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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밝은 밤 전주 한옥마을 문화재를 누비다전주 '문화재 夜行'…전동성당·경기전·향교서 전통행사 (전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저녁 어스름이 깔리자 전주 전동성당 안에 합창단의 경건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100여 년 전 준공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에 어울리는 음악 공연 '천상지음'은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지난 12일 밤 전주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전주야행, 천년벗담'을 주제로 '문화재 야행(夜行)'이 펼쳐졌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청이 올해 첫선을 보인 야간 문화향유 프로그램이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야간 특별관람처럼 지방의 다양한 문화재를 밤에도 느껴보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전주 문화재 야행이 열린 전동성당.이날 전주 문화재 야행의 중심이 된 장소는 전동성당과 태조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이 봉안된 경기전(慶基殿), 전통 교육기관이었던 전주향교다. 이들 문화재는 모두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나, 밤에는 일반에 거의 개방되지 않았다.전동성당에서 길을 건너면 닿는 경기전에서는 국악 공연과 함께 달빛 차회(茶會)가 열렸다. 한국차문화협회 전북지부 회원 30여명이 은은한 불빛 아래에서 녹차, 홍차, 보이차, 홍삼차 등 각종 차와 다식을 무료로 제공했다.문화재 야행을 위해 야간 개장을 한 경기전은 상업화돼 시끄럽고 번잡한 한옥마을 거리와는 달리 고즈넉했다. 또 대숲과 정전 등 곳곳에 경관 조명이 불을 밝혀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기전에서 열린 달빛 차회. [전주야행추진단 제공]선비들이 책을 읽던 전주향교의 대성전 일원에서는 거문고산조와 가곡, 시나위(산조의 기악곡) 등 우리 가락이 연주됐고, 한옥마을 거리에서는 국악 버스킹 공연이 벌어졌다.또 남부시장을 무대로 젊은이를 겨냥한 게임인 '태조 어진을 지켜라'가 진행됐고, 원형이 남은 전주 유일의 성문인 풍남문에서는 건축물을 색색의 빛으로 물들이는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졌다.전주향교와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문화재 야행 기념식이 열려 줄타기 공연과 한국의 민속을 주제로 한 그림자극이 진행됐다.기념식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의 밤 풍경이 궁금하다면 문화재 야행에 참가하면 된다"며 "전주를 사랑하는 많은 예술인들이 야행을 빛낼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야행추진단장을 맡은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전주 문화재 야행에 대해 "전주는 유형 문화재만큼 무형유산이 풍부한 도시"라면서 "현대적 대중예술은 완전히 배제하고 각각의 유적에 어울리는 공연이나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문 교수는 "지방에서 개최되는 이벤트를 보면 문화재가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한 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가 지닌 본질적 가치와 문화재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풍남문 미디어 파사드. [전주야행 추진단 제공]문화재 야행은 전주를 비롯해 서울 중구, 부산 서구, 군산, 강릉 등 10곳에서 10월까지 진행된다. 전주에서는 오는 9월 30일 한 차례 더 선보인다.박동석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서기관은 "밤에 여러 문화재를 거닌다는 의미의 야행은 궁궐 야간관람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전제한 뒤 "지방에 있는 문화재와 문화시설은 서울보다 규모가 작지만 특정한 주제로 엮으면 충분히 상품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강경환 국립무형유산원장은 문화재 야행에 대해 "그동안 밤에는 출입이 제한됐던 문화재를 개방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도시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만들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문화적 자산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 한옥마을. [전주야행추진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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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증축 대지서 영조 막내딸 집터 유적 확인"기단부, 초석 잘 남아…근현대사 압축적으로 펼쳐진 장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헌법재판소 청사 증축 대지에서 조선 영조의 막내딸이 시집간 뒤 살았던 집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나왔다.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건물 남쪽의 도서관 건축 예정지를 발굴조사한 결과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지어진 건물 6동의 유구(遺構)와 백자 조각, 분청사기, 기와 조각 등이 확인됐다.