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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좋구나, 좋아! 다 같이 한가위...꺼먹지볶음·민물매운탕·홍어채나눌 것이 있고 나눌 이가 있음에 감사한 날! 더불어 하나 되는 한가위의 정이 흘러넘치는 밥상. 사진 : KBS1 (국민문화신문) 최정수 기자 = 휘영청 뜬 보름달 아래 둘러앉아 조물조물 빚는 송편엔 풋콩과 막 말린 깨가 들어가고, 차례상에는 햅쌀과 햇과일이 올라갔다. 예로부터 한가위의 풍경은 가을의 특권인 풍성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해를 시작하는 명절인 설이 복을 기원하는 날이라면 추석은 한해의 결실을 거두며 감사하는 날이다. 수해로 농가들이 큰 피해를 본 올해, 다가오는 추석이 이전만큼 풍요롭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시련 속에서 하나 됨을 얻었으니, 이들을 통해 한가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며 “좋구나, 좋아!”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 속으로 떠나본다. 이름 없는 이웃과 함께하는 한가위– 충청남도 예산군 아무리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도 추석이 다가오면 절로 흥성흥성해지는 법. 그런데 역리 마을 사람들이 명절을 맞이하는 모습은 더 특별하다는데. 저마다 예초기며 갈퀴를 등에 지고 나타나더니 풀이 무성한 언덕에 오르는 마을 사람들. 이들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공동묘지다. 마을 근처에 자리한 공동묘지에 점차 무연묘가 늘어나자, 마을 차원에서 벌초에 나섰다는데. 2005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연묘 벌초 작업을 해오고 있다는 역리마을! 누구 하나 마다하는 이 없이 자기 일처럼 나서니, 축구장 7개 넓이의 공동묘지가 금세 깨끗한 모습을 되찾는다. 모처럼 온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날! 어느새 벌초 작업은 역리 마을의 가장 큰 행사가 되었다는데. 한바탕 잔치라도 벌일 모양인지 천막을 펼치고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잔치 음식을 도맡은 건 마을 부녀회. 부녀회 역시 20년 가까운 세월 잔치 음식을 도맡아 장만하고 있다. 묵은지 썰어 넣고 푹푹 끓인 돼지 뼈다귀탕은 땀 흘린 마을 일꾼들을 위한 보양식! 솜씨 좋은 마을 어르신 역시 곳간에서 비장의 무기를 꺼내는데. 일 년 내 잘 묵힌 ‘꺼먹지’가 그 주인공이다. 소금에 절인 무청을 한소끔 삶아낸 뒤, 들기름에 달달 볶으면 쿰쿰한 냄새마저 중독적인 꺼먹지볶음 완성! 잊혀 가던 존재들을 이웃으로 다시 모시는 따뜻한 마음이 밥상에 함께 차려진다. 비 온 뒤 굳어진 끈끈한 마음! – 충청북도 괴산군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장마철 전국 강수량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린 지난여름. 수해로 인한 피해에 전국이 몸살을 앓았는데. 괴산군 이탄마을 역시 물난리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 7월 15일 괴산댐이 넘치며 인근 지역까지 침수 피해를 본 것이다.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수마의 흔적이 남아 무서웠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탄 마을 주민들이 즐거운 한가위를 맞이하기 위해 묵혀뒀던 복구 작업에 나섰다. 파손된 도로에 새 흙을 붓고 단단히 다지며 더욱 끈끈해진 마을 사람들. 비에 쫓겨 마음고생, 몸 고생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서로를 위해 감사와 격려의 한 상을 차린다. 제일 먼저 마을 어부들이 나섰다. 마을 앞에 흐르는 달천은 예로부터 소금 배가 오가던 귀한 물길이자 넉넉한 먹거리를 내어주는 고마운 강이었다는데. 마을 사람들을 위해 던진 그물에도 메기, 쏘가리, 장어까지 잔뜩 걸렸다. 그 덕에 이탄 마을 잔칫상에는 빠지지 않는 민물매운탕이 한솥 가득 끓여졌다. 수해로 인해 채소가 더 귀해진 상황이지만 고맙게도 결실을 거둔 녀석들이 있다는데. 특히 물에 잠겼다가 꿋꿋이 살아나 다시 한번 열매를 맺은 고추를 보면 강한 생명력을 배우게 된단다. 그 기특한 고추로 만든 고추찜은 소박해도 감사한 음식! 무엇보다 건강히 나눠 먹을 수 있어 더 소중한 음식들이라는데. 수해를 넘어 하나가 된 마을 사람들을 만나본다! 반세기를 이어온 효도! – 전라북도 장수군 무주, 진안과 더불어 대표적인 산골 오지로 꼽히는 장수. 높은 산 사이로 드물게도 넓은 평야가 있는 이룡마을은 예로부터 장수의 곡창지대로 꼽히는 명당이었다는데. 그래서일까 이 마을에는 유독 장수한 어르신들이 많다. 여든 이상의 할머니가 무려 서른 명!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들을 다정하게 ‘큰언니’라고 부르며 모신다. 그것 말고도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한 특별한 효도의 전통이 있다는데. 바로 1971년부터 50년 넘게 이어져 온 효도 잔치다! 마을 청년들이 노동으로 기금을 모아 시작한 잔치가 한해도 빠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데. 어르신들 공양에 가장 힘쓰는 이들은 다름 아닌 ‘작은언니’들! 80세 아래의 부녀회원들이다. 다른 마을에 가면 노인 대접을 받을 나이라도 오늘은 효 잔치를 위해 두 손 걷어붙이고 나섰다는데. 마을 사람들 남녀노소가 다 좋아하는 홍어채가 잔치 준비의 기본이란다. 삭힌 홍어를 막걸리와 설탕에 재워뒀다가 꼭 짜서 절인 채소와 무쳐내는 홍어채는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 큰언니들 역시 일손을 보태려 오래된 절구통을 꺼낸다. 잘 띄운 콩을 실이 나도록 찧으면 작은언니들은 못 따라오는 깊은 맛의 청국장이 만들어진다. 