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미 흑인교회 난사 21세 백인 검거…증오범죄 본격수사(종합3보)찰스턴 흑인교회 총기 난사자 (찰스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AP/찰스턴 경찰=연합뉴스) 전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백인 청년의 총기난사로 목사 등 9명이 숨진 가운데 18일(현지시간) 현지 수사당국이 수배와 신원 파악을 위해 배포한 용의자의 인상착의 등 사진. 범인이 교회에 침입하는 모습(위)과 범행 후 몰고 달아나는 승용차(아래)가 감시 카메라에 잡혔다. bulls@yna.co.kr 목사 3명 등 사망자 9명 모두 흑인…"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돼"오바마 '총기 규제' 문제 공론화 뜻 피력·클린턴도 총기규제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하고 달아난 용의자 딜런 로프(21)가 범행 14시간 만인 18일(현지시간) 오전 11시께 검거됐다. 경찰은 로프를 공개 수배하고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인 끝에 노스캐롤라이나 쉘비의 도로에서 자신의 검은색 엘란트라 차량에 타고 있던 로프를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그레그 멀린 찰스턴 경찰서장은 시민의 제보를 받고 경찰이 로프의 승용차로 접근한 뒤 그를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검거 당시 로프는 무기를 소지했으나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된 용의자 로프(AP=연합뉴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찰스턴 인근 렉싱턴 출신 백인 남성 로프는 17일 오후 8시께 범행 현장인 찰스턴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 도착했다. 그는 지하 예배실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신자들 옆에 1시간 가량 앉아있다가 오후 9시5분께부터 옆에 앉은 클레멘타 핑크니(41) 목사를 우선 겨냥해 총을 쏜 뒤 참석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현장에 있다가 목숨을 건진 목격자들은 로프가 "당신들은 우리 여성들을 성폭행했고, 우리나라를 차지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에서 떠나야한다. 나는 흑인에게 총을 쏘러 왔다"고 말했다고 경찰에 증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보안카메라로 보면 로프가 가발을 쓰고 가짜 코를 붙이고 있었으며, 피부 일부를 염색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보도했다. 경찰이 공개한 사망자 9명은 모두 흑인으로, 주 상원의원이기도 한 핑크니 목사 등 목사 3명이 포함됐다. 핑크니 목사는 흑인으로는 23세 때 최연소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원(민주당)에 당선됐고, 2000년에는 주상원의원이 됐다. 2010년 사건이 발생한 교회에 부임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그와 친분이 있다고 언급한 지역 내 유명인사였다. 사망자 가운데 여성이 6명, 남성이 3명이며, 연령대는 대학을 갓 졸업한 26세 남성, 54세 도서관 사서, 87세 할머니 등으로 다양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로프가 21세 생일을 맞은 올해 4월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45구경 권총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프는 올해에만 마약 사용과 무단 침입 등으로 2차례 기소된 적이 있으며, 고교를 두군데 다녔으나 졸업한 기록이 없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이 현지 경찰과 공조해 수사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로프의 단독범행이자 '증오 범죄'로 보고 범행 동기를 캐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왜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희생자들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총격을 가하게 된 모든 정황과 동기를 조사하겠다"며 "주 차원이 될지 연방 차원이 될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12명이 사망한 2014년 9월 워싱턴 해군시설 총격 사건 이후 미국내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다수의 희생자를 낳은 총격은 비극"이라며 "우리가 평화와 안식을 찾는 장소에서 발생한 사망에 특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이런 종류의 대량 살상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총기 규제 문제를 어느 시점에서는 재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중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도 이번 사건과 코네티컷 초등학교 총격, 콜로라도 극장 총격 등을 언급하며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인종, 폭력, 총기, 분열이라는 힘겨운 진실과 마주해야한다"고 말했다. 범행이 발생한 찰스턴 시에서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밤샘 예배와 추모 행사가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 인근 모리스 브라운 교회에서 열렸다. 날이 새면서 교회 앞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다발이 이어졌고, 기도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조지프 라일리 찰스턴 시장은 "우리는 교회와 희생자들을 보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교회에서 열린 추모 예배(AP=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은 흑인 인권 운동의 성소로 불리는 199년 역사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가 또 한번 비극의 역사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 및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기도 한 찰스턴은 이미 흑백갈등이 상당한 지역으로 이번 사건이 감정악화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shin@yna.co.kr
-
