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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화가' 배수지 "제 연기에 후회는 없어요"조선시대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 역 연기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제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매번 최선을 다했어요. 판소리에 노래 실력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감정 전달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제 연기에 후회는 없습니다."걸 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해 처음 출연한 영화 '건축학개론'(2012)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수지(21)가 오는 25일 개봉하는 '도리화가'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1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수지는 "관객들에게 제 연기가 어떻게 보일지 떨리지는 않는다"면서 "되돌아보면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관객에게 감정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며 "그게 아니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어넘겼다. 배수지는 이번 영화에서 시대의 금기에 맞서고 자신의 꿈에 도전한 당찬 여류소리꾼 진채선으로 분했다.3년 만에 두 번째 영화로 '도리화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좋았고, 너무 하고 싶었다"며 "잘 읽히고 감정 이입도 잘됐다"고 전했다. "연습생 시절에 가수를 준비하면서 느낀 감정이 스쳐가기도 했어요. 진채선에 감정이입이 어렵지 않았죠. 시나리오에 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뜨거운 무언가가 있었어요. (작품) 안 하면 너무 후회할 거 같았죠." 진채선이라는 인물에 구체적으로 감정이 이입된 지점을 알려달라고 하자 배수지는 "가수 지망생이었을 때 부모님께서 내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싫어하셨다"며 "거짓말을 하고 춤과 노래를 연습하러 나갔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또 "가수가 되려고 춤 동아리에서 연습할 때도 잘하고 싶은데 뜻대로 잘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며 "포기하고 싶고, 속상하고, 서러워 연습실에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수지는 이번 영화에서 사투리, 남장, 소리꾼 연기 등 전작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신재효(류승룡)의 제자가 되고 나서 혹독한 연습을 통해 진정한 소리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1년 가까이 판소리를 배웠다. "판소리는 악보가 없어서 배울 때마다 만날 다른 느낌이었어요. 돌아서면 음을 잊어버렸죠. 수업 내용 녹음한 것을 틀어 놓고 반복 학습을 했어요. 처음에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실제로 배워 보니 생각보다 친근하고, 이제 흥얼거릴 정도로 판소리에 대한 애정이 생긴 것 같아요. 계속 배워 볼 생각이에요."이번 영화에서는 배수지가 장시간 동안 살수차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비를 맞는가 하면, 물속으로 뛰어드는 장면도 몇 차례 나온다. "감기에 자주 걸려 고생했어요. 폭우 속에 악에 받쳐 계속 소리지르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목도 많이 상했고요. 추운 날씨에 입수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발목이 잘리는 줄 알았어요.(웃음) "애초 대본상으로는 표준어로 연기하기로 돼 있었으나 첫 촬영 날 '순박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갑자기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는 등 현장이 돌아가는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제 두 번째 영화인 만큼 '국민 첫사랑'의 이미지를 이어나가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냥 너무 하고 싶었어요. 사극이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가 들어와서 너무 하고 싶다고 느꼈다면 했을 거예요. 류승룡 선배님께서 제 이번 작품 선택이 똑똑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처음에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어요.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어요."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고집을 피우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걸 그룹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 탓에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는 생각도 숨기지 않았다. 영화배우의 색깔이 점점 짙어지는데 가수 활동보다 연기에 오롯이 전념할 생각은 없을까. "아직은 두 가지를 모두 다 하고 싶어요. 언젠가 바뀔 수도 있겠죠. 제게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와 같은 질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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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주 "JYP 7년은 고군분투한 시간" 눈물의 인터뷰울림에 새 둥지 틀고 약 5년 만에 신곡 '울고 분다' 발표 "데뷔 동기 아이유, 대표 뮤지션으로 성장해 멋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주(본명 정민주·25)는 "5년 가까운 공백기 동안 많이 외로웠겠다"는 말 한마디에 인터뷰 초반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중간 중간 휴지가 필요할 정도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코맹맹이 소리로 성실하게 답변했다. 주는 지난 2008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당시 여고생이었던 발라드 가수다. 깨끗한 음색에 예쁜 바이브레이션이 강점이었다. 그해 데뷔곡 '남자 때문에'로 주목받았지만, 악플로 마음고생을 했고 무대 공포증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했다. JYP에서 7년 계약 기간에 낸 음반은 단 두장이다. 지난 1월 JYP와 계약이 종료된 주가 4월 인피니트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겨 새출발을 했다. 이곳에서 지난 2일 발표한 싱글 '울고 분다'는 2011년 1월 발표한 두번째 음반 '하트메이드'(Heartmade) 이후 4년 10개월 만의 신보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주는 "지난 시간 음악은 놓을 수도, 매진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며 "음악을 하는 한평생 이런 고민을 하겠지만…"이라며 목이 메었다. 친정인 JYP를 떠나며 만감이 교차한 듯 보였다. 그는 "JYP는 내게 고향 같은 느낌"이라며 "그곳에서의 7년은 나름 고군분투한 시간이었다.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안 됐고 때론 외로웠다. 