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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46년 만에 찾은 엄마, 한 지붕 세 식구의 행복한 동거 생활 일지미국으로 입양됐던 제이미 씨, 46년 만에 찾은 엄마와의 동거. 사진 : KBS1TV 3년 전, 미국에서 충북 옥천으로 날아온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제이미 해경(54) 씨. 제이미 씨는 열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좋은 양부모님을 만나 따듯한 보살핌을 받았지만, 양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큰 상실감을 느꼈던 제이미 씨, 엄마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세 번의 한국 방문 끝에 어머니를 찾을 수 있었고, 그렇게 제이미 씨는 46년 만에 어머니 장현자(76)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홀로 계신 어머니를 두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자꾸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결국 제이미 씨는 미국에서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고 곧장 비행기 표를 끊어 남편과 함께 다시 한국으로 날아왔다. 그렇게 그녀는 남편 데이비드(64) 씨와 함께 어머니 곁에서 추억을 쌓고 있다. 제이미 씨가 다섯 살 때 어머니 장현자(76) 씨는 아버지의 폭력에 못 이겨 집을 나갔다. 그렇게 동생 둘과 남겨진 제이미 씨는 굶주림과 방치에 시달리다 삼촌을 찾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지옥 같은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 싫었던 그녀는 ‘집이 어디냐’는 경찰의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았고 스스로 집 대신 고아원을 선택했다. 고아원에 2년 정도 머물다 열한 살에 입양을 가게 된 제이미 씨. 미국에서 부모님께 사랑 듬뿍 받으며 자랐고, 예쁜 딸도 낳았다. 지금의 사랑하는 남편, 데이비드 씨도 만났지만, 행복 속에도 채울 수 없는 그리움이 있었다. 어린 가슴에 남았던 상처와 그리움의 허기가 쉽게 채워질 수 있을까. 그렇게 그리웠던 어머니를 만나 어머니가 차려주는 집밥도 먹고, 장날에 함께 나가 군것질도 해보며 소소한 일상으로 비어있던 퍼즐을 맞춰 가는데 가까워질 것 같던 모녀 사이, 어째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 같다. 어머니 장현자(76) 씨는 남편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쫓기듯 집을 나왔다. 아이들을 두고 나온 그녀는 몇 년간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 길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면 혹시 내 딸 해경이가 아닐까 뒤돌아보기 일쑤였다. 남자라면 덮어놓고 의심부터 하게 된 장현자 씨는 재혼도 마다하고 평생을 홀로 살아왔다. 마음의 짐으로 병치레도 여러 번, 그래도 힘을 내서 살아보겠다고 남의집살이며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나를 찾는단다. 평생을 보고 싶어도 혹시나 늙은 엄마가 짐이 될까 찾을 생각도 못 했던 장현자 씨. 이제는 평생 곁에 있어 주겠다는 고마운 딸 해경이.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딸의 따듯한 마음에 기대어 평생 지고 있던 마음의 짐을 조금씩 풀어놓고자 한다. 모녀의 만남에는 숨은 일등 공신이 있다. 바로 제이미 씨의 남편 데이비드 씨. 엄마를 찾으러 한국으로 가겠다는 아내 곁을 지켜준 남편. 1년만 같이 살겠다는 아내의 말에도 ‘오케이’. 1년이 2년이 돼도, 집을 지어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또다시 ‘오케이’로 답하는 남자.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질문에 ‘Because I love you'라 말한다. 드디어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이 완공되고 한 지붕 세 식구의 동거가 시작됐다. 그런데 이사 첫날부터 엇박자, 모녀는 만났다 하면 티격태격이다. 제이미 씨, 어머니의 잔소리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나 그녀는 이 순간도 그저 행복하다고 말한다. 46년 만에 어머니와 딸로 만나 놓쳐버린 ‘현실 모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 서로가 있기에, 충분한 모녀의 달콤살벌한 동거가 막을 올렸다. 방송은 KBS 1TV에2023년 4월 10일 ~ 4월 14일 (월 ~ 금) 오전 7시 50분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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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호수공원, 루나분수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주말 한 떼를 신나게 보내고 있다.(국민문화신문) 최은영 기자 = 화성시 동탄 순환대로 69에 위치한 동탄호수공원은 동탄 신도시의 산척저수지와 송방천 일대에 조성된 공원으로, 화성시 및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과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은 바닥분수가 개장되어 아이들이 주말 한 떼를 물놀이와 함께 시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가족들은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마냥 즐거워하고 있었다. 호수 공원을 찾은 가족들은 대부분 뜨거운 날씨 관계로 호수 공원 대교 밑에 그늘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호수 공원 주위로 아파트가 빽곡히 들어서 있어 공원은 주민들의 힐링 장소로 휴식의 허브 역할을 감당하는 곳으로 이곳은 청림 정현의 컨셉으로(맑은 물과 수려한 지형지세를 가진 정온한 곳에서 현자가 태어난다.) 기존 산척저수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호수 고유의 경관을 활용하고, 물 순환시스템을 통해 항상 맑은 물이 흐르는 송방천 수변공원은 경사면을 활용한 이색적인 경관과 다양한 활동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이곳에는 운답원, 네스트 가든, 수변문화광장, 현자의 정원, 창포원, 제방 가로원, 물놀이장, 아이리스원, 잔디마당, 체육마당, 어린이 놀이터, 다랭이원, 등의 시설이 있고, 공원 위쪽에는 카페가 즐비하게 있다. 