려 온종일 북적거렸다. 바람이 조금씩 차가워지면서 단풍이 화려해지는 가운데 설악산은 18일, 속리산은 28일, 내장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은 다음 달 5일께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전국 축제장, 한글날 행사장 등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는 자갈치축제 이틀째를 맞아 회요리 경연대회와 전통가요쇼, 예술단 공연 등이 이어졌다.동래구에서는 부산 역사를 체험하는 동래읍성역사축제가 막을 올린 가운데 300여명이 동래부사 행차를 재현한 길놀이 행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경북 영주 풍기인삼축제장에서는 올스타씨름장사대회, 관광객 노래자랑, 인삼깍기대회, 풍기인삼 경매 등이 열려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했다.충남 천수만에서 잡히는 싱싱한 전어와 대하를 맛볼 수 있는 보령 무창포·신비의 바닷길 대하·전어 축제와 태안 안면도 백사장항에서 열린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에도 수많은 미식가가 찾아 싱싱하고 담백한 가을 진미를 맛보았다.강원 횡성과 홍천에서는 한우축제가 열려 행락객이 한우 고기를 맛보고 즐겼다.임진각서 '인삼건강마라톤대회' 열려(파주=연합뉴스) 9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인삼건강마라톤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청명한 가을 날씨를 즐기며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파주시는 오는 17∼18일 임진각 '파주개성인삼축제'를 앞두고 젊은 층의 인삼 소비를 늘리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 2015.10.9 <<파주시>> wyshik@yna.co.kr횡성한우축제장에는 가족단위 행락객이 찾아 다양한 먹을거리와 프로그램을 즐겼으며, 올해 13회째를 맞은 홍천인삼한우축제 참가객들도 인삼한우 깜짝경매, 인삼낚시 등 다양한 행사를 체험했다.폐막을 이틀 앞둔 괴산유기농산업엑스포장을 비롯해 청주공예비엔날레행사장과 중국인유학생축제장에도 풍성한 가을 향기를 느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공원에서 열린 제6회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와 서구 오류동 경인아라뱃길에서 펼쳐진 제3회 아라문화축제장에도 인파가 몰렸다.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는 인삼건강마라톤대회가 열린 가운데 3천여명의 참가자들이 6㎞와 10㎞ 코스를 달리며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했다.대구 달성종합스포츠파크와 경북 군위에서 열린 달성군민체육대회와 삼국유사 전국 마라톤대회에도 1만3천여명과 3천여명이 참가해 건강을 다졌다.한글날 행사도 곳곳에서 잇따랐다.세종시가 세종대왕과 한글 이미지를 구현하고 시민 단합과 결속을 꾀하려는 제3회 세종축제가 세종호수공원에서 개막했다. 한글날 공식행사와 축하공연 여민락으로 축제 시작을 알렸으며 11일까지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여주시는 이날 세종대왕릉에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나선화 문화재청장, 남경필 도지사 등 2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날 기념식을 열었다. 10일까지 전국 세종백일장과 미술대회가 열리고 지역 특산물도 판매한다.또 이날 여주대학교 세종리더십연구소와 여주대 등에서 '한국의 미래 : 10년 후, 세종이라면?'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했다.제주시 탑동광장 등에서 진행 중인 제54회 탐라문화제에서는 한글날을 맞아 제주어 시 낭송대회, 제주어 동화구연대회 등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한 형태가 남아 있는 '고어의 보고' 제주어를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류수현 우영식 최은지 조정호 이상현 박정헌 이승형 장아름 김동철 김준호 김형우 전지혜 임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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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세종대왕이 꿈과 철학을 담아 만든 문자입니다"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전시된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과 해설서.김슬옹 미국 워싱턴글로벌대 교수,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 해제"비주류 문자였지만 왕실과 민간에서 사용되며 발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은 세종이 새로 만든 문자인 훈민정음을 해설한 책이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라는 의미의 '무가지보'(無價之寶)로 평가된다.세종은 1443년 12월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 9월 훈민정음 해례본을 간행해 세상에 널리 알렸다. 세종의 명을 받아 펴낸 해례본 초간본은 역사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1940년 경북 안동의 고택 서재에서 발견됐다.약 5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 전형필에게 소유권이 넘어갔고 신문과 잡지에 관련 내용이 실리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한글날을 앞둔 지난 6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해례본을 원본 그대로 되살린 복제본이 공개됐다. 교보문고가 제작을 맡은 이 책에는 20년 동안 훈민정음을 연구한 김슬옹 미국 워싱턴글로벌대 교수의 해설서가 포함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전시된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과 해설서. 2015.10.6 uwg806@yna.co.kr 서울 광화문에서 7일 만난 김 교수는 "한글은 지식과 정보를 백성과 나누고자 했던 세종의 꿈과 당대의 과학, 철학 사상이 투영된 문자"라고 강조했다. "훈민정음과 관련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이 꽤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한글을 공동 창제했다고 생각하지만, 한자가 성리학의 상징이자 소중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에 공개적으로 문자를 만든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어요. 