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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국> 알파고, 이세돌 만나자 ‘극강모드’ 돌변상대 수준에 맞추는 기력?…실수도 나와 완벽하지는 않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에 갓 입문한 수준으로 평가받던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알파고의 실력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졌다.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전 전승으로 이겼다. 알파고는 프로 기사와 핸디캡 없이 대등하게 겨뤄 이긴 최초의 바둑 인공지능으로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당시 기보를 살펴본 바둑 프로기사들은 알파고의 실력을 아마추어 최고수, 또는 프로 실력에 다가오는 정도의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에 많은 기사가 이세돌 9단의 5전 전승을 점쳤고, 이세돌 9단도 "한 판을 질까 말까한 대국"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그러나 9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수에 철저하게 대응해 결국 불계승을 거뒀다.이세돌 9단도 "너무 놀랐다.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이 대국을 본 프로기사들은 "알파고는 최정상급 수준"이라며 이전과 다른 평가를 했다.전문가들은 알파고가 5개월 만에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준 것에 충격을 받았다.알파고는 스스로 모의 대국을 하면서 바둑 실력을 키우는 '강화 학습'으로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그러나 "알파고는 이미 강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김성룡 9단은 "알파고는 판후이를 상대할 때는 판후이만큼만 바둑을 두고, 이세돌 9단을 상대로는 이세돌 9단만큼 두는 게 아닐까 궁금하다"고 말했다.추형석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알파고가 원래 강했는데 정보가 너무 없어서 과소평가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며 김 9단과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추 연구원은 "5개월간 특별한 변화가 있기도 어렵다. 알고리즘을 건들면 오히려 더 못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세돌 9단의 변칙적인 수에 아주 잘 대응하는 것을 보니 원래 다 학습했던 것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그러면서 "판후이는 그런 수를 안 뒀으니 알파고가 그 정도 실력에 맞춰서 실력을 보여준 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그렇다고 알파고가 '천하무적'인 것은 아니다.이세돌 9단의 스승 권갑용 8단은 "알파고는 수읽기가 굉장히 세지만, 기계로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창의적인 이세돌 9단이 기존에 없던 수를 둬 어려운 상황을 만들면 때때로 실수를 한다"며 알파고의 한계 역시 아직 덜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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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조금 긴장…5대 0 승리는 아닐 것 같다"(종합)딸 격려 받는 이세돌 9단(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 참석해 딸 혜림 양의 격려를 받고 있다.하사비스 "알파고, 업그레이드됐다…인간처럼 직관도 가능"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윤보람 기자 = 인간을 대표해 인공지능 알파고와 반상 대결을 펼칠 이세돌 9단이 "조금 긴장은 해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의 승리 가능성을 조금 낮췄다.이세돌 9단은 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여전히 자신감은 있다"면서도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지난달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5번의 대국 중) 3대 2 정도가 아니라 한 판을 지느냐 마냐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에도 5전 전승을 목표로 두겠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오는 9일부터 5차례 반상 대결을 펼친다. 승자는 상금 100만 달러를 가져간다.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맞대결 D-1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인공지능 최초로 프로기사와 동등하게 대결해 이겼다.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이긴 것이다. 이번에는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한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언론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총 300여명의 기자가 몰려 '세기의 대국'을 향한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이날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알파고의 기술과 원리를 설명하는 발표를 했다.이 설명을 들은 이세돌 9단은 "지난 기자회견에서는 알고리즘을 전혀 이해 못 했는데 지금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며 "내일 바로 시작이라 긴장감이 있다"고 말했다.