이들 유적은 1960년대 건설된 창덕여고 부속 건물과 1922년 세워진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의 콘크리트 기초부 아래에서 발견됐다.그중 시기가 가장 오래된 18세기 후반 집터 유적은 옛 지도나 사료 등으로 미뤄 영조와 숙의 문씨 사이에서 태어난 화길옹주(1754∼1772)가 1765년 능성위(綾城尉) 구민화와 혼례를 올리자 영조가 하사한 능성위궁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화길옹주의 어머니인 숙의 문씨는 사도세자의 죽음에 일조한 인물로, 정조가 즉위한 1776년 궁에서 쫓겨났으며 그해 사약을 마시고 숨졌다. 능성위궁 추정 집터 유적. [문화재청 제공]능성위궁 집터 유적은 전문가 검토 결과 기단부와 온돌, 초석 등이 잘 남아 있고,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조선 후기 상류층 가옥 연구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이곳은 이후 구한말 개화파 지식인인 민영익의 집이 들어섰고, 군국기무를 총괄하는 통리기무아문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앞서 지난 1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 회의에서는 능성위궁 집터를 보존하는 방안이 논의됐다.헌법재판소는 능성위궁 건물터 중 일부인 15㎡만 이전 복원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문화재위원회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라는 이유로 이 안을 부결시켰다. 문화재청은 건물터와 주변을 포함해 150㎡를 이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한 문화재위원은 "화강암을 잘 깎아서 기단부로 사용한 것을 보면 상당히 격이 높았던 건물"이라며 "일반 가옥과는 다른 석재들이 쓰였기 때문에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이현혜 매장분과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증축 대지는 지난 200여 년간 능성위궁을 거쳐 정치인의 집, 관청, 학교 등 다양한 용도로 변했다"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집터 유적은 건물 안이나 밖에 전시되는 형태로 보존될 것"이라며 "유적이 최대한 잘 보존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능성위궁 추정 집터 유적.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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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초판본 또 경매 나왔다…시작가 8천만원삼국유사·고사촬요·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출품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시인 김소월(1902∼1934)이 생전에 출판한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이 또 경매에 나왔다.경매사 화봉문고는 오는 18일 오후 종로구 인사고전문화중심에서 열리는 제38회 화봉현장경매에 1925년 12월 26일 간행된 진달래꽃이 시작가 8천만원에 출품됐다고 9일 밝혔다.진달래꽃 초판본은 지난해 12월 개최된 경매에서 1억3천500만원에 팔려 한국 현대문학 작품 중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매문사가 간행한 시집 진달래꽃은 총판매소에 따라 중앙서림 판본과 한성도서주식회사 판본으로 나뉜다.경매에 나온 책은 작년 12월에 출품된 초판본과 동일한 중앙서림 판본으로 표지가 조금 다르다. 책에는 '진달래꽃'을 비롯해 '먼 후일', '산유화', '엄마야 누나야', '초혼' 등 작품 127편이 16부로 나뉘어 수록됐다.현재 진달래꽃 초판본은 네 권이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이번 경매에는 조선 중기 경주에서 간행된 삼국유사 정덕본(正德本) 권3도 시작가 3억원에 나왔다.삼국유사는 고려 후기의 승려 일연(1206∼1289)이 고조선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 민속에 대해 정리한 역사서다.지난 화봉경매에서는 삼국유사 권3∼5가 10억원에 출품됐으나,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했다.또 경매에는 조선시대 문인 어숙권이 편찬한 백과사전인 '고사촬요'(攷事撮要)의 1568년 판본과 순종이 1909년 평양, 신의주, 개성 등을 시찰한 내용을 담은 기록인 '서순행일기'(西巡幸日記)가 각각 시작가 1억원, 5천만원에 나왔다.이외에 윤동주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 이광수의 '무정' 다섯 번째 판본 등도 경매에서 만날 수 있다. 제38회 화봉경매에 나온 진달래꽃 초판본. [화봉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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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자'…전선으로 뛰어든 세계의 건축가들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본전시, 37개국 88명 참가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우리는 건축이 대응해야 하는 쟁점의 범위를 넓히고자 합니다. 또 건축이 여러 가지 문제를 통합해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총감독을 맡은 칠레 출신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는 이번 전시의 주안점을 이같이 밝혔다. 그가 기획한 건축전 본전시의 주제는 '전선(前線)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로, 37개국 88명의 예술가와 건축가가 참가했다.