이곳 시설물 사용은 무료이다. 뜨거운 주말 아이들과 함께 찾을 곳으로 추천해 본다.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동탄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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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루프, ‘전보경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 개최I Swear, I Am Not a Robot, 4채널 HD 비디오, 23분 53초, 2021.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국민문화신문) 정예원 기자= 대안공간 루프가 4월 1일부터 5월 16일까지 ‘전보경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를 개최한다. 홍대에 있는 대안공간 루프는 대한민국 1세대 대안공간으로서, 그동안 미술 문화의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온 대안공간 루프가 4월 1일부터 5월 16일까지 ‘전보경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를 개최한다. 대안공간 루프는 미래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닌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 발굴 및 지원이라는 대안 공간 특유의 소임은 물론, 일찍부터 국내외 미술계와 다양한 교류 및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동시대의 글로벌 한 미술 문화 흐름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기업가들에 따르면 로봇 발달과 산업 자동화는 비숙련 노동자의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비숙련 노동자의 업무는 상당 부분 반복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숙련 노동자는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상이다. 특히, 스마트 공장은 제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일자리 불안’으로 다가올 뿐이다. 전보경은 지금 시대 노동하는 인간의 신체가 지니는 미감을 탐구해 왔다. 1920년 체코의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연극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는 인간을 닮은 인조인간 '로봇'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다. 극 중 과학자 '로숨'은 개선된 인류를 창조해 신의 무용함을 증명하고자 한다. 로숨에 의해 탄생된 새로운 생명체 ‘로봇’은 대량 생산되어 노동, 전쟁 등 인간의 노동력을 완전히 대체한다. 신체의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인류는 낙원을 꿈꿨지만 결국 스스로 만들어 낸 진화된 로봇에 의해 멸망한다. 체코의 문학가 카렐 차페크에 의해 탄생된 '로봇'은 100년이 지난 현재, 상상 이상의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전보경은 ‘자동화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자본가, 노동자 모두 기계에 점유되어 기계로부터 해방은 불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는 ‘로봇이 반복 생산이라는 효율적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오히려 인간의 비효율성이 특별한 무엇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인간의 소외된 노동과 노동을 위한 신체에서 미적 가치를 찾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자의 돌, 2017›, ‹신사의 품격, 2018› 등에 등장하는 이발사, 전통과자 제과사, 전통 인형극사, 양장사는 신체의 노동, 손을 사용하는 수공인이다. 2대에 걸쳐, 혹은 40년 이상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노동은 사라져가는 직업군이기도 하다. 전보경은 기계에 의해 점유된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노동과 노동을 위한 신체의 움직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한다. 이번 전시는 생산적 노동을 위한 로봇의 일률적인 움직임과 그에 절대적으로 대비되는 무용가들의 신체를 이용한 ‘신체-감각-기술-(비)생산적 차원의 관계’ 연구이다. 영상 작업 ‹Zeros: 오류의 동작›에는 4명의 무용가가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4명의 현대 무용가는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로봇 팔의 일률적인 움직임을 제 신체의 움직임에 담는다. 무용가들은 로봇 팔이 6개의 축으로 만들어낸 움직임(회전, 좌우, 상하)을 화살표로 변환시킨 무보에 따라 움직인다. 작가는 로봇의 움직임을 관찰해 드로잉 한 후 제작한다. 드로잉을 본 무용가들은 각자의 감각으로 안무를 구성한다. 생산적 노동에 최적화된 로봇팔은 곡선 드로잉, 직선 드로잉, 텍스트 등 인간의 비생산적인 움직임으로 재탄생 된다. 전보경은 4명의 무용가의 안무로 짜여진 이 영상 작업에 ‘무용한 신체’라는 복수의 의미를 부여한다. 하나는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로봇에 비해 더 이상 생산적이지 못한 인간의 무용(無用), 또 하나는 능동적인 몸짓으로 예술하는 인간의 무용(舞踊)이다. 하지만 이들은 로봇의 규칙을 완전히 모방하지 못한 채 엇박자를 내며 오작동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전보경은 “인간의 비효율적 움직임이 로봇의 그것과는 상반되는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말한다. 