큰언니, 작은언니가 마주 앉아 나누는 한 끼는 어머니와 딸이 나누는 한 끼나 마찬가지. 마음으로 한 가족이 된 이룡마을 사람들을 만나본다. 방송 : 2023년 9월 28일 (목) 오후 7시 40분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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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열린다섬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열린다 (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섬에서 열리는 ‘2023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신안군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 문화의 달 행사는 ‘섬, 대한민국 문화다양성의 보고 - 1004섬 예술로 날다’를 주제로 10월 20일부터 사흘간 자은도 뮤지엄파크 일원에서 펼쳐진다.신안군은 ‘예술로, 미래로, 바다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섬마을의 생태와 다양성, 문화를 녹여낸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먼저 전야제와 개막식이 열리는 뮤지엄파크 특설 무대 일원은 행사 기간 내내 ‘예술’의 향연으로 채워진다.‘피아노의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임동창 총감독은 행사 첫째 날 전야제에서 100+4(104대) 피아노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선보인다.서남해안 도서 지역 축제 문화인 ‘산다이’에서 영감을 얻은 자작곡 ‘아름다운 피아노 섬, 자은도’를 시작으로 바이엘, 찬송가, 클래식, 영화 OST, 대중가요를 재해석한 연주곡을 104명의 수준급 피아니스트와 협연한다.뮤지엄파크 이벤트광장에서는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과 먼 거리를 표류했던 신안 우이도 출신 홍어장수 문순득의 경험담을 엮은 ‘표해시말’(漂海始末·정약전)을 극화한 공연도 펼쳐진다.둘째 날에는 박우량 군수와 100+4 피아노의 신안아리랑 공연과 압해동초등학교 어린이 합창단과 비금중학교 뜀뛰기 강강술래, 무형문화재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과 제자들의 줄타기, 살풀이와 법고앙상블, 무형문화제 심청가 보유자 신영희, 수궁가 보유자 김수연을 비롯한 8인의 명창 판소리 등이 피아노와 어우러진다.판소리 무대 이후에는 역동적인 흥이 휘몰아치는 연주곡 ‘칠채휘모리’를 임동창 피앗고와 김영길 아쟁, 류경화 철현금, 최진 가야금, 이용구 대금, 김동원·김주홍 타악, 더블베이스, 기타 협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마지막 날에는 예선을 거쳐 선발된 20여개 댄스팀의 ‘보라해 댄스 페스티벌’ 경연대회와 100+4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나도 피아니스트’ 무대가 마련된다.예술섬의 ‘미래’ 비전을 담은 학술 행사와 함께 신안의 ‘바다’를 느낄 수 있는 푸드트럭, 1004 로컬푸드 요리도 맛볼 수 있다.첫째 날부터 뮤지엄파크 일원에서 이어지는 ‘신안의 미식’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조리 시설을 갖춘 특급 푸드트럭과 오너 세프들이 제철 로컬푸드를 선보인다.특히 참가 세프당 신안의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1가지 이상 준비, 음식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사전 고지함으로써 다회용기 사용 등 지역과 관람객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행사로 꾸며진다.둘째 날 자은도 라마다호텔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섬 문화 다양성을 소개하는 포럼이 열린다. 아시아 태평양 도서 국가들의 독특하고 진귀한 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다.이 밖에도 행사 기간 내내 다양한 부대 행사가 진행된다. 둔장마을미술관에서는 ‘신안, 섬의 삶, 삶의 섬’ 사진전이 10월 한 달 동안 열린다. 오랜 기간 섬사람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온 노순택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메인 무대 일원에서는 줄어드는 쌀 소비 촉진과 신안 청정 농수특산물 홍보를 위한 ‘제1회 신안 김밥 페스타’도 사흘간 열린다. 김밥 쿠킹쇼와 판매, 피크닉존 운영, 농수특산물 전시 판매, 어린이 놀이터 운영 등으로 맛과 흥을 함께 느낄 수 있다.임동창 문화의 달 행사 총감독은 “가을날 신안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축제를 마음껏 느껴보시길 바란다”며 “피아노와 섬, 그리고 섬 문화를 통해 신안의 잠재력을 대한민국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1972년부터 매년 10월을 문화의 달로 지정해 개최지 공모를 거쳐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최우수 관광마을로 유명한 신안군은 2022년 9월 유치전에 뛰어든 13개 지방자치단체와 경쟁 끝에 ‘2023 대한민국 문화의 달’ 개최지로 선정됐다. 자세한 행사 일정은 신안군 문화의 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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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제철에 만났습니다’ 주산지 밥상‘한국인의 밥상’ 사진 : KBS 1TV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숨겨진 홍어의 본고장 바로 전국 홍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대청도이다. ‘국내산’이라고 표기된 홍어는 모두 대청도에서 잡힌 홍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청도 주민의 70%가 홍어잡이를 하고 있으니 홍어의 본고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그들에게 홍어는 웃게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물이다. 