하지만 내가 가수로 첫발을 내디딘 곳이니 감사함이 더 크다"고 돌아봤다. 공백의 헛헛함을 메워준 건 뮤지컬과 학업이었다. 그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 '캐치 미 이프 유 캔', '풀하우스'에 출연했고 동국대 연극학부를 졸업했다. "뮤지컬 할 때는 휴학하고 다시 복학하며 공부했어요. 장학금을 한 학기 빼고 다 받았죠. 고교 때 연습생 생활을 하느라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학교생활이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니 거기서 살아있음을 느꼈어요."다행히 그는 JYP에 이어 새 둥지를 찾으며 가수로서의 재능을 이어갈 기회를 얻었다. 그는 "완벽하게 새 출발 하는 기분"이라며 "울림에서 다른 소속사 가수를 영입한 게 처음인데 부잣집에 입양된 느낌이다. 잘해야겠다는 부담보다 울림의 한 일원으로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발목을 잡았던 무대 공포증은 지금도 치유해 나가는 중이다. 무대 공포증은 데뷔 시절 조금 있었지만 3년 만에 낸 두 번째 음반 타이틀곡 '나쁜 남자' 때 가장 심했다고 한다. "MBC TV '세바퀴'에서 신곡 '나쁜 남자'의 첫선을 보였는데 노래를 시작하자 갑자기 지난 3년이 떠올랐어요. 눈물이 너무 나서 노래를 제대로 못 불러 자책감이 들었죠. 감정 하나 컨트롤 못하고 자격이 없는 애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겪고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부담스러웠죠. 가수가 제게 안 맞는 직업이란 생각을 했어요."고통스러운 감정의 벽은 뮤지컬을 하면서 많이 허물어졌다. 여러 배우와 함께 노래하면서 3~4분간 홀로 무대를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신곡 '울고 분다'는 '나쁜 남자'를 작곡한 이트라이브가 다시 선물해줬다. 이 곡은 동양적인 멜로디의 발라드로 발매 당일 4개 차트 1위에 올랐고 4일 현재 상위권에서 순항 중이다. '가여워라 서러워라/ 상처투성이 바보 외톨이 나야 나/ 눈에 물이 나 맘에 불이 나~'란 가사는 이트라이브가 주를 떠올리자 '가엽다'는 단어가 떠올라 붙였다고 한다. 그는 "과거에는 사랑의 감정이 뭔지 몰랐다면 지금은 스스로 뭘 좀 알고 부르는 게 느껴진다"며 "시적인 가사인데 왜 이런 노랫말이 나왔는지 공감되고 그걸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보아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운 그도 어느덧 데뷔 8년차다. 데뷔 동기는 여중생 가수로 출발한 아이유. 그는 데뷔 동기들에 비해 아직 입지를 다지진 못했지만 이번 컴백 성적은 충분히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제가 '나쁜 남자'로 컴백할 때 아이유는 '좋은 날'로 사랑받았죠. 아이유는 이후 꾸준히 음반을 내며 성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이 됐어요. 어릴 때는 부럽고 열등감도 있었는데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아이유가 멋있어요. 전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에 있으니 꾸준히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들려드리려고요."이번 컴백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건 동생인 보이그룹 비투비의 정일훈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서다. 비투비의 신곡 활동과 한 주가량 겹쳐 남매가 한 음악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함께 출연하게 됐다. "어머니가 제가 쉬는 동안 일훈이 활동을 보면서 많이 위로를 받으셨어요. 한 음악 프로그램에 저와 동생이 출연하는 모습을 보신다며 무척 좋아하세요."그의 앞으로 바람은 꾸준히 음반을 내는 것이다. 새노래를 차곡차곡 쌓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히든 싱어'에서 15주년 된 보아 선배의 예전 노래를 팬들이 기억해주고 같이 부르는 모습을 보고 팬의 한 명이자 같은 가수로서 감동적이었어요. 선배 같은 가수가 되면 좋겠어요. 저도 한곡 한곡 마음을 담아서 노래해야죠." 그는 자리를 떠나며 "인터뷰하면서 절대 울지 말아야지 마음먹었는데…"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리고는 "속이 후련하다"며 그제야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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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스무살' 박효주 "제 말투가 여성스러워졌대요"불륜에 빠진 여교수 코믹하게 연기…"오랜만에 긴장하며 연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제 말투가 바뀌었다고 가족들이 좋아해요. 여성스러워져서 좋대요.(웃음)"박효주(33)가 이렇게 말하며 '호호' 웃었다. 말투만이 아니었다. 인터뷰 장소로 걸어들어올 때부터 그는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김이진 교수처럼 보였다. 털털했던 이전의 모습과 달리 박효주는 차분하고 '우아'한 몸짓으로 인터뷰 자리에 '사뿐히' 앉았다. 그러면서 드라마 속 김이진 교수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최근 그를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무래도 이 드라마 끝날 때까지는 김이진 교수처럼 살아야겠죠? (웃음) 역할이 너무 좋고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끝나는 게 아쉬워요. 16부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뭐 좀 해보려고 하는데 끝나는 느낌이에요."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2% 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케이블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은 7%를 넘기며 인기를 얻고 있다. 최지우의 '명예 회복작'이 된 '두번째 스무살'은 동시에 박효주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다. '추적자'에서 선머슴같던 조형사는 온데간데없고, 천생 여자이자 새침하고 귀여운 김이진 교수가 박효주의 원래 모습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교수도 처음이지만 부잣집 인물을 맡아본 것도 처음이에요.(웃음) 나름대로 기생도 해보고 로맨틱코미디도 해 봤는데 보시는 분들이나, 저 자신도 이번 역할이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렸던 캐릭터와는 많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확실히 그전과는 다른 연기 작업이었고 그래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연기하면서 고민을 많이 던져준 작품이죠. 근데 그게 좋았어요. 제가 또다시 연기에 물음표가 생기고, 그 물음표의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김이진 교수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골드미스다. 부족할 것 하나 없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난 이 여성은 콧대도 높고, 새침하지만 귀엽고 순진한 매력도 있다. 4년이나 남들 몰래 유부남 김우철(최원영 분) 교수와 불륜을 저지른 것 역시 순진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김이진은 순수하고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이자, 명분이 중요한 여자예요. 지적으로 통하는 상대를 만났는데, 그 상대가 사실상 이혼상태라는 사실은 김이진에게 어떤 명분을 준 거죠. 