로봇이 아닙니다는 ‘4차 산업’ 시대를 사는 인간이 기계로부터 해방을 꿈꾼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로봇의 질서가 자본의 질서이며 과잉 생산과 과잉 축적을 위한 것이라면, 이를 넘어서서 주체적 위치로 나가게 하는 인간의 신체를 작업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전시 관람은 예약 없이 진행되며, 코로나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입장료는 없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다. ‘전보경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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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최강자들 사이에서 탄생한 우리말 달인들(서울=국민문화신문) 유한나 기자=오는 12월 21일에 방송될 KBS 1TV <우리말 겨루기>는 지금까지 탄생한 명예 달인과 출중한 실력의 우승자들을 모아 ‘역대 최강전 연예인 편’을 기획했다. 제1대 명예 달인 사미자, 제3대 명예 달인 유병재, 제4대 명예 달인 이승윤. 그리고 그들과 힘을 합할 우승자 김학도, 현자, 진시몬과 양지윤까지! <우리말 겨루기>의 최강 실력자로 꼽히는 도전자들이 총집합했다! 뛰어난 말솜씨의 방송인이자 작가 유병재와 미녀 가수 조갑경 모든 도전자가 입을 모아 가장 견제되는 조로 뽑은 유병재와 조갑경. 두 사람은 초반부터 정답 행진을 선보이며, 남다른 우리말 실력을 드러냈다. 도전자들은 그들의 우리말 실력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명품 배우 사미자와 성대모사의 달인 김학도 언제나 국어를 사랑한 제1대 우리말 명예 달인 사미자는 능변가로 통하는 김학도와 짝을 이뤄 ‘역대 최강전 연예인 우리말 달인’에 도전한다. 우승해서 미안하다, 제1대 명예 달인 사미자다!’라는 강한 포부와 함께 시작된 그들의 도전, 과연 사미자와 김학도는 우리말 달인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자연과 도시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는 희극인 이승윤과 서울대 출신 트로트 가수 현자 이승윤은 제4대 명예 달인이 되는 순간 모든 운을 사용했다며,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도전에 임했다. 한편 늘 우승에 그치며 ‘명예 달인’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가수 현자는 이번 겨루기에서 결실을 맺겠다며 이승윤과 달리 강한 의욕을 보였다. 보약 같은 친구 진시몬과 한글 전시 기획자 양지윤 명예 달인은 없지만 그만큼 두드러진 우리말 실력을 가진 우승자 조, 진시몬과 양지윤. 그들은 뛰어난 우리말 실력으로 다른 도전자보다 여유로운 태도로 겨루기에 나섰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명예 달인만큼의 힘을 보인 두 사람은 오늘 우승을 넘어 ‘역대 최강전 연예인’ 우리말 달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상금 일천만 원의 주인공이 탄생한 이번 겨루기! 연예계 대표 우리말 실력자들의 만남인 만큼, 엎치락뒤치락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전개되었다. 오답은 찾아볼 수 없는, 정답 행진의 뜨거운 겨루기 한판! 주고받는 점수 속에서 실력자의 입지를 단단히 굳혀 가는 여덟 명의 도전자! 과연 그중 최강의 실력자로 ‘역대 최강전 연예인 편’ 우리말 달인의 자리에 오를 두 사람은 누가 될 것인가! ‘연예인 최강전 연예인 편’ 우리말 달인의 영광을 차지한 두 사람은 연말을 맞아 상금 일천만 원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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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오랜 세월 진주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보아 온 진주성(晉州城ㆍ사적 제118호)은 서남쪽에서 동남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따라 높이 5∼8m, 길이 1천760m의 성곽을 두르고 있는 자그마한 성이다. 어둠이 깔리면 진주성과 촉석루는 황홀한 야경을 보여준다. [사진/전수영 기자]현재 역사공원으로 꾸며진 진주성에서는 임진왜란 때 두 차례의 큰 전투가 있었다. 처음 건립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추정되며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다. 이후 고려말 우왕 5년(1379)에 진주목사인 김중광이 잦은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석성으로 개축했다. 이어 선조 24년(1591) 경상도 관찰사 김수가 외성을 쌓았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그해 10월 진주성에서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이 3천800여 명의 군사로 2만여 명의 왜적을 물리쳤다.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로 꼽히는 진주대첩은 왜군이 곡창지대인 호남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덟 달 뒤인 1593년 6월 왜군 10만여 명이 다시 진주성으로 쳐들어왔다. 민ㆍ관ㆍ군 7만여 명이 왜구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지만 끝내 장렬하게 순절했고 진주성은 함락됐다. 왜군은 승전을 자축하기 위해 촉석루에서 술판을 벌였다. 이 와중에 의기 논개는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장일영 문화관광해설사는 “진주성은 한산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인 진주대첩이 벌어졌던 격전지로 역사 현장학습에 빼놓을 수 없는 명소”라며 “진주를 일컬어 약무진주 시무호남(若無晋州 是無湖南)이라고 말하듯 진주는 예로부터 남부지방의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말한다.진주대첩이 벌어졌던 혈전의 현장인 진주성은 임란 이후 경상도 우병영이 위치했고, 해방 이후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행정기관이 소재했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살았는데 1979년부터 성 안팎의 민가를 모두 철거, 지금의 역사공원으로 조성됐다. 성안에는 촉석루, 의기사, 창렬사, 북장대, 서장대 등 진주성 전투를 돌이켜 생각해볼 만한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아픈 역사를 품은 진주성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됐다. 