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 '환경보호 VS 비용부담'…군산 전북대병원 갈등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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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환경보호 VS 비용부담'…군산 전북대병원 갈등 '팽팽'

14506625461693.jpg군산 백석제에 서식하는 '물고사리' (군산=연합뉴스) 전북 환경단체들은 12일 전북대병원 군산분원 예정 부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2급' 식물인 물고사리가 대규모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북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군산지회 등 20개 단체로 구성된 '백석제 보전을 촉구하는 전북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물고사리는 군산 전북대병원 사업부지 내외에 걸쳐 약 6천700㎡에 6만개체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단체는 물고시리 군락을 발견한 뒤 새만금지방환경청에 현장 확인을 요청, 지난 8일 물고사리 자생지임을 확인했다. 2015.10.12 <<전북녹색연합>> chinakim@yna.co.kr

(군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전북대병원 군산 분원 부지 선정을 두고 환경단체와 군산시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새만금지방환경청이 지난달 17일 군산 전북대병원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군산시는 새 부지를 찾는 것이 비용과 행정 절차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실질적 건립 주체인 전북대병원은 새만금환경청의 반려 결정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새 부지를 검토하고 있어, 병원의 입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물고사리·각시수련' 등 멸종위기 생물 9종 서식

환경단체가 백석제를 병원부지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9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석제에는 독미나리, 물고사리, 양뿔사초, 각시수련 등 주요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어 습지보전 1등급 습지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사업주체는 습지 훼손을 최소화하거나 야생생물 자생환경 유지, 대체 서식지 마련 등 관련 대책을 세우지 않는 이상 대안 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새만금환경청의 의견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병원 부지에 포함된 백석제에는 물고사리 6만 개체 이상이 서식하는 등 학술적·환경적 가치가 큰 습지"라며 "군산시의 병원 건립 강행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 '비용 증가·행정 절차' 대안 부지 선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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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장 "전북대병원 부지에 땅 추가 매입…야생생물 보호" (군산=연합뉴스) 문동신 전북 군산시장은 1일 환경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은 군산전북대병원 부지 선정과 관련해 "새로 부지를 물색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안 된다"며 "백석제 부근 땅의 추가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15.12.1 kan@yna.co.kr

군산시는 환경단체의 주장과 달리 비용 증가와 복잡한 행정절차를 들어 대안 부지 선정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현재 백석제로 부지를 선정하면 토지 매입비가 32억원으로 매우 낮다.


이는 백석제가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의 토지로 수용 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부지를 선정하면 적어도 3∼4배의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 군산시의 입장이다.


또 비용 증가가 단순히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행정 절차와도 연결돼 사업 자체가 수년간 미뤄질 수 있다는 것도 군산시가 난색을 나타내는 이유다.


현행법상 사업비가 20% 이상 증가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며, 국비를 늘리려면 기재부와 교육부와 협의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덕일 군산시보건소장은 "백석제의 환경적 가치를 고려하면 군산시에서도 부지를 옮기고 싶다. 그러나 부지를 옮기게 되면 사유지가 많이 포함돼 비용이 증가한다"며 "이에 따른 연쇄적인 부작용이 사업 자체를 무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 "환경보호 대책 보강" VS "새부지 검토"

새만금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서 '반려' 결정에 환경단체는 반려가 '부동의'를 뜻하는 것이라며 새 부지 검토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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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NGO, 군산전북대병원 부지 변경 촉구(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백석제 보전을 촉구하는 전북 시민사회단체'기자회견에서 군산전북대병원 부지 변경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5.10.2 doo@yna.co.kr

반면, 군산시는 '반려'가 환경보호 대책을 보강하라는 뜻이라며 환경보호 대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반려 결정은 사실상 백석제가 군산 전북대병원 부지로 부적절하다는 것과 같다"며 "군산시와 전북대병원의 신속한 병원 부지 변경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는 전체 병원 면적에서 백석제가 차지하는 부분을 3분의 1로 줄이고 인근의 사유지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환경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새로 부지를 물색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안 된다. 백석제 부근 땅의 추가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달 반려된 백석제 부지(3만평)에 중 1만평만 편입하고, 2만평 정도 사유지를 사들여서 독미나리를 비롯한 멸종위기 식물의 공간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포함한 2∼3가지 방안을 전북대병원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대병원은 "새만금환경청이 백석제를 최대한 원형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결정을 했기 때문에 이를 겸허하게 수용해 부지 이전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대안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군산 전북대병원은 사업비 2천563억원(국비 583억원, 군산시 260억원, 전북대병우너 1천720억원)이 투입돼 11만8천294㎡, 5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이 중 백석제 부지는 6만4천㎡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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