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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비수기는 옛말"…극장가 개봉 전쟁 치열(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극장가에서 통상 11월은 관객이 많이 들지 않는 비수기로 꼽힌다.여름철 대작 경쟁이 밀려 스크린을 잡지 못한 작은 영화들이 12월 성수기가 오기 전에 우후죽순처럼 쏟아지지만 개봉 1∼2주 만에 간판을 내리곤 한다.그러나 최근 몇 년째 '11월=비수기'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한국영화 '내부자들'(2014)과 '검은 사제들'(2015)이 11월에 개봉해 각각 710만 명과 545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후부터다.11월 틈새시장을 노려 재미를 본 영화가 2년 연속 등장하면서 올해 11월에도 기대작들이 줄줄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26일 개봉한 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11월 초까지 흥행을 이어갈 기세여서 본격적인 개봉 전쟁은 11월 중순부터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영화는 개봉 날짜를 갑자기 변경하는 등 치열한 눈치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강동원 주연의 영화 '가려진 시간'은 개봉일을 애초 11월 10일로 잡았다가 16일로 한주 늦췄다. 다음 달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이날 개봉 계획을 세웠던 영화 '스플릿'은 '가려진 시간'과의 맞대결을 피하고 관객을 선점하기 위해 개봉 날짜를 한주 앞당긴 11월 10일로 조정했다. 유지태가 주연한 '스플릿'은 볼링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다.다음달 10일에는 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도 간판을 내건다. 배우 김주혁과 이유영이 주연을 맡았고,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외국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다음 달 16일은 '가려진 시간' 이외에도 신작 등판이 몰리는 날이다. 코미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도 이날 개봉한다. 차태현과 김유정, 서현진 등 '대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끌고 있다.외화로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spin-off·원작을 기초로 재구성한 파생 작품) 영화 '신비한 동물 사전'이 같은 날 도전장을 내민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담당해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11월 하순에도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들이 줄줄이 극장 문을 두드린다.우선 톰 크루즈 주연의 '잭 리처:네버 고 백'은 다음 달 24일 개봉한다. 비상한 두뇌와 타고난 직감을 지닌 잭 리처가 국가의 숨겨진 음모와 살해당한 동료들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는 추격 액션이다. 영화 개봉에 앞서 톰 크루즈가 11월 초 내한할 예정이어서 화제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말에는 한국영화 '형'과 '미씽:사라진 여자'가 함께 극장에 내걸린다. '남남 케미'와 '여여 케미'의 대결이 주목된다. '형'은 사기전과 10범인 형이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동생을 15년 만에 찾아가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배우 조정석과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인 도경수가 형제로 출연한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그녀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되는 5일간의 추적을 그린 미스터리물이다. 엄지원과 공효진, 두 여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11월은 관객이 적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내부자들'과 '검은사제들'의 흥행으로 11월에 개봉해도 영화에 따라 관객이 많이 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일부러 11월 개봉을 노리는 영화들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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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수교 130주년 영화제…프랑스 영화 10편 상영(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최신 프랑스 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영화제 '프렌치 시네마 투어 2016'이 열린다.이 영화제는 다음 달 10∼23일 전국 7개 도시의 주요 CJ CGV 극장에서 진행되며 '퍼스널 쇼퍼', '마이 골든 데이즈', '페니 핀처' 등 프랑스 영화 10편이 상영된다. 영화 '퍼스널 쇼퍼' 한 장면'퍼스널 쇼퍼'는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미국 여자 모린이 쌍둥이 오빠의 죽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의문의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호러 영화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영화 '마이 골든 데이즈' 한 장면'마이 골든 데이즈'는 지난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작품으로, 복고적 감성을 담은 성장영화로 호평을 받았다. '페니 핀처'는 지난 9월 프랑스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코미디 영화로, 구두쇠 프랑수아가 사랑에 빠지면서 인생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페니 핀처' 한 장면 영화제 기간에는 프랑스의 배우와 감독들도 내한한다.특히 한국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영화이자 소피 마르소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 '라붐' 시리즈와 '유 콜 잇 러브'의 각본을 쓴 다니엘르 톰슨이 한국을 찾는다.