건축의 사회 참여를 강조하는 아라베나는 젊고 신선한 건축가들을 많이 초대했다. 비엔날레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각) 둘러본 전시장에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현안을 진단하고 해결하기 위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아르세날레 입구.본전시가 열리는 베네치아 아르세날레에 들어서면 천장에는 철제 기둥들이 빽빽하게 매달려 있고, 벽에는 석고에 톱밥 등을 넣어 만든 플라스터보드가 쌓여 있다. 철제 기둥과 플라스터보드는 모두 지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나온 건축자재다.건물을 짓는 데 많은 양의 자원이 필요하고, 건물을 헐었을 때도 적지 않은 자재가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알려주는 공간이다.이처럼 아르세날레의 본전시 작품들은 지속가능성, 이주, 불평등, 공해, 차별, 쓰레기, 자연재해, 주택 부족 등 사회 문제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보여준다.예컨대 한 작품은 변의 길이가 1m인 정사각형 안에 동전을 담은 꾸러미를 놓았다. 이를 통해 건축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예산이 많다고 해서 과연 좋은 건축물이 나오는지 묻는다.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주제인 '용적률 게임'처럼 인도의 도시화를 영상과 사진, 표로 설명한 작품이나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는 작품은 환경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건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어두컴컴한 실내에 광선을 비추는 '라이트스케이프'(Lightscapes)와 스위스의 블록 연구소가 선보인 '돔을 넘어서'(Beyond the Dome)처럼 건축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시각적으로 자극되는 작품도 있다.이번 본전시에는 설치미술가 최재은과 일본인 건축가 반 시게루가 협업한 '꿈의 정원'도 출품됐다. 이 작품은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높이 3∼6m의 목제 보행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모형으로 제작한 것이다. '돔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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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로 본 건축…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막(종합)"용적률은 서울 변화 설명하는 키워드"…문화예술위 운영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인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 26일(현지시간) 시작됐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날 오후 한국관 개막식을 열고 지난 50년간 서울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이자 사람들의 집단적 욕망을 드러내는 지수인 '용적률'을 주제로 한 전시를 공개했다.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주제인 '전선(前線)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에 대응해 선택된 테마인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바닥 면적의 합계)의 비율을 뜻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개막식.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로서 총괄 운영하는 이번 전시는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공동 큐레이터로는 신은기 인천대 교수, 안기현 한양대 교수, 김승범 브이더블유랩 대표, 정이삭 에이코랩 대표, 정다은 코어건축 팀장이 참가했다.김성홍 교수는 개막식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건축가는 땅을 보면 먼저 최대로 지을 수 있는 건물 면적을 생각한다"면서 "용적률은 한국사회를 들여다보는 렌즈로, 2010년 이후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위원회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아파트 대신 중간 규모의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고, 젊은 건축가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창의적인 용적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전시장은 '게임의 규칙', '게임의 양상', '게임의 배경', '게임을 보는 관점', '게임의 의미' 등 5개 공간으로 나뉜다. '게임의 규칙'은 땅, 건물, 규칙 사이에서 펼쳐지는 용적률 게임의 특성을 설명한다. '게임의 양상'에서는 2010년 이후 지어진 건축물 36개를 시각화한 작업의 결과물이 나온다.실제 건물을 75분의 1 크기로 줄인 모형을 통해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면적의 비율)과 용적률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자 애쓰는 건축가들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특성을 다양한 통계와 그래프로 제시하고, '게임을 보는 관점'은 다세대주택을 소재로 한 강성은·백승우·정연두·신경섭 작가의 회화와 사진, 영상 작품을 보여준다.