촉석루는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 CNN이 선정한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북문과 김시민 장군 동상◇ 왜적과 맞섰던 치열한 역사의 현장17세기 이후에 그려진 ‘진주성도’에 나와 있는 진주성의 정문인 공북문(拱北門)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가니 잘 꾸며진 잔디공원과 김시민(金時敏ㆍ1554∼1592) 장군 동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공북문은 ‘북쪽에 있는 임금님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공경의 뜻을 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임금이 계시는 북쪽을 향해 절을 하고 고유(告由)하던 자리로 알려졌다.2000년 1월 1일 제막한 김시민 장군 동상은 높이 7m로 진주성 수호상이다. 시호는 충무(忠武)로 이순신 장군과 같다. 동상 앞 비석에는 “1578년 무과에 급제, 훈련원·군기시 판관을 거쳐 1591년 진주 판관이 되었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목사가 병으로 죽자 그 직을 대신하여 민심을 다독이고 성과 못을 수축하는 한편 무기를 정비하고 군사체제를 갖추어 사천ㆍ고성ㆍ진해ㆍ지례ㆍ금산 등지에서 승전고를 올리며 목사로 승진되었다. 그리하여 같은 해 10월 5일 침공한 적의 2만 대군을 불과 3천800여 병력으로 6일간의 공방전 끝에 크게 무찔러 이기니 곧 진주대첩이다. 그러나 이마에 적탄을 맞았다. 이어 경상우도병마절도사에 임명되었으나 병상에서 나랏일을 근심하며 눈물짓다가 39세를 일기로 이곳 진주성에서 순절하였다. 슬프다! 장군의 천수가 꺾이지 않았던들 이듬해 6월 진주가 적의 손에 떨어졌을까…”라고 적혀 있다. 김시민 장군 동상을 둘러본 뒤 성곽을 따라 왼쪽으로 올라가면 김시민 장군 전공비(경남 유형문화재 제1호)와 제2차 진주성 싸움에서 순국한 김천일, 최경희, 황진 등의 충정과 전공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세워진 촉석정충단비(矗石旌忠檀碑ㆍ경남 유형문화재 제2호)를 만난다. 옆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7만 민ㆍ관ㆍ군의 넋을 기리는 임진대첩계사순의단이 세워져 있다. 촉석루는 진주성을 휘감아 도는 남강과 어우러져 천하의 전경을 연출한다.임진대첩계사순의단에서 남강 쪽으로 내려가면 ‘영남 제일의 명승’으로 꼽히는 촉석루(矗石樓ㆍ경남도 문화재자료 제8호)가 서 있다. 고려 고종 28년(1241)에 창건된 이래 수차례의 중건과 중수를 거듭한 촉석루는 ‘강 가운데 우뚝 솟아있다’는 의미로 ‘촉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전시에는 장졸을 지휘하던 지휘소로 쓰였고 평시에는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의 누대로 과거를 치르던 고사장으로도 사용됐다. 임진왜란 때 불탄 촉석루는 1948년 국보 제276호로 지정됐으나 6.25 한국전쟁 때도 불타는 불운을 겪은 뒤 1960년에 복원됐다.촉석루에 오르면 ‘북에 평양 부벽루가 있다면 남에는 진주 촉석루가 있다’는 옛말이 거짓이 아님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 옛날 진주성을 휘감아 도는 남강과 의암, 강너머 드넓은 모래사장, 초록빛 산과 탁 트인 하늘이 어우러져 천하의 절경을 연출했을 것이다. 고려 시대 문인 이인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화집으로 손꼽히는 ‘파한집’에서 “진주의 산수(山水)가 영남 제일”이라고 말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촉석루에는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청천 신유한, 매천 황현 등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시판(詩板)이 걸려 있는데 너무 높이 걸려 있어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논개의 충절이 서린 의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촉석루에서 암문을 통해 성 밖으로 나가면 논개가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뛰어든 의암(義巖ㆍ경남 기념물 제235호)이라는 바위가 반긴다.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남강 수면 위에 솟아있는 바위 서쪽 면에는 인조 7년(1629) 정대륭이 쓴 ‘義巖’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논개가 낙화(落花)한 곳이라서 그런지 촉석루를 떠받치는 벼랑 만큼이나 크고 당당하게 느껴진다. 의암 바로 위에 세워져 있는 의암사적비에는 ‘그 바위 홀로 서 있고 그 여인 우뚝 서 있네/ 이 바위 아닌들 그 여인 어찌 죽을 곳을 찾았겠으며/ 이 여인 아닌들 그 바위 어찌 의롭다는 소리 들었으리요/ 남강의 높은 바위 꽃다운 그 이름 만고에 전하리’라는 한시가 새겨져 있다.촉석루 옆에는 의기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 의기사(義妓祠ㆍ경남 문화재자료 제7호)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중수기, 매천 황현과 진주기생 산홍의 시판이 걸려 있다. 매천 황현의 ‘매천야록’에 따르면 미모와 기예가 모두 뛰어난 진주기생 산홍은 내부대신이며 친일 앞잡이인 이지용이 첩이 되어 달라고 요청하자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오적의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첩은 비록 천한 기생이라고 하나 스스로 사람 구실을 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오적의 첩이 되겠습니까?”라며 꾸짖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촉석루보다 높은 지역에 있어 서쪽을 감시하고 지휘하기 좋은 서장대◇ 불빛과 물이 어우러진 황홀한 야경 의기사 바로 옆 쌍충사적비(雙忠事蹟碑ㆍ경남 유형문화재 제3호)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아 싸우다 순국한 성주목사 제말장군과 이순신 장군을 도와 큰 공을 세운 제흥록 장군의 충의를 새긴 비석이다. 쌍충사적비를 지나 성곽을 따라가면 진주성에서 가장 높은 망루인 서장대((西將臺ㆍ경남 문화재자료 제6호)가 나온다. 