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영화 '프렌치 키스2', '파리의 연인들' 등을 직접 연출한 그는 이번에 6번째 연출작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을 들고 한국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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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멜로영화 '실종'에 빈자리 채우는 재개봉 외화들(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가을은 멜로영화의 계절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가슴을 덥히고 감성을 채우는 사랑 이야기에 끌리게 된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극장가에서 한국의 멜로영화는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도 정통 멜로영화는 정우성·김하늘 주연의 '나를 잊지 말아요'(이윤정 감독)와 공유·전도연이 호흡을 맞춘 '남과 여'(이윤기) 정도가 꼽힌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의 멜로물 위상은 달랐다. '접속'(1997)이나 '편지'(1997),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동감'(2000),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 '연애의 목적'(2005) 등 사람들의 뇌리에 남을 만한 명작 멜로영화들이 쏟아져나왔다.이후 2010년대 들어서 411만 명이 본 '건축학개론'(2012)과 665만 명을 동원한 판타지 멜로 '늑대소년'(2012)이 정점을 찍은 뒤 멜로영화는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모든 영화와 드라마의 가장 매력적인 주제로 꼽히는 사랑 이야기가 한국 영화계에서 사라지는 이유는 뭘까. 영화계 관계자들은 관객들이 굳이 극장까지 와서 멜로장르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한국영화의 인기 장르는 스릴러, 범죄, 액션 등 남성 중심의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2∼2016 한국영화 흥행 장르를 보면 멜로 및 로맨스 영화는 6위에 머물렀다. 흥행이 안 되다 보니 멜로영화가 제작 자체가 안 되고, 극장에서 설 자리도 없어진 것이다.영화계 관계자는 "영화를 만들 때 제작비를 고려할 경우 통상 100만 명 이상 관객을 목표로 하는데, 유명 배우를 캐스팅해도 멜로영화는 그 정도의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실제로 여심을 뒤흔드는 톱스타 정우성이 출연한 '나를 잊지 말아요'도 43만 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TV에서 다양한 멜로드라마들이 넘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관객들이 굳이 돈을 내고 보는 영화에서까지 멜로를 찾지는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가을 극장가도 토종 멜로영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 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두 번째 스물' 정도가 대기 중이다.그러나 멜로영화 수요는 항상 있는 법이다. 한국영화의 빈자리를 이미 한차례 검증받은 재개봉 외화들이 채우고 있다. 지난 19일 간판을 내건 영화 '노트북'은 재개봉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개봉 5일 만에 4만5천 명을 불러모으며 흥행 중이다. '노트북'은 사랑스러운 앨리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노아의 운명적인 사랑을 담은 영화로, 2004년 개봉한 뒤 '로맨스 영화의 교과서 같은 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이에 따라 '노트북'이 '이터널 선샤인'에 이어 재개봉 멜로영화의 흥행 역사를 다시 쓸지 주목된다. '이터널 선샤인'은 지난해 11월 재개봉해 개봉 당시 관객의 두 배가량인 32만 명을 동원해 재개봉 영화 열풍의 정점을 찍었다. 다음 달 10일에는 탕웨이와 양조위가 주연한 영화 '색계'도 극장에 내걸려 한국 관객을 다시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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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마블'…흥행공식 이번에도 통할까"유머·공감 캐릭터·가족관객 겨냥 스토리"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코믹북을 원천으로 활용하면서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것이 목표다." 마블 스튜디오의 케빈 파이기 대표가 '닥터 스트레인지'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한국 언론에 밝힌 포부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1960년대 마블 코믹스가 원작이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슈퍼히어로에 비해 캐릭터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기존의 슈퍼히어로를 모두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캐릭터로 알려지면서 관객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영국 BBC 드라마 '셜록'에서 괴짜 탐정 셜록으로 출연해 국내에 많은 팬층을 거느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은 데다, '믿고 보는 마블'이라는 인식도 강해 '닥터 스트레인지'가 '럭키'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달 25일 전야 개봉을 앞두고 실시간 예매율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한 장면[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마블스튜디오는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라는 가상의 세계관 아래 슈퍼영웅 이야기를 탄생시켜왔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각 영웅의 활약상을 수년에 걸쳐 보여주다가 이들 캐릭터를 한 작품('어벤져스')에 집결시켜 가공할 만한 파워를 선보이기도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모두 14편의 이야기가 MCU 아래 나왔다.