세종이 비밀리에 추진하면서 집현전 학사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받았다고 봐야 합니다."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이 한자와 이두가 복잡한 문자라고 지적한 때는 1426년이다. 그는 한자로 된 법조문을 조금 더 쉽게 알리는 방안을 고민했고, 1434년 그림풀이가 덧붙은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를 발행했다.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못한 세종은 모든 사람이 쉽게 익힐 수 있고 쓰기 편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김 교수는 훈민정음 반포 이후 사대부의 반대가 심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학자들이 훈민정음을 좋아하지 않고 비주류 문자로 여겼지만 심하게 반대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그는 "상소를 올린 최만리조차도 언문(훈민정음)은 매우 신묘하고 기묘하다고 밝혔다"면서 "성리학자들은 부인과 딸에게는 언문을 쓰고 학문을 할 때는 한자를 사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조선시대에 훈민정음은 한자를 보완하는 문자의 역할을 했지만 꾸준히 발전했다. 왕실에서 한글 사용을 장려했고, 각종 문학 작품과 실용서에 두루 사용됐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훈민정음이라는 문자만큼이나 해례본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면서 "암호 같은 문장 부호들이 있고, 왕이 저술한 부분은 신하들이 서술한 부분에 비해 글자가 크다는 점이 독특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해례본은 발견 당시 세종 서문의 첫째 장과 둘째 장이 찢긴 상태였고, 훼손된 것을 누가 어떻게 복원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훈민정음 해례본은 1940년에 나온 간송본과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상주본이 있다. 소유권 분쟁과 절도 소송에 휘말렸던 상주본은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김 교수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적지 않은 분량을 인쇄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온전한 해례본이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훈민정음 간송본에는 뒷면에 낙서가 있어요.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그 내용에 '십구사략언해'가 있다는 거죠. 낙서의 주인공은 아마도 한글을 잘 쓰고 좋아했던 사람 같아요. 낙서를 판독해서 내년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그는 "훈민정음에 대해 아직도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다"면서 조선의 사대부들이 훈민정음을 주류 문자로 채택했다면 역사는 확연히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슬옹 미국 워싱턴글로벌대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훈민정음 해례본 최초 복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해례본 해설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5.10.6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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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구축함, 北 장거리로켓 탐지임무 받았다(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내달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10.10)을 계기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함에 따라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도 탐지 임무가 공식 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이지스 구축함 1척이 동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를 탐지하는 임무가 추가로 부여됐다고 정부의 한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이지스함 3척 중 1척이 현재 동해상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며 실제 발사 준비가 포착되면 1척을 더 증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함에는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가 함정 4면에 장착돼 있어 1천km 밖의 탄도탄 탐지가 가능하다. 500km의 먼 거리에서 접근하는 1천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추적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2012년 4월 북한의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보다 빠른 발사 54초 만에 궤적을 성공적으로 추적했다. 2009년 4월에는 장거리 로켓 발사 15초 만에 탐지한 바 있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면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장 먼저 탐지되는 해상에서의 임무를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군 이지스함은 2009년과 2012년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을 탐지했던 매뉴얼대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미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으로 로켓을 옮길 가능성에 대비해 연합감시 자산을 증강 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군의 한 관계자는 "평양에서 열차를 이용해 동창리 발사장으로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이송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미사일을 