"총기사고 막자"…주인만 쏠 수 있는 '스마트총' 급부상지문 등 일치해야 발사…총기옹호론자 반대에 시판 무산잇단 총기 사고에 여론 반전…'방아쇠 안전법' 발의도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총기 사고로 악명이 높은 미국에서 '스마트 총'(Smart Guns)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 총은 방아쇠와 손잡이 등에 RFID(무선 전자인식) 칩과 지문인식 시스템 등을 장착해 신원정보가 일치할 때만 총을 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다. 사전 입력된 신원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 총을 잡으면 발사되지 않는다. 스마트 총에 관한 연구는 미국서 1990년대부터 본격화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총기 제작사인 콜트는 이미 1990년대 말 총기 소유자가 낀 반지에서 무선주파수가 나와야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총을 내놓았다. 이것이 스마트 총의 '효시'인 셈이다. 이어 2000년 스미스&웨슨은 안전한 총기 사용을 위해 새로 제작하는 총에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시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스마트 총 제작에 반발한 총기소유 옹호단체가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결국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총기소유 옹호단체의 압력에 굴복해 스마트 총의 제작을 포기했다. 하지만, 2002년 독일 동부 에어푸르트의 구텐베르크 고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독일 출신의 사업가 베른트 디텔이 스마트 총에 관한 연구에 다시 나섰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관련한 정치적 논란에도 그는 사재를 몽땅 털어 스마트 총 연구에 몰입했다. 그가 개발한 스마트 총은 22구경의 '아마틱스(armatix) iP1'이다. 지난해 1정당 1천800달러에 시장에 나왔다. 아마틱스 ip1 이 총을 쏘려면 주파수를 방출하는 손목시계 모양의 밴드를 차야 한다. 손잡이 끝 센서에 녹색 불이 들어오면 총을 쏠 수 있으며, 빨간 불이 들어오면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는다. 특히 같은 해 뉴저지 주에서는 새로 제작되는 총에는 안전을 위해 스마트 기술이 접목돼야 하며 이를 위한 기술개발에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총을 잡는 특유의 패턴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는 허언이 아닌 현실로 구현됐다. 디텔이 개발한 아마틱스 iP1은 양산 체제를 갖췄고 이어 지문인식 감지기가 달린 스마트 총, 총기 소유자의 손 모양과 생체리듬을 인식하는 RFID(무선 전자인식)을 장착한 스마트 총이 등장했다. 스마트 총은 총기 규제를 둘러싸고 찬반론이 엇갈리면서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졌다. 총기소유 규제론자들은 어린이를 비롯해 총기 휴대가 금지된 사람들에게는 스마트 총 사용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며 반겼다. 반면 총기소유 옹호론자들은 스마트 총 기술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도 않은 데다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총기소유 옹호론자들은 내심 스마트 총의 시판을 사실상 총기 규제로 간주한 것이다. 실제로 메릴랜드 주에 있는 총포점 주인 레이먼드 씨는 스마트 총이 젊은 층과 기존 총기 소유자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팔았다가 낭패를 봤다. 그는 익명의 총기소유 옹호론자들로부터 가게를 불태우고 애완견인 불도그를 죽이겠다는 끊임없는 협박을 받다가 결국 스마트 총 판매를 접었다. 또 캘리포니아 주 뉴홀에 있는 한 총포점은 아마틱스 iP1을 전시하고 판매했다가 총기소유 옹호론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고 스마트 총 판매를 그만뒀다. 하지만, 스마트 총의 운명은 같은 해 12월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반전을 맞았다. 이 사건으로 총기소유에 대한 규제 여론이 강하게 일어났으며, 총기사고 방지를 위한 스마트 총의 필요성이 새삼 대두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매년 총기사고로 3만1천여 명이 사망하고 7만3천여 명이 부상한다. 또 총기살인 범죄 1만1천여 건 가운데 대부분 훔친 총에 의해 저질러진다. 연방 상원의원 에드워드 J 마키(민주·매사추세츠)와 연방 하원의원 캐롤린 멀로니(민주·뉴욕)는 최근 '권총 방아쇠 안전법'을 입안했다. 스마트 총 도입을 법제화하려는 주들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jongwoo@yna.co.kr
-
미국 스쿨버스 여성 운전기사…총기난사 범행 저지일약 영웅으로…"누구나 그렇게 할만한 일을 했을뿐"(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중년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스쿨버스 여성 운전기사가 총기 난사 범행 기도를 저지해 영웅이 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 프랭클린의 사우스 메이컨 초등학교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여성 앨리스 브래들리는 지난 4일 오전 5시 15분께 학교 주차장에서 자신에게 총을 겨눈 애덤 컨리(38)를 발견하고 그를 향해 차로 돌진했다. 브래들리의 신고를 받고 곧장 출동한 경찰은 컨리와 그의 여자 친구 캐스린 지터(29)를 긴급 체포했다. 권총 5정을 압수당한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신의 뜻이라면' 학생과 교사를 향해 총을 난사할 예정이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경찰은 컨리와 지터에게 1급 살인 기도와 학교에서의 무기 소지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메이컨 카운티 법원은 이들에게 보석금 100만 달러씩을 책정했다. 학교에 출근해 내부 온도를 높이고자 시동을 건 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버스로 돌아오던 브래들리는 컨리가 총으로 자신을 겨냥한 것을 봤다. 용케 컨리를 피해 자신의 승용차로 이동한 브래들리는 컨리를 향해 차를 몰았고, 놀란 컨리는 그대로 달아났다. 컨리는 전날 밤 미리 권총을 숨겨둔 브래들리의 버스로 가던 차였다. 경찰은 컨리의 뒤를 쫓아 전기충격기로 제압한 뒤 그에게서 권총 세 자루를 압수했다. 그의 여자 친구 지터는 땅에 떨어진 권총을 붙잡으려다가 전기충격기 공격을 받았다. 