자신의 승률을 조금 낮춘 이유는 알파고의 직관 능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그는 "아무래도 인간의 직관력과 감각을 인공지능이 따라오기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에 알고리즘 설명을 들으면서 인공지능이 직관을 어느 정도 모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직관은 10의 170승에 달하는 바둑의 경우의 수를 모두 따지지 않고 인간의 감각으로 최적의 수를 정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사비스 CEO도 "바둑에서 직관이 중요하다"며 "이를 해결하려고 개발한 '신경망 접근 방식'이 알파고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이세돌-알파고 맞대결 설명하는 하사비스 CEO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이세돌 9단과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단상에 올라 대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하사비스 CEO의 설명에 따르면, 알파고는 수의 위치를 계산하는 '정책망'으로 탐색의 범위를 좁히고, 승률을 계산하는 '가치망'이 탐색의 깊이를 좁혀 인간의 직관력을 모방한다. 이를 두고 이세돌 9단도 "인간이 최대 1천 수를 생각한다면, 컴퓨터는 100만 수, 1천만 수를 검색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알파고도 생각의 폭을 줄였다면 인간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긴장했다.그럼에도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비교해 저의 강점은 직관력과 인간 본연의 감각"이라며 "알파고가 어느 정도 모방하리라는 느낌은 왔지만, 100%로 구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점은 인간이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하사비스 CEO도 알파고만의 강점이 있다며 "피로하지 않고, 절대 겁먹지 않는다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 '자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가운데)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 참석해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왼쪽),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포토 세션을 갖고 있다.알파고의 약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테스트를 통해 성능이 떨어지는 부분을 알고 있다"며 "이번 대국에서 그동안 알지 못한 약점을 파악하지 않을까 한다. 이세돌 같은 천재적 기사의 기량을 어떻게 극복할지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하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판후이 2단을 이겼을 때보다 더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 10월 버전과 이번 버전은 다르다. 자가학습으로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생성해 능력을 향상했다"고 자부했다. 이세돌 9단은 "물론 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둑의 아름다움, 인간의 아름다움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두는 게 아니어서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내일 좋은 바둑, 재밌는 바둑, 아름다운 바둑을 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예상 승률을 조정하기는 했지만, 여전한 자신감도 드러났다.이세돌 9단은 첫판에서 지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첫판을 진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다"며 "결승 3번기, 5번기에서 첫판을 지고 들어간 경험이 있어서 판후이처럼 첫판을 진다고 해도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그는 또 "알파고만 시뮬레이션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머릿속 바둑판에 내일 대국 환경 상황을 추가해서 대국에 임하는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며 준비 방법을 소개했다.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더라도 바둑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그는 "인간이 지면 바둑계에 안 좋은 영향이 갈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서는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이길 것"이라며 "하지만 바둑의 완전한 가치가 없어진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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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가 두렵지 않은 이유 "나를 믿으니까""한 판이라도 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담은 돼" (상하이=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인공지능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바둑'을 정복하는 것을 목표로, 현존 최강 바둑 기사인 이세돌(33) 9단에게 도전장을 내민 '알파고'(AlphaGo)의 당돌함에 세계가 놀랐다.이세돌 9단은 그 도전이 흥미롭기만 하다. 단번에 도전을 받아들인 그는 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 자기 자신을 향한 믿음에 힘이 솟는다.구글 딥마인드사(社)가 개발한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5차례에 걸쳐 대국을 펼친다.그러나 현재 이세돌 9단은 다른 대국에 집중하고 있다. 4일 그는 제1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 머물고 있다. 3일 농심배 제12국을 마치고 상하이 시내 식당에서 만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대국을 앞두고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라며 "아무래도 인공지능과 첫 대결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 농심배 기자회견에서 "부담감은 농심배보다는 알파고 쪽에 더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본 바둑의 1인자 이야마 유타 9단이 "이세돌 9단이 부담을 느낀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여기서 느끼는 부담이란, 한 판이라도 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부담감을 느낀다는 말 역시도 자신감의 표현이었다.