홍어의 본고장답게 홍어를 먹는 방법도 특이하다. 이곳 대청도 주민들은 홍어를 삭혀 먹지 않는다. 갓 잡은 홍어를 회로 쳐서 먹는 싱싱한 생홍어회는 대청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그 외에도 해풍에 말려 쫄깃쫄깃한 말린홍어찜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홍어애탕까지 홍어의 본고장답게 다양한 홍어 요리가 가득한 한 상을 만나본다. 신발에 승족기를 단단히 채운 채 목숨 걸고 잣나무를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10m의 나무 꼭대기에서만 자란다는 가평 잣.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확하는 방법은 전혀 변함이 없다. 가평 잣의 전국 생산량은 40%를 차지한다. 가평 행현리 마을 사람들은 15살만 되면 잣나무를 올랐다. 표면이 매끄러운 잣나무를 오르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고된 일이다. 5대째 잣 수확을 하고 있다는 이수근 씨. 40년 넘게 잣나무를 오른 그에게도 잣 수확은 매번 고되고 두려운 일이다. 마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잣이었지만 워낙 고가인 탓에 마음 놓고 먹기도 어려웠던 이들을 다독여줄 잣 한 상을 선물한다. 아플 때마다 기운 차리게 끓여주었던 귀한 잣죽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잣두부, 잣 수확하다 허기진 배를 채워줬던 잣주먹밥까지 목숨 걸고 얻어낸 귀한 잣 밥상을 만나본다. 우리네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매운맛 고추! 고추 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영양군 수비면. 수비면 고추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고추이다. 배고팠던 시절, 수비면 마을 사람들에게 고추는 화폐와 마찬가지였다. 고추로 고기를 살 수 있었기에 수비면 사람들에게 고추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고 한다. 13년째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장응수 씨. 어렸을 땐 디딜방아로 고춧가루를 빻았고 지금은 직접 고추 농사를 짓는다. 영양군에서만 즐겨 먹는다는 금죽과 고추장을 넣고 끓인 금죽닭개장과 고추 새순으로 만든 고춧잎김치, 1급수에서만 잡힌다는 다슬기를 잡아 만든 다슬기고추장무침까지 매우면서도 달달한 우리네 인생을 닮은 고추 한 상을 만나본다. ‘알토란같다’라는 말의 주인공인 토란! 토란의 전국 생산량 70%는 곡성 죽곡면에서 생산된다. 땅속 깊은 곳에서 토란을 캐 흙을 털어내는 작업까지 토란 수확도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고향인 곡성으로 돌아와 토란 농사를 짓고 있는 김미자 씨. 여러 번의 좌절을 겪었으나 미자 씨는 토란 덕분에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인생의 동반자가 된 토란과 평생을 흙 속에서 살아갈 생각이라는 미자 씨. 곁에서 응원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인 언니, 형부와 함께 알토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포근포근하게 맛있는 토란 구이와 어머니가 끓여줬던 그리운 맛의 토란대오리탕, 토란의 원뿌리인 무광에 꿀을 넣어 재운 토란무광꿀절임까지 옹골차고 알찬 토란 한 상을 만나본다. KBS 1TV ‘한국인의 밥상’ 29일 방송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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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과 자산어보, 그리고 흑산도’ 온라인 전시 개막신안군 흑산도 사리마을의 유배문화공원(복원). 사진제공: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는 다음(Daum) 포털에서 제공하는 다음 갤러리(카카오갤러리)에서 「정약전과 자산어보, 그리고 흑산도」 온라인 전시를 27일부터 공개한다. 이번 온라인 전시는 최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조선 시대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재조명하는 전시회로 ‘손암 정약전의 유배 생활과 섬 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심 주제로 소개한다. 『자산어보』 1814년, 정약전(丁若銓, 1758~1816). 사진제공: 문화재청 「자산어보」는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형인 ‘손암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흑산도 청년 어부 장창대(張昌大, 1792~?)의 도움을 받아 1814년 완성한 어류학서이자 해양생물백과사전이다. 흑산도 주변의 물고기와 해양생물을 종류별로 분류하여 이름, 모양, 습성, 맛, 건강 효능, 민속, 고기잡이 도구까지 정리했다. 정약전은 섬사람들에게 덕망 높은 선비였으며, 흑산도와 우이도에서 서당을 열고 섬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번 온라인 전시는 5부의 주제로 구성됐다. 