실은 열차가 서서히 운행하기 때문에 감시자산에 포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상황에 대해 공조로 탐지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장거리 미사일의 실체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군 당국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1주일 전, 핵실험을 감행하기 한 달 전에 각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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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세월호 추모, 폭력집회 변질"…주동자 등 사법처리만신창이 된 경찰 버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앞에 지난 밤 '세월호참사 범국민대회' 행진 참가자들에 의해 손상된 경찰버스가 서 있다. mon@yna.co.kr 충돌로 경찰 74명 다쳐…주최측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세월호 참사 1주년 후 첫 주말인 18일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 이후 벌어진 시위 충돌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폭력 행위자를 전원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19일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집회를 '4·18 불법·폭력 집회'로 지칭하고 "시위 주동자와 극렬 행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전원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나머지 15개 지방경찰청에도 수사전담반을 편성하기로 했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경찰관과 의무경찰이 다수 다치고 경찰버스 등 장비가 파손됐다"며 주최 측인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경찰 차벽 밀어내는 시위대 (서울=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세월호 유가족과 민주노총, 시민 등으로 이뤄진 시위대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누각 앞에서 통행을 가로막고 있는 경찰 차벽을 밀어내고 있다. 이들은 이날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세월호 시행령 폐지와 조속한 세월호 선체 인양을 요구했다. doo@yna.co.kr 경찰에 따르면 이번 시위 사태로 의경 3명이 귀, 머리 등이 찢어지거나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경찰 74명이 다쳤다. 아울러 경찰 차량 71대가 파손됐고 채증용 캠코더와 무전기 등 경찰장비 368개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빼앗기거나 망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경찰은 경력 1만3천700여명과 차벽트럭 18대를 비롯한 차량 470여대, 안전펜스 등을 동원해 경복궁 앞, 광화문 북측 광장, 세종대왕 앞, 세종로 사거리, 파이낸셜빌딩 등에 6겹으로 시위대 저지선을 쳤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의 집회가 끝난 뒤 광화문 광장 방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최루액 맞고 괴로워하는 시민 (서울=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세월호 유가족과 민주노총, 시민 등으로 이뤄진 시위대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경찰이 쏜 최루액을 맞은 한 시민이 괴로워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세월호 시행령 폐지와 조속한 세월호 선체 인양을 요구했다. doo@yna.co.kr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과 물대포를 대량으로 살포했고, 시위대 일부는 경찰 차량을 부수고 차량 안의 분말 소화기를 꺼내 뿌리거나, 유리창을 깨고 나서 밧줄을 걸어 잡아 당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뿐 아니라 유가족과 시민도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자 100명을 연행, 시내 경찰서로 분산 이송해 조사 중이다. 연행자 중 '유민아빠' 김영오씨 등 유가족은 20명이며, 고교생 5명은 훈방 조치됐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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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예술과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오래된 길파란대문의 대오서점(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종로구 누하동의 대오서점. 63년간 자리를 지켜온 헌책방은 현재 서점 내부와 한옥 안채를 공개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k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심 속 골목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옛 정취에 대한 갈망과 향수가 사람들을 골목길로 이끈다. 낙후되고 촌스러웠던 골목길은 이제 예술, 문화, 감성, 추억이라는 가치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 속 풍경'에 들어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예술이 살아있는 옛 마을 서촌(西村)을 둘러보자. 서촌은 '낡은 것을 버리지 않아 생긴 자연스러운 매력'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고즈넉한 골목길에서의 식사와 산책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술 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서촌의 옛 주민 중에는 유명한 예술인이 많았다. 