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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챔피언스리그 본선 2·3호골 폭발(종합)손흥민 제니트전 고속 드리블(AP=연합뉴스) 레버쿠젠서 5경기 만에 골맛…개인통산 첫 UEFA 챔피언스리그 멀티골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골잡이 손흥민(22·레버쿠젠)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2·3호골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니트와의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차전 원정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23분과 후반 28분 잇달아 골망을 흔들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원맨쇼에 힘입어 제니트를 2-1로 꺾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19일 슈투트가르트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5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달 2일 벤피카(포르투갈)와의 C조 2차전 홈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데 이어 이번 시즌 2, 3호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버쿠젠은 승점 9를 기록해 제니트(승점 4), 한 경기를 덜 치른 AS모나코(승점 5), 벤피카(승점 1)를 따돌리고 C조 선두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센터포워드 슈테판 키슬링, 오른쪽 날개 공격수 카림 벨라라비와 공격진을 이뤘다. 골세리머니(AP=연합뉴스)손흥민이 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니트와의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원정 4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AP=연합뉴스) 손흥민은 초반부터 레버쿠젠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전반 1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벨라라비에게 킬러패스를 넣었다. 벨라라비가 노마크로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때린 볼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손흥민은 전반 34분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직접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은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그는 2분 뒤 역습 기회에서 단독 돌파로 시도하다가 다니의 백태클에 넘어졌다. 다니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들어서도 손흥민의 활약은 여전했다. 손흥민은 후반 1분 저돌적인 드리블로 볼을 자기진영에서 상대 페널티지역 아크 근처까지 몰고 갔다. 제니트 수비라인이 돌파를 우려해 맞붙지 못하고 뒷걸음을 치는 때를 노려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볼은 빗맞아 허공으로 떴다. 손흥민, 헐크와 대결(AP=연합뉴스) 무득점 소강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손흥민이 마침내 해결사로 나섰다. 레버쿠젠은 후반 23분 중원에서 프리킥을 얻자 직접 슈팅을 시도하는 척하면서 손흥민에게 볼을 흘렸다. 땅볼 프리킥을 패스로 받은 벨라라비가 약속된 플레이인 듯 손흥민에게 슬쩍 볼을 내줬다.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지체 없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제니트의 골망을 흔들고 결승골을 꽂았다. 레버쿠젠은 후반 28분 손흥민의 쐐기골로 2-0으로 앞서갔다. 손흥민은 키슬링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아크에서 노마크 찬스를 얻은 뒤 차분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제니트는 후반 44분 호세 론돈이 한 골을 만회했으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모자랐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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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인생> 김범수 "난 상향평가돼…소리꾼 한길 가겠다"고 3때 친구 덕에 노래 재능 발견…빌보드 한국가수 첫 진입·국민 히트곡도 내데뷔 15년, 가장 빛난 무대는 '나는 가수다'…자작곡 채운 8집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범수(35)의 꿈은 복음성가(CCM)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인기와 부를 얻은 지금의 자리는 엄두도 내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여겼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김범수는 최근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가수로서 지금의 위치가 내 나이와 경력에 비해 조금 더 상향 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종교 음악을 하고 싶었고 TV 출연하는 엔터테이너보다 대학로 어딘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그렸으니 꿈이나 목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달려와 보니 너무 과분한 자리에 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지금 출연 중인 엠넷 '슈퍼스타K 6' 심사위원도 누군가를 평가할 위치가 아니란 생각에 계속 고사했어요. 이승철, 윤종신 등의 선배들은 그 자리가 어울리지만 전 아니거든요. 그래서 심사도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조언을 해주자는 생각으로 임해요." 노래하는 재능을 발견한 게 고3 때였다. "음악은 카세트테이프가 닳도록 들었지만 이전까지 노래를 안 했다. 목소리를 발견하기 전까지 내 인생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서공업고등학교 재학 시절 그는 부모에게 반항적이었다. 공부를 못하는 '아웃사이더'였고, 친구들과 싸우기 일쑤였다. 또래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없었다. 고교 3학년 때 정보통신과에서 만난 친구인 허석(기타리스트)이 교회에 나가 찬양팀을 해보자고 한 게 음악에 발을 디디는 계기가 됐다. "허석은 신앙이 두텁고 착실한 친구였어요. 