자신들의 불륜은 남들과는 다르다는 확신이 있죠. 대학에서 결혼과 가정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는데 이 점도 웃겨요. 이론적으로 '여러분 인생은 이런 거에요~'라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현실의 그는 결혼도 해보지 않았거든요."김이진과 김우철의 투샷은 늘 코믹하다. 이상 속에 빠져있는 공주님과 그 공주님의 배경이 필요한 '약삭 빠른' 김우철의 허영심 넘치는 대화는 개그콘서트처럼 우스꽝스럽고, 둘이 남들 몰래 연애를 하느라 벌이는 촌극은 지식인들의 위선을 조롱한다. "최원영 선배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수위 조절을 잘해야 해요. 이 둘이 너무 과장되게 연기를 주고받아도 안되거든요. 최 선배 덕분에 그 선을 잘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보시기에는 웃기지만 저희끼리는 안 웃어요. 웃겨서 NG 난 적도 없어요. 그보다는 두 인물 모두 말이 너무 많아서(웃음) 대사 NG 안 내려고 노력했죠." '두번째 스무살'은 '찬란한 유산' '내 딸 서영이' 등으로 인기를 끈 소현경 작가의 작품이다. 박효주는 소 작가와의 작업에 대한 기대로 '두번째 스무살'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소 작가님의 작품이 궁금했어요. 늘 배우들이 소 작가님의 작품을 끝내면 남다른 애정을 표하는 걸 보면서 과연 뭘까 궁금했어요. 이번 작품은 소소한 것들 안에 알찬 게 들어있어요. '깨알' 재미가 있죠. 대사가 마치 음표 같았어요. 리듬감이 넘쳐요. 또 페미니스트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이야기인데 어둡지 않게 풀어가고 있고, 전체적으로 건강한 느낌이 들어 좋아요." 고등학교 때까지 발레를 하던 박효주는 대학에 들어갈 무렵 모델을 거쳐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 "고3때 발레를 그만두고 방황을 하던 시기에 모델 일을 하게 됐죠. 그러다 연기를 시작했는데 연기를 못하니까 짜증만 났어요. 그렇게 5년이 흘렀어요. 그러다 영화 '파란 자전거'를 할 무렵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짜증내지 않고 그때부터는 남들이 알아주건 말건 쉬는 날 없이 연기를 파고들었어요. 평생 내가 이 직업을 하려면 연기가 뭔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극 무대에도 서고, 여러가지 경험도 하면서 저 스스로는 끊임없이 바쁘게 노력했던 것 같아요."그는 "무명 생활도 길었고, 연기를 쉴 때도 많았다. 이 직업은 자기만족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노력을 했고 나 스스로 그것에 만족했느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주는 2011년 영화 '완득이'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완득이'를 하면서 '나는 배우일까?'를 질문하지 않고 '나는 배우야'라고 마음 먹게됐고, 연기가 재미있어지고 좋아졌어요. 그러다 이번 '두번째 스무살'을 하면서 또다시 연기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지게 됐죠. 오랜만에 날 긴장하게 만든 작품을 만나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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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주인공 장혁 "조문객 맞는 상주의 심정으로 연기"김종선PD "한번 보게 되면 채널 안 돌아갈 것" 자신감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상주는 큰 슬픔을 가지고 있지만, 조문객에 따라 웃어 보여야 할 때도 있잖아요. 천봉삼은 제가 보기에 '탈'이 많은 사람이에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죠. 그만큼 애환이 많은 사람입니다."23일 처음 방송하는 KBS 2TV '장사의 신(神)-객주 2015'에서 주인공 천봉삼 역을 맡은 장혁은 "조문객을 맞는 상주의 심정으로 연기하겠다"고 말했다.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영화 '순수의 시대'에 이어 잇따라 사극연기를 선보이는 그는 천봉삼이 개천에서 용이 나듯 바닥에서 시작해 거상이 되어가는 모습을 가벼운 듯 진중한 그만의 리듬으로 연기할 계획이다.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혁은 천봉삼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봉삼에게 '봉이'(봉이 김선달)와 '봉사'(심봉사) 두 명의 형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할아버지의 재력'이 최고 스펙이라는 시대에 '객주2015'는 '개천용'을 이야기한다. 어릴 적 천가객주를 이끌었던 아버지를 여의고서 시장 호객꾼이 된 천봉삼이 조선 최고 거상이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돈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내용이다.장혁은 "드라마를 찍으면서 어두운 돈보다는 밝은 돈이 사람을 끌어당긴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살아가면서 올곧고 바르게 돈을 다루기가 참 쉽지 않겠구나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종선 KBS PD는 "시청자들이 천봉삼이라는 인물을 보면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저 사람도 견디고,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나도 할 수 있을거야'라고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KBS가 계속된 시청률 부진을 겪는 수목 밤 시간대에, 퓨전도 아닌 정통 사극으로 도전장을 낸 김 PD는 "마른 땅에 비가 온다고 바로 물이 고이지는 않는다"면서도 "36부작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적어도 3번의 시청률 반전 기회가 있다. 우리 드라마를 한 번이라도 보면 채널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광개토대왕' '대조영'을 만든 김 PD는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인데 많은 드라마가 그걸 놓치고 있다. 나도 그랬다. 이번에는 천봉삼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에 집중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무녀 '매월' 역을 맡아 극 초반 남장한 '개똥이'로 분하는 김민정은 "감독님, 작가님과 각각 두 번째 작품을 하게 됐는데 '내가 허투루 살지는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을 비우고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무녀 역이지만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정은 "시청률은 두자릿수가 나오면 좋겠는데 승승장구하는 작품도 있고해서 한 8%정도 나오면 대박일 것 같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객주'는 올해 최고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SBS TV '용팔이'와 황정음-박서준이 재회한 MBC TV 로맨틱 코미디 '그녀는 예뻤다'와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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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박영규 "배우의 권력은 시청자로부터 나온다"KBS '어셈블리'서 5선의원 박춘섭 역…"정치드라마는 현실보다 실감나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로서 너무 맛있는 글이 들어와요. 