제1부 <조선 시대 어류학서(사전), 『자산어보』>에서는 자산어보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소개하였으며, 제2부 <1801년, 신유박해와 정약전 형제의 유배>에서는 이들의 애틋했던 형제애와 유배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제3부 <유배인을 품은 풍요로운 섬, 흑산도>에서는 조선 시대 고지도와 흑산도·우이도 사진을 통해 정약전의 적거지(謫居址)를 만날 수 있다. 제4부 <바닷가 청년 어부, 장창대와의 만남>과 ▲ 제5부 <아시아를 표류한 우이도 청년 홍어장수, 문순득과의 만남>에서는 정약전의『자산어보』와 『표해시말』에 담긴 특별한 인연들을 재조명했다. 이번 온라인 전시는 조선 후기의 섬이라는 시공간 속에서 섬과 유배문화를 새롭게 이해하는 한편,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해당 자료를 한데 모아 선보인다. 조선 시대에는 국가의 공도(空島)ㆍ해금(海禁) 정책으로 해양활동은 위축되었으며, 섬은 바다를 사이로 육지와 격리된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 유배의 땅으로 활용됐다. 특히, 16~17세기 섬에 수군진(水軍鎭)이 집중적으로 설치되면서 섬 유배인은 더 증가했다.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유배 온 낮선 이방인과 섬사람들의 만남, 갈등, 교류 속에서 피어난 옛 선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국민이 해양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전시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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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사람들, 이 겨울 흑산도, 홍어가 몰려온다EBS ‘바닷가 사람들’에서는 흑산도 홍어잡이 사진출처 : EBS (국민문화신문)유석윤 기자=오는 11일(월) 방송되는 EBS ‘바닷가 사람들’에서는 흑산도 홍어잡이 배들이 검푸른 바다에서 사투를 벌인다. 홍어는 몸은 마름모꼴이고 너비가 매우 넓다. 머리는 작고 주둥이는 돌출하였으며, 눈은 작고 분수공은 크다. 등의 중앙선에는 작은 가시가 있다. 몸빛은 등쪽은 갈색이고 배쪽은 백색이거나 회색이다. 가슴지느러미의 기저(基底)에는 검은 테를 두른 큰 반문(斑文: 얼룩얼룩한 무늬)이 있다. 귀한 몸값 자랑하는 흑산도 홍어! 산란기를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홍어들이 잔뜩 몰려든다. 흑산도에서 배로 5시간 거리, 오직 노련한 어부들만이 홍어가 몰려다니는 길을 찾아낸다. 잠시도 한눈팔 수 없는 위험천만 서해 바다! 홍어가 줄줄이 걸려 올라오는 순간, 두려움은 사라지고 탄성이 쏟아진다. 톡 쏘는 맛, 강렬한 냄새를 따라 거친 바다를 항해해 보자. 흑산도 예리항을 박차고 나가는 배 한 척. 쉼 없이 요동치는 바다를 견디며 나아가는 이유는 홍어를 잡기 위함이다. 이맘쯤의 홍어는 산란기를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육질이 좋아 인기가 많다. 그중에서도 흑산도 홍어는 자타공인 최고! 귀한 몸값 자랑하는 홍어를 찾아 떠나는 그 거친 여정을 함께해 본다. EBS ‘바닷가 사람들’에서는 흑산도 홍어잡이 사진출처 : EBS 홍어를 잡을 때는 미끼를 쓰지 않는다. 1,000m가 넘는 낚싯줄에 ‘7’ 자 모양의 낚싯바늘과 추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있는 주낙을 이용한다. 홍어가 다니는 길에 주낙을 놓고 며칠을 기다린다. 그러면 제 갈 길 가던 홍어가 바늘에 걸려들고 만다. 바닥으로 다니는 홍어의 습성을 간파한 흑산도의 전통 홍어 낚시법이다. 귀한 몸 영접하기가 쉬울 리 있나. 며칠 전 놓아두었던 주낙을 올려보지만, 빈 바늘뿐이다. 어쩌다 올라오는 것은 온통 아귀들. 기다림 끝에 겨우 건져 올린 홍어들도 옆새우들의 공격에 몸을 상하기 일쑤다. 겨울이 왔음에도 해수의 온도가 높은 탓이다. 순탄치 않은 조업, 그래도 어부들은 흔들리는 배 위에서 달게 밥을 먹고 퉁퉁 부은 몸을 눕힌다.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던 날, 느낌이 좋다. 홍어잡이 성패의 8할은 선장에게 달려있다. 34년간 흑산도에서 홍어를 잡아 온 베테랑 심동열 선장이 성실하게 일지를 적는 이유다. 어부의 감은 틀리지 않았다. 건져 올린 주낙에서 홍어가 줄줄이 올라온다. 모든 뱃사람의 꿈, 만선이다! 아직 깜깜한 새벽, 위판장이 들썩인다. 배에서 옮겨진 홍어들은 성별과 품질, 무게에 따라 까다로운 선별 작업을 거친다. 일일이 QR 코드를 부착해 명품 흑산도 홍어임을 인증한다. 숨 막히는 경매 현장, 선장들에게는 성적표를 받는 시간이나 다름없다. 코로나19로 모임을 잃어버린 요즘, 홍어 가격이 반 토막이다. 그 아픔 누가 알아줄까. 오래도록 흑산도에서 함께 홍어를 잡아 온 선장들이 모여 회포를 푼다. 육지에서는 삭힌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즐기지만, 흑산도에서는 싱싱한 홍어를 먹는다. 산지의 특권이랄까. 홍어를 먹기 좋게 저미는 김정진 할머니의 칼질엔 정성이 가득하다. 오직 남자들만 위판장에 드나들던 시기, 최초의 여성 중매인이 되었단다. 지금은 딸이 그 대를 이어 흑산도 큰손이 되었다. 두 모녀에게서 홍어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듣는다. 홍어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가 제철이며 살을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좋다. 