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들 캐릭터는 서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아이언맨2', '아이언맨3'처럼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기도 한다.관객들이 식상함을 느낄 즈음에는 '앤트맨'(2015)과 같은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한다. 케빈 파이기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마블스튜디오는 치밀한 계획에 따라 시간을 두고 서사구조와 캐릭터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를 받아들이는 데 부담이 없다. 작품간 연결고리도 숨겨놓는다. 이를 쫓다 보면 마블의 영화 세계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 나왔던 마블 영화들이 대부분 평균 타수 이상의 흥행 성적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한 장면 마블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고루 사랑을 받았지만,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았다.마블과 함께 미국 코믹스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DC코믹스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한국 관객들의 '마블 사랑'을 알 수 있다.연합뉴스가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에 의뢰해 마블과 DC 영화의 흥행통계를 집계한 결과, 마블 영화의 평균 관객 수는 448만6천78명으로, DC 영화 251만5천276명보다 1.8배가량 많았다.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일수도 DC는 평균 7일이었지만, 마블은 13일이었다.마블 영화는 '닥터 스트레스인지'를 제외한 13편이 분석 대상이며, DC 영화는 MCU의 첫 번째 영화 '아이언맨'이 나온 2008년부터 올해까지 개봉한 7편의 영화(DC계열사 원작 제외)로 한정했다. '다크 나이트'(2008), '왓치맨'(2009), '그린 랜턴:반지의 선택'(2011),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맨 오브 스틸'(2013),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등이 대상이다. 마블·DC 영화 1편당 평균 관객수[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제공]마블 영화의 경우 1천50만 명을 동원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을 비롯해 '어벤져스'(2012), '아이언맨3'(2013),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2016) 등 4편의 영화가 국내에서 500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국내 개봉한 역대 외국영화 가운데 '아바타'에 이어 흥행 순위 2위로, 북미를 제외할 경우 한국에서 거둔 이익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DC 영화의 국내 최고 흥행작은 640만 명을 동원한 '다크나이트 라이즈'다.마블 영화의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무엇보다 캐릭터와 스토리가 가볍고 유머가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감을 얻는다는 점이 작용했다. DC의 경우 스토리가 무겁고 진지하다는 평이 많다. 이는 상영조건을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마블 영화의 경우 12세 이상 관람가가 11편으로, 85%를 차지했다.반면 DC 영화는 7편 가운데 3편이 12세 이상 관람가, 3편은 15세 이상 관람가였다. 1편('왓치맨')은 청소년 관람 불가다. 평균 러닝타임도 DC 영화는 144분에 달하지만, 마블 영화는 128분으로 평균 16분이 더 짧아 어린이들이 보기에 부담이 적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12세 이상 관람가에 상영시간은 115분이다.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국내에서 마블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각 캐릭터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데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빠도, 아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가족 관객에게 맞게끔 스토리나 캐릭터가 구성돼있다"고 분석했다.'캡틴 아메리카:시빌워' 한 장면 마블 영화가 한국의 비수기에 주로 개봉하는 전략을 택한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김 분석가는 "많은 영화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져나오는 비수기 때 관객들은 정보가 가장 많고 확실한 영화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마블영화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슈퍼히어로 무비 대결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섣불리 최종 승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마블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2'(2017년 개봉 예정)를 비롯해 2020년까지 라인업을 갖춰놓고 있다. DC 영화도 '원더우먼'(2017년), '아쿠아맨'(2018년), '저스티스 리그 파트 2'(2019년) 등이 순차적으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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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의 특별한 양몰이…아이슬란드 영화 '램스'(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북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한 섬나라 아이슬란드. 우리에게는 멀고도 신비한 나라이면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나라다. '램스(RAMS)'는 이런 아이슬란드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는 영화다. 