특히 2년간 오래된 다세대주택을 촬영한 사진 4천327장으로 구성된 백승우의 '4327 시리즈'는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불법적으로 확장한 공간들이 서울의 특징적 모습이 됐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또 '게임의 의미'에서는 용적률 게임이 현대 한국사회에서 갖는 의의를 소개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된 강성은과 백승우의 작품.김 교수는 "용적률은 세계 대도시에 다 있지만, 용적률 게임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되는 곳은 서울"이라면서 "용적률 게임은 경제력이 있는 아시아의 대도시들이 앞으로 겪게 될 공통의 숙제"라고 말했다.그는 "서울은 '아파트 도시'라고들 생각하지만, 인구의 55.2%는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거주한다"면서 "절반이 넘는 이 주택들을 어떻게 재생할 것인지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전시 주제가 외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시각 자료가 많지 않다는 질문에 대해 김 교수는 "어떤 분은 그냥 갈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오래 머물 수도 있다"며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 많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박명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는 한국 건축이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과 본전시에 초청된 한국 작품을 통해 한국 건축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관이 뉴욕타임스 스타일 매거진으로부터 예멘관, 폴란드관, 미국관, 네덜란드관 등과 함께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이 매체는 용적률은 서울에서 중요한 주제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삶의 질을 높이려고 건축가들이 노력한 산물이라고 평가했다.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28일 공식 개막해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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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6개월 대장정 돌입28일 공식 개막 앞서 한국관 개관'전선에서 알리다' 주제로 다양한 작품 선보여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세계 최대 건축 축제인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이 28일(현지시간) 공식 개막에 앞서 26일 한국관을 개관하는 것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15회째를 맞은 이번 건축전의 주제는 '전선(前線)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이며,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가 총감독을 맡았다.칠레 출신의 아라베나는 '사회 참여적 건축 운동'을 벌여온 인물로,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지으면서 나중에 거주자들이 쉽게 증축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남겨두는 독특한 설계를 고안했다.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건축을 추구하는 아라베나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을 건축가들이 직면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그가 구성하는 본전시는 과거에 조선소였던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며, 37개국 88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그중 50명은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처음 초대됐고, 33명은 40세 이하 작가다.한국에서는 설치미술가 최재은(63)이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와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한 프로젝트 '꿈의 정원'으로 본전시에 나선다. 건축전 본전시에 우리나라 작가가 참여하는 것은 4년 만이다.그는 비무장지대에 3∼6m 높이의 공중정원과 보행로를 만든다는 개념의 작품 '꿈의 정원'을 20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선보이고, 비무장지대 철책선을 일부 가져와 전시한다.또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부터 오늘날까지 110여년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비무장지대가 조성된 과정을 조명하는 영상 작품도 공개한다.국가관 전시는 자르디니에 있는 30개 상설 국가관, 아르세날레와 베네치아 시내에 마련되는 비상설 국가관으로 구성된다.스위스관은 '우연적 공간', 이탈리아관은 '양호-공공 이익을 위한 기획', 영국관은 '가정 경제', 페루관은 '아마존 전선'을 주제로 각각 전시 공간을 꾸민다.또 이번 건축전에 처음 참가하는 필리핀관은 '무혼: 성장기 도시의 흔적', 예멘관은 '아름다운 예멘', 나이지리아관은 '줄어든 수용량'을 주제로 정했다.한국관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바닥 면적의 합계)의 비율을 의미하는 '용적률'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관 전시 구성을 맡은 큐레이터는 "건축전에서 용적률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연립주택과 저층 상가가 용적률 게임이 펼쳐진 공간"이라고 말했다.