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까지 번진 구제역 바이러스…충북 보은 통제불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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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2.4㎞까지 번진 구제역 바이러스…충북 보은 통제불능 되나

14869643637646.jpg구제역 발생주기 4→2→1일 짧아지고 거리 멀어져…방역대 붕괴 가능성
보은 최대 축산단지서 계속 발생, 기반 붕괴 우려…3∼4일이 최대고비

충북 보은서 발생한 구제역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불과 1주일 만에 주변 농장 3곳에서 4건의 확진 판정이 날 정도로 빠르게 확산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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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긴급 방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국은 추가 발생 농장 3곳이 모두 방역대(최초 발생지 반경 3㎞) 안에 들어있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12일 이 지역 4번째(전국 6번째) 확진 판정이 난 곳은 최초 발생지에서 2.4㎞ 떨어져 있어 방역대 경계 수준에 달한다는 점에서 자칫 구제역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은군은 이날 탄부면 상장리의 한우농장에서 소 3마리가 수포가 생기고 침을 흘리는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서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


의심 소 3마리는 즉시 살처분됐다. 군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소가 또 있는지 임상관찰을 강화한 상태다.


지난 5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나흘 뒤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으로 퍼졌다.

두 농장에서 한우와 젖소 569마리가 살처분됐고,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온 인접농장의 소 182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매몰됐다.


당국이 구제역 판정을 받지 않은 소까지 매몰하는 초강력 대응에 나선 것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붙일 틈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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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구제역 발생 농장 진입로 폐쇄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고삐 풀린 바이러스는 이틀 뒤 마로면 송현리를 거쳐 이튿날 탄부면 상장리 한우농장으로 확산됐다. 매몰된 소도 763마리로 늘었다.


문제는 구제역의 발생 빈도가 늘고, 공간도 차츰 넓어진다는 점이다.


4건의 구제역은 4일→2일→1일 간격으로 발생했다. 또 첫 발생지에서 1.5㎞→460m→2.4㎞로 서서히 공간을 넓히는 중이다.


이를 두고 방역대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보은군은 지난 1주일간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역대 안에 묶어놓는 데 사활을 걸었다.


구제역 발생지가 소 9천100여마리와 돼지 3천400여마리를 사육하는 이 지역 최대 축산 밀집지역이기 때문이다. 200마리 넘는 한우나 젖소를 기르는 대규모 농장도 10여 곳이나 된다.

 

자칫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이 지역 축산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구제역 발생 직후 군은 반경 3㎞의 우제류(발굽이 두쪽인 동물) 이동을 금지시키고, 보은가축시장을 폐쇄됐다.


발생지를 중심으로 각각 3곳의 거점소독소와 통제초소도 운영하고, 군부대 제독차량까지 지원받아 바이러스 박멸에 나서고 있다. 관내 모든 우제류에 대해서는 매일 2차례씩 임상관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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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감염 소 살처분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은 구제역 확산세에 긴장하면서도,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이중삼중으로 가동되고 있어 바이러스가 무한정 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바이러스 잠복기가 1∼2주일인 점을 감안할 때 지금 발생하는 구제역은 농장간 수평 감염보다는 이미 퍼져 있던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급격한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지난 6∼8일 관내 모든 구제류가 백신을 추가 접종한 만큼 앞으로 3∼4일만 더 버티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게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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