음악을 좋아하던 그 친구가 기타 치는 모습, 연주 소리가 너무 좋아서 교회로 따라나섰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건 피아노를 둘러싸고 성가대 중창단이 연습하는 모습이었어요. 눈이 새롭게 떠지듯 신세계였어요." 이때부터 그는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성가대 친구들은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했다.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아 옷도 못 입고 다녔는데 소리를 내니까 애들이 놀랐어요. 크리스마스 때도 솔리스트로 '오 해피 데이'를 불렀는데 음악적으로는 저의 첫 도전이었죠. 이때부터 동네에서 '노래 해봐라', '복음성가 앨범을 내보라'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중·고교 시절의 방황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하며 시작된 도시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 탓이 컸다. 마산에서 그는 "장군동의 황태자였다"고 웃었다. "친척들이 동네에서 군락을 이루며 살았어요. 먹고 싶은 건 슈퍼를 하는 할머니 집에서, 갖고 싶은 건 장사를 하는 이모 집에서 다 가질 수 있었어요. 이모와 여자 사촌들 사이에서 크며 사랑도 많이 받았죠. 그땐 생긴 것도 좀 귀여워 어딜가나 '예쁘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하하." 아버지가 먼 친척이 운영하는 공장 관리를 맡으면서 상경한 그는 양천구 신월동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아버지 일은 순탄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인형 눈을 붙이거나 미싱을 돌렸다. 금실 좋던 부모님의 싸움도 잦아졌다. "겨울이면 연탄가스가 새어나와 어머니가 잠을 깨워 김칫국물을 먹이곤 했어요. 여름엔 침수로 물을 퍼냈죠. 마산 생활이 꿈만 같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반항적으로 변해갔죠. 학교와 사회에 앙심을 품은 거죠. 하하. 이때 부모님이 정말 힘들어하셨어요." 교회에 나가고 음악을 통해 심적인 안정을 찾아간 그는 허석과 함께 숭실대학교 사회교육원 실용음악과에 정원 미달로 들어갔다. 이때 스승으로 만난 사람이 가수 박선주였다. 박선주도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기획사 오디션 제의를 했다. 그가 "복음성가 가수가 되고 싶으니 대중음악 할 생각이 없다"고 하자 박선주는 "가수로 잘 된 뒤 더 큰 영향력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1997년 처음 오디션을 본 곳이 1990년대 인기그룹 알이에프(R.ef)가 있던 팀엔터테인먼트였다. "오디션을 보고서 합격했는데 댄스 가수를 전문으로 양성하는 것 같아서 '저랑 안 맞는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네가 원하는 알앤비(R&B), 솔(Soul) 음악을 시켜주겠다', '멀리 보고 키워주겠다'고 약속하셔서 도장을 찍었죠." 그러나 기획사와 음악 방향에 대한 마찰도 있었고 주위로부터 외모 지적도 받는 등 대중 가수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그땐 그런 게 서러웠는데 당시 회사 대표님이 아니면 난 데뷔를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데뷔는 '늪'으로 한창 인기를 끌던 '얼굴 없는 가수' 조관우를 벤치 마킹해 '제2의 조관우'로 콘셉트를 잡았다. 조관우의 앨범을 작업한 작곡가 하광훈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래서 나온 게 1집(1999) 타이틀곡 '약속'이다. 그러나 '약속'은 그가 소화하기에 조숙한 노래였고 10만장도 나가지 않았다.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앨범 반응이 없자 TV 출연을 감행했다. "그때는 앨범 판매량이 매일 집계되던 시절인데 제가 TV에 출연하자 시청자의 반감이 생겼는지 판매량이 뚝 떨어졌어요. '넌 앞으로 TV 출연할 생각 말라'는 말도 들었죠. 마치 제 얼굴 때문에 앨범이 망한 것 같아서 스스로 하찮은 인간 같았어요." 1집을 내고서 '투자 가치가 없으니 그만 접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기획사는 되레 송혜교, 송승헌 등의 스타가 출연하고 호주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2집(2000) 타이틀곡 '하루'다. 앨범 시장 침체가 시작된 상황에서 판매량 20만장을 기록했으니 '중박'이라고 여겼다. 이때 교민이 운영하는 미국 국도음반에서 연락이 왔다. '하루'를 영어곡으로 녹음해 김범수를 미국에 진출시키자는 제안이었다. "한국에서도 안 유명한데 사실 허황된 도전이었죠. 미국에서 제임스 잉그램과 함께 했던 프로듀서가 날아와 편곡했고 '하루'를 '헬로 굿바이 헬로'란 영어곡으로 녹음했죠. 그때로선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어요. 하하." 이 곡은 2001년 빌보드의 부문별 차트인 '핫 100 싱글즈 세일즈' 차트 51위로 진입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가수의 빌보드 진입은 처음이었다. 이때의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는 지금처럼 빌보드 차트를 인터넷에서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시대여서 빌보드 잡지를 미국에서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이 소식이 기사화되자 사람들은 '사기가 아닌가'라고 수군댔다. 결국 김범수는 '9시 뉴스'에 출연해 이를 확인시키며 논란을 잠재웠다. "지금은 싸이 형이 빌보드 메인차트에서 2위를 하며 엄청난 역사를 썼지만 당시로선 빌보드의 벽을 송곳, 숟가락으로 살짝 파본 거죠. 돌이켜보면 가수 인생의 의미 있는 도전이고 흔적이에요. 그땐 두려움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가수로서의 절정은 3집(2002) 타이틀곡 '보고싶다'가 히트하면서다. 처음에 이 곡은 '국민송'으로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드라마 '천국의 계단'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로 쓰이면서 국민 히트곡이 됐다. 이 드라마가 일본에 수출돼 그는 일본 진출 기회를 얻었고 2천~3천석 규모의 공연도 했다. "나에겐 어마어마한 노래"라고 했다. 팀엔터테인먼트에서 5집(2006)까지 낸 그는 기획사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군 복무를 시작했다. 7년 동안 달려오며 정신적인 피로가 쌓인 터라 군대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됐다. 2007년 어느 날, 작곡가 황찬희의 소개로 지금의 기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이종명 대표가 군대로 면회를 왔다. 