절벽 위에 위치해 서쪽을 감시하고 지휘하기 좋은 지휘소로 남강이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여지도서(輿地圖書)에 회룡루(回龍樓)로 나오는데 규모는 작았으나 촉석루와 같이 다락집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서장대는 1934년 한 독지가에 의해 중건한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목조기와 집이다.서장대 아래 위치한 호국사(護國寺)는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근거지였으며, 창렬사(彰烈祠ㆍ경남 문화재자료 제5호)는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된 충민사에 모셔져 있던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신위와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순절한 38명의 신위를 모신 사액(賜額) 사당이다. 사당 내에는 임금이 지어 내린 제문의 비각이 있다. 선조 40년에 건립된 사액사당인 창령사 창렬사를 나와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천자총통ㆍ지자총통ㆍ현자총통이 설치된 포루를 만난다. 진주성 내성에는 3곳, 외성에는 9곳 등 총 12좌가 있었으나, 상징적으로 한 곳만 복원했다. 팽나무와 느릅나무가 하나로 붙어있는 연리나무를 지나면 북쪽 지휘소인 북장대(北將臺ㆍ경남 문화재자료 제4호)에 닿는다. 진주성 북쪽 끝 제일 높은 곳에 있어 성내는 물론 외성의 군사까지 지휘할 수 있었다. 진남루(鎭南樓)라고도 부르는 북장대에 오르면 진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북장대에서 성벽을 따라가면 공북문이고, 성 중심부로 내려오면 조선 시대 경상우도 병마절도영의 문루인 영남포정사(경남 문화재자료 제3호)가 눈에 띈다. 문루 앞에는 ‘수령 이하의 사람은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오라’는 표석인 하마비가 있다.진주성 내 임진왜란 전문역사박물관인 진주국립박물관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임진왜란실은 전쟁의 발발, 일본군 전략, 조선의 대응(의병과 수군의 활약), 명군의 참전, 정유재란과 종전 등의 주제로 나누어 전쟁의 큰 흐름을 보여준다. 김시민선무공신교서(보물 제1476호), 천자총통(보물 제647호) 등 다양한 유물 관람은 물론 진주성의 역사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진주국립박물관 내 임진왜란실 진주성의 또 다른 매력은 야경이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진주성 건너편 중앙광장에 서면 진주성벽과 촉석루는 화사한 불빛을 받아 황홀한 경치를 보여준다. 바람에 일렁이는 남강 물결 너머 촉석루의 처마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조명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 성안으로 들어가 은은한 불빛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왜적과 맞섰던 치열한 역사의 현장, 천지사방이 적요했고 남강의 물결은 더없이 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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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의 대나무숲'…강석·김혜영 '싱글벙글쇼' 30년史시사콩트 시발점…'소통' 콘셉트 유지하며 트렌드 따라 변신 강석(왼쪽)과 김혜영 (MBC 제공)화물차 운전자나 택시 기사들이 낮 시간대 졸음운전을 쫓는 데 껌보다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으는 MBC표준FM(95.9㎒)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1973년 6월 4일 시작돼 1987년부터 강석과 김혜영이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진행해온 '싱글벙글쇼'가 16일로 30주년을 맞았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다.30년을 개근한 강석과 김혜영은 2005년과 2007년에 각각 MBC 라디오국에서 2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주는 골든마우스상을 받기도 했다.두 DJ는 현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최장수 단일 프로그램 진행자이기도 하다. 종전에 방송(1973∼1995년)했던 '두시의 데이트'의 김기덕보다 오래됐다.강석 (MBC 제공)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연주곡이 시그널로 울려 퍼지며 시작하는 '싱글벙글쇼'는 시사오락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1969년 교양물을 표방한 가요코미디물로 출발한 '유공쇼'가 '코끼리쇼'란 이름을 거쳐 1973년부터 '싱글벙글쇼'가 됐다. 이때부터 비로소 시사콩트의 싹이 텄다고 MBC 사사(社史)는 기록한다. '싱글벙글쇼'는 강석의 유명인 성대모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패러디 시사콩트가 주 내용을 이뤄왔다.그동안 '88돌도사', '21세기와 현자', '대낮토론-전화를 받습니다', '나의 신혼일기', '강동길칼럼', '시사스포츠' 등의 고정 코너들은 힘없는 사람, 소시민이 각자 일상 속의 희로애락을 털어놓는 창구가 됐다.현재는 '청춘신파극 강수일과 김순애'라는 제목의 코너가 사회에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다루며 애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을 패러디, 베테랑 형사반장으로 변신한 강석과 허당 여형사 김혜영이 과거와 현재의 뉴스를 비교하는 '다이얼을 돌려라'도 인기 코너다.주말에 한 주간 소개되지 못한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선물을 수시로 증정한다는 점은 이 프로의 또하나 재미다.김혜영 (MBC 제공)이처럼 '싱글벙글쇼'는 서민들의 대나무숲이라는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트렌드의 변화까지 놓치지 않는 노력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튀면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최순실 언니인 최순득씨가 강석과의 친분으로 선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에 강석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씨와 아는 사이였던 건 맞지만 10여 년 전 일"이라며 "외부 전화를 받고 생방송 중에 노래를 튼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번에 일축했다.