조선시대 주민으로는 서예와 가야금에 능한 예술인이면서 당대의 문인과 화가를 집으로 즐겨 초대했던 '풍류 왕자' 안평대군, 생애 대부분을 서촌에서 살면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개척한 겸재 정선, 추사체를 만들어낸 명필가이자 실학자였던 추사 김정희 등을 꼽을 수 있다. 18세기에 전성기를 맞은 '위항문학'(委巷文學)의 대표 주자였던 장혼, 김낙서, 왕태 등도 서촌에 모여 살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는 이상과 윤동주, 서정주, 이중섭, 이상범, 박노수 등이 이곳을 기반으로 예술 활동을 했다. 서촌은 조선시대부터 수많은 문학·예술인을 배출한 '예술 1번지'였다. 구불구불 통하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옛 예술가들이 남긴 흔적과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촌이다. 지리적으로 서촌은 인왕산과 백악산이 감싸 안고 경복궁이 동쪽을 가로막고 있는 지역이다. 인왕산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뻗은 물길을 따라 형성된 지역을 사람들은 '서촌'이라고 부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복궁 서쪽 지역의 체부동, 필운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효자동, 통인동, 청운동, 부암동 등을 포함한다. 서촌은 고관들이 주로 거주했던 가회동, 안국동, 재동, 삼청동 일대를 이르는 '북촌'(北村)과 대비된다. 이 동네에는 역관과 의관, 예술에 특별한 재주를 지닌 중인 계급이 많이 모여 살았고, 이는 서촌이 역사적으로 예술성을 갖는 토대가 됐다. 서촌이 예술 활동의 본거지가 된 이유는 탁월한 풍광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겸재 정선이 남긴 그림을 통해 우리는 서촌의 옛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경복궁에서 통인시장을 거쳐 옥인길 끝까지 올라가면 수성동(水聲洞) 계곡이 나온다. 인왕산 아래 첫 계곡으로 말 그대로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다. 고개를 들어보면 'S'자 형태의 계곡과 바위,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웅장한 인왕산 정상이 보인다. 현대적인 사물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시원한 풍경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인왕산 아래 수성동 계곡(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S'자 형태의 계곡과 바위,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웅장한 인왕산 정상이 어우러진 수성동 계곡의 모습. kjhpress@yna.co.kr 정선은 이 수성동을 그림으로 남겼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수성동'은 지금의 수성동과 비슷하다. 계곡의 모양과 암석, 양평대군의 옛 집터에 있던 기린교(麒麟橋)까지 그대로다. 다만 현재의 풍경이 자연 그대로의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인왕산 경치와 생태를 복원하기 위해 2012년 계곡 위에 세워진 옥인아파트를 철거하면서 수성동과 인왕제색도를 참고해 계곡을 복원했다. 정선은 '인왕제색', '청풍계', '수성구지', '인곡유거', '창의문', '백운동', '한양전경', '장안연우', '세검정' 등 서촌의 명소를 담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정선이 그림을 그렸던 현장이나 피사체가 된 장소를 찾아 당시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도 서촌을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다. 수성동을 등지고 골목길을 내려오다 보면 윤동주 하숙집 터(종로구 옥인길 57)가 보인다.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에 재학하면서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 그의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쓰였다. 주옥같은 시를 쏟아내던 젊은 시인 윤동주는 하숙집 앞 골목길을 따라 매일 아침 인왕산을 산책했다. 원래 하숙집은 사라지고 붉은 벽돌로 마감된 양옥이 들어섰지만, 안내판을 통해 하숙집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볼 수 있다. 시인의 흔적을 더 따라가고 싶다면 청운동 '윤동주 문학관'(종로구 창의문로 119)으로 넘어가면 된다. 사상범으로 몰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당해 28세의 나이로 운명한 시인의 삶을 사진과 친필 원고, 작품집으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활용해 만든 우물 모양의 전시실은 차가운 감옥에서 스러져간 시인의 고독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노수 미술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종로구 옥인길에 있는 박노수 미술관. 윤덕영이 1937년경 딸과 사위를 위해 지었다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건축 스타일이 모두 섞여 있다. kjhpress@yna.co.kr 윤동주 하숙집 터에서 좀 더 아래로 내려오면 한옥인지 양옥인지 아리송한 가옥이 눈에 띈다. 외관이 특별히 아름다운 집이다. 여기는 박노수 미술관(종로구 옥인1길 34)으로 고(故) 박노수(1927∼2013) 화백이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약 40년간 살았던 집이자 작업실이다. 박 화백은 해방 후 간결한 운필과 강렬한 색감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종로구는 2013년 박 화백이 기증한 집과 작품으로 미술관을 개관했다. 유료로 운영되는 미술관에는 '산'(山)과 '고사'(高士) 등 화백의 대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미술 작품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가옥 그 자체다. 친일파 윤덕영이 1937년경 딸과 사위를 위해 지었다는 이 가옥에서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건축 스타일을 모두 볼 수 있다. 당시에는 첨단 기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최고급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이고, 벽난로 3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중 창문은 서양식이고, 바닥과 계단은 나무로 만들어졌다. 붉은색으로 마감된 외관에서는 중국색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가옥은 화백이 소장한 고가구와 애장품, 정원과 어우러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정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통인동으로 들어서면 시인 이상을 떠올려볼 수 있는 '이상의 집'(자하문로 7길 18)을 만나게 된다. 