메이컨 카운티 경찰국의 대변인 로버트 홀랜드는 "용의자 중 한 명은 신의 뜻이라면, 여자 친구 또는 남자 친구가 내게 그렇게 하기를 원했다면, 학생과 교사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들은 약물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컨리는 오랫동안 정신 질환을 앓았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학교를 대참사에서 구한 브래들리는 "모든 사람이 나를 영웅으로 말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할 만한 행동을 했을 뿐"이라며 영웅이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메이컨 카운티 경찰도 "범행을 차단한 브래들리의 행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브래들리 덕분에) 축복받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학교 총기 난사 저지한 스쿨버스 운전사 브래들리(폭스뉴스 홈페이지서 캡처) cany9900@yna.co.kr
-
한인 첫 LA 시의원 데이비드 류 "어르신들이 뭉쳐 이겼다""이민 1세대 어르신들 이룩해놓은 것들이 빛 발해"(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인 최초로 시의회에 입성한 데이비드 류(39)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지역 유권자들의 승리"라며 "특히 한인들이 뭉치지 않았다면 이길 수 없는 선거였다"고 밝혔다. 류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오늘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는 것은 내가 아시아계 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앞으로 시의회에 새로운 목소리를 내게 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당선은 165년 LA 한인 역사에서 처음으로 나온 쾌거다. 아시아인으로서는 1985년부터 1993년까지 13지구 시의원을 지낸 마이클 우 씨에 이어 두 번째다. 류 당선인은 "한인커뮤니티가 없었으면 감히 이길 수 없는 선거였다"면서 "영어도 못 하시는 어르신들이 뭉쳐서 도와주셨고, 이민 1세들이 미국에 건너와 이룩해놓은 것들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이민 1세들이 이뤄놓으신 것 때문에 지금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선거 기간의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선거자금을 구하러 백방으로 뛰어다녔던 것"을 꼽았다. 류 당선인은 "하루 아침에 모든 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시의회를 만들 것이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역설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아웃사이더'인 류 후보가 '인사이더' 캐롤린 램지 후보를 적지 않은 표차로 누른 것은 한인 커뮤니티의 단결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류 당선인은 선거를 앞두고 "50표 차로 당락이 갈릴 것"이라며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램지 후보를 1천600여표라는 큰 차이로 제쳤다. 사실 백인 여성인 램지 후보는 임기 제한으로 물러난 전임 톰 라본지 시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라본지 시의원뿐만 에릭 가세티 현 LA 시장, 허브 LA시의회 의장 등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았던 기득권자였다. 게다가 그는 미국프로농구(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명장 고(故) 잭 램지 전 인디애나 페이서스 감독의 딸로서도 인지도가 높았다. 류 당선인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렸던 이번 선거의 승리요인으로 "커뮤니티 유권자들이 저를 믿고 밀어줬기 때문"이라며 "저는 그저 적재적소에 있었을 뿐"이라고 낮췄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공복(Public Servant)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시의원,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시의원, 가진 것 없고 어려운 사람을 대신하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jongwoo@yna.co.kr
-
정점 찍은 칸 영화제…"여성·가족에 주목하라"'캐롤' '사울의 아들' '내 어머니' 호평…한국영화 3편 상영 마쳐필름마켓 올해도 성황…한국 수입 경쟁 과열 (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 칸 국제영화제의 올해 행사가 정점을 찍고 폐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13일 개막한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 경쟁 부문에서는 19편의 공식 경쟁작 가운데 13편이 상영됐으며 '주목할 만한 시선'과 비경쟁 부문에서도 이름난 감독들의 신작 최초 공개가 이어졌다. 영화산업 관계자가 한데 모여 영화를 사고파는 필름 마켓은 올해도 성황을 이뤘으며 한국 수입사들의 치열한 경쟁도 이어졌다. ◇ '캐롤' '사울의 아들' '내 어머니' 호평 올해 영화제는 여성과 가족에 주목했다. 공식 개막작으로 프랑스 여성 감독 에마뉘엘 베르코의 '스탠딩 톨',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개막작으로 일본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안'을 선정했고 여성과 가족을 다루는 작품을 대거 초청해 출발부터 그런 경향을 내비쳤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루는 공식 경쟁 19편 가운데 13편이 공개된 가운데 현지에 모인 각국 평론가들도 여성의 삶과 가족의 관계를 성찰하는 영화들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은 공식 경쟁에서는 미국 영화 '캐롤'과 헝가리 영화 '사울의 아들', 이탈리아·프랑스 영화 '내 어머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집계한 평론가 평점에서 '캐롤'은 4점 만점에 3.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사울의 아들'이 2.8점, '내 어머니'는 2.7점으로 뒤를 잇고 있다.