그는 "이야마 9단도 알파고의 수준을 낮게 보기 때문에 그렇게 놀란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세돌 9단에게 알파고와 대국할 때 무엇을 가장 보여주고 싶은지를 묻자 "스코어로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5전 전승을 거두고 싶다는 의미다. 그는 앞서 알파고 대국에 관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5번의 대국 중) 3대2 정도가 아니라 한 판을 지냐 마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CEO와 하이파이브하는 이세돌 9단(연합뉴스 자료사진)이번 대국이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세돌 9단이 '인류의 자존심'을 걸고 인공지능의 습격에 맞서는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퀴즈와 체스에서 인간을 이겼고, 고도의 사고력과 직관력을 요구하는 바둑을 정복하려고 한다.이세돌 9단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인류의 대표라는 사명감은 아직…"이라며 손사래를 쳤다.그런 비장한 각오보다는 일단 자신에 대한 믿음을 앞세워 세기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그는 알파고 대국을 앞두고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손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물론 '딸 바보'인 그는 캐나다에서 지대는 딸 혜림 양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오는 6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그는 알파고와 처음 대국하기 전까지 딸과 시간을 보내겠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자기 혼자 상대해야 한다.알파고의 실력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인 중국계 프로기사 판후이가 알파고에 0대 5로 졌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졌다. 이세돌 9단도 알파고와 판후이 간 대국 기보를 보고 알파고의 실력을 가늠하고 있다. 알파고는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방대한 바둑 정보를 짧은 시간에 습득하는 중인 반면, 이세돌 9단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많이 친한 편은 아니다.인터넷을 많이 이용하고 컴퓨터 바둑도 많이 두기는 하지만, 스마트폰은 롱텀에볼루션(LTE) 초창기 모델을 사용하고, 인터넷 뱅킹도 왠지 거부감이 들어 이용을 꺼린다. 이런 점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그는 "상대가 인공지능 알파고라는 의식은 하지 않고 한 수 한 수 승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일단 알파고와 1국을 두면 모든 게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이번에 지고 재도전한다면 받아주겠다. 리턴매치는 얼마든지 환영"이라며 "그러나 그다음에 또 도전할 때는 잘 모르겠다. 알파고가 (나를 이기려고) 칼을 갈고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인공지능 바둑이 인간을 이기는 날이 온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에는 동의한다.이세돌 9단은 "언젠가는 컴퓨터가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금은 양보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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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김원희 "20년전 제게 MC권했던 PD분들이 고맙죠"카메라 응시하는 김원희(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방송가에서 독보적인 여성MC로 활약하는 배우 김원희가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6 scape@yna.co.kr'백년손님' 300회 진행…최근 33주 연속 목요일 밤 시청률 1위4개 프로 진행 독보적 여성MC로…"치열하고 소중하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나운서 출신도 아니고 매끄럽고 윤기나게 진행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편하고 친근하다. 소탈하고 웃기다. 어쩜 그 웃음과 유머가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바비인형처럼 생긴 예쁜 '언니'가 가끔 허를 찌르게 웃기면 열만큼 웃을 일이 백만큼 웃게 된다. 흔한 오버액션도 없다. 자연스럽게 웃고 울고, 궁금해하고 슬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에 나온다. 배우에서 출발해 최근 몇 년은 여성 MC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김원희(43)를 눈발이 날리던 날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림 속 '바비인형'이 현실로 걸어오는 것 같다. "제가 진행의 스킬도 없고 진행을 매끄럽게 하지도 못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말할 줄도 모르고요."그런데 김원희는 지금 무려 4개 프로의 MC를 맡고 있다. 3개는 단독 MC, 1개는 메인 MC다.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교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여성 단독 MC의 '씨가 마른' 방송가에서 전문 진행자도, 개그맨 출신도 아닌 김원희가 지금 가장 잘나가는 여성 MC가 된 것이다. "배우로 시작했지만 MC를 병행한 지도 어느새 20년 가까이 됐어요. 그런데 솔직히 이 일이 얼마나 치열하고 귀한 일인지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닫고는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뭐 겉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책임감은 더 강해졌죠. 