마치 재료가 너무 좋아서 이것을 어떻게 요리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셰프의 심정 같아요. 대본에 적힌 대사를 어떻게 하면 살아있게 전달할까 고민합니다."배우가 이렇게 신이 나는데 시청자가 모를 수가 없다. 화면은 그의 진심과 열정과 흥으로 꽉 채워진다.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는 어김없이 명장면, 명대사가 탄생한다.KBS 2TV 정치드라마 '어셈블리'에서 노회한 5선의 국회의원 박춘섭을 연기하는 박영규(62)를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박영규는 지난해 KBS '정도전'에서 고려 권문세족 이인임을 맡아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야심과 확신, 지략으로 무장한 카리스마 넘치는 고려시대 정치인 이인임은 정현민 작가의 글과 박영규의 연기를 만나 시공을 초월한 생생한 인물이 됐다. 정 작가와 박영규의 궁합은 '어셈블리'의 박춘섭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어셈블리'는 전반적으로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박춘섭만큼은 군계일학으로 눈에 번쩍 띄는 캐릭터다. "정치드라마는 어려운 거예요. 현실보다 더 실감 나야 사람들이 보거든. 매일 뉴스에서 온갖 정치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보는데 드라마가 그보다 못하면 누가 보겠어요. 최근 성폭행 논란, 명품 시계 수수 논란 등도 있었지만 300명이 모여 있는 곳에서 바람 잘 날이 있겠어요? 그래서 '어셈블리' 시작할 때부터 위험한 게임이라고 생각했고, 작가와 배우의 내공이 얼마만 한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KBS '어셈블리'박춘섭은 9번 총선에 나가 4번 떨어지고 5번 당선된 여당의 중진의원이자 반청계의 거두다. 말과 행동에 무게감이 있고, 판을 읽는 눈이 날카로우며 치열한 전투를 수십 번 치른 베테랑이라 웬만한 일에 흔들리지 않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내공 있는 정치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싶었어요. 동시에 품격있는 정치인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고요. 20부 중 이제 10부까지 왔는데, 지금까지는 사실 분량이 적어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짧은 분량 속 대사들이 너무 좋아서 연기하는 게 재미있어요. 대사가 정말 맛있잖아요." '어셈블리'에서 화제가 되는 대사는 모두 박춘섭의 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사람을 안 믿는다. 사람의 욕심을 믿는다" "소신은 꺾으라고 있는 것" "정치는 결국 머릿수 싸움" "계파 없이 정치 없다" "진정한 승부사는 패배가 만들어내는 것" 등이다. "박춘섭이 진상필(정재영)을 식사자리에 불러놓고 돈 봉투를 주면서 '세상 예절이나 국회 예절이나 똑같아. 어른이 주면 그냥 받으면 돼'라고 말하는 신 같은 것을 보면 막 흥분됩니다. 진짜 보스 같은 정치인이잖아요. 특정 정치인을 모델로 삼지는 않았지만 5번 당선된 의원이라면 내공이 보통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픽션이지만 논픽션보다 더 사실적인 그런 인물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말 한마디를 해도 품위있게, 카리스마를 뿜어내면서 하고, 그래서 상대방이 듣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힘과 자신감이 있는 정치인을 나도 현실에서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KBS '어셈블리'30여 년의 연기 인생에서 박영규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을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인임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아마 이번 역할도 없었을 듯 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이 역할에도 이미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한다. "1981년 11대 총선 때 제 사촌형님이 대전에서 민한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어요. 박완규 전 의원이죠. 제가 그때 군에서 제대해 연극을 할 때인데 선거운동을 도왔어요. 총선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한 거죠. 형님이 당선되고 나서는 제 친구들이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해서 이후에도 국회에 자주 가기도 했고 옆에서 정치하는 걸 지켜봤어요. 박춘섭이 총선에 9번 나온 걸로 설정됐는데 따져보니까 1981년 시작했으면 이번 19대까지 9번 나온 거더라고요. 이번 역할을 제가 맡을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정 작가의 주옥같은 대사를 많이 읊어서인지 박영규도 메모해놓을 만한 말들을 많이 했다. 그는 "연기는 대출받아서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연기는 자기한테 없는 것을 표현해낼 수 없어요. 배우가 자기 안에 가진 것을 끄집어내서 하는 거고, 내 것이 아니면 안됩니다. 절대로 어디서 대출받듯 연기를 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 가짜, 흉내내기에 머물지 실제처럼 보이지 않아요. 저는 연기의 첫번째는 리얼리티이고 두번째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박춘섭의 캐릭터가 아무리 좋아도 배우가 리얼리티를 살리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 리얼리티는 대충해서는 절대로 구현하지 못해요. 저는 현실 정치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리얼리티를 구현하려고 피똥을 싸며 고민합니다."박춘섭은 온갖 수를 예상하는 노회함에,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고수답게 뒤통수를 맞아도 허허 웃어넘기는 배짱이 있다. 또 무게감 있는 정치인답게 공천권을 무기로 협박하는 사무총장 백도현(장현성)에게 "나는 공천을 구걸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정말 세상을 리드하고 끌어가는 사람들은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하고 출구없는 정치를 하지 않아요. 그래야 격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배우 인생도 그렇게 살았어요. '쪽팔리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주변에서 돈 많이 벌어 빌딩 올리는 친구들을 봐도 부럽지 않았어요. 제 마음속으로는 빌딩을 이미 수없이 지었기 때문이죠. 배역을 구걸하는 대신, 어떤 배역이 들어와도 해낼 수 있게 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듯, 배우의 권력은 시청자로부터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권력을 다시 시청자에게, 국민에게 돌려줘야한다는 것"이라며 "나는 시청자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좋은 연기로 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남은 10부에서 '어셈블리'는 박춘섭을 통해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 "정치인 박춘섭이 선악을 떠나 품위를 지키면서 멋지게 정치를 하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시청자가 정치인의 모습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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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썸 "아이돌 연습생 경험도…힙합은 흥넘치는 유희죠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해 화제…5월 새 앨범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걸그룹 멤버처럼 보이는 귀여운 외모에 생기 발랄 에너지가 넘친다. 