황찬희는 1999년 삼수를 해서 입학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동기다. "신생 기획사였지만 대표님의 마인드가 좋았어요. 신앙도 같았고요. 제대 6개월 전부터는 매주 면회를 오셨는데 가수로서의 비전만 제시할 뿐 계약 얘기도 하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그 시간이 기다려지더군요." 2008년 제대한 그는 폴라리스와 3년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최근 두 번째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곳에서 처음 낸 6집(2008) 타이틀곡 '슬픔활용법'은 황찬희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후 '지나간다'(2010), '끝사랑'(2011) 등의 히트곡을 냈다. 그는 "이 회사에서 '보고싶다' 만큼 대박 난 앨범은 없지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갈증이 해소됐다"며 "내 나이의 감성에 맞는 음악을 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카네기홀(2012), 호주 오페라하우스(2014)에서도 단독 공연을 열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쌓은 내공을 해외 무대에서도 펼쳐보였다. "카네기홀 공연이 '솔드 아웃' 됐는데 너무 감격스런 일이었어요. 제가 생각한 가수의 방향이 소박했기에 이런 권위있는 홀에서 공연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당시 무대에 압도된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그는 가수로서 가장 빛난 무대로 2011년 MBC TV '나는 가수다'를 꼽았다. 이때 남진의 '님과 함께'로 경연했는데 "지금껏 살면서 가장 김범수다운 만족스러운 무대"라고 말했다. 이 방송에서 파격적인 패션과 무대 연출을 선보이며 '비주얼 가수'란 수식어도 생겨났다. 그는 "이 무대는 내 음악 인생을 통째로 뒤집는 사건이었다"며 "객석에선 기립 박수를 보냈고 이 곡으로 음원차트 1위도 했는데 내 인생에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 이후 내가 가진 루저로서의 상처, 외모 열등감, 피해의식이 한꺼번에 치유됐다. 더는 '누가 못생겼다'고 해도 상처가 안 될 정도로 자존감이 높아진 계기였다.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인복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히트곡을 만들어준 윤일상을 비롯해 하광훈, 황찬희 등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가 마음속에 꼽는 여러 조력자 중 하나로 남동생도 꼽았다. 남동생은 현재 자신의 기획사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동생은 처음에 이 회사에 '낙하산'으로 들어왔죠. 애물단지가 될까 걱정했어요. 일부러 모른 척했는데 기특하게도 운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지금은 매니지먼트 장이 됐어요. 이젠 동생 없이 일이 안될 정도로 제가 도움을 받는 위치가 됐죠." 아버지에 대한 뭉클함도 있다. 그는 "내가 말썽을 피우자 아버지에게 한밤중 팬티만 입고 왕복 4차선 도로로 쫓겨난 적도 있다"며 "가수의 길까지 반대하셔서 아버지와 불협화음이 있었다. 솔직히 싫어했다"고 고백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데뷔 때부터 제 기사를 스크랩해놓은 걸 서랍에서 발견했어요. 아버지가 절 지지해준다는 걸 처음 느꼈죠.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연세가 든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요. 가끔 사우나도 같이 가는데 이런 사이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15년을 보낸 지금 그는 이승철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간간이 자작곡을 앨범에 실었지만 신승훈, 김동률 같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이미지는 빈약하다. 그는 "난 소리꾼이니 '소리로 끝까지 가자'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작업 중인 8집에서는 전곡을 공동 작곡하는 도전을 했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아서다. "8집이 지금껏 들려준 음악과 변화가 커서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요. 흥행에 성공 못 할 수도 있고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으려고요. 대중이 제 얘기를 담은 앨범을 신선하게 받아들여 준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 같아요." 마침 인터뷰한 날은 같은 소속사 걸그룹으로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고(故) 은비의 49재였다. 사실 그의 8집은 이 사고로 발매가 미뤄졌다. 그는 갑작스러운 아픔을 겪으며 가수로서 해야 할 목적이 하나 더 생겼다고 말했다. "이 친구들이 데뷔를 준비하며 고생한 걸 다 봤어요. 이제 시작인데 꿈이 꺾이니 혼란스럽더라고요. 이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하는 게, 이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게 선배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음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슈퍼스타K 6' 심사 때 재벌 2세로 태어나는 건 안 부럽지만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럽단 얘길 한 적이 있다"며 "그 어떤 부와 유산보다 음악적인 재능은 바꾸고 싶지 않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가수의 길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주위에서는 가수도 한때라며 '투잡' 하라는데 전 돈을 벌어도 어디에 투자한 것 없이 차곡 차고 모으는 스타일이죠. 다른 일로 스트레스받으면 노래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반감될 것 같아요. 노래만 할 수 있다면 조금 어려운 상황이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주위 친구들도 하나 둘 가정을 꾸렸다. 그는 그간 스캔들 한번 없이 사생활도 밋밋했다. "아직은 저를 확 줄이고 아내와 자녀로 제 생활을 채울 자신이 없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정을 꾸리면 그 소중함을 잘 아니까요. 