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던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이젠 익숙하고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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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낯설던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이젠 익숙하고 편해"

'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콘서트' 열린 서울시청(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7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개그맨 박수홍의 진행으로 '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콘서트'가 진행중이다.

서울시 '다문화 토크 콘서트'서 이주민 경험담 나눠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사람이 많고 모든 게 빨리 돌아가서 정신없었어요.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니 괜찮아졌습니다. 워낙 술 문화가 잘돼 있어서 친구를 금방 사귈 수 있었거든요."(샘 해밍턴·호주)


"그룹 동방신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한국은 오자마자 친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한국 TV드라마에서 봤던 풍경이 제 눈앞에 펼쳐져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류멍제·중국)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17일 오후 서울시청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두 번째 '건강한 다문화 서울 토크 콘서트'는 낯선 땅에서 살아온 이주민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게스트로 참석한 이주민들은 각자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솔직하게 전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가 다문화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기회.


콘서트는 12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걸그룹 에이데일리의 축하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MC 박수홍의 진행 아래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 그룹 젝스키스 출신 가수 강성훈, 케냐 유학생 대니얼 가드너, 중국 유학생 류멍제, 브랜드 스타일리스트 윤혜미, 사진작가 지나 정이 다양한 분야를 대표해 게스트로 무대에 섰다.

14477828583072.jpg'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콘서트' 참석한 샘 헤밍턴(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7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콘서트'에 샘 헤밍턴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낯선 도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주민이야말로 서울을 소통과 화합의 글로벌 도시로 만드는, 소중한 이웃이자 가족"이라며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서울시가 더 해야 할 게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의 주요 주제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1998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처음 찾은 샘 해밍턴은 "한국에 살다 보니 성격이 급해졌다"며 "호주에 돌아가면 답답해서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호주에서는 뭐가 고장나서 전화하면 일주일 있다가 사람이 와요. 한국에서는 뭐든지 빨리 해결되죠. 하지만 너무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 여유를 찾고 싶은 마음도 들어요."

한국의 신속한 의료 서비스는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류멍제 씨는 "병원에 신청한 후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중국은 사람이 많아서 오전에 접수돼도 오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대니얼 가드너 씨 역시 "한국에는 병원이 많고 진료도 빨리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흡족해했다.


샘 해밍턴 씨는 "호주는 약 처방을 받으려면 한국 돈으로 3만 원 정도를 내야 하는데 한국은 건강보험이 돼서 저렴하다"며 "혹시라도 큰 치료를 받게 되면 호주에서 받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14477828659093.jpg'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콘서트'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7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콘서트'에 개그맨 박수홍, 가수 강성훈이 참여한 가운데 샘 헤밍턴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게스트들은 이밖에 한국의 아파트 문화와 서울의 명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본격적인 토크쇼에 앞서 관객과 함께하는 글로벌 퀴즈 시간도 마련됐다.


케냐의 자연환경부터 중국의 전통 의상에 이르기까지 게스트가 고국에 관한 문제를 낼 때마다 관객들은 앞다퉈 손을 들며 행사 열기를 끌어올렸다.


토크쇼 후에는 경기도 오산중학교 다문화 학생 8명으로 구성된 합창 동아리가 무대에 올라 팝송 '오! 해피데이'(Oh! Happy Day)와 '아리랑'을 부르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대니얼 가드너 씨와 가수 정영주의 축하 공연도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SNS에 올라온 콘서트 소개를 보고 행사장을 찾았다는 시민 양소영(29) 씨는 "요즘 테러 때문에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걱정스러운데 이런 행사가 다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올해 '건강한 다문화 서울 조성 홍보사업'을 펼쳐온 서울시는 토크 콘서트에 앞서 지난 9월에는 '서울 속 다문화 이야기'를 주제로 사진·UCC 특별 전시회를 개최해 1천여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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