그는 "더 넓은 집을 원하는 의뢰인과 용적률을 제한하는 법 사이에 끼인 존재가 건축가"라면서 "정해진 환경에서 건축가가 어떤 방식으로 용적률을 높여왔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인 김성홍 예술감독이 총괄하고 신은기, 안기현, 김승범, 정이삭, 정다은 공동 큐레이터가 기획했다.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관이 뉴욕타임스 스타일 매거진으로부터 예멘관, 폴란드관, 미국관, 네덜란드관 등과 함께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국제미술전이 열리지 않는 짝수 해에 개최되며, 올해는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EPA=연합뉴스)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출품된 작품 '돔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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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야간 관람 30일부터…"한복 입으면 무료"고궁 야간 관람 30일부터…"한복 입으면 무료" 송고시간 | 2016/04/14 10:05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경복궁과 창경궁에서 오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제2회 고궁 야간 특별관람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이번 야간 특별관람 기간에는 관람권을 사전에 구매하지 않아도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또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열리는 궁중문화축전 때는 경복궁에서 건축물 외벽에 영상을 상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아시아 3개국 왕실문화 교류 공연, 경회루 야간 음악회가 펼쳐지고, 창경궁에서는 인조의 삶을 재조명하는 연극이 상연된다.야간 특별관람 시간은 오후 7∼10시이며, 오후 9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5월 9일 이후 경복궁은 화요일, 창경궁은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관람권은 옥션 티켓과 인터파크 티켓 누리집에서 20일 오후 2시부터 예매할 수 있고, 1인당 4매까지만 구매가 허용된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외국인은 현장에서도 관람권을 살 수 있다.국가 유공자와 장애인은 매일 선착순 100명에 한해 무료입장을 할 수 있다.관람료는 경복궁 3천원, 창경궁 1천원으로 일반 관람과 동일하다. 경복궁 근정전 야경. [문화재청 제공]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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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서 관청 추정 통일신라 건물지군 확인2천585㎡ 부지 안팎에 건물지 14개…토제벼루 50여점 출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신라의 천년왕성인 경주 월성(月城, 사적 제16호)에서 관청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시대 후기의 건물지군이 확인됐다.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3월부터 월성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해 중앙의 C지구에서 담으로 둘러싸인 동서 51m, 남북 50.7m, 면적 2천585㎡인 정사각형 부지 안팎에 있는 건물지 14개를 찾아냈다고 30일 밝혔다. 월성 C지구에서 나온 건물지군. [문화재청 제공]이곳에는 본래 정면 16칸, 측면 2칸 규모의 대형 건물을 포함해 건물 6동만 있었으나, 후대에 동쪽과 서쪽 담을 허물고 건물 8동을 증축한 것으로 드러났다.건물과 담의 건축 시기는 인화문(도장무늬) 토기와 국화형 연화문 수막새 등 출토 유물을 통해 8세기 중반 이후로 추정됐다.이번 조사에서 특히 관심을 끈 유물은 흙으로 만든 토제벼루 50여점이다.연구소는 월성 주변에 있는 동궁과 월지, 분황사에서 나온 토제벼루보다 양이 훨씬 많다는 점으로 미뤄 이번에 발굴된 건물지군이 문서를 작성하는 공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월성 C지구 출토 C지구 출토 벼루 다리편. [문화재청 제공]월성 C지구에서는 '정도'(井桃), '전인'(典人), '본'(本), '동궁'(東宮) 등의 글자가 새겨진 명문 기와와 암막새 등 기와류, 다량의 토기도 출토됐다.전인은 궁궐 부속 관청인 와기전(기와나 그릇을 굽던 관아)에 속한 실무자, 본은 신라 정치체제인 육부 중 하나인 '본피부'(本彼部), 동궁은 태자가 머무는 궁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또 연구소는 탐색조사를 통해 월성 C지구에 통일신라시대 문화층(특정 시대의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 2개와 신라시대 문화층 5개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보된 유물 분석자료를 보면 월성은 4∼9세기에 왕궁 또는 관련 시설이 있었으며, 신라가 멸망한 뒤에는 거의 사람이 살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월성 C지구 출토 명문기와와 막새. [문화재청 제공]한편 지난해 하반기 조사를 시작한 월성 서쪽 A지구에서는 8세기 전후에 성벽이 보수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문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구간에 조선시대 이후 작은 자갈을 깔아 조성한 폭 3m의 통행시설도 발견됐다.