나이에 쫓기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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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사운드에 전자음·뽕끼·랩 버무린 서태지, 또 1위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10개 음원차트 정상 장르의 난해함 선명한 멜로디로 상쇄…기득권 풍자 가사 담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서태지의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이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16일 0시 온라인에 공개된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은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멜론, 엠넷닷컴,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지니, 벅스, 소리바다, 몽키3뮤직, 싸이월드뮤직 등 10개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 곡은 앞서 선보여 음원차트 1위를 휩쓴 '소격동'과 궤를 달리하는 일렉트로닉 밴드 사운드로 서태지가 지난 20여 년간 록에 뿌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 실험을 한 내공이 오롯이 엿보이는 노래다. 리얼 밴드 사운드에 하우스 비트, 트랩(Trap)과 덥스텝(Dubstep)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다양한 사운드와 효과음을 배치해 다소 친절하지 않게 들리지만, 도입부부터 선명한 '뽕끼' 멜로디를 더해 장르의 난해함을 상쇄했다. 여기에 랩까지 더해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강조했다. 공식을 파괴하는 장르의 융합과 함께 노랫말에서도 색다른 프레임을 들이대며 세태 풍자를 하는 서태지 특유의 장난기와 위트가 가득하다. '울지마 아이야/ 애초부터 네 몫은 없었어/ 아직 산타를 믿니?'라며 크리스마스의 산타와 핼러윈 괴물이라는 관념화된 선과 악의 역할을 뒤집은 가사가 귀를 사로잡는다. '나 역시 몸만 커진 채 산타가 되었어/ 이것 봐 이젠 내 뱃살도 기름지지', '밤새 고민한 새롭게 만든 정책 어때/ 겁도 주고 선물도 줄게/ 온정을 원한 세상에' 등 산타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달콤한 약속을 비튼 노랫말은 우리 시대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은 듯하다. 이러한 해석은 서태지가 그간 한국의 일그러진 교육 현실을 비판한 '교실이데아',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으로 물든 세상을 질타한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가버렸다고 외친 '시대유감', 인터넷의 폐해를 노래한 '인터넷 전쟁' 등을 통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이번 노래는 서태지가 추구하는 음악적인 시도를 대중적인 사운드로 포장하면서도 노랫말에는 사회를 향한 날 선 시선을 간과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소속사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가 시도한 '일렉트로닉의 리얼 사운드 표현'이라는 실험을 가장 성공적으로 완성한 곡"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서태지가 주인공인 밴드 버전이다. 서태지와 함께 TOP(기타), 강준형(베이스), 최현진(드럼), 닥스킴(키보드) 등의 멤버들이 흥겨움과 긴장이 뒤섞인 강렬한 모습으로 연주하며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스토리와 드라마가 포함된 본편 뮤직비디오는 오는 18일 네이버와 진행하는 생중계 라이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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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하지 않게 마음을 울리는 '5일의 마중'>부산영화제 프레젠테이션 부문…장이머우-궁리 7년만에 재회 (부산=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기로 약속한 매월 5일이면 아침 일찍부터 기차역으로 나간다. 기차에서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철문이 닫히고 나서야 아내는 실망을 애써 감춘 채 발걸음을 돌린다. 그 옆에는 아내를 부축하는 남편이 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중국 출신 장이머우 감독의 '5일의 마중'은 기억을 잃은 채 남편을 곁에 두고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이야기다. 영화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중국 전역에 극좌 광풍을 일으킨 문화대혁명으로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가족의 비극을 보여준다. 불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대학교수인 루옌스(친따오밍 분)는 반동분자로 낙인 찍혀 아내 펑완위(궁리)와 어린 딸 단단(장후이원)을 남겨둔 채 투옥된다. 영화는 10여년간 연락 한 번 할 수 없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다 못한 루옌스가 탈옥해 집을 찾아오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펑완위는 루옌스를 잡아들이는 데 혈안이 된 당의 명령에 고민하지만,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하기로 한다. 이미 마오쩌둥 사상에 세뇌당한 단단은 그런 엄마가 못마땅하다. 부부의 가슴 졸이는 재회는 결국 불발된다. 다시 끌려간 루옌스는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내는 심인성 기억장애로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5월의 마중'은 장면 하나하나가 영화가 끝나고서도 오래도록 기억나는 영화다. 관객들은 도입부에 등장하는 부부의 이별 장면부터 마음을 빼앗긴다. 서로 찾아 헤매다 엇갈리는 아내와 남편의 모습은 관객들을 함께 애타게 하고 찐빵과 이불을 정성스레 싼 아내의 보따리가 내팽개쳐지는 장면은 결국 눈물을 유도한다. 수년 후 그토록 그리워했던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펑완위의 모습도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남편의 이 정도 노력이라면 펑완위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품었던 관객의 기대는 번번이 배반당한다. 장이머우 감독은 전작 '책상 서랍 속의 동화'나 '집으로 가는 길'에서 보여준 따뜻한 감성을 맘껏 풀어냈다. 