어딘가 낯설면서도 좀처럼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묘한 흡인력을 지녔다.영화는 느릿느릿 정적으로 흘러가지만, 그 속도대로 따라가도 지루하지 않다.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경에 시선이 먼저 머물고 나면 저 외딴 시골 마을에서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호기심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영화 '램스' 한 장면[인디플러그 제공]아이슬란드의 한 시골 마을에서 양 떼를 자식처럼 돌보며 살아가는 형제가 주인공이다. 주로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척박한 이 땅에서 양은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의 생계수단이자, 가족이 돼 왔다.무뚝뚝하고 술꾼인 형 키디와 이성적이고 부지런한 동생 구미는 사실 무늬만 형제다.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이웃에 살면서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40년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지내왔다. 서로 본체만체하며 각자의 목장에서 양들을 키우며 각각 홀로 살아간다. 할 말이 있을 때는 편지를 쓴 뒤 집에서 키우는 개의 입에 물려 전달하는 게 둘 사이의 유일한 소통이다. 영화 '램스' 한 장면[인디플러그 제공]건조하지만 평화롭던 이들의 일상에 변화가 생긴 것은 양 전염병인 스크래피가 발생하면서부터다. 마을에 있는 양들을 모두 도살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지만, 동생 구미는 애지중지하던 양을 차마 모두 죽이지 못하고 집 지하실에서 몰래 몇 마리를 키운다.그러나 결국 이 사실을 외부에 들키고, 이들 형제는 양들을 살리기 위해 40년간의 침묵을 깨고 함께 산정상으로 양들을 몰고 간다. 영화 '램스' 한 장면[인디플러그 제공]이 작품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각종 세계 영화제에서 20개에 달하는 상을 받았다. 1년에 고작 10편 정도만 제작되는 아이슬란드 영화로서는 눈부신 성과가 아닐 수 없다.줄거리는 단순하고, 주인공들의 표정은 메마른 땅처럼 무뚝뚝하지만 그 속에서도 은근하게 드러나는 형제애, 그리고 이들이 말없이 빚어내는 유머가 잔잔한 웃음을 준다. 동생은 만취 상태로 밖에서 잠을 자 동사직전인 형을 중장비에 싣고가 병원 응급실 앞에 재빨리 내려놓고 가버린다.영화는 전체적으로 감정의 과잉없이 절제돼있지만, 이 형제가 마지막 보여주는 반전은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큰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두 주연 배우의 호연이 돋보인다. 실제 양을 키우는 시골의 촌로처럼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동생 역을 맡은 시구르더 시거르존슨과 형으로 출연한 테오도르 줄리어슨은 아이슬란드에서 이미 국민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배우라고 한다. 메가폰은 그리무르 하코나르슨 감독이 잡았다. 그는 제작노트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시골 사람들의 삶과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평소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이 영화의 각본을 쓰는 데만 3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영화 '램스' 한 장면 [인디플러그 제공]그는 가까이 사는 형제가 40년이나 서로 말을 하지 않고 지낸다는 설정에 대해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대체로 약간 고집스럽고 '여긴 내 땅이야'라는 마음가짐이 있다"면서 "아이슬란드에서 그런 일은 꽤 흔하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영화계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감독은 "아이슬란드 영화가 협소해서 영화계 사람들은 서로 다 안다"며 "마지막 크레딧에 특별 감사 인사를 표하는 인물들의 명단을 보면 영화계 관련 사람들을 거의 다 찾을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11월 3일 개봉. 영화 '램스' 한 장면[인디플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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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럭키' 개봉 4일째 200만 명 돌파(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럭키'가 주말 극장가를 휩쓸었다.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럭키'는 개봉 4일째인 13일 200만 명을 넘어섰다.역대 코미디 장르 가운데 최단 기간에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달 13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럭키'는 오랜만에 나온 코미디 영화인 데다 주연 배우 유해진의 호연이 더해져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럭키' 포스터[쇼박스 제공] '럭키'의 공세 속에 외화들도 순위 다툼을 하며 꾸준히 관객 수를 늘려가는 중이다. 팀 버튼 감독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2위로, 누적 관객 수는 249만1천722명이다.공포영화 '맨 인 더 다크'와 액션영화 '바스티유 데이', 로맨틱 코미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각각 3∼5위에 랭크됐다.벤 애플렉 주연의 '어카운턴트'는 6위에 머물렀다. 벤 애플렉의 인기에 힘입어 북미에서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카운턴트'는 악당들의 뒤를 봐주던 천재 회계사가 범죄조직과 국가의 표적이 되면서 반격을 시작하는 내용의 액션영화다.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은 흥행 순위 7위에 올랐다. 주말 이틀 동안 2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으며 누적 관객수는 5만8천244명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치고는 상당히 선전 중이다. '자백'은 2012년 탈북한 화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국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린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메가폰을 잡았다.