한옥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이상이 세 살부터 스물세 살까지 살았던 집터의 일부에 지어진 기념 공간이다. 운영자인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이곳을 '이상을 기억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누구나 따뜻한 차를 대접받고 이상의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상의 집과 보안여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상을 추억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방인 종로구 통인동의 '이상의 집'(왼쪽 사진), 문화 행사 갤러리로 운영되는 '보안여관'(오른쪽사진)의 모습. kjhpress@yna.co.kr 인근 누하동에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점포가 많다. 파란 대문의 '대오서점'(종로구 자하문로 7길 55)이 그렇다. 권오남 할머니는 63년간 이곳을 운영해 왔다.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가 자식같이 키워 온 헌책방이라 떠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책을 팔지 않고 서점 내부와 한옥 안채를 공개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교과서와 문학 전집, 수학의 정석, 엘리트 영영사전 등 추억의 책들이 빼곡히 쌓여 있고, 1970년대 남학생 교복과 풍금, 대가족의 가족사진, 할머니가 쓰던 부엌살림이 그대로 남겨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발길을 돌려 경복궁 영추문 건너편에 있는 보안여관으로도 향해 보자. 서태지의 '소격동'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바로 그 붉은 벽돌 건물이다. 이곳은 서정주가 기거하면서 김동리, 김달진, 오장환 등과 함께 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든 현대문학사에서 의미가 큰 곳이다. 지금은 문화 예술 행사가 '숙박'하는 갤러리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서촌에서는 이상범 화백의 화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준수방 터, 송강 정철의 집터와 시비, 벽세청풍 바위와 김상용 집터, 서울 농·맹학교 담장 벽화 등 역사와 문화를 논할 수 있는 공간이 즐비하다. 서촌은 오래된 동네를 걷는 즐거움을 제대로 주는 동네다. 봄을 기다리는 지금, 겨우내 잠들었던 감성을 깨우러 서촌으로 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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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여주 세종대왕릉서 훈민정음 반포 경축행사(여주=연합) 강창구 기자 = 여주시는 한글날인 9일 능서면 왕대리 세종대왕릉에서 훈민정음 반포 568돌 기념식과 문화행사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한글날 기념식은 오전 10시30분 세종대왕릉 정자각에서 식전행사로 궁중무용인 궁중정재 공연이 펼쳐지고 11시부터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경희 여주시장,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린다. 이어 정오부터 특별공개방송 '박철쇼'가, 오후 2시20분부터 가족뮤지컬 '세종대왕이 뿔났다'가 펼쳐지고 오후 2시부터 '한글의 미래, 한글 디자인의 원리 철학'이라는 주제로 국내 최고의 '명사초청 강연'이 진행된다. 이밖에 대형 LED판넬을 통해 여주 세종대왕릉을 중심으로 파주, 울산, 일본 삿포로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한글타이포그라피 전시를 비롯해 '아름다운 편지글 어제와 오늘 전시회', 훈민정음 탁본 체험·한글가훈 써주기·한글 연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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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한글학교 2천개 육박…학생 수 10만명 넘어재외 한글학교 교사 200여 명이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한글사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미 지역 1천70개교로 전체 절반 넘어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한글학교가 2천 개에 육박하며, 학생 수도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외동포재단이 올해 2월 실시한 한글학교 운영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글학교는 전 세계 116개 국가에서 모두 1천918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학교에서 한글 교육을 받는 학생 수는 총 10만6천397명이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수도 1만5천333명에 달했다. 대륙별로 보면 한글학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북미로 미국과 캐나다 등 두 나라에만 전체 절반이 넘는 1천70개의 학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학생도 5만7천702명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아시아·대양주가 363개교,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 240개교, 유럽 111개교 순이었다. 한글학교가 100개 미만인 지역은 두 곳으로 중남미 89개교, 아프리카·중동 45개교였다. 역사상 최초의 한글학교는 하와이감리교회에서 1906년 세운 한글학교로, 이후 교회 이름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로 바뀌면서 학교명도 하와이한인사회한글학교로 개명됐다. 현재 이 학교에는 학생 120명이 등록돼 있다. 반대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한글학교는 중국에 있는 정음우리말학교로 2012년 설립됐다. 이 학교는 중국 베이징 지역에 있는 조선족 청소년을 위한 주말한글학교로 운영되고 있으며, 재중동포들이 학교 설립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