아내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20년 만에 피아노 앞에 앉은 남편의 연주 장면은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피아노 연주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지 고심했다는 장이머우 감독 또한 4일 기자회견에서 "피아노는 음률을 통해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 정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바람과는 달리 역사가 망가뜨린 개인의 삶은 원래 모습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나날 속에서도 묵묵히 버티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다.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많고, 망부석 이야기도 고전적인 소재다. '5월의 마중'은 역사가 남긴 상처를 요란하지 않게 담아낸 수작이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여배우 궁리의 연기는 크게 박수받을 만하다. 말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미세하게 떨리는 눈동자, 이마에 팬 주름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딸의 앞날과 남편에 대한 걱정으로 갈등하는 어머니, 목숨을 걸고 남편을 지켜내려는 강인한 아내, 곁에 있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기막힌 상황의 아내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궁리는 배급사와 사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펑완위 역은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어려웠고 내게는 하나의 큰 도전이었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궁리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과 다름없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장이머우와 궁리가 '황후화'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1987년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오랜 기간 영화적 동지이자 연인으로 지냈던 장이머우와 궁리는 수년전 연인관계는 청산했지만 감독과 여배우로는 다시 호흡을 맞추며 이번에도 멋진 앙상블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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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컴백앨범…백지영·개리 등 막강 피처링 군단 참여트위터페이스북밴드구글플러스5년만에 정규앨범…"이선희와도 협업 논의 중"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MC몽(본명 신동현·35)이 5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에 리쌍의 개리, 백지영, 허각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피처링으로 참여한다. 1일 가요계에 따르면 MC몽이 11월 초 발표할 앨범을 위해 리쌍의 개리, 백지영이 이미 녹음을 마쳤으며 허각은 녹음이 예정돼 있다. 또 중견 가수 이선희가 참여를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며 인기 걸그룹 멤버, 가창력이 뛰어난 여성 가수, 알앤비(R&B) 남성 가수 등이 피처링에 참여하기로 약속해 거의 전곡이 콜라보레이션(협업) 음원으로 구성된다. MC몽이 프로듀싱을 맡아 자작곡을 수록하며 MC몽의 데뷔 앨범부터 작업한 콤비인 작곡가 김건우, 또 다른 작곡가 라도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로 인해 MC몽의 이번 앨범이 하반기 차트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MC몽이 그간 '아이 러브 유 오 땡큐', '아이스크림', '서커스', '너에게 쓰는 편지' 등 발표곡마다 음원 차트를 휩쓸었고, 이번에 참여하는 가수들도 차트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MC몽의 앨범에 참여하는 가수들 대부분이 보컬과 랩 실력이 뛰어난 '음원 강자'들"이라며 "MC몽이 오랜만에 복귀하는 만큼 힘을 실어주기 위해 참여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걸로 안다. 아직 타이틀곡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곡이 좋다는 평이 있다"고 말했다. 소속사 웰메이드예당은 이선희와의 협업에 대해선 "이선희 씨 측과는 협업을 긍정적으로 논의 중인데 아직 정확한 곡이 정해지지 않아 녹음이 진행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MC몽이 2009년 5집 '휴매니얼'(Humanimal)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지난 2010년 고의 발치로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법정에 선 그는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동안 자숙의 의미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앨범에는 MC몽의 기존 스타일을 살린 대중적인 곡들과 신선한 변화를 준 곡들이 함께 수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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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테니스·카누, 금메달 갈증 풀었다'응원 감사합니다'(인천=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9일 인천 열우물테니스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정현(왼쪽), 임용규 조가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테니스 남자 복식은 28년, 카누는 24년 만에 아시아 정상 (인천=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한국 테니스 남자 복식과 카누가 20년 넘게 이어져 온 아시안게임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임용규(당진시청)-정현(삼일공고)은 29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이상 인도)에게 2-0(7-5 7-6<2>)으로 이겨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테니스가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유진선-김봉수 이후 28년 만이다. 24년 만에 카누 금메달 목에 건 조광희(하남=연합뉴스) 조광희(21·울산시청)가 29일 하남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1인승 200m 결승에서 35초46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녀 단식, 남녀 복식, 남녀 단체전, 혼합 복식 등 모두 7개 금메달이 걸린 아시안게임 테니스에서 한국은 남자 복식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금메달 획득으로 한국 테니스는 체면치레를 했다. 