그리고 이 일의 소중함에 더 감사하게 됐고요."일단 SBS TV 예능 '자기야 - 백년손님'을 만 6년 넘게 진행하며 지난 10월 300회를 넘겼고, TV조선에서 정보프로그램 '살림 9단의 만물상'을 2년 넘게 진행 중이다. 여세를 몰아 지난 9월부터 TV조선 유아 관찰 프로그램 '난생처음'을 맡았고, 내년 1월부터 방송되는 TV조선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도 현재 녹화를 뜨고 있다. 그중에서도 2009년 '스타 부부쇼 자기야'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자기야'에서는 김원희가 김용만, 김성주, 최양락, 신현준 등의 남자 MC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지난해 여름부터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개의 장수 프로그램에서는 남자 MC가 여성 MC를 갈아치우며 해를 거듭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거꾸로다. 게다가 지난 3일까지 33주 연속 목요일 밤 11시 시청률 1위 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를 얻고 있다. '자기야 - 백년손님'의 제작진은 "김원희는 편안하면서도 살가운 진행 솜씨로 출연진과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희는 "제가 결코 최고도 최선도 아니다. 그걸 바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라며 "다만 나만의 방식과 스타일은 보여주는 것 같다. 40대 중반으로 가는 여성의 모습과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진짜 궁금하고 재미있어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진행자로서 한 사람의 게스트를 상대하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에요. 그 사람의 인생이 제게 걸어들어오는 것이고 살아있는 이야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 들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일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건 MC로서보다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와 아무리 다른 사람이어도 그 사람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듣고, 그의 삶을 인정하면 모든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그런 제 궁금증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그래서 그는 아무 프로그램이나 맡지 않는다. 평소 남들 몰래 봉사활동을 숙명처럼 실천해오고 있는 김원희는 특히 가족과 여성, 아이들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난달 법무부 인권홍보대사로 위촉돼 인권에 대한 홍보영상을 촬영한 것도 같은 맥락. "어릴 때는 집에 들어와서 잠만 잠깐 자고 나가는 바쁜 생활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정(그는 15년간 지고지순한 연애 끝에 2005년 결혼했다)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새록새록 느끼고 있어요. '자기야'의 경우는 부부토크에서 시작해 지금은 장모와 사위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자신의 가정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매주 녹화가 너무 기다려지고요. 진행자도, 출연자도, 시청자도 모두 치유와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그 어떤 드라마나 시트콤보다 재미있어요. '만물상'의 경우는 처음에는 '내가 정보 프로그램을?' 싶었지만 해보니까 주부로서 살림 노하우를 전해드리는 게 흥미롭고 뿌듯하더라고요. '난생처음'은 매 녹화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절로 울게 되고, '아름다운 당신'은 주저앉은 여성들을 일으켜 세우는 프로그램이라 의미가 있어요."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김원희는 특히 지난 한달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가 속한 연예인 봉사단체 길미니스트리가 4년째 진행하는 아이티 심장병 어린이 환자들의 수술 지원 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이번에는 12명의 환아와 부모 등 30명이 입국했는데, 이 단체의 특성상 연예인들이 직접 환아들의 입국부터 입원, 퇴원까지 다 돌보고 후원했다. 그는 한달간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을 했다. "내가 주축도 아니고, 그저 행동대원 중 한명이라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다"며 손사래를 친 김원희는 "다행히 12명 모두 수술을 잘 마쳤고 11명은 돌아갔다. 남은 1명만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조용히 봉사활동을 하는 동료들이 많다.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면 지쳐서 못한다. 아픈 아이가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내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요즘 어린 세대에게는 김원희가 유머러스한 MC로만 보이겠지만 사실 그는 '인현왕후' 출신이다. 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출발해 '서울의 달' '이 여자가 사는 법' '부자유친' '장희빈' '꿈의 궁전' '홍길동' 은실이' '퀸' 등을 거치며 정상의 인기를 누린 배우다. 하지만 2008년 OCN 드라마 '과거를 묻지 마세요' 이후 가정생활과 봉사활동에 무게 중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그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솔직히 시간이 안나는 것도 사실이에요. 연기를 하려면 지금 하는 많은 일을 그만둬야 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영원히 배우이고 언제든 연기는 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지금 하는 일들이 좋고 이미 너무 바빠요.