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박준성, 아르메니아 하탸투랸 콩쿠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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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지휘자 박준성, 아르메니아 하탸투랸 콩쿠르 우승

오케스트라 단원 투표상 등 특별상 3개도 받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지휘자 박준성(34)이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제12회 아람 하탸투랸(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에서 공동 1위와 특별상 3개를 수상했다.


16일 콩쿠르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지휘자 박준성은 현지시간으로 6∼14일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서 열린 이 콩쿠르에서 크로아티아의 미란 보포틱과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해 상금 1만달러를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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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박준성

아람 하탸투랸 콩쿠르는 아르메니아계 옛 소련 작곡가 하탸투랸을 기리기 위해 아르메니아 문화부 등의 지원으로 그의 탄생 100주년인 2003년에 창설됐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작곡 등 부문이 매년 번갈아 개최되는데 박준성은 올해 처음 열린 지휘 부문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박준성은 콩쿠르에서 함께 연주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투표로 뽑는 '오케스트라상'과 하탸투랸의 곡 해석에서 두각을 나타낸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하탸투랸 해석상', 리투아니아에서 협연할 기회를 주는 '카우나스 시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연주상' 등 3개의 특별상도 함께 받았다.


올해 콩쿠르에서는 서류·비디오 심사를 통한 예선을 거친 본선 진출자 12명 가운데 박준성을 포함한 4명의 지휘자가 결선에 올라 아르메니아 국립 유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기량을 겨뤘다. 박준성은 결선에서 지정곡인 하탸투랸의 교향곡 2번 4악장과 선택곡인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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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탸투랸 콩쿠르'에서 공동우승한 지휘자 박준성 [박준성 및 하탸투랸 콩쿠르 재단 제공]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박준성은 지난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고 2013년에는 독일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 준결승에 진출하는 등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기량을 입증해왔다.


박준성은 서울시립합창단과 서울시립오페라단 등에서 활동한 성악가로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를 지낸 박명기 대구 오페라하우스 예술총감독의 아들이다. 부친의 영향으로 4세에 피아노를 시작, 선화예중 3학년 때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17세때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 피아노 전공으로 입학했다가 20세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지휘과에 다시 들어가 레오폴드 하거, 마크 스트링거 등의 가르침을 받으며 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2013년 서울에서 개최한 마스터클래스와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지난해 에스토니아 파르누 음악축제에서 진행한 수업에 참가했으며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밤베르크 교향악단 등 유수의 연주단체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경력을 쌓고 있다.


박준성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주요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출신 지휘자가 많지 않은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세계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인 아스코나스 홀트의 마크 힐드루 이사와 데이비드 웰턴 영국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대표 등 심사위원들로부터 '가능성이 있다'며 큰 격려를 받았다"며 "들을수록 끝없이 빠져드는 매력의 바그너 작품들을 좋아해 '니벨룽의 반지' 등 그의 오페라 작품에 모두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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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박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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