임용규는 최근 발가락 피로골절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을 털어내며 금메달을 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주목받았던 정현은 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간판스타로 우뚝 섰다. 가자! 결승으로(인천=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9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핸드볼 남자 준결승 한국-바레인 경기에서 박중규(오른쪽)와 정수영이 공중에 뛰어올라 몸을 부딪히며 환호하고 있다. 카누에서는 조광희(울산시청)가 경기도 하남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카약 1인승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광희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천인식이 남자 카약 1인승 1,000m, 카약 2인승 500m, 카약 2인승 1,000m에서 3관왕에 오른 이후 24년 만에 카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특히 조광희의 금메달은 카누에서 강세를 보이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들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시작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다른 구기 종목에서도 승전보가 이어졌다. '아쉽다'(인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 남자 핸드볼은 준결승에서 난적 바레인을 27-2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10월 2일 카타르를 상대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은 단체전 4강에서 대만을 3-1로 꺾고 결승에 진출, 30일 세계최강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여자축구에서는 한국이 북한에 1-2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금메달 44개, 은메달 50개, 동메달 52개로 2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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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에 언제 도착할지 자동으로 알려주는 앱>뉴질랜드 동포가 이끄는 팀이 개발해 MS 이매진컵 우승 차지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약속한 시간에 친구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 어디쯤 오고 있는지, 언제쯤 도착하는지를 묻는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부랴부랴 약속 장소에 가는 사람이나 답답하고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화나 문자를 보내 확인하지 않고도 친구가 약속 장소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언제쯤 도착하는지를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됐다. 한인 도현철 씨가 리더로 있는 뉴질랜드 학생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학생 정보기술(IT) 경진대회인 이매진컵(Imagine Cup)에 '에스티밋'(Estimeet)이라는 이름의 앱을 출품했다. 이 앱을 작동하면 'Where are you?', 'How long will you be?', 'Are you on your way' 등 몇 가지의 질문이 자동으로 연동돼 있어 전화나 문자를 보내지 않고도 약속한 친구들끼리 거리와 도착 예정 시간 등을 알 수 있다. 친구들이 약속 장소에 모두 도착하면 자동으로 종료된다. 'IT 월드컵'으로도 불리는 이매진컵은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부터 닷새 동안 미국 시애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주최로 한국·미국·영국·일본·인도·러시아 등 34개국 대표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MS가 세계 청소년들에게 개발의 기회를 골고루 주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16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다. 게임·이노베이션·월드 시티즌십 등 3개 부문에서 기량을 겨루며, 각 부문 우승팀에게는 5만 달러의 상금을 준다. 우승팀의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 '부트캠프'(Boot Camp) 기회도 제공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에 재학하는 도 씨 등 4명의 학생은 뉴질랜드를 대표해 이노베이션 부문에 이 앱을 출품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 팀은 지난 4월 뉴질랜드 내 대표 선발전에서 뽑혀 이매진컵에 참가했다. 'Estimeet' 앱은 우연히 개발됐다. 대회 준비를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여는 날, 팀원 1명이 지각을 했던 것. 한 사람 때문에 회의보다는 그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며 전화와 문자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문득 "친구 또는 비즈니스로 사람을 만날 때 약속 장소까지의 시간과 위치를 공유하면 기다리는 시간도 절약하고 편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렸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도 씨는 지난 8월 30일 귀국해 박일호 오클랜드 총영사와 김성혁 한인회장 등 한인사회가 베푼 우승 축하연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팀의 리더를 맡아 프로젝트 방향을 설정하고 팀원을 이끌었다"며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했지만 우승을 차지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그 가능성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학업에 더 정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월드 시티즌십 부문과 게임 부문의 우승은 호주팀과 러시아팀에게 각각 돌아갔다. 