나아가 서쪽 성벽 안쪽의 평탄한 땅에서는 지금까지 출토된 적이 없는 용도 불명의 특이한 기와가 나왔다.이 기와는 신라가 처음 기와를 사용한 6세기 전후에 제작된 무문(無文·민무늬) 암막새와 비슷하나, 제작 기법이 달라 주목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 축성을 시작했으며, 신라가 망한 935년까지 궁성으로 쓰였다.문화재청은 지난 2014년 12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3개월간 시굴을 한 뒤 지난해 3월 본격적인 발굴에 돌입했고, 20만7천㎡ 면적의 월성을 A∼D지구로 나눠 발굴하고 있다. 현재는 C지구와 A지구의 성벽, 문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주 월성.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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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서책, 콩즙으로 종이 코팅했다"국립민속박물관, 당사주책 종이 변색 현상 연구(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구한말 서책을 만들 때 종이에 강도를 높이고 방수 기능을 더하기 위해 종이를 콩즙과 같은 식물단백질로 코팅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22일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오준석 학예연구관과 전지연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당사주책(唐四柱冊)의 변색한 가장자리 부분을 조사해 콩 단백질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견했다.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한 '당사주요람'. [국립민속박물관 제공]당사주책은 사주를 토대로 천상에 있는 별의 운행 방식에 맞춰 길흉을 점치는 방법을 정리한 서적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민간에서 펴낸 것으로 추정되는 당사주책 아홉 권이 있으며, 그중 일곱 권에서 모서리 쪽을 중심으로 종이가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褐變) 현상이 나타났다.오 연구관과 전 연구사는 광학현미경과 적외선분광광도계 등으로 '당사주요람', '당결', '당사주', '당화사주' 등 당사주책 네 권을 분석해 갈변 부위의 종이섬유에 미지의 물질이 섞여 있고, 이 물질은 아교나 콩 단백질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다만 아교는 시간이 지나도 색 변화를 일으키는 사례가 거의 없고 접착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색을 유발한 물질은 콩 단백질일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설명했다.이들은 "콩즙을 바르면 광택과 끈적임이 거의 없는 반면, 기름을 바르면 광택이 나고 끈적거리며 기름이 찌든 냄새가 난다"면서 "기름을 칠하면 코팅력은 강하지만 건조나 가열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해 번거롭지 않은 콩즙으로 종이를 코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또 기름은 종이에 칠하는 순간 바로 스며들어 미관을 해치지만, 콩즙은 도포한 뒤에도 일정 기간은 색감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전 연구사는 "종이를 코팅할 때 콩즙을 사용했다는 문헌 기록은 없으나, 초상화 밑그림을 그릴 때 쓰는 유지(油紙)에 기름 대신 콩즙을 바르는 기법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식물단백질 코팅은 책 외에도 윷판, 부채, 갈모, 삿갓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부연했다.그는 "당사주책은 책장을 자주 넘기다 보면 찢어질 우려가 있어 코팅이 필요했고, 갈변된 모서리 부분만 콩물에 담갔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재 연구 특성상 한정된 시료로 비파괴분석을 할 수밖에 없어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생활문물연구' 제31호에 게재됐다. 당화사주.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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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의 봄꽃이 피어난다…"4월 중순 절정"문화재청, 궁ㆍ왕릉 개화 예상 시기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올해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예년보다 1∼4일 빨리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덕궁 관람지에 자생하는 생강나무가 18일 처음으로 꽃망울을 터뜨린다.문화재청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에서 꽃이 피는 장소와 종류, 개화 예상 시기를 17일 발표했다.3월에는 생강나무에 이어 창덕궁 낙선재, 경복궁 흥례문 주변에서 매화가 개화하고, 덕수궁 석어당 앞에는 살구꽃이 핀다.이어 경복궁 아미산, 창덕궁 대조전 화계(花階, 계단식 화단)에서는 4월 10일부터 앵두꽃이 모습을 드러내고, 덕수궁 석조전 오솔길과 창경궁 온실은 4월 20일께 산철쭉이 만발한다.한편 문화재청은 4월 1∼22일에 덕수궁에서 봄 음악회를 열고, 4월 27일부터 5월 22일까지 창덕궁 후원의 정자를 개방한다. 또 5월 2∼7일에는 경복궁 소주방에서 궁중 음식 시연과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궁궐과 왕릉의 봄꽃 개화 시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