홍어 요리 하면 대부분은 삭힌 홍어와 묵은지, 돼지수육을 곁들인 홍어삼합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외에도 홍어는 홍어회나 찜, 조림, 무침, 홍어탕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EBS ‘바닷가 사람들’에서는 흑산도 홍어잡이 사진출처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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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소식] 김성주 측 "초상권 무단 도용에 강력 대응"배우 한민채, 9살 연하 회사원과 결혼·이동욱, '2020 맨 오브 더 이어' 선정아리랑TV, 지역방송사와 프로그램 교류(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 김성주 측 "초상권 무단 도용에 강력 대응" = 방송인 김성주의 소속사 장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김성주의 사진이 투자업체 광고에 무단 도용된 일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23일 밝혔다. 김성주 측은 관련 자료들을 수집·취합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 조치에 착수할 예정이다.▲ 배우 한민채, 9살 연하 회사원과 결혼 = 배우 한민채가 9살 연하 회사원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오는 28일 결혼식을 올린다. 가족과 친지 100명 이하만 초청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민채는 2008년 KBS 2TV 드라마 '돌아온 뚝배기'로 데뷔했으며 KBS 1TV '사랑은 노래를 타고', SBS TV '떴다! 패밀리' 등에 출연했다.▲ 이동욱, '2020 맨 오브 더 이어' 선정 = 배우 이동욱이 남성 잡지 지큐 코리아(GQ KOREA)가 선정한 '2020 맨 오브 더 이어'에 3년 연속 선정됐다. '맨 오브 더 이어'는 지큐 코리아가 한 해 동안 선명한 존재감과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보여준 인물을 선정하는 이벤트다. 배우 이동욱의 화보와 인터뷰는 지큐 12월 호와 지큐 코리아 디지털 계정을 통해 공개된다.▲ 아리랑TV, 지역방송사와 프로그램 교류 = 국제방송 아리랑TV가 지역방송사와의 상호 프로그램 교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아리랑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이야기' 3부작이 광주MBC, KTV, 국악방송 등을 통해 방송된다. 광주MBC가 교류차원에서 아리랑TV에 제공한 '핑크피쉬(홍어)'는 지난 9월·10월 1개월 간 아리랑TV를 통해 전 세계 103국에 방송됐다.아리랑TV 이승열 사장은 "한국의 지역 특색과 고유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지역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전 세계 시청자들과 공유할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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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의 맛' 나주곰탕맑은 국물·부드러운 고기·깔끔한 맛의 삼박자 예부터 '모양은 전주요, 맛은 나주다'라는 말이 전해온다. 그만큼 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는 맛이 풍부한 고장이다. 나주의 3대 별미라면 곰탕과 홍어, 장어가 꼽힌다. 그중 으뜸은 역시 곰탕. '젊은이 망령은 홍두깨로 고치고, 늙은이 망령은 곰국으로 고친다'고 할 만큼 영양 만점인 곰탕은 기력 증진에 그만이다. 나주와 곰탕의 결합인 나주곰탕은 지역을 넘어 이미 전국의 대표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상차림이 간단한 나주곰탕. 일반적으로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다. [사진/임귀주 기자]먼저 나주가 곰탕의 본고장이 된 내력부터 살펴보자. 나주는 각종 물산이 풍부한 호남 지역의 오랜 중심지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5일장이 선 고장 역시 나주다. 나주읍성에 장이 설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장꾼들은 값싸고 양 많은 곰탕을 즐겨 찾았다. 이 곰탕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나주시 중심가에 있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 금성관 앞에 가면 곰탕 전문식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조선조 때까지만 해도 여유 있는 벼슬아치들이 곰탕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곡창지대인 나주에서는 곰탕 재료인 소가 그만큼 흔했다. 현재 이 일대에는 '나주곰탕 하얀집'을 비롯해 나주곰탕 노안집, 나주곰탕 남평할매집, 나주곰탕 한옥집, 나주곰탕 사매기, 탯자리 나주곰탕, 미향 나주곰탕 등 7개 식당이 반경 100여m 안에 몰려 있다.이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식당은 하얀집. 1910년에 원판례 씨가 문을 열어 2대 임이순, 3대 길한수 씨에 이어 지금은 4대인 길형선 씨가 운영하고 있다. 하얀집은 1904년 문을 열어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의 '이문설농탕'에 이어 국내 식당 중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노안집도 1960년부터 3대째 운영 중이고, 남평할매집은 1975년 문을 열었다. 여기 말고도 나주시내에는 두 곳의 곰탕 전문식당이 더 있다.그렇다면 곰탕은 어떤 음식일까? 나주시의 설명에 따르면 곰탕은 장날에 소의 머리고기, 내장 등을 푹 고아 우려내어 팔던 장국밥에서 유래됐다. 곰탕의 '곰'이란 '고다'의 명사형으로 오랫동안 푹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어나 몽골어에서 고기 삶은 국물을 의미하는 '공탕(空湯)'이 그 어원이라고 보기도 한다.