게임 부문에 진출했던 한국 대표팀 '보몬'(Bomon)은 정전기를 소재로 한 독특한 콘셉트의 캐주얼 게임 '언더베드'(Under Bed) 앱으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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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영화 첫 주연…"타는 목마름으로 연기"공포영화 '터널 3D'서 여주인공 은주 역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과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통해 주목받은 배우 정유미(30). 익숙한 얼굴이지만 이 배우가 데뷔한 지 이미 10년이 지났고, 나이도 서른을 넘었다는 건 다소 의외다. 대학 선배들이 연출부로 참여한 '실미도'(2003)나 '인형사'(2004) 같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정유미는 주로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다시 영화계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단역이 아니라 주연이다. "실감이 나지 않아요. 기억하기 어려운 작은 역할에서 이제는 주인공을 맡았어요. 아직까지 이게 제 자리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다시 '인형사'를 찍던 그때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고요." '터널 3D'를 통해 영화에서 첫 주연을 꿰찬 배우 정유미의 말이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맡은 은주는 수줍음 많고 세심한 성격의 여대생이다. 시체를 숨기고자 폐 탄광에 숨어든 다섯 남녀가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이 영화에서 은주는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쥔 인물이다. "초중반 감정을 잡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촬영은 영화 내러티브의 거의 역순으로 진행됐다) 은주는 등장인물 중 튀지 않고 조용히 묻어 지내는 인물인데 그래서 더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후반부부터는 감정이 명확해지는 데 그때가 초중반보다는 오히려 훨씬 쉬웠어요." 영화는 찬바람이 한창인 2월 초 강원도 태백의 한 탄광에서 상당 부분 촬영됐다. "5월까지 눈이 오는 곳"이라 대단히 추웠고, "낭떠러지까지 있는" 탄광은 미로가 얽히고설켜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방송 끝내고 영화 현장으로 가면 진짜 '겨울왕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옷도 두껍게 입고 나왔는데, 영화에서 좀 더워 보이더라고요. 찍을 때 지치고 힘들었는데, 연기에는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웃음) 첫 주연작에서 정유미는 영화 주제곡도 직접 불렀다. 저음이라 "노래를 진짜로 못 부른다"고 말했지만, 박규택 감독은 영화 엔딩에 김희애의 원곡 대신 정유미의 '나를 잊지 말아요'를 썼다. "제 노래 맞죠? 녹음하면서도 노래 진짜 못했거든요. 영화에선 나쁘지 않았어요. 제 목소리에 맞춰 낮았는데 그다지 튀지 않아서 만족해요." 원래 내성적인 성격의 정유미는 애초 연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집에서는 교사나 공무원을 바랬다. 그러나 고2 때 담임교사(고교 때 배우 최지우의 담임교사기도 했다.)가 연기학원이나 다녀보라는 권유에, 그곳에 갔다가 인생이 달라졌다. "너무 재밌었어요. 물건도 막 던지고, 소리도 지르고…'나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연극영화과 가서 제대로 연기를 해보자고 마음먹었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정유미는 올해로 30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나이 때문에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없다"고 했다. "삶을 풍성하게 하고픈 욕심"이 연기에 우선한다고도 했다. "다양한 역할을 맡고 오래 연기하는 건" 풍성한 삶의 한 부분일 뿐. "한 작품 한 작품 소중한 건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예전에는 오디션 하나라도 잘못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매번 긴장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연기가 안 나왔던 것 같아요.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그래야 받아들이는 처지에서도 편하고요. 느슨하게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연기에 대한 갈증은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카메오 출연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조금 나와도 임팩트 있는 역할이면 좋겠어요.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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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홍보대사 "독도를 품고 대한민국을 세계로"글로벌 독도 홍보대사로 캠프에 참가한 50명의 중·고·대학생은 8일 오전 울릉도 대야리조트에서 열린 '독도 사관생도 비전 선포식'에서 독도 홍보대사로 활약할 것을 다짐했다. 2박 3일 울릉도·독도 체험 "세계인이 함께하는 독도 만들 것" 다짐 (울릉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울릉도서 배 타고 왕복 5시간 걸리는 데다 파도가 심하면 상륙조차 못하는 독도를 수많은 한국인이 찾는 것은 우리 것을 지키고 아끼려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망망대해 홀로 있는 독도(獨島)를 전 세계에 알려 더는 외롭지 않게 하겠습니다." 글로벌 독도 홍보대사로 캠프에 참가한 50명의 중·고·대학생은 8일 오전 울릉도 대아리조트에서 열린 '독도 사관생도 비전 선포식'에서 이구동성으로 "독도를 가슴에 품고 대한민국을 세계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독도 홍보대사로 활약할 것을 선언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간 울릉도와 독도에서 열린 '2014 사이버 독도사관학교 독도 탐방 캠프'는 참가자들이 독도와 우리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독도를 널리 알리는 결의를 다진 자리였다. 비전 선포식에서 학생들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제작한 세계지도에 자신들의 꿈을 적었다. '공공외교 전문가가 돼 대한민국 브랜드를 키우겠다', '세계인이 독도를 알기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들겠다', '역사학자가 돼 독도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왜곡 등에 맞서겠다', '방송작가가 꿈이지만 독도 홍보대사는 평생 하고 싶은 일'…. 