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캐롤'은 '파 프롬 헤븐'의 토드 헤인스 감독과 배우 케이트 블란쳇·루니 마라가 호흡을 맞춘 레즈비언 영화. 195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자 캐롤과 백화점 직원 테레즈가 주체할 수 없이 빠져드는 감정과 그 뒤에 따르는 그늘을 섬세하게 빚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슬로 네메스 감독의 '사울의 아들'은 1944년 헝가리를 배경으로 나치 작전에 협조하도록 강요받은 유대인 사울이 아들처럼 여기는 아이의 시신을 발견하고 이 시신을 빼내 제대로 된 장례를 치러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네메스 감독은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오른 신예로, 쟁쟁한 선배 감독들을 제치고 그의 영화가 호평받는 상황 자체가 이미 '신인의 반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들의 방'으로 유명한 난니 모레티 감독의 '내 어머니'는 미국 스타와 영화를 찍는 여성 감독 마르게리타(마르게리타 부이)가 병을 앓는 어머니와 사춘기를 겪는 딸 사이에서 자신의 삶을 부여잡으려 애쓰는 과정을 담았다. 가장 혹평받는 영화는 '시 오브 트리스'다. 구스 반 산트와 매슈 매코너헤이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일본에 실제 있는 자살 숲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참혹할 정도로 혹평 세례를 받으면서 스크린 집계 평점 0.6점에 그쳤다. 물론 모든 영화가 공개되지 않았고 심사는 결국 언론이나 평론가가 아닌 코언 형제가 이끄는 심사위원단이 하는 것이므로 결과는 끝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파울로 소렌티노의 '유스', 자크 오디아르의 '디판', 허우샤오셴의 '섭은낭', 미셸 프랑코의 '크로닉', 기욤 니클루스의 '밸리 오브 러브', 저스틴 쿠젤의 '맥베스'가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공식 경쟁 다음으로 주목받는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도 여성과 가족을 조명하는 영화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호세 루겔레스 그라시아 감독의 '알리아스 마리아'는 남미 여성 게릴라군이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환경에서 모성을 찬란하게 피우는 모습을 그려냈다. 한국 초청작인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는 억압받는 여성과 모성을 그려내며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해안으로의 여행'은 죽은 남편과 산 아내가 함께 여행을 떠나며 부부의 관계를 되짚어보는 이야기다. 한편 칸 영화제 측은 하이힐이 아닌 단화를 신었다는 이유로 여성 관객의 상영관 입장을 거부해 비난을 사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영화제 측은 공식 상영회에서 관객에게 정장 착용을 요구한다. 이에 "영화제 측이 올해 여성에 관심을 보이는 듯하더니 실제로는 여성에게 잘못된 기준을 적용한다"며 역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 한국영화 3편 상영…황금카메라상 후보 2명 올라 한국영화는 초청작 4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무뢰한'(오승욱), 비평가 주간의 '차이나타운'(한준희), 미드나잇 상영 부문의 '오피스'(홍원찬) 등 3편이 칸에 소개됐고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마돈나'는 20일 상영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홍원찬·한준희 감독은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칸을 찾은 만큼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라 있다. 이제까지 상영된 세 편 중에서는 '오피스'가 현지 관객으로부터 가장 호감을 샀다. '무뢰한'과 '차이나타운'은 평이 엇갈렸다. 할리우드 영화라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처럼 블록버스터가 비경쟁 부문으로 칸에 초청되는 일은 흔해졌지만, 국내 초청작은 대개 보통의 상업영화보다 작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다. 감독들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전작의 흥행 실패로 십수년간 신작을 내지 못하는 등 척박한 환경의 한계를 딛고 완성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돈나'는 순제작비 4억원에 완성된 대표적인 저예산 영화이며 '차이나타운'에는 25억7천만원, '무뢰한'에는 34억원이 들어갔다. 작년 기준 한국 상업영화의 평균 순제작비는 43억8천만원이다. "영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이어진 것도 올해 칸 영화제의 특징이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영화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자는 뜻으로 '셀피(셀카) 금지령'을 내렸고 조엘 코언은 기자회견에서 "극장 영화에는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고 설파했다. 또한 고전 영화를 복원해 상영하는 부문인 '칸 클래식'에서 '시민 케인'(오손 웰스), '마르세예즈'(장 르누아르) 등 고전 영화들과 오손 웰스, 알프레드 히치콕, 프랑수아 트뤼포, 잉그리드 버그만, 스티브 매퀸 등 대가(大家)를 조명하는 새로운 영화도 소개됐다. 칸 해변에서 무료로 공개되는 야외 상영장에서도 '란'(구로사와 아키라), '아폴로 13'(론 하워드), '터미네이터 1'(제임스 캐머런), '유주얼 서스펙트'(브라이언 싱어) 등 영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만한 영화가 상영됐다. ◇ 칸 마켓 거래 활발…한국 영화사 물밑 경쟁 치열 칸은 좋은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인들을 한데 모으는 축제의 공간일뿐 아니라 영화산업의 상품으로서 영화를 사고팔 수 있는 가장 큰 장이 서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도 칸에 모여든 전 세계 제작·배급·수입사 관계자들은 자사 영화를 다른 나라에 내보내고 외국 영화를 자국에 가져가려 바쁘게 발품을 팔았다. 한국 영화사들 역시 숨 가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국내 제작사와 배급사, 해외 세일즈사들은 저마다 마켓에 부스를 차리고 완성된 영화 또는 제작 중인 영화를 수출하려 바이어들과 상담과 협상을 벌였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북미 등지에, '간신'이 프랑스 등지에, 강효진 감독의 '미쓰 와이프'가 아시아 지역에 선판매되는 등 성과도 있었다. 