(웃음)"그는 "20년 전쯤 드라마 촬영장으로 꾸준히 찾아와서 내게 MC를 하라고 권유했던 예능국 PD분들이 고맙다"며 웃었다. "당시 저는 MC는 생각도 안했는데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가면 좀 웃겼는지 그렇게들 권유와 설득을 하시더라고요. '10년만 내다봐라. 일본이나 홍콩처럼 배우가 연기랑 MC를 병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면서요. 그렇게 해서 '기쁜 우리 토요일' MC를 맡게 됐죠. 저도 몰랐던 제 잠재 재능을 알아보셨던 그분들께 감사드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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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타협없는 앨범…집밥같은 노래로 위로하고파정규 8집 '힘'(HIM) 21일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최근 몇년 사이 '얼굴없는 가수'에서 '비주얼 가수'로 변화를 경험한 김범수가 3년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타협 없는 진짜 자신의 모습'이었다. 오는 21일 정규 8집 '힘'(HIM)을 발표하는 가수 김범수는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연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일말의 타협도 없이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만든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사실 지난 앨범에서의 저는 다듬어지고 깎인 김범수였다. 물론 그런 모습도 저의 일부지만 깎여나간 부분들에 대해 그동안 갈증과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 한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집밥을 포함해 모두 12트랙이 수록됐다. 장르적으로는 힙합, 알앤비, 솔 등 흑인 음악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 눈에 띄고, 구성의 차원에서는 스윙스, 로꼬, 아이언 등 래퍼들의 참여가 도드라진다. 특히 타이틀곡 '집밥'에는 그의 어머니 목소리가 담겨 눈길을 끈다. 혼자 사는 외로움이 크다는 그는 "팬들과 저 스스로에게 집밥같은 노래로 따스한 위로를 주고 싶었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범수는 "어머니께 설명 없이 평소처럼 전화를 드렸다. 내가 '보고싶다'고 하고 어머니가 답한 자연스러운 대화 내용이 담겼다"면서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평소 안하던 얘기를 해서 부모님이 걱정하셨다더라. 어머니 허락을 받지 않고 앨범을 넣어서 걱정된다(웃음)"고 말했다. "집밥은 처음에는 수록곡으로 겨냥하고 가볍게 시작했는데 만들면서 보니까 노래가 너무 따뜻한 거예요. 그래서 비중 있게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던 중에 어머니께 전화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죠. 그동안 엄마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해서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는 젊은 래퍼들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아주 트렌디한 문화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더라. 그래서 젊은 피 수혈을 많이 했다. 요즘 친구들이 당차고 자기표현에 거침없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스윙스는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는데 막상 전화하니 너무 예의 있게 받는 거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앨범 대부분 수록곡의 작사, 작곡에 그가 참여했다. 프로듀싱도 그가 맡았다. 그는 "이번 앨범만큼은 '내가 만든 내 앨범'이라는 자부심이 생기는 앨범이다"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진하게 묻은 앨범이라서일까. 깊은 감성의 발라드 음악으로만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그의 유머러스함과 30대 중반에 들어선 그가 느끼는 '외로움'이 고스란히 음악에 담겼다. "30대의 외로움에서 앨범이 출발했죠. 20대에 굴곡없는 삶을 살다가 30대에 방황을 겪었는데 그 시기조차 끝난, 결혼이 유일하게 남은 완성인 남자의 감성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짝은 없으니 당연히 외로울 수밖에 없죠. 좋은 배필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 중요한 이슈인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또 윤종신, 유희열 등 진지한 음악을 하면서도 방송에서는 장난스러운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이는 뮤지션들이 롤모델이라며 "음악을 할 때는 진중하다가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캐릭터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마지막 승부를 향해 치닫는 '슈퍼스타K6'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그는 최근 탈락한 임도혁에게 애정을 보이며 "재능도 핸디캡도 있으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뜨거운 모습이 10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친구가 '바보같은 내게'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내 무대보다 더 뿌듯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김범수에 대해 많은 사람은 '보컬의 신'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노래만큼은 이제 바둑으로 치면 9단에 해당하는 '입신'의 경지가 아니냐 물으니 손사래를 치며 "주변 분들이 말씀해주시는 것보다 나는 스스로 훨씬 부족하다고 본다. 잘 봐도 '아마 5단' 정도가 아닐까 한다"며 겸손해했다.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