또 앞서 2007년에는 강석의 학력위조 논란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해 결국 강석이 공개적으로 사과한 일이 있었다. 당시 강석의 프로필에는 학력이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으로 기재돼 있었지만 KBS 9시 뉴스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이렇듯 몇 번의 위기를 딛고 순항 중인 '싱글벙글쇼'는 16일 오후 12시 20분부터 상암 MBC에서 특집 공개 생방송 '매일매일 싱글벙글'을 열고 200명의 애청자를 초대해 30주년을 자축한다.강석(오른쪽)과 김혜영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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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이 미국땅 밟은지 114년…美 곳곳서 기념행사 잇따라'한국 사위'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12일 첫 테이프 1903년 1월 13일 한인이 미국 땅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처음 도착한 지 114년을 맞는 올해에도 미국 메릴랜드주, 워싱턴D.C, 뉴욕 등지에서 기념식과 함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미국 연방 상·하원은 지난 2005년 12월 만장일치로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The Korean American Day)로 공식 지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올해 기념행사는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를 부인으로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메릴랜드 주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일 오후 아나폴리스에 있는 청사에서 한인들의 미국 사회 기여를 치하하는 행사를 연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미주 한인의 날' 선포식과 함께 한인 단체장들에게 선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메릴랜드주 하워드 카운티 정부도 처음으로 '미주 한인의 날' 선포에 동참한다. 이 카운티는 메릴랜드 시민협회(회장 한창욱)와 하워드 시민협회(회장 장영란) 등 한인 단체와 함께 13일 오전 카운티 청사에서 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미주한인재단 워싱턴지회(회장 미셸 김)는 12일 오후 워싱턴D.C 연방의사당 방문자센터에서 '미주한인의 날' 기념식을 연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행사는 안호영 주미한국 대사, 주철기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축하메시지 낭독,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한 기록영화 상영, 전통문화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경북 고령군 국제교류 학생단 단원, 경기도 시흥 향토민속보존회 회원, 경기 국제민화한류회 회원 소속 작가 등이 특별 방문해 행사를 빛낼 예정이다. 뉴욕한인회도 같은 날 맨해튼 플라자 호텔에서 '제57회 뉴욕한인의 밤 및 미주한인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뉴욕 한인 이민사 박물관 건립 기금모금' 특별 이벤트로 마련하는 올해 행사는 한인상 시상식, 한인 이민역사 소개 영상 상영, 한국전통 예술과 K-팝 댄스 등의 공연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민 종가' 격인 하와이에서도 기념식과 만찬을 진행한다. 한인단체들은 기념일 당일 오전 호놀룰루시 인천-하와이공원(인하공원)에서 기념식, 오후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서 기념만찬을 열 계획이다. 특히 만찬에서는 10여 년간 '코리안 페스티벌 한국관'을 운영하며 세계인에게 한국문화를 알린 고가현자 부부에게 '동방의 빛' 상을 줄 예정이다. 특별전시회도 선보인다. 워싱턴 한국문화원(원장 박명순)은 11∼26일 'Life Infinite'(영원한 삶)'이란 주제로, 재미동포 예술가 30명의 한국화·서양화·서예·조각 등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최석호(공화) 캘리포니아 68지구 하원의원은 '미주 한인의 날' 선포를 위한 기념 결의안(ACR-3)을 최근 발의했다. 결의안은 한인사회가 미국에서 이룬 성과를 기념하기 위해 2017년과 2018년 1월 13일을 기념일로 선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워싱턴D.C서 열린 미주한인 이민 113주년 기념 행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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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83세지만 노후준비 부족해 행복수명은 75세"생보사회공헌위원회, 행복수명지수 첫 발표…기대수명보다 8년 짧아여성·기혼자·유자녀·고소득, 행복수명 길어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한국인의 종합적인 노후준비수준을 평가하는 지표가 개발됐다.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서울대학교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공동으로 '행복수명지표'를 개발하고 2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 1천5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행복수명지표는 행복한 노후생활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건강, 경제, 대인관계, 사회참여 및 여가활동 등 4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에 대한 객관적 준비 수준, 주관적 만족도, 준비 계획 등을 총 40개 문항으로 측정한다.