이들은 이렇듯 다양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자며 손을 맞잡기도 했다. 박성현(17·안양외고) 양은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독도를 지키려는 마음은 두 번 다시 영토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란 것을 독도 땅을 밟고 실감했다"며 "독도를 더 널리 알리고 더 많이 사랑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내히(16·신연중) 양은 당찬 목소리로 "전 세계인에게 독도를 알리고 잘못된 역사와 표기를 바로잡는 것 못지않게 실질적으로 독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나중에 독도수비대에 지원해 봉사하는 길을 알아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관광기획자가 꿈이라는 이민수(18·보정고) 군은 "접경 지역의 섬 독도를 세계인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며 "우리 것이지만 꼭꼭 숨겨두기보다 개방해 세계인이 아끼고 즐겨 찾는 곳이 되면 자연스럽게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독도 탐방 후 돌아오는 배에서 독도 주민 김성도 할아버지를 만난 것에 감동했다는 김지수(20·이화여대) 양은 "독도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할아버지야말로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더 뜨거운 가슴으로 독도와 대한민국을 사랑할 것"이라고 가슴 뿌듯해했다. 선포식 후 2차 울릉도 탐방을 끝으로 캠프를 마친 참가자들에게 울릉군은 '독도 명예 주민증'을 발급했다. 참가자들은 "주민증을 받고 나니 독도에 사는 것처럼 더 가깝게 느껴진다"며 "어디서든 부끄럽지 않고 당당히 독도를 알리는 주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홍보대사로서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세계에 알리는 노력은 일본의 야욕을 분쇄하고 동북아 평화에도 이바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뒤 "펜팔, 페이스북, 블로그 등 사이버상의 홍보가 미약해 보여도 꾸준히 해나가면 큰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며 지금의 다짐을 잊지 말고 노력해 주기를 당부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 경상북도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독도캠프에는 청소년 글로벌 독도 홍보대사 300명 중 우수한 활동 실적을 보인 50명이 참가했으며 독도 방문, 상황연극 발표회, 독도 사진전, 독도 사관생도 비전 선포식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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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 "건강한 섹시미가 무기, 예쁘지 않아 차별화"새 앨범 발표…타이틀곡 '터치 마이 바디' 음원차트 1위 석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우리의 무기는 건강한 섹시미죠. 다른 걸그룹처럼 (피부가) 하얗거나 예쁘지 않다는 게 차별점이고요. 하하하." 걸그룹 씨스타가 21일 두 번째 미니앨범 '터치 앤 무브'(TOUCH & MOVE)를 발표하고 여름 사냥에 나섰다. 이날 강남구 청담동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씨스타는 개별 활동을 마치고 1년 2개월 만에 신보를 선보이는 설렘과 기쁨을 여느 때처럼 개구지게 표현했다. 다솜은 "예전엔 앨범을 내기 전 '잘 될까'란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엔 기대감이 더 크다"며 "씨스타만의 건강함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팀 공백기 동안 효린은 솔로 앨범, 보라와 다솜은 드라마, 소유는 정기고와의 듀엣곡 '썸'으로 빅히트를 하며 성공적인 활동을 펼쳤다. 멤버들은 "서로 개별 활동을 지켜보며 자랑스러웠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해줘 모두 한 단계씩 성장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오랜만의 '완전체' 활동인 만큼 멤버들은 비장의 무기로 단단해진 팀워크와 이미지 변신을 꼽았다. 진행자로 나선 같은 소속사 선배 가수 케이윌도 "여느 때보다 편안함과 끈끈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소유는 "팀워크가 좋아졌다"며 "개별 활동을 하면서 멤버들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음악적으로도 많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효린과 보라는 "살을 많이 빼고 머리 색깔을 바꾸는 등 이미지에 변화를 줬다"고 덧붙였다. 새 앨범에는 블랙아이드필승(최규성·라도), 이단옆차기, 김도훈, 로빈 등 유명 프로듀서가 대거 참여했다. 타이틀곡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는 이날 공개와 함께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이 노래는 쉬운 멜로디와 도입부에서 나오는 색소폰 연주가 인상적인 힙합 댄스곡으로 블랙아이드필승이 작곡했다. 앨범을 낼 때마다 1위를 해 '음원 강자'로 불리는 씨스타는 "1위를 했다니 행복하다"며 "우리가 어떤 음악으로 나왔는지 궁금해 사람들이 들어보면서 1위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순위가 떨어지지 않고 오래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효린은 가요 프로그램 1위 공약으로 "씨스타의 '막춤'을 보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올여름에는 여러 걸그룹이 컴백하는 만큼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꼽아달라는 말에 소유는 "우린 다른 걸그룹처럼 (피부가) 하얗거나 예쁘지 않다. 그게 차별점"이라고 말하며 시원스레 웃었다. 보라도 "강점은 무대에서 밝고 유쾌한 모습"이라며 "올여름에는 한층 신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앨범에는 음악적인 강점을 살린 다채로운 곡들이 수록됐다. 래퍼 버벌진트와 씨스타가 호흡을 맞춘 '나쁜 손'은 남녀의 '썸 타는' 입장을 대변하듯 재미있게 풀어낸 가사가 돋보인다. 김도훈이 만든 '벗 아이 러브 유'(But I Love U)는 서정적인 피아노와 강렬한 신스 사운드가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효린의 파워 보컬과 소유의 감성 보컬이 조화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