국내 수입사들도 좋은 영화를 가져오려 흥정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아트버스터'(아트+블록버스터의 합성어)의 흥행 성공과 온라인 부가시장의 성장으로 경쟁이 과열된 다양성영화 수입업계 분위기는 칸 마켓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공식 경쟁작 19편 가운데 국내 수입이 결정됐다고 알려진 작품만 10편이다. 그중에서도 상당수가 개막하기도 전에 이미 수입이 결정된 작품들이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불과 5∼6년 사이 영화 수입 가격이 2∼3배 뛰어올라 진정될 필요가 있다는 경계심은 크지만, 제어할 만한 여건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한 수입사 대표는 "수십년간 영화 수입 일을 했는데도 처음 보는 한국 수입사가 칸 마켓에서 작품을 사는 모습이 꽤 많이 눈에 띈다"며 "편당 1만달러 정도 하던 예술영화 수입가는 이미 2∼3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사 대표도 "이미 개막 전에 선점된 영화가 많아 칸에 와서는 막상 살 만한 영화는 남아 있지 않다"며 "중국 다음으로 한국 바이어가 세계 아트영화를 쓸어담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업자들은 물론이고 칸 마켓 주최 측에까지 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
칸 국제영화제 막 올려…전도연 4번째 칸 입성FRANCE CANNES FILM FESTIVAL 2015epa04745273 Jury presidents, US directors Ethan Coen (R) and Joel Coen (C), French actress Sophie Marceau (2-L) and the general delegate of the festival Thierry Fremaux (L) attend a cocktail reception for the jury members at the Martinez Hotel ahead of the 68th annual Cannes Film Festival, in Cannes, France, 12 May 2015. The festival runs from 13 to 24 May. EPA/IAN LANGSDON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제68회 칸 국제영화제가 13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일간의 막을 올린다. 칸 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최고의 영화제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신작을 이곳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레드카펫을 밟는다. 영화제 한 쪽에 마련되는 마켓도 새로운 작품을 사고팔려는 전 세계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관계자들로 붐빈다. 경쟁 영화제로서 본선 무대는 장편 경쟁 부문이다. 영화 19편이 진출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칸 영화제는 올해도 초청자 명단을 이전 수상자들로 가득 채워넣어 누가 '칸의 총아'인지 분명히 알렸다. 2013년 각각 각본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중국 자장커(賈樟柯)와 일본 고레다 히로카즈는 신작 '산허구런'(山河故人),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1993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대만 허우샤오셴(侯孝賢)은 '섭은낭'으로 칸을 찾는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비영어권 영화가 대거 포진한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2008년 심사위원상 수상자인 파올로 소렌티노의 '라 조비네차', 2001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난니 모레티의 '내 어머니', 2012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마테오 가로네의 '테일 오브 테일스', 2009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의 신작 '디판' 등이다. 미국 영화로는 2003년 '엘리펀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구스 반 산트 연출, 매슈 매커너히 주연의 '씨 오브 트리'가 있다. FRANCE CANNES FILM FESTIVAL 2015epa04745255 A worker is seen through a glass window as preparations continue along the Croisette Boulevard on the eve of the 68th Cannes Film Festival, in Cannes, France, 12 May 2015. The festival runs from 13 to 24 May. EPA/FRANCK ROBICHON 이들 영화를 심사할 심사위원단은 조엘·이선 코언 형제가 이끌며 기예르모 델 토로, 소피 마르소, 시에나 밀러, 제이크 질렌할 등 이름 난 감독과 배우들이 동참했다. 또한 케이트 블랜쳇이 '캐롤'로 경쟁 부문에, 나탈리 포트만이 감독 데뷔작 '테일 오브 러브 앤드 다크니스'로 특별 상영 부문에 초청받는 등 칸에서 할리우드 스타들도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는 3년 연속 공식 장편 경쟁 부문 진출작을 내지 못했다. 다만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두 편을 보내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칸의 여왕' 전도연에게는 4번째 칸 입성이다. 앞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2010년 '하녀'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작년에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이어 올해는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으로 김남길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다. '마돈나'는 칸 영화제에서 카날플뤼스상을 받았던 신수원 감독도 신작 '마돈나'로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과 함께 칸으로 향한다. 아울러 대중성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에는 홍원찬 감독과 고아성, 박성웅이 함께한 '오피스'가, 감독 주간에는 한준희 감독과 김혜수, 김고은이 호흡을 맞춘 '차이나타운'이 초청받았다. cherora@yna.co.kr
-