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행복수명은 74.9세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기대수명인 평균 83.1세보다 약 8.2세 적은 것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는 "전반적인 노후준비 부족으로 생존기간 중 약 8년 이상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사회인구학적 특성별로 살펴보면 여성(76.3세)이 남성(74.0세)보다 행복수명이 길었으며 기혼자(75.9세)가 미혼자(72.7세)보다, 자녀가 있는 경우(76.3세)가 없는 경우(71.9세)보다 길었다.또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행복수명도 길어졌다.각 영역별로 보면 건강수명은 76.4세, 경제수명은 74.8세, 활동수명은 73.2세, 관계수명은 75.7세로 조사됐다.행복수명지표 연구를 맡은 서울대 소비자학과 최현자 교수는 "단순히 점수의 높고 낮음을 통해 노후준비 수준을 알려주던 기존의 지표와 달리 '수명'의 개념을 적용, 자신의 노후준비 수준을 기대수명과의 격차를 통해 제시함으로써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면 행복수명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생명보험사회공헌위는 '백세시대(10×10)'를 의미하는 10월 10일을 '행복수명데이'로 지정하고 노후준비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 지표를 개발했다.위원회는 누구나 행복수명을 간편히 측정하고 노후준비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행복수명 자가진단 서비스(www.100happylife.or.kr)를 이달 중에 개시할 예정이다.아울러 노후준비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해 청계천 광교 갤러리에서 수상작을 전시하고, 라디오 공개방송도 이날 진행했다.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인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많은 국민이 행복수명 캠페인에 동참하고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노후준비 실천을 다짐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복수명·개별수명 산출 결과※ 자료: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사회인구학적 특성명 행복수명 산출 결과※ 자료: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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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에도 끄떡없는 '슈퍼 어린이' 에이즈 치료 비밀 여나성인과 다른 면역반응으로 증상 없어…10~20명중 1명꼴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돼도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상적으로 사는 어린이들이 에이즈 치료에 신기원을 열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HIV에 걸린 어린이 60% 이상은 2세 이전에 사망하고 나머지도 대체로 장기 생존율이 떨어진다.그러나 HIV에 걸렸고, 치료를 받지 않아도 에이즈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정상 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이 5~10%에 달한다. 감염돼도 에이즈가 진행되지 않는 증상 미발현자다. 어린이 미발현자는 성인 감염자 중 미발현자 비율(0.3%)과 비교하면 수십 배 이상 높은 것이다. 1일 의학잡지 메드페이지투데이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 필립 굴더 교수팀은 그 비결의 규명에 나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같은 미발현자라도 어린이는 성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HIV에 저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에이즈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다. HIV에 걸리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백혈구 등을 동원해 이 '적군'과 싸우게 된다.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HIV는 전투에 나선 백혈구를 다 죽이고 승리한다. 면역체계가 더 격렬하게 적군과의 싸움에 나서도록 과잉 작동할수록 면역력이 더 빨리 떨어지고 결국엔 소진된다.그러면서 환자는 다른 여러 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돼 질병에 걸리고 사망하게 된다. HIV 자체가 질병을 일으킨다기보다 그로 인한 면역력 결핍이 에이즈의 요체다.그러나 굴더 교수팀 연구결과 어린이 미발현자의 경우엔 몸의 면역체계가 HIV와 아예 싸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 예방을 위한 지혜'2015년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서울 용산역에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지혜’를 주제로 내건 한 캠페인. [연합뉴스=자료 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170명 어린이 미발현자를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강력한 면역반응을 만드는 것을 피함으로써 오히려 HIV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는 시스템이 작동됐다.이들의 혈액 속 바이러스는 상당히 많았다. 이 정도면 통상적으로는 면역체계가 과잉작동 신호를 보내어 감염원과 싸우면서 심하게 병을 앓게 된다.굴더 교수는 이들 어린이 미발현자의 경우 "면역시스템이 적군을 무시하고 평온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사태가 진전되지 않도록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조사 대상자들은 모태로부터 수직 감염됐으나 모두 5세 이상이고 평균연령이 약 9세로 건강했다.연구팀은 이번 조사결과는 새로운 각도에서 에이즈의 발현과 치료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어린이의 경우 면역반응이 순한 방식으로 일어나지만, 어른이 되면서 격렬한 쪽으로 바뀐다. 