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사에 학생체벌 자제 주문…"손댈 권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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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교사에 학생체벌 자제 주문…"손댈 권리 없다">

 

北 중학교 교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간 교육신문 "교사의 작은 사랑에도 아이들은 꿈을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북한 매체가 학생에게 '매를 들지 말 것'을 주문하는 글을 싣고 교사들의 동참을 촉구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가 최근 입수한 북한 주간지 교육신문(9월 18일자)은 '손이 가벼운 교원이 돼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교원에게는 아이들을 바른길로 이끌어 줄 권리만 있지 손을 댈 권리는 절대 없다"며 교사들에게 학생 체벌 자제를 주문했다.

 

신문은 "학생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점차 성장해간다"며 "물을 쏟은 아이에게 꾸중이 필요 없듯이 될수록 스스로 자신을 깨우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과정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겪는 고충에 공감하면서도 교사들의 '성급함' 탓에 불필요한 체벌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문은 "교원사업을 하다 보면 억(가슴)이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한 번쯤 속시원히 두들겨 패고 싶은 생각이 불같이 일어설 때가 있지만 교원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교원들이 너무 성급한 것이 결함"이라며 "마치 당장 일을 해결하지 않으면 하늘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 마음 때문에 종종 더 좋은 교육 효과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어느 정도 자각성이 생기면 더 강요할 필요가 없다"며 교사들에게 "신경은 건드릴수록 날카로워지는 것인 만큼 될수록 생각의 각도를 바꿔 신경을 곱게 다독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화가 날 때마다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고 자신을 다스린 뒤 칭찬의 주머니를 풀어보자"며 "교원의 작은 사랑에도 아이들은 꿈을 싣고 내일을 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공식 매체가 이같은 글을 실은 것은 최근 의무교육과정인 중등일반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2년 중등일반교육을 기존 11년제에서 12년제로 개편하는 내용의 법령을 공표하고 올해 4월부터 12년제 의무교육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전국교육일꾼대회를 열고 중등일반교육 강화, 지식경제시대 실천형 인재 육성 등을 강조했으며 지난달 25일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12년제 의무교육제 등 교육개혁에 총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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