김성수 감독의 '아수라'와 톰 행크스 주연의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은 각각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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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 강동원 "제 인생에 가장 순수한 배역"(서울=연합뉴스) "몸은 어른이지만, 소년의 감성을 가진 역할로, 제가 지금껏 맡은 배역 중 가장 순수한 캐릭터입니다."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주연을 맡은 강동원은 11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배역을 설명했다.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라는 공간에서 의문의 실종사건이 일어난지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주는 소녀 수린(신은수) 이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감성 판타지 영화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설정과 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잉투기'로 주목받은 엄태화 감독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상업영화다. 강동원은 "30대이지만 10대 소년의 순수한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어린아이와 같은 눈빛과 대사 톤을 보여주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이어 "관객들에게 마지막까지 의심과 믿음을 줘야 하는 캐릭터여서 쉽지 않았다"면서 "초반에는 대사 톤을 3가지로 준비해 적정선을 고르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엄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처음부터 강동원을 섭외 1순위로 올렸다고 했다. 엄 감독은 "강동원의 전작을 보면서 서늘하면서도 서글프고, 풋풋한 개구쟁이의 모습이 함께 보여 제격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강동원은 전작 '검은사제들'에서 신부, '검사외전'에서는 전과 9범의 꽃미남 사기꾼으로 변신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파격적인 역할에 도전했다. 특히 신인 감독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 중이다.강동원은 "비슷한 배역을 하면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힘들어도 재미있는 것이 좋다"며 "시나리오가 좋고 감독을 직접 만나 확신이 서면 신인 여부를 따지지 않고 출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강동원의 상대역을 맡은 신은수는 2002년생으로, 3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캐스팅됐다. 이번 작품이 첫 데뷔작이며, 강동원과는 스무 살의 나이 차가 난다. 엄 감독은 "큰 파도 앞에서 성인 남자와 소녀가 서 있는 그림을 보면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생각하다 보니 지금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다"며 "진정한 믿음과 그 믿음의 근간은 순수한 사랑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엄 감독은 최근 영화 '밀정'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엄태구의 형이기도 하다. '가려진 시간' 포스터[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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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이병헌 "내 인생작은 '달콤한 인생'"(부산=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배우 이병헌이 자신의 인생작으로 영화 '달콤한 인생'을 꼽았다.이병헌은 7일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 한 '오픈 토크'에서 "'달콤한 인생'으로 할리우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되고, 외국의 영화업계에 저를 알릴 수 있었다"며 "이 작품에 고마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의 이야기''이병헌의 이야기'</p>< p> (부산=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이병헌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토크에서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10.7</p>< p> ryousanta@yna.co.kr이병헌은 '달콤한 인생'(2005)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을 계기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이병헌은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순간으로 올해 2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무대에서 시상자로 나섰던 때와 영화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2009)에 캐스팅된 뒤 첫 대본 리딩을 할 때를 꼽았다. 이병헌은 "당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힘들 만큼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뭐 별거 있어?'라는 생각으로 영어를 잘 못해도 직접 표현해보고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특히 "예전에는 한 작품을 선택할 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가듯 심사숙고를 거듭해 좋은 작품을 놓치기도 했다"며 "'지.아이.조'에 출연을 결정했을 때도 너무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었다"고 떠올렸다.