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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돕기 손길도 '뚝'…가뭄·메르스에 시름하는 농촌(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이문섭씨는 요즘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밭을 볼 때마다 속도 시커멓게 타들어가 한숨이 절로 나온다. 며칠 전 밭고랑에 비닐을 덮어씌운 뒤 오이 모종을 옮겨심었지만, 극심한 가뭄 속에 어린 모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지 걱정이다. 9천㎡의 밭에 오이 농사를 짓는 그는 수확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해마다 5월 하순부터 한 달가량 시차를 두고 모종을 심는다. 이씨는 "양수기로 밭에 물을 댄 뒤 모종을 옮겨놨지만, 지금 같은 폭염이라면 어린 모종이 제대로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해갈이 되는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 물을 대주고 싶지만 일손이 달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근에서 6천여㎡의 오이 농사를 짓는 이윤길씨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그는 "일찍 심은 모종의 오이는 수확이 시작됐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며 "메르스가 퍼지면서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모이는 곳을 꺼리면서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의 일손돕기마저 뚝 끊긴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이 지역 오이밭에서 일하는 아낙네들의 하루 품삯은 6만원으로 작년보다 1만원 이상 치솟고 있다. 인력 소개소를 거칠 경우 7만원 넘게 줘야한다. 이씨는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마저 치솟아 농사짓는 재미가 없다"고 푸념했다. 가뭄에 속타는 농심(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서 13일 한 농부가 바싹 마른 마늘밭에 물을 대기 위해 양수기를 점검하고 있다. 2015.6.14 bgipark@yna.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옥천지역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경로당 등을 폐쇄하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도록 홍보하면서 선뜻 남의 집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군청도 메르스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면서 농촌일손돕기창구도 문을 닫았다. 옥천군 안내면 감자작목반의 조완승씨는 "예년 같으면 공무원 일손돕기나 대학생 봉사활동이 큰 힘이 됐는데, 지금은 메르스 때문에 외부인력 지원이 완전히 끊긴 상태"라며 "올해 감자 수확은 이웃들과 품앗이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격리조치된 농민들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0일 숨진 메르스 사망자의 경우 가족 전체가 격리되면서 집 앞에 비닐하우스 안의 애호박조차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확기를 놓친 애호박이 마른 덩굴에 매달려 섞어가는 것을 맥 없이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마을 이장인 A씨는 "사정은 딱하지만, 메르스가 번질까봐 이웃마저 접근을 꺼리는 상황"이라며 "가족을 잃고, 농사마저 포기해야 하는 심정이 오죽하겠냐"고 혀를 찼다. 가뭄이 더욱 극심한 충주시와 단양군 등 북부지역의 농촌 들녘에서도 한숨소리가 터져 나온다. 농민들은 깨와 수수 등을 심을 농경지가 바싹 말라붙자 물을 짊어져다가 뿌리면서 힘겹게 농사를 짓고 있다. 단양군 영춘면 유암리 이장인 정명옥씨는 "예전 같으면 공무원과 군인 등이 농사를 도와주러 왔는데, 지금은 메르스 공포 때문에 서로 꺼리는 분위기"라며 "대부분의 농가가 가족끼리 손을 보태 농사를 짓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읍·면에서 보유한 3천800대의 양수기를 총동원해 농업용수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며 "다만 메르스 방역 문제 등으로 일손돕기는 적극적으로 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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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에 대기 건조'…서울 31도·대구 34도(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수요일인 27일은 전국 대부분 지방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매우 덥고 건조하겠다. 전날 강원 일부와 전남, 대구, 경남, 경북 등지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광주와 담양·나주 등 전남 일부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경북과 강원 일부 지역에 건조경보가, 서울·경기와 대구·경북·광주·전남 등지에는 건조주의보가 각각 내려진 가운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에는 기온이 30도 내외로 오르면서 덥겠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15도 이상 크게 날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은 22∼34도로 전날과 비슷하겠다. 다만,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기온이 다소 낮겠다.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제주도는 밤부터 구름이 많아지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서울 14.6도, 인천 12.3도, 수원 12.3도, 대전 10.7도, 광주 15.7도, 대구 19도, 부산 20.4도, 제주 19.7도 등을 기록하고 있다. 대체로 중부지방은 맑고, 남부지방은 가끔 구름많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서해안 일부 지역에는 안개가 짙게 낀 곳이 있다. 이날 오전 4시 현재 가시거리는 인천 100m, 흑산도 200m다. 서해상에서 해무가 유입돼 이날 오전까지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는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고, 낮 동안에도 연무나 박무가 남아있는 곳이 있겠다. 내일까지 전 해상에는 역시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항해나 조업시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에서 '보통'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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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한반도…2년 연속 '5월 폭염특보'때이른 더위에 분수대로 뛰어든 아이들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대구와 경남·경북 일부 지방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보인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 분수대에 뛰어든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5.5.25 kane@yna.co.kr 뜨거워지는 한반도…2년 연속 '5월 폭염특보' 작년보다 6일 빨라져…지구온난화에 강한 일사·더운 남서풍 유입 "27∼28일까지 지속할 듯…야외활동 삼가고 물 자주 마셔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석가탄신일인 25일 대구와 경남·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5월 폭염특보'다. 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갈 것으로 보이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2013년까지 기상청은 6∼9월에 한정해 폭염특보를 운영해 왔다. 5월부터 폭염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어 딱히 모니터링할 이유가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폭염이 찾아오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서울·대구·부산 등 대도시의 평균기온은 지난 100년간 1.8도 상승했다. 작년엔 1∼11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8도 높아 197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웠다. 특히 5월 평균기온은 18.4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더운 5월로 기록됐다. 이에 기상청은 올해부터 연중 폭염특보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작년보다 6일이나 빨리 폭염이란 불청객이 찾아왔다. 때이른 폭염 나들이객 몰린 해운대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석가탄신일인 25일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나들이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5.5.25 ccho@yna.co.kr 이날 오후 3시 현재 주요 도시의 수은주는 서울 28.5도·수원 26.6도·대전 28.8도·강릉 29.3도·광주 28.9도·대구 31.6도·부산 23.8도 등을 가리키고 있다. 기상청은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 영향으로 강한 일사와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전국 많은 지역에서 30도 안팎의 고온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의 일최고열지수(체감더위)는 32∼48도로 예상됐다. 지수가 32도를 넘으면 일사병이나 열로 인한 발작, 탈수 등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 등 주요 도시의 불쾌지수도 70을 넘나들고 있다. 기상청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고 물을 평소보다 자주 마셔야 한다"며 "실내에 있을 때에도 햇볕을 막고 통풍이 잘 되도록 환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상청은 27∼28일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이나 모레까지 기온이 계속 오를 전망이어서 폭염특보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더위는 27∼28일 정점을 찍고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