그러나 힙합 패션에 랩 가사 같은 솔직한 말투, 씩씩한 걸음걸이는 영락없는 래퍼다.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한 여성 래퍼 키썸(본명 조혜령·21)의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 래퍼 컴필레이션(편집) 앨범 제작을 놓고 키썸을 비롯해 제시, 졸리브이, 치타, AOA의 지민, 타이미, 릴샴, 육지담 등 8인의 래퍼들이 경쟁을 펼친 서바이벌로 화제 속에 종영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키썸은 마지막 트랙을 놓고 경연한 세미 파이널에서 여고생 래퍼 육지담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7표 차이로 졌는데 충분히 만족한 무대였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리얼 미'(Real Me)란 공통 주제로 열린 세미 파이널에서 '투 맘'(To. Mom)이란 곡을 선보이며 대선배 인순이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진짜 나'란 주제에서 엄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보여준 건 "내가 랩을 하는 원동력은 나의 전부인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랩 가사 한 소절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즉석에서 랩을 해보였다. '죽을 때까지 내편 아니/ 죽어서도 내편/ 다음 생에서도 내편/ 해준다고 약속해줘/ 난 다음 생 그다음 생/ 그 다 다음 생에도/ 엄마 딸 할거야 평생/ 에버 에버 포에버(ever ever Forever)~.' 지난해 그는 엠넷 '쇼미더머니 3'에 출연해 생방송 경연 직전 탈락하며 서바이벌의 치열함을 경험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 다시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컸던 이유다. "나가서 버틸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결국 나가기로 마음먹었죠. 3개월가량 촬영했는데 3년을 보낸 것 같아요. 저녁에 미션이 주어지고 다음 날 아침에 녹화를 해야 했어요. 랩 가사를 써도 외울 시간이 없었죠.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해 가장 큰 시련이었어요." 그러나 뿌듯한 순간도 있었다. 블락비의 지코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첫 미션에서 아깝게 떨어졌지만 지코와 프로그램 MC인 산이로부터 "정말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받았을 때다. 또 이현도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미션에선 제시를 누르고 '슈퍼스타'란 곡을 발표하는 기쁨도 누렸다. 그는 "이현도 선배님이 키썸이 이렇게 약진할 줄 몰랐다"고 말해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귀여운 캐릭터인 키썸은 당시 제시와의 대결에서 '언니에게 어울리는 장소는 이태원/ 모두가 알고 있지 이미 소문난 네 행동/ 볼품없는 너 가진 거라곤 경력뿐/ 너 빼곤 다 병풍 떨지 마 같잖은 허풍/ 내가 봤을 때 네 실력은 다 병풍이야/ 널 잘근잘근 아주 야금야금 맛있게 씹어줄게'란 도발적인 랩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여성 래퍼들이 욕설을 섞어가며 서로를 비난하는 '디스'(Diss)가 지나쳐 때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은 인터뷰에서도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어 '삐~' 처리되곤 했다. 키썸은 "제작진이 디스를 주제로 해 디스를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욕을 안 하면 디스 같이 안 보일 것 같아 과해진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무대 밖에서는 모두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출연진들은 악성 댓글에도 시달렸다. 그는 "나 역시 '언니들한테 이리저리 붙는 거 꼴 보기 싫다' '랩 가사가 유치하다' 등 악플이 있었다"며 "그런데 바로 잊어버리는 성격이어서 기억이 안 난다"고 웃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경쟁자였던 언니 래퍼들로부터 배움도 얻었다. "치타 언니를 보고 '우리나라에 이런 래퍼가 있었나? 라고 생각했어요. 또 언니는 나이가 25살인데 만물을 깨우친 느낌이죠. 랩 가사도, 대화할 때도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도사님 같아요. 저희를 잘 챙겨줘 '마더 치레사'라고 불렀어요. 하하." 키썸은 어린 시절부터 무조건 래퍼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랩을 하는 게 그저 좋았고 학교 축제에서 드렁큰타이거의 '편의점'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자 재미도 느꼈다. 그러나 래퍼가 되는 길을 몰라 중 3때 작곡가 김형석이 운영하는 실용음악학원에 4개월가량 다니며 작곡가 이현승의 눈에 띄었다. 그에게서 기획사를 소개받아 아이돌 연습생으로도 있었다. 키썸은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걸그룹 멤버) 지민 언니처럼 아이돌 연습생을 해본 적이 있다"며 "지민 언니가 이렇게까지 랩을 잘할 줄 몰랐다. 언니가 트랙을 따냈을 때는 정말 잘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생을 중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으려 할 즈음 이현승을 다시 만나 2013년 가수 세아와 함께 '세아&키썸'으로 싱글 '퍼스트 러브'(Firts Love)를 내며 데뷔했다. 지난해 5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싱글 '풋 잇 다운'(Put It Down)에 이어 8월에는 미니앨범 '라이크 잇'(Like It)도 선보였다. 그는 힙합의 매력에 대해 "따라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파면 팔수록 더 재미있다"며 "흥이 넘치고 희로애락이 있어 나에겐 유희"라고 강조했다. 독보적인 윤미래가 있지만 여성 래퍼들이 인정받으며 활약하기 녹록지 않은 시장이다. 키썸은 "윤미래 선배를 꺾겠다가 아니라 '한국 여성 래퍼가 누가 있느냐'라고 했을 때 키썸의 이름이 나오는 게 목표"라며 "주목받기 어려운 시장이지만 개성만 있으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로소 얼굴과 이름을 알린 그는 오는 5월 새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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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박민영과 사귀냐고요? 그만큼 연기 잘한거죠?"(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열애설요?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려고요. 그냥 덤덤하게 반응합니다." 지난 10일 종영한 KBS 드라마 '힐러'에서 상대역 박민영(29)과 마치 실제 같은 멜로 연기를 펼쳐 화제를 모은 지창욱(28)에게 '박민영과 사귀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지창욱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 질문에 "안 사귄다"면서 "하나의 과정이다. 