'세계 최고의 영화축제' 칸 국제영화제 13일 개막세계 유명 감독 영화 19편 황금종려상 겨뤄한국영화 2편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전도연 4번째 칸 입성공식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세계 각국의 영화 19편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게 된다. 한국영화는 3년 연속 이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두 편이 초청받았다. ◇ "황금종려상은 누구 품에"…유럽 대거 진출, 아시아 3편 칸의 공식 장편 경쟁 부문은 세계 영화의 경향과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최전선으로 꼽히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최고 영예로 평가받는다. 올해도 각국의 이름 난 감독들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고레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중국 자장커(賈樟柯)의 '산허구런'(山河故人), 대만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섭은낭'이 진출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바닷가 마을에 사는 자매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아와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가호 등이 출연했다. '니인양'은 중화권 대표 배우 수치(舒淇)와 장첸(張震)이 주연한 영화로 당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사극이며 '산허구런'은 감독의 뮤즈이자 아내인 자오타오(趙濤)가 출연한 영화다. 미국 영화로는 2003년 '엘리펀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 구스 반 산트가 연출하고 '인터스텔라'의 매슈 매커너히가 출연한 '씨 오브 트리'가 있다. '파 프롬 헤븐'의 토드 헤인스 감독이 배우 케이트 블랜쳇, 루니 마라 함께한 로맨스 '캐롤'도 칸을 찾는다. 유럽 비영어권 영화의 약진은 올해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특히 과거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은 여러 감독이 신작을 들고 향한다. 2008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라 조비네차',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난니 모레티 감독의 '내 어머니', 2012년 '리얼리티'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마테오 가로네의 '테일 오브 테일스' 등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의 신작이 많다. 프랑스 감독들도 대거 '홈그라운드'에서 경쟁한다. 2009년 '예언자'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는 '디판'으로 초청됐으며 스테판 브리제의 '라 루아 뒤 마르셰', 발레리 돈젤리의 '마르게리트&줄리앙', 마이웬의 '몬 루아', 귀욤 니클로스의 '밸리 오브 러브'도 있다. 그밖에 2012년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받은 멕시코 젊은 감독 미첼 프랑코는 '크로닉'으로, 2009년 같은 상을 받은 그리스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 랍스터'로 칸에 다시 초청받았다. 노르웨이 출신 요아킴 트리에는 '라우더 댄 밤즈', 캐나다 출신 드니 빌뇌브는 '시카리오'를, 호주 저스틴 커젤은 '맥베스'를, 헝가리 출신 라슬로 네메스는 '사울 피아'를 각각 들고 칸을 찾는다. 이들 영화를 심사할 심사위원단은 조엘·이선 코언 형제가 이끈다. 소피 마르소, 로시 드 팔마, 시에나 밀러, 제이크 질렌할 등 배우들과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싱어송라이터 로키에 트라오레, 자비에 돌란 감독도 심사에 나선다. 영화제 개막작에는 프랑스 여성감독 에마뉘엘 베르코의 '스탠딩 톨'이 선정돼 비경쟁 부문으로 상영된다. 비경쟁 부문에는 우디 앨런의 '이래셔널 맨'과 아시프 카파디아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에이미', 조지 밀러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마크 오스본의 애니메이션 '더 리틀 프린스'도 초대됐다. 세계 영화계에 영향을 끼쳤으나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감독에게 주어지는 '명예 종려상'은 87세 프랑스 여성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받게 됐다. ◇ '주목할 만한 시선'을 주목하라…'무뢰한' '마돈나' 한국영화가 공식 장편 경쟁 부문은 물론이고 공식 단편 경쟁, 학생 경쟁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모두 초청되지 못한 점은 국내 영화팬들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을 마지막으로 한국영화계는 3년 연속 공식 장편 경쟁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해 아쉬움을 다소나마 덜어낸 한국 영화로는 '마돈나'와 '무뢰한'이 있다.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은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로 배우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한다. 전도연은 이 영화로 네 번째 칸에 입성하게 됐다. 앞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10년 '하녀'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작년에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마돈나'는 칸 영화제에서 카날플뤼스상,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은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세상에서 잊힌 여성의 과거 행적을 밟으면서 현재와 과거, 두 여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영화로,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주연을 맡았다. 이들 영화가 경쟁하게 되는 '주목할 만한 시선' 상영작은 세계 각국에서 제작됐다.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해안가로의 여행', 루마니아 출신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의 '코모아라', 멕시코 다비드 파블로스의 '라스 엘레지다스', 인도 구르빈데르 싱의 '샤우티 쿠트' 등이 있다. 모두 19편이 초청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개막작은 역시 칸 수상과 심사위원 경력이 있는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안'이다. 이들을 평가할 심사위원단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이끈다. 사우디 아라비아 감독 하이파 알만수르, 레바논 감독 겸 배우 나딘 라바키, 그리스 감독 파노스 H. 코우트라스, 프랑스 배우 타하르 라힘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또한 홍원찬 감독이 연출하고 고아성과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오피스'는 대중성 있는 영화들이 상영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cherora@yna.co.kr