예컨대 수두 바이러스도 첫 감염일 경우 어른에게서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난다.또 수티망가베이 원숭이와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 등은 '원숭이 면역결핍 바이러스'(SIV)에 감염돼도 에이즈를 앓지 않는 미발현율이 40%가 넘는다.연구팀은 인간 에이즈 미발현 어린이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이 이들 영장류와 유사한 점이 있다면서 진화의 과정에 비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잡지 사이언스의 자매 학술지 '과학 중개 의학'(STM)에 실렸다. 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HIV-1 바이러스[미국질병통제센터 제공.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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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산의 변신> 포천 아트밸리, 문화ㆍ관광 명소로 부활(포천=연합뉴스) 포천 아트밸리가 위치한 해발 424m의 천주산 채석장에서 생산된 화강암은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대법원, 인천국제공항, 세종문화회관 등 우리나라 주요 건축물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포천석’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포천시는 1971년부터 2002년까지 채석이 끝난 뒤 흉물로 방치돼 있던 폐석장을 2005년부터 아트밸리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폐채석장의 독특한 경관을 활용한 포천 아트밸리는 2008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까지 지원받았다. 지난 2009년 10월 개장한 포천 아트밸리는 연간 35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사진/전수영 기자◇ 천주호가 연출하는 이국적인 풍광 포천 아트밸리 매표소 입구 바로 앞에 있는‘돌문화 홍보전시관’에서 아트밸리 조성 과정과 포천 화강암의 특성 등에 대해 알아본 후 아트밸리의 백미인 천주호로 향했다. 입구에서 전체 길이 420m의 모노레일을 타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다리품을 팔아도 15여 분이면 모노레일 하차장에 도착한다. 직진하면 4∼10월 주말마다 다양한 음악회와 공연이 열리는 야외 대공연장과 우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천문과학관이다.1층 전시실은 지구의 탄생과 구조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꾸며졌고, 2층 전시실에서는 동작인식시스템을 통해 계절별 별자리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우주에서 날아온 철질운석(23×23×18㎝, 26㎏)을 만져볼 수 있다. 천체투영실에서는 4D 입체 영상과 별자리를 볼 수 있고, 천체관측실에서는 최첨단 천체망원경으로 태양의 홍염과 밤하늘을 수놓는 별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천문과학관을 둘러본 후 왼쪽 천주호 이정표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아트밸리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천주호 전망대다. 아트밸리를 있게 한 핵심 공간인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며 파고들어 갔던 웅덩이에 지하수와 빗물이 고여 만들어졌다. 높이 50∼80m의 거대한 석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과 짙푸른 물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광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여기에 인공으로 퍼 올린 계곡물이 수직 절벽을 타고 호수로 떨어지면서 절경을 이룬다. 1억8천만∼3천만 년 전 공룡들이 살았던 쥐라기 시대에 기원한 화강암 단층 곳곳에는 철분이 풍화작용으로 까맣게 흘러내린 자국이 있고, 과거 돌을 캤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풍광이다. 호수의 최대 수심은 25m, 수질은 1급수로 가재, 도롱뇽, 버들치 등이 산다. 서울에서 온 추현자(48)씨는 “깎아지른 절벽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너무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사진/전수영 기자 천주호 전망대에서 산책로를 따라 아트밸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소원의 하늘정원’에 오르면 호수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정원에는 방문객들이 자신의 소원을 적어 걸어놓은 소원지가 바람에 나부끼는데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늘정원에서 내려갈 때는 철재로 만든 달팽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돌아서 내려가는 계단’이라는 의미의 돌음계단은 수직 8m 아래로 연결된 중앙 기둥을 끼고 빙빙 돌면서 내려가는 수직 동선이다. 아찔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계단을 내려와 왼쪽 호수 쪽으로 가면 천주호 끝자락에는 수변 공연장이 있다.김병섭 포천 아트밸리 팀장은 “수직으로 깎인 절벽 아래 조성된 수변 공연장은 주변이 바위산으로 가려져 있어서 연주시 공명이 황홀하다”고 말한다. 사진/전수영 기자 수변 공연장에서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나오면 전망카페와 조각공원으로 이어진다. 조각공원은 채석장을 재활용한 공간답게 채석장 곳곳에 뒹구는 폐석으로 마당을 조성한 뒤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 작품과 일반 조각품을 설치했다. 옛 채석장 풍경을 예술적으로 재현해놓은 설치 미술과 상반신은 절벽 동굴 속에 꼭 끼어 있고 하반신만 밖으로 나온 것처럼 보이는 특이한 석상이 눈에 띈다.포천 아트밸리는 화강암 체험학습, 칠보공예, 자개공예, 리사이클링 & 토탈공예, 천연화장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