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스마트] 마시는 차가 가죽 구두로 변신…세균·효모 활동으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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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스마트] 마시는 차가 가죽 구두로 변신…세균·효모 활동으로 탄생

이영아 美 아이오와주립대 교수팀 개발…"의류 쓰레기 줄일 것으로 기대"

붉은빛을 띤 여성 구두와 갈색 남성화…. 평범한 가죽 신발처럼 보이는 두 물건은 사실 우리가 마시는 '차'(茶)를 원료로 삼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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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발효시켜 만든 친환경 소재로 만든 남성화와 여성화. [Christopher Gannon, Iowa State University 제공=연합뉴스]

어떻게 차로 가죽 같은 소재를 만들 수 있을까. 4일 소재 개발을 주도한 이영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교수에게 이메일로 설명을 들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소재는 '세균'과 '효모'의 활동으로 탄생한 것이다. 잘 우려낸 녹차에 세균과 효모의 공생체를 넣어주고, 28∼30℃에서 3주간 발효시키면 셀룰로오스 섬유로 구성된 필름이 생긴다. 이 필름을 실온에서 건조하면 가죽과 특성이 매우 비슷해진다.

이렇게 만든 소재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합성섬유를 만들 때 필요한 화학물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연에서 잘 분해돼 쓰레기를 남기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100% 친환경 소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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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셀룰로오스 섬유를 생산하는 모습. [Christopher Gannon, Iowa State University 제공=연합뉴스]

이 교수가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이다. 당시 셀룰로오스 섬유를 화장품이나 음식, 의약품에서 응용하려는 연구는 많았지만, 패션 산업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패션 산업이야말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패션 업계는 소비자들의 발 빠른 트렌드에 맞춰 새 제품을 생산하고, 사람들은 필요하지 않아도 이를 계속 구매합니다. 그 결과 의류 제품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로 쏟아져 나오며 지구의 지하공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는 합성물질의 사용을 줄여, 우리는 물론이고 후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부터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이 교수팀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소재가 실제 패션에 적용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 이 교수팀은 이 소재가 신발이나 옷을 제작할 때 가죽을 대체하기에 적합하도록 수분 흡입력을 줄이도록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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