◇ 뼈 없이 고기만으로 고아낸 국물 커다란 솥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고, 노란 국물이 춤추듯 끓어 오른다. 그 사이 쇠고기는 시나브로 부드럽게 부드럽게 삶아져 간다. 곰탕의 육수를 만들고 고기를 삶아내는 무쇠솥의 모습이다. 식당마다 이런 대형 무쇠솥이 2개 이상씩 걸려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곰탕은 소의 뼈를 고아서 육수를 만들기도 하고 뼈 없이 고기만으로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나주곰탕의 가장 큰 특징은 뼈를 쓰지 않고 고기를 오랫동안 고아낸 국물을 바탕으로 요리한다는 점이다. 물론 원재료인 고기를 하루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준다. 그래서 나주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에 비해 국물이 맑고 개운하단다. 양지, 사태, 등심, 갈비살 등을 넣고 적어도 네 시간 이상 푹 고아줘야 한다는 것이다.곰탕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뭘까? 하얀집의 길형선(57) 대표는 단연 '재료'를 꼽는다. 다시 말해 얼마나 신선한 고기 재료를 구해 어떤 비율로 넣어 어떻게 삶아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중 맛있는 부위인 양지를 절반가량 무쇠솥에 넣어 충분히 고와 준단다. 남평할매집의 정다혜(35) 대표는 국산 쇠고기 중 최상급만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밥을 짓는 쌀을 비롯해 무, 배추, 고춧가루 역시 고집스러울 정도로 순수 국내산만을 쓴다.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맑은 육수를 만들려면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해줘야 한다. 원재료에서 지방을 잘라낸 뒤 충분히 삶아주고 이 과정에서 뜨는 기름기도 없애줘야 한다는 것. 삶은 고깃덩어리는 더 잘게 썰어서 다시 삶아준다. 이 과정에서 질긴 부위가 한껏 부드러워져 먹을 때 부담 없이 삼킬 수 있단다. 물론 고기양도 다른 곰탕보다 많다. 노란색, 푸른색, 연갈색, 빨간색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는 나주곰탕◇ 토렴으로 밥알 하나하나에 깊은 맛 나주곰탕의 비결 중 또 하나는 토렴이다. 토렴이란 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뚝배기에 밥과 고기를 담은 뒤 설설 끓는 가마솥 국물을 떠서 서너 차례 토렴을 한 뒤 손님상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깊게 배어들어 영양 증진은 물론 먹는 느낌을 극대화해 준다. 손님이 먹을 때 가장 좋은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밥의 온도는 75℃ 안팎이라고 한다. 나주곰탕의 상차림은 매우 간단하다.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다. 나주곰탕이 연출하는 간명한 맛의 삼박자라고나 할까. 물론 지단, 파, 고춧가루, 참깨가 고명으로 살짝 얹어진다. 뚝배기 안의 곰탕을 찬찬히 바라보노라면 노란색(지단), 푸른색(파), 연갈색(고기), 빨간색(고춧가루)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김치와 깍두기의 속 깊은 맛이 더해지기에 곰탕은 더욱 식객을 매료한다. 이 김치와 깍두기는 입맛에 따라 먹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별도의 맛을 깔끔하게 즐기려면 탕과 반찬을 차례로 먹고, 맛의 어울림을 동시에 향유코자 한다면 김치나 깍두기를 탕에 넣어 먹으면 된다. 김치를 곰탕에 넣으면 얼큰하고 구수한 맛을, 깍두기 국물을 곰탕에 넣어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고춧가루, 후춧가루, 소금 등의 양념도 취향에 따라 자유로이 선택해 넣을 수 있겠다. 보통의 곰탕에 아롱사태 등 고기를 더 넣는 수육 곰탕의 경우 마늘과 고추, 기름장, 초고추장이 추가된다.식당에서 만난 손님들은 나주곰탕의 맛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부산에서 왔다는 안영하(72) 씨는 "국물이 참 맑고 구수하다"면서 "반찬의 깊은 맛도 식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인 김병주(24) 씨는 "잡냄새가 안 나고 개운해 젊은이 입맛에도 잘 맞는다"면서 "외출할 때면 곰탕식당을 즐겨 찾는다"고 웃음 지었다. 서울에서 온 정일윤(54) 씨도 "좋은 고기를 잘 삶아서 그런지 씹는 느낌이 좋다"며 "음식은 역시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맛인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값은 나주곰탕이 한 그릇에 9천원이고 수육곰탕은 1만2천원선이다. 부드럽게 잘 삶아진 쇠고기 수육은 한 접시에 3만5천원으로 넉넉한 식감을 맘껏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나주 시내 식당이 동일하다고. 나주목사 내아(관저)인 금학헌 전경 ◇ 곰탕 먹고 역사 명소도 둘러보자 나주곰탕의 전국적 명성 덕분인지 특히 주말이면 이곳 식당들은 넘쳐나는 손님들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인근 지역에서 축제가 많이 열리는 4월과 5월, 9월과 10월, 그리고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면 이곳에 들러 나주곰탕의 진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식당은 더욱 붐빈다. 하얀집의 길 대표는 "주말에는 하루 2천500여 명, 평일에는 하루 1천500명가량이 우리 식당을 찾아 직원들이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감추지 않았다.한 번 가서 두 개를 얻어 오는 '일거양득(一去兩得)'이랄까? 