이병헌은 "이제는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다"며 "저예산 영화인지, 블록버스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가 좋고, 감독이 누구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인사말하는 이병헌인사말하는 이병헌</p>< p> (부산=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이병헌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10.7</p>< p> ryousanta@yna.co.kr올해 4월 첫돌을 지난 아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이병헌은 "아들이 아직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지만, 나중에 아들에게 보여줄 첫 영화로 '악마를 보았다'가 아닐까 싶다"며 농담을 한 뒤 "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틈만 나면 아들을 극장에 데려갈 것"이라며 웃었다.이병헌은 최근 '밀정'과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로 관객들을 만난 데 이어 올 연말에는 공효진과 호흡을 맞춘 영화 '싱글라이더'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오픈 토크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300여명의 팬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 '이병헌을 보자' 몰린 관객들'이병헌을 보자' 몰린 관객들</p>< p> (부산=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이병헌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토크에서 관객들이 모여 앉아 이병헌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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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가> '그물'·'죽여주는 여자' 선전할까(부산=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이번 주말 극장가는 팀 버튼 감독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비롯한 외화들의 선전이 예상된다.김성수 감독의 신작 '아수라'는 외화 2편에 밀려 흥행 순위 3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번 주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과 윤여정 주연의 '죽여주는 여자' 등 한국영화 2편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새로 진입해 흥행 추이가 주목된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팀 버튼 감독의 신작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지난 3일 '아수라'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오른 뒤 사흘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은 133만7천432명이다.공포영화 '맨 인더 다크'는 6일 하루 7만1천11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에 올랐다. 거액의 현금을 노린 10대 빈집털이범들이 눈먼 노인의 집에 갇히며 겪게 되는 공포 스릴러로, 최근 미국에서도 개봉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개봉 첫날인 이달 5일 3위로 출발해 하루 만에 2위로 올라서는 등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영화 '아수라'는 6일 하루 동안 4만5천193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3위로 밀려났다. 지금까지 누적관객수는 226만4천394명이다. 청소년관람 불가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개봉 초반 극장가를 휩쓸었으나, 관객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면서 뒤로 갈수록 힘을 잃는 분위기다. '아수라'의 제작비는 12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350만 명 안팎이다. 외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설리:허드슨강의 기적'은 각각 박스오피스 4위와 5위에 유지하며 꾸준히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이번 주말에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와 '그물'이 선전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속칭 '박카스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는 현재 박스오피스 7위에, 남북문제를 다룬 '그물'은 8위에 올라 지금까지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죽여주는 여자'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며, '그물'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가운데 이례적으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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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개봉 4일 만에 100만명 돌파(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김성수 감독의 범죄 액션영화 '아수라'가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봉한 '아수라'는 이날 오전 관객 100만명을 넘어섰다.이는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가운데 흥행작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타이기록이다. 천만 영화 '국제시장'과도 동일한 흥행 속도다.이에 앞서 '아수라'는 개봉 당일 관객 47만6천명을 동원하며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바 있다.다만, 이 영화를 본 관람객들의 평은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이에 따라 개봉 첫 주말과 개천절을 포함한 3일 연휴 동안 흥행 열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영화 '아수라' 속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