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르포> 공포의 도가니 자카르타 도심…교민사회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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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르포> 공포의 도가니 자카르타 도심…교민사회도 '술렁'

14528153794558.jpg자카르타 도심서 자폭테러(자카르타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14일 오전(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 공격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과 총격이 발생해 네덜란드인 1명 등 민간인 2명이 죽고,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무장괴한 5명이 죽거나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곳은 대통령궁과 유엔 사무실을 비롯해 프랑스대사관 등 외국 공관들과 고급 호텔 등이 몰린 도심 지역으로, 이곳에 위치한 사리나 쇼핑몰과 경찰서, 스타벅스 등에서 6차례 이상의 폭발음이 들렸다. 사진은 쇼핑몰 앞에서 부상한 경찰관을 동료 경찰들이 들어 옮기는 모습.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폭탄테러와 이어진 총격전으로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14일(현지시간) 오전 대통령궁, 미국대사관, 프랑스대사관, 중앙은행 등 주요 시설과 고급 호텔 등이 몰려 있는 자카르타 중심가 교차로에서 갑자기 6차례 이상의 폭발음과 총성이 이어지면서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폭발물이 터지고 경찰과 무장괴한 간에 총격전으로 게릴라식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영화 같은 장면이 눈앞에서 벌어지자, 혼비백산한 시민들이 한꺼번에 도심에서 빠져나가면서 주요 길목이 한때 마비됐다.

이어 치안당국이 사고 현장과 인근을 통제하면서 2시간 후에는 시내에 차량통행이 급감하고 행인도 줄어 도심은 을씨년스럽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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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경찰이 테러리스트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공격이 이뤄진 사리나 백화점 지구는 스타벅스뿐 아니라 맥도날드, 피자헛 등이 즐비해 테러가 서방 브랜드로 가득한 인도네시아 수도의 중심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이 지구는 서양인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다.


고층건물에서 스마트폰으로 테러현장을 촬영하던 직장인들은 도로에 있던 사람들이 폭발압력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질렀으며, 그 소리가 그대로 동영상에 녹음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됐다.


SNS로 널브러진 시신과 유혈이 낭자한 경찰관의 사진이 빠르게 전달됐고, '끔찍한 사진은 돌리지 말아달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현지 한인 사회도 실시간으로 언론 보도를 교환하고 안부를 묻는 등 크게 술렁였으나 한인 피해자는 다행히 1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러가 발생한 자카르타 중부 지역은 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은 아니다. 대부분의 교민들은 자카르타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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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를 위해 기도합시다" (수라바야<인도네시아>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테러와 총격전이 발생한 14일(현지시간) 자바섬 수라바야에서 한 이슬람 여성이 "자카르타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묵념하고 있다.

현지 교민들은 모바일 메신저 단체대화방과 SNS를 이용해 언론 보도와 개인 게시물을 빠르게 전달하고 시내 도로상황에 대한 정보를 긴박하게 교환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테러가 발생한 직후 동포 단체대화방을 통해 '(긴급) 테러 발생, 신변안전 유의 안내문'을 발송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테러 현장 지역 접근 및 외부 출입을 삼가고, 추가 테러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및 야간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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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시민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카르타 거주 한 교민은 "추가 테러 위험지역 정보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속속 들어와 시내에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며 "모두 무사하길 빌었다"고 긴장된 상황을 전했다.


유언비어도 돌아다녔다. 단체대화방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차량과 오토바이를 탄 테러리스트들이 자카르타 시내 주요 도로에서 보행자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는 뜬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또다른 교민은 "사고 직후 크고 작은 교민단체 대화방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돼 불안을 가중시켰다"며 "메시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한 후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지인들은 SNS에 '우리는 두렵지 않아'(Kami tidak takut), '자카르타는 겁내지 않아'(Jakarta berani) 등의 해시태그(#)를 단 글을 전파하며 서로 위로하고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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