나주에 가서 곰탕 맛을 즐긴 뒤에는 주변의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음식의 맛도 즐기고 역사의 멋도 즐기는 것이다. 조선조의 지방궁궐인 금성관, 나주목사 내아(관저)인 금학헌, 보물 제394호인 나주향교 대성전 등을 찾으면 역사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서기 903년에 지금의 지명을 얻은 옛 도읍지 나주는 982년 나주목이 됐고 1895년 나주관찰부가 설치됨으로써 약 1천 년 동안 남도의 명실상부한 중심지 구실을 해왔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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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으로 실치회 맛보러 오세요"…장고항 실치축제 29일 개막충남 당진시 장고항 실치축제가 29일 개막한다. 장고항 실치축제지난해 열린 실치축제장 실치회무침 시식회. [당진시 제공=연합뉴스]30일까지 장고항 일대에서 펼쳐지는 실치축제는 한 접시 2만5천원 정도하는 실치회 무침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시식회를 비롯해 맨손 고기잡기 체험과 장고항 특산물 퀴즈, 농·특·수산물 깜짝 경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당진 9미(味)의 하나인 실치는 10여년 전부터 미식가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봄철 미각을 돋아주는 별미로 꼽힌다. 장고항 실치축제실치축제 이벤트로 마련된 맨손고기잡기 체험 [당진시 제공=연합뉴스]3월 하순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실치는 육질이 연해 회로 먹기 어렵고 4월 초순부터 5월 초순까지 회로 먹기에 적당하다.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5월 중순 이후에는 실치의 뼈가 굵어지고 억세져 회로 먹기에 적당하지 않다.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등 야채와 참기름을 넣어 양념을 한 초고추장에 금방 무쳐낸 실치회 무침이 인기가 많다. 실치회 실치는 그물에 걸리면 1시간 안에 죽어버리는 탓에 장고항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어렵다.장고항 인근 왜목마을과 마섬포구에서는 제철을 맞은 간자미 회무침이 미식가들을 유혹한다.당진 9미 중 하나인 간자미는 충청도와 전라도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가오리의 사투리로, '갱개미'로도 불리며 생김새는 홍어와 닮았다.서해안에서 1년 내내 잡혀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어종이지만 산란기인 여름이 되면 뼈가 단단해지고 육질이 질겨져 2월부터 6월까지가 제철로 알려졌다.껍질을 벗겨 미나리와 깻잎, 오이, 배 등을 썰어 고추장에 버무려 회무침으로 즐겨 먹는다.당진시 관계자는 "5월 중순이 되면 실치는 회로 맛볼 수 없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바다가 선물하는 봄의 향기를 맛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 당진의 해안마을에 꼭 들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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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오취리 "한국어로 시쓰기 도전…홍어빼곤 다 먹어요"가나 출신 유학생 방송서 종횡무진…tvN '황금거탑'으로 연기까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1991년생이다. 그런데 이 대목부터 '웃긴다'. "아빠는 제가 1991년생이라고 하고 엄마는 제가 1992년생이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1991년생으로 할래요." 그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이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머리카락을 밀었는데 그 겨울 진짜 얼어 죽을 뻔 했어요." 2009년에 한국에 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본 외국이 한국이다. 하지만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전혀 몰랐다. 그랬던 그가 한국 생활 5년 만에 '한국인'이 다 됐다. "홍어 빼고는 다 잘 먹는다. 아직 홍어는 좀 어렵다"는 스물세살의 가나인 샘 오취리 얘기다.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을 찾았지만 이제는 방송인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그를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처음에 한글을 보고는 만화 캐릭터 같다고 생각했다. 무척 신기한 모양이었고, 만화 캐릭터로 읽고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는 그는 이제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한글로 시 쓰기에 도전할 정도가 됐다. 그는 "안도현 시인의 시를 보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에서 대학 입학과 동시에 한국정부의 국비장학생 모집에 응모한 그는 1년의 기다림 끝에 합격 통지를 받고 한국으로 날아왔다. "한국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죠. 그리고 해외는 여행 아니면 나갈 생각도 없었고요. 그런데 아빠가 외국생활을 할 기회가 있으면 잡아야한다고 하셔서 장학생에 응시하게 됐습니다. 아빠가 무역업을 하는데 한국 자동차를 수입하는 일도 잠깐 해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계셨어요. 