-
<새영화> 좋은 연기가 살려낸 '세레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대공황기 노스캐롤라이나의 삼림. 열정적이고 야망 넘치는 목재 사업가 조지(브래들리 쿠퍼)는 시내로 내려갔다가 만난 여자 세레나(제니퍼 로런스)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세레나와 곧바로 결혼해 함께 숲으로 돌아온 조지는 '오른팔' 뷰캐넌과 벌목장 직원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재업에 밝은 아내를 현장에 들인다. 뷰캐넌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가운데 조지가 결혼 전 잠깐 즐겼던 여자가 조지의 아들을 안고 부부 앞에 나타난다. 덴마크 출신 감독 수사네 비어가 미국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세레나'는 스산한 분위기의 멜로 시대극이다. 사랑에 빠진 남녀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충돌하는 아름답고 음습한 삼림에서 서로 엇갈린 욕망을 끄집어내면서 파열음을 내기 시작한다. 불 같은 사랑에 뛰어든 남녀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정통 멜로물로서 이야기에 색다른 점이 없고 인물들이 갑자기 의외의 선택을 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왜?"라는 의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 전반에 깔린 음침한 공기와 피비린내도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간 뒤까지 관객을 괴롭힐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첫눈에 호감이 가지는 않지만, 어두운 매력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그 공은 대부분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제니퍼 로런스에게 돌려야 할 듯하다. 로런스는 자신감 넘치는 매력적인 여성에서 사랑에 집착하며 독을 품은 여자로 돌변하기까지 감정선을 미세하게 잡아내며 영화의 빈틈을 메운다. 그는 자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의 연기와는 또 다른, 섬뜩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지배한다. 브래들리 쿠퍼 역시 로런스에 크게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아메리칸 허슬'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 연기한 두 배우의 호흡은 화면을 꽉 채우는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이 영화의 큰 장점이 된다. 어둡고 묵직한 영화인 터라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만하지만, 끝까지 이 매혹적인 풍경과 배우들로부터 고개를 돌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23일 개봉. 109분. 청소년 관람 불가. cherora@yna.co.kr
-
페이스북 가상현실 최신판 데모…공룡이 머리 위를 '성큼성큼'페북 '텔레포테이션 스테이션'…사각 없는 전방위 영상 생중계(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이 사각(死角)이 전혀 없는 전방위 입체영상 실시간 중계를 시연했다. 페이스북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 'F8 2015'의 전시장에 마련한 체험공간 '텔레포테이션 스테이션'. 2015.3.26 solatido@yna.co.kr(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개발자 회의 'F8 2015'에서 올해를 '가상현실(VR)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페이스북의 최신판 VR 데모에는 '크레슨트 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이는 작년 3월 페이스북에 인수된 VR 기술 기업 '오큘러스 VR'이 개발한 VR 시스템 '오큘러스 리프트'의 시연용 최신판이다.크레슨트 베이는 작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오큘러스 커넥트' 회의에서 발표됐고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회의(GDC) 2015와 페이스북 F8 개발자 회의 등에서 시연됐다. 이 시스템은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HMD)가 본체와 유선으로 연결되며, 체험자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한다. 헤드폰은 HMD에 달려 있다.이런 면에서 삼성전자와 오큘러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기어 VR'이 무선 연결을 활용하고 헤드폰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과 다르다.크레슨트 베이는 고정형 설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행사장마다 마련된 전용 부스에 들어가야만 체험할 수 있다.HMD를 쓰면 눈(眼) 모양을 형상화한 오큘러스의 회사 로고가 입체 영상으로 뜨며, 이어 나오는 첫 가상공간은 우주선 내부다.손쉽게 하는 가상체험(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에서 한 방문객이 가상현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체험하고 있다. PC를 이용해 사용하는 이 기기는 전용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영상이 함께 움직여 보다 생생한 3D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4.11.5 superdoo82@yna.co.kr우주선 내의 문과 벽, 그리고 여러 버튼과 램프가 잇는 조종 계기판 등이 보이고, 조금 후에는 우주선에 뭔가 문제가 생긴듯 바람이 새는 소리와 비상 경보음이 들리고 경고등이 번쩍인다.