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펜젤러의 친구들:100여 년 전 서양인의 서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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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펜젤러의 친구들:100여 년 전 서양인의 서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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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개관 6주년 기념 기획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배 갑판에서 조선 땅을 바라보면 황량한 땅과 언덕은 접근조차 어려울 정도로 험해 보인다. 그러나 일단 이 땅으로 들어가면 풍경은 울창한 계곡과 비옥한 토지로 바뀐다. 멀리서 바라본 것으로 이 나라의 풍부한 자원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말며, 그 어떠한 선입견도 갖지 말지어다. 밖에서 보면 마치 동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은 알리바바 보물의 방과도 같다."  

 

구한말 서양 선교사이자 배재학당 설립자인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는 일기에서 이렇게 적었다.  

 1899년 3월 러시아공사관, 중명전, 미국공사관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역사박물관(관장 김종헌)은 개관 6주년 기획 전시 '아펜젤러의 친구들 : 100여 년 전 서양인의 서울 생활'을 마련해 24일 개막했다.

 

김종헌 관장은 "이 전시를 통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조선에 도착한 서양인들이 조선의 전통문화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소화하며 새로운 근대문화가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펠젤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자리에는 그의 앨범과 잡지 '코리안 리포지터리'(The Korean Repository), '코리안 리뷰'(Korea Review), 각종 방문기, 역사서, 소설, 동화 등 서양인들이 기록한 다양한 기록이 선보인다.  

 

김 관장은 "당시 조선이 우울하거나 황량했던 것이 아니라 울창한 계곡과 비옥한 토지를 갖고 있는 '알리바바 보물의 방'(아펠젤러 일기 중에서)으로서의 모습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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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검정

이 자리에서는 1890년 이래 1900년까지 조선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아펜젤러 앨범이 처음으로 전체 공개된다.  

1899년 경운궁을 중심으로 영국공사관과 총해관, 중명전의 원래 모습인 수옥헌 일대를 촬영한 정동일대 사진과 1895년 명성황후 장례식 사진, 1898년 이화학당 한옥 사진, 세검정 사진 등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장면을 담았다.  

또한 조선에서 가장 큰 격동기라고 할 수 있는 1893~1905년에 대한제국 총세무사를 지낸 존 맥리비 브라운이 영국왕 조지 5세의 대관식에 입고 참석한 예복과 그가 소장하던 1858년 발행 셰익스피어 문학작품집도 만난다.  

트레이시 마에(Tracy Mae)라고 하는 6살 어린이의 눈으로 본 조선의 모습 등 60여 장에 이르는 유리건판도 전시한다.  

선교사이자 한글을 사랑한 언어학자 호머 헐버트가 재해한 별주부전 동화인 '엄지 마법사'(Omjee the Wizard), 최초의 한글 지리교과서 '사민필지', 게일이 영문으로 번역한 구운몽도 내놓는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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