드라마를 한편씩 하면서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타이틀 롤을 맡은 '힐러'에서 신출귀몰 해결사 힐러로 날렵한 액션연기를 펼친 동시에 박민영과 달곰한 로맨스를 실감나게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기황후'를 할 때는 나보고 하지원 누나와 사귀냐고 다들 물었다. 이번에도 민영이 누나와 호흡이 좋았던 것"이라며 "멜로를 찍었는데 상대 여배우와 실제로 사귀냐고 물어보시면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반응 아니겠나 생각한다"며 웃었다. 지창욱은 멜로연기와 함께 '힐러'를 통해 연기력이 한단계 도약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제는 진짜 주인공감이라는 방송가 관계자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지창욱은 "데뷔 초 난 재능이 없나보다고 생각해 심각하게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웃어라 동해야' 찍을 때 난 안되겠구나, 그만둬야하나 고민을 심각하게 했다"는 그는 "그때 같이 출연하던 김유석 선배가 '재능있는 배우는 없다'고 잘라 말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배우가 표현하는 것은 사람인데, 그 사람은 대게 다 평범한 사람들이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그런 내 주위의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을 하는 게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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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팬들도 '키워주고 싶다'며 안쓰러워해요"1년8개월 만에 새 앨범 '이노센트'…"6년 활동 더뎠지만 멤버 교체 없었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레인보우(재경, 우리, 지숙, 노을, 승아, 윤혜, 현영)는 지난 2009년 DSP미디어에서 카라의 뒤를 잇는 걸그룹으로 주목받으며 데뷔했다. 그러나 같은 해 등장한 걸그룹인 투애니원, 포미닛, 시크릿, 티아라 등이 여러 히트곡을 내며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뚜렷한 히트곡을 내지 못하고 활동이 부진했다. 가요계에서는 '떠도 한참 전에 떴어야 할 그룹'이라 했고, 일부 네티즌은 '레인보우는 뜨는 것 빼고는 잘한다'는 댓글을 달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레인보우가 지난 2013년 6월 앨범 이후 1년 8개월의 공백을 깨고 23일 세 번째 미니앨범 '이노센트'(Innocent)를 발표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이 한해에 여러 장의 앨범을 내는 걸 고려하면 긴 공백이다. 그럼에도 지난 6년간 단 한 명의 멤버도 이탈하지 않은 이 팀은 여느 때보다 팀워크가 단단해졌고 독기와 의지로 똘똘 뭉친 모습이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레인보우를 인터뷰했다. 후배 걸그룹들까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마음고생도 꽤 했을 법했다. "소속사와 상의해 기획하고 앨범을 내는데 그 결정이 더뎌 타이밍을 놓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난 6년간 쉴 새 없이 달렸더라면 몸만 어른이 되고 마음은 철들지 않은 채 나이를 먹었을 텐데, 저흰 내면적으로 좀 더 다지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공백기에도 흥청망청 보내지 않았고 인생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해 단단한 어른이 된 것 같아요. 하하."(멤버들) 참 씩씩하게 말하는 멤버들은 "새 앨범이 나오는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 됐다"며 "이런 모습이 안타까운지 팬들도 '키워주고 싶다'며 안쓰러워한다"고 웃어보였다. 수많은 그룹이 팀을 재정비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이들은 멤버 교체 한번 없었다. 노을은 "서로 믿음이 있어야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라며 "사이가 안 좋았다면 멤버 교체를 겪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끼리 좋아서 팀을 나갈 생각조차 안 했다"고 말했다. 재경과 윤혜도 "만약에 소속사에서 멤버를 추가로 영입하려 했다면, 우린 전원이 반기를 들었을 것"이라며 단합력은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그 사이 일부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재경은 뷰티 프로그램 MC를 맡았고 그림 실력이 뛰어나 '아이돌 화백'으로 주목받았으며, 윤혜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숙은 '연예가중계' 리포터를 하면서 IT 제품 등과 관련한 글을 쓰는 블로거로 유명해졌다. 덕분에 LG전자 PC 모델이 됐고 소셜 LG사이트에서 칼럼을 쓰고 있다. 현영은 시트콤 '하숙 24번지'에 출연했고 계범주의 노래를 공동 작곡했으며, 승아는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했다. 개별 활동을 한 것도 컴백을 위한 것이었다. 다시 뭉쳐 출발선에 선 만큼 멤버들의 마인드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윤혜는 "다른 걸그룹이 잘 됐다는 기준이 1위라면 우린 새롭게 목표를 바꿨다"며 "앨범을 낼 때마다 성장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고, 우리를 바라봐주는 팬들을 더 많이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팬들이 군대를 간 동안 레인보우도 공백이었으니 이제 제대해 우리와 함께 사회생활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하하."(재경) 새 앨범은 레인보우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한 밑그림처럼 느껴진다. 보통 걸그룹은 '섹시'와 '청순'으로 뚜렷한 노선을 정하고 출발하는데 레인보우는 데뷔 시절 이러한 측면을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경은 "데뷔곡 '가십 걸'(Gossip Girl) 때는 스타일리시하게 보이려 했고, 후속곡 '낫 유어 걸'(Not Your Girl) 때는 '센' 걸 시도했다"며 "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전에 여러 콘셉트를 시도한 것 같다. 이번엔 음악도 스타일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블랙 스완'은 몽환적인 도입부로 시작하지만 여느 때보다 후렴구 멜로디가 대중적이어서 귀에 쏙 들어온다. 시스루를 가미한 의상으로 여성미를 부각시켰고 골반을 이용한 춤도 '포인트 동작'이 뚜렷하다. 특히 노래 가사는 마치 이들의 지금과도 맞아떨어진다. "'내면의 자아가 뭘까'라고 고민하는 내용인데 세상에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곡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사에서 '날 안아주세요, 날 받아주세요'란 부분이 포인트인데 대중이 레인보우도 안아주고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수록곡 '나쁜 남자가 운다'는 나쁜 남자로 인해 아파하는 여자의 모습을 그린 곡으로 현영이 시원하게 욕설을 녹음했는데 심의를 고려해 결국 빠졌다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멤버들은 7명이 함께 나오는 것이 감사하다며 돈독한 우정을 거듭 강조했다. "멤버들 나이가 어느덧 한국 나이로는 25살부터 28살이 됐어요. 