체험자가 걸어서 움직이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펴면 마치 진짜로 그 우주선 안에 있는 것처럼 시야에 보이는 장면과 헤드폰으로 들리는 소리의 방향이 변한다.데모 콘텐츠 중에는 동물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만화, 눈이 커다란 외계인이 체험자 바로 앞에 서서 손을 흔드는 모습, 초고층 탑 꼭대기에 올라서서 전후 좌우 상하를 살펴볼 수 있는 가상공간 등이 있다.장난감처럼 조그만 도시의 건물과 도로를 만화풍으로 표현해 체험자가 마치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가상공간도 있다. 또 자연사박물관으로 보이는 가상공간에서는 복도 저편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나타나서 체험자의 눈 앞에서 커다란 입을 벌리고 노려보면서 콧김과 입김을 내뿜다가, 포효하면서 체험자의 머리 위를 성큼성큼 지나간다.크레인처럼 생긴 로봇 두 대가 지휘봉을 들고 싸움을 벌이면서 지휘봉 끝에서 현란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기도 한다.마지막 데모 콘텐츠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본사를 둔 에픽게임스가 액션 게임 등에 널리 쓰이는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 4'를 이용해 개발한 전투 장면이다.손쉽게 하는 가상체험(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에서 방문객들이 가상현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체험하고 있다. PC를 이용해 사용하는 이 기기는 전용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영상이 함께 움직여 보다 생생한 3D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4.11.5 superdoo82@yna.co.kr고층 건물이 좌우에 늘어선 대도시의 대로를 배경으로 한 이 가상공간에서는 전투 로봇과 인간들 사이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장면은 모두 슬로 모션으로 보인다.체험자는 인간 전투대원이 되어 총알과 시멘트 조각이 비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전진하고 있다. 시선을 바닥으로 돌리면 아스팔트 도로 바닥에 뚫린 구멍이 보이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차가 뒤집히면서 폭발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마지막에는 거대한 전투 로봇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크레슨트 베이 역시 해상도가 충분히 높지 않아 신경써서 보면 픽셀이 보이고, 또 유선으로 연결된 케이블이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하는 등 완전한 몰입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VR 시스템 중 몰입감은 단연 가장 뛰어나다. 다른 VR 시스템들에 비해 해상도가 높고 체험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오큘러스 관계자들은 크레슨트 베이의 상세한 사양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으며, 개발자 상대로도 이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시연을 통해서만 공개할 뿐, 상세한 기술적 사항은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solatido@yna.co.kr
-
얼어붙은 미국 동부…폭설·강추위로 몸살미국 피해 속출…워싱턴DC·뉴욕 눈으로 발묶여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동부에 영하 10도 대의 강추위에 눈까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4개 주(州)를 휩쓸었던 눈구름이 북상하면서 17일 워싱턴DC의 관공서는 휴무에 들어갔고, 이미 많은 눈 피해를 본 뉴욕 북부 뉴잉글랜드 지방 주민들도 또다시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특히 야간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혹한을 동반하면서 사망자도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수도 워싱턴DC에는 16일 밤과 17일 새벽에 내린 눈이 18㎝에 이르면서 연방 공무원 대부분이 휴무에 들어갔다. · 웨스트 버지니아 주(州) 로건은 38㎝의 강설량을 기록했고, 미주리 주 일부 지역에도 30㎝ 안팎의 폭설이 내렸다. 뉴욕과 뉴저지 주 일원에도 17∼19일 사흘간 눈이 내리고, 이번 주 내내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예보된 상태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는 영하 16도를 기록하며 127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고 기상 당국 관계자들이 말했다. 센트럴파크의 역대 최저 기온은 1888년에 세워진 영하 17도이다. 이미 2차례의 눈폭풍으로 올겨울 194㎝의 적설량을 기록한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도 이번 눈을 피해가지 못했다. 뉴잉글랜드 등 미국 동북부 지역에 겨울폭풍이 며칠째 이어진 가운데 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뉴베리포트에서 한 주민이 개들과 눈언덕 사이를 산책하고 있다. (AP/뉴베리포트 데일리 뉴스=연합뉴스) 17일 새벽부터 내린 눈은 뉴잉글랜드 남부인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주 일원의 통근에 지장을 줬지만, 해안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3㎝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남부 켄터키,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4개 주는 눈과 혹한으로 큰 피해를 당했다. 켄터키 주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18∼35㎝의 눈이 쌓였다. 도로가 얼음판으로 변하자 이들 주는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외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의 날'로 공휴일이었던 이날 테네시 주에서는 5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의 정전 피해자 수도 20만 명을 넘었다. 뉴햄프셔 주로 등반에 나섰던 뉴욕의 한 30대 여성은 동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 여성은 영하 30도가 넘는 산속에서 조난요청을 보냈으나 구조팀의 수색이 지연됐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