하지만 합격 발표까지 한참 걸려서 사실 포기하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는 일주일만에 짐을 싸서 한국으로 바로 왔습니다." 고려대어학당에서 1년을 공부하며 한국어능력시험을 통과한 그는 2010년 서강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고 오는 8월 가을학기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한글도 몰랐던 그가 5년 사이에 한국에서 학사를 딴 것. 그는 서강대에서 경제학도 복수전공했단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 와중에 그는 아르바이트 차원에서 간간이 모델, 방송 활동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KBS 2TV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한국말 잘하는 유쾌한 흑인 청년' 샘 오취리는 이후 '개그콘서트',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라디오스타', '런닝맨'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며 방송가에서 인기를 얻게 됐다. 또 외국인 방송인들이 섬마을 분교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원어민 교사가 되어주는 tvN '섬마을 쌤'에 고정출연했던 그는 현재는 JTBC 외국인 토크쇼 '비정상회담'과 tvN 농촌 코믹 드라마 '황금거탑'에 동시 고정 출연 중이다. 심지어 '황금거탑'에서는 연기를 하고 있다. "꿈만 같죠. 특히 '런닝맨'에 출연하는 게 꿈이었는데 실제로 출연하게 되니까 너무 기뻤어요. 외국인 친구들 중에서 '런닝맨' 안보는 친구가 없어요. 꿈인지 생시인지…. 드디어 기회를 잡았구나 싶었죠.(웃음) 하지만 공부랑 병행하는 건 힘들었어요. 서강대가 서강고등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너무 빡세'서 출석관리도 엄격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거든요." 그는 "사실 가나에서도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많았다. 5년간 스트리트 댄스를 배우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한국에서 방송일을 하게 됐으니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황금거탑'에서 그는 한국의 선진 농업 기술을 배워오라는 아버지의 특명을 받고 한국의 농촌마을을 찾아오는 가나 재무부 장관의 외동아들 역을 맡았다. 개연성이 있으면서도 폭소가 터지는 설정이다. "제가 방송에 나오는 걸 친구들이 무척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해요. 가나에 계시는 부모님도 인터넷으로 제가 나오는 방송을 다 보세요. 가나에서 한류드라마가 많이 방송되고 인기도 높아요. '대장금', '풀하우스', '호텔리어' 등이 다 방송됐고 '꽃보다 남자'는 최고 인기에요. 그래서 이민호 씨도 엄청나게 인기죠. 가나에 있는 제 친구들이 저보고 '이민호랑 친구냐'고 카톡으로 묻기도 해요.(웃음) 친구 중에는 매일 한류드라마를 챙겨보는 애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으니 정말 신기하죠." 샘 오취리는 자신이 이렇게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한국어를 구사하는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한국말을 못했으면 이런 기회가 안 왔죠. 그래서 제가 친구들한테 하는 말이 있는데 'OIL'이에요. '오퍼튜니티 인 랭귀지'(Opportunity In Langauage)인데 언어에 기회가 있다는 거죠. 한류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전 꼭 한국말을 배우라고 합니다. 물론 저도 아직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고 있고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나이를 물어서 좀 기분이 나쁘기도 했는데 지금은 내가 외국인을 만나도 '몇 살이세요?'라고 묻는다"며 웃은 그는 "한국의 형-동생 문화가 좋고 사람들이 정이 많아서 좋다. 한국에 더 오래 있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학원에 진학해 경제학을 더 공부할 계획인 그는 "유명해져서 제일 좋은 것이 한국인들이 날 비슷비슷한 흑인들 중에서 '샘'이라고 딱 구분해주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주는 이때 가나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가나와 한국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나는 가난하고 못살고 차도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죠.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CNN 뉴스에서도 그렇게만 조명해요.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가나는 축구도 잘하고 코코아와 금이 유명하고 경치도 아주 좋아요.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불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죠." "사실 내 꿈이 가나 대통령"이라는 그는 "한국에서 공부한 후 가나로 돌아가면 학교를 많이 짓고 싶다. 밥보다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가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후 30년 뒤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