함께 슬픔도 희화화하게 됐고 여전히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의견을 모으죠. 고민의 성격에 따라 맞춤 답안을 줄 멤버를 찾아 위로받기도 해요. 2월에 숙소 계약이 끝나 지금은 각자 살지만 다시 숙소 생활하라고 해도 모두 찬성입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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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지창욱 "재미있게 신나게 놀았습니다"포즈 취하는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믿음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돼"…러브콜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신 싱글벙글이다. 3일에 걸쳐 50개 매체를 인터뷰하지만 별로 힘들지 않다. 사랑받는 기쁨이자,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기 때문이다. KBS 2TV '힐러'를 통해 또 한단계 도약한 지창욱(28)을 최근 강남에서 인터뷰했다. 하루아침에 일일극 주인공으로 발탁돼 바짝 얼어있었던 '웃어라 동해야'(2011), 긴장감을 벗어던지고 악역을 했던 '다섯손가락'(2012)에 이어 그와 인터뷰한 건 이번이 세번째. 4년 사이 그는 부쩍 성장했고,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배우가 됐다. 무엇보다 '힐러'를 통해 '진짜 남자'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그는 지금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신나게 했고 행복했습니다. 작가님에게, 스태프에게 믿음을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습니다. 모두들 촬영장에서 제가 마음껏 놀 수 있게 만들어주셨어요. 정말 많이들 도와주셨습니다. ◇ '힐러' 이후 쏟아지는 러브콜…"신중히 검토할래요" '힐러'의 주인공 서정후는 사실 기본 50점을 먹고 들어가는 캐릭터다. 그만큼 멋지다. 신출귀몰 온갖 일을 해내는 '밤의 해결사'로 특히 액션이 끝내준다. 여기에 한 여성을 향한 순애보가 가미된다. 배우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그런데 솔직히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지창욱에게는 이런 멋진 수트가 잘 안 어울려보였다. 버거워보였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앞서 MBC '기황후'의 타환으로 연기의 폭을 넓히긴 했지만 서정후에게 필요한 매력적인 남자의 느낌은 아직 그에게 부족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창욱은 보란듯이 해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힐러'에서 보여준 지창욱에 홀딱 반한 여성 시청자가 많고,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그의 액션은 날렵하고 근사했으며, 순애보는 설레게했고, 무거운 삶의 무게를 실어나르는 감성연기도 좋았다. 지창욱은 "'힐러' 덕분에 너무나 많은 대본과 시나리오가 들어와 있다. 그전까지는 안 그랬는데…"라며 웃었다. 러브콜이 쏟아진다는 의미다. 그를 인터뷰하던 날도 그의 매니저는 차기작 제안과 관련해 미팅 중이었다. 여기저기서 지창욱을 찾는 것이다. 지창욱은 "좀 쉬면서 신중히 검토하려고 한다. 제안을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에서라도 모든 제안을 꼼꼼히 검토해서 차기작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서정후는 웃고 있지만 외로워보여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자살하고, 어머니는 재혼했으며 그 과정에서 소년원을 들락거린 서정후의 인생은 일찍부터 무거웠다. 지창욱은 "처음에 서정후의 캐릭터를 잡을 때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포즈 취하는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이 친구의 인생을 보면 너무 어둡고 정신병이 있을 수밖에 없는 역할이에요. 그런데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하고 위트까지 있어야하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죠. 웃고 있지만 외로워보여야한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표현이 안되면 어쩔까 걱정이 정말 많았지만요.(웃음)" 그는 "기황후의 타환도 신나게 연기했는데 타환은 보여줄게 많은 역할이었고 선이 뚜렷했다면, 서정후는 자신을 감추고 절제하면서 시니컬하고 덤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라 연기가 더 어려웠다. 그래서 멋부리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무사 백동수' 때는 칼을 잡고 액션을 했던 그는 이번에는 맨몸 액션을 선보였다. "어려서부터 뛰고 구르는 걸 많이 했어요. 좋아서라기보다는 할게 없어서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그게 이번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날렵하게 보이려고 노력은 많이 했지만 아쉬움이 많죠. 더 긴박하고 더 빠르고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렇게 못했어요. 그래도 편집을 기가막히게 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아요.(웃음)" '힐러'는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쓴 '모래시계' 이후 세대의 이야기다. 격동의 1970~80년대를 관통한 모래시계 세대와 그들 자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작 지창욱은 '모래시계'를 못봤다. '모래시계'가 방송되던 1995년 지창욱은 여덟살이었다. "제가 어릴 때라 못봤죠.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지만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힐러'를 하는 데는 상관이 없었어요. '힐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고, 송지나 작가님은 서정후가 어른의 보살핌없이 자라난 이 시대 젊은이의 표본이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연기에 대해 머리아프게 고민하는 게 너무 신나요" 지창욱, 훈훈한 외모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지창욱은 '웃어라 동해야' 당시 자신이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연기를 그만둬야하나 고민했었다. 커다란 눈에는 긴장과 두려움, 버거움이 가득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지창욱은 연기의 재미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웃어라 동해야' 때는 뭐가 뭔지 사리분별도 안됐고 너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후 조금씩조금씩 풀어지고 알아갔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하면서 무대 위에서 노는 것도 배웠고요. 편법은 없는 것 같아요. 대본을 한번 본 사람과 두번 본 사람은 다르고 연습을 대신할 것은 없다고 믿어요. 결국은 노력이라는거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길을 가면서도 하고 늘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요. 예전에는 게임을 할 때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면 지금은 어려워도 계속 붙잡고 늘어져 어느 순간 이기는 희열을 맛보려고 한다는 게 달라진 것 같아요." 그는 "내 눈이 깊어졌다거나 연기가 좋아졌다는 건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예전보다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이라며 "연기를 준비하고 해내는 과정이 너무 신난다"며 웃었다. 아들이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물었다. "제가 홀어머니랑 살고 있는데요, 어머니 친구분들이 제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많이 하신대요.(웃음) 어머니가 그 말씀을 전하시는데 제가 한참 웃었어요. 아줌마들이 보는 눈이 정확하다는데 제 연기가 진짜 는 것 같아 보람이 느껴집니다. 하하."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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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세대 자녀들의 이야기…KBS 신작 '힐러'(종합)힐러의 커플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힐러'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지창욱(왼쪽), 박민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12.4 yangdoo@yna.co.kr 유지태·지창욱·박민영 주연…8일 첫방송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995년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세대의 자녀들은 현시대를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다음주 처음 방영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힐러'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힐러'는 방송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송지나 작가와 '제빵왕 김탁구'의 이정섭 PD가 공동 연출해서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힐러' 제작 발표회에서 이 PD는 연출을 꿈꾸게 한 작품이 '모래시계'였다며 송 작가의 대본을 받는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작년 초에 송 작가와 처음 만났다. 송 작가가 모래시계 세대 부모를 둔 자식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화하고 싶다고 얘기해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작품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렇게 시작한 작품인 만큼 20년 전 방영된 '모래시계'와 여러 면에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 PD는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아버지 어머니를 둔 자녀들이 현재 언론사에서 근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 안에 부모 세대의 악연으로 젊은 남녀들이 아픈 사랑을 하게 된다"라고 압축해 설명했다. 힐러의 주인공들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힐러'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지창욱(왼쪽부터), 박민영, 유지태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4.12.4 yangdoo@yna.co.kr 주인공은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사극 '기황후'로 인기를 끈 지창욱(27)이 맡았다. 그는 드라마 제목과 같은, '힐러'라는 코드명의 해결사로 활약한다. 유지태(38)도 6년 만에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친다. 여주인공은 밝고 씩씩한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박민영(28)이 맡았다. '모래시계'를 모티브로 출발한 만큼 드라마 배경은 1992년에서 출발한다. 민주화 운동에 가담한 대학교 친구 5명에게 사건이 일어나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이들의 자녀가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대면하는 이야기다. 유지태는 동료 기자들이 선망하는 '스타 기자' 김문호 역을 맡았다. ABS 방송국 기자로, 이야기의 시발점인 1992년에 벌어진 사건의 비밀을 유일하게 아는 인물이다. 박민영이 맡은 채영신은 생기발랄한 인터넷 신문 기자다. 김문호는 영신이 얽혀 있는 과거 사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오다 영신을 만나고 자신의 죗값에 대한 보상으로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다. 영신과 마찬가지로 1992년 사건에 얽힌 5인방 중 한명의 자녀인 서정후(지창욱 분)는 업계 최고의 해결사이자 심부름꾼이다. 코드명 '힐러'로 활동하는 서정후는 뛰어난 감각과 무술 실력으로 99%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세상에 미련이 없다며 돈을 모아 남태평양 무인도를 구입해 나 홀로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정후는 영신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세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 둘의 사랑은 위협을 받는다. 힐러 제작발표회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힐러' 제작발표회에서 이정섭 감독(가운데) 및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우희진, 박상원, 도지원, 이 감독, 지창욱, 박민영, 유지태. 2014.12.4 yangdoo@yna.co.kr '모래시계'부터 송 작가의 작품에 자주 출연하는 박상원을 비롯해 도지원, 우희진, 박상면 등이 극에 드라마를 더한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의 장르를 '한국형 감성 블록버스터'로 분류했다. 맨몸으로 건물을 타오르거나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등의 '야마카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블록버스터의 요소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 PD는 "액션 속에 멜로가 펼쳐지는데 멜로가 땅 위에서 발을 딛고 하는 멜로가 아니라 3차원 공간을 이용해 펼쳐지는 멜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9회차까지 대본이 나왔으나 극의 긴장도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고 제작사 측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PD는 "송 작가의 대본은 다른 작가 대본과는 좀 다르다. 각 역할의 심리가 굉장히 상세하게 묘사가 돼 연출자나 연기자가 다른 드라마 대본보다 열배 정도는 더 디테일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KBS는 '힐러'가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힐러'의 전작인 '내일도 칸타빌레'는 4.9%의 시청률로 종영해 '실패한 리메이크작'이라는 오명만 남겼고, 그 전작 '연애의 발견'은 20~30대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됐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경쟁사 작품에 밀렸다. KBS 문보현 드라마국장은 "감히 올해 최고의 야심작이라고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