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수시모집 '대세' 학생부종합전형 미리미리 준비하자눈에 띄는 스펙 없어도 비교과 활동하며 느낀 점 구체적으로 어필하면 '승산'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대입 수시모집에서 비교과 활동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눈에 띄는 '스펙'을 가진 학생만 승산이 있다는 오해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는 수험생들이 많다.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이 전형이 특정 분야에 뛰어난 소질이 있거나 비교과 관리를 꾸준히 잘해온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2017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의 '대세'로 자리 잡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9월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미리 준비해야 할 포인트들을 살펴본다. ◇ "교내외 활동하며 느낀 점 평소 일기처럼 정리하면 큰 도움"과거 입학사정관제로 불리던 학생부종합전형은 서울 시내 대학들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전체 수시모집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수험생들은 특별한 '스펙'이 없더라도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바탕으로 학교 수업에서 한 발표, 토론, 과제물 제출 등을 성실하게 하고, 학교행사와 동아리, 봉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 이를 자신의 언어로 잘 풀어 정리해놓는 것이 필수다.해당 활동에서 자신의 역할과 경험을 명확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지원하려는 대학·학과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보자.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열정적으로 호소할 수 있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학생부종합전형의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서류와 면접이다. 보통 서류평가로 일정배수의 인원을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시행해 최종 선발한다. 전형 방법이 같아도 대학별로 요구하는 평가 기준이 다르므로 지원하려는 대학의 서류 평가요소, 면접방법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경희대 고교대학연계 전형과 학교생활충실자 전형, 국민대 학교생활우수자 전형과 국민지역인재 전형은 서류 반영 비중이 30%에서 40%로 늘어 서류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작년 한 대학의 수시모집 면접고사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서울), 단국대(죽전)처럼 면접하지 않고 서류만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대학에서는 서류에서 자신의 활동과 목표, 학습 계획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건국대(서울) KU 학교추천 전형, 경희대 고교대학연계 전형, 학교생활충실자 전형, 국민대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등과 같이 학생부 교과성적을 서류와는 별도의 평가 요소로 반영하는 경우에는 학생부 교과성적이 합격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런 곳은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일반적으로 서류는 대학에 따라 학생부(교과/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생부 교과 영역에서는 전공적성 및 기초학업능력 등을 평가하고, 비교과 영역에서는 잠재능력 및 발전 가능성, 인성 등을 본다.대학별로 평가요소별 평가항목과 배점이 다르므로 이를 참고해 지원 대학이 중점으로 두는 가치가 잘 드러나도록 준비해야 한다. ◇ "제출한 서류 꼼꼼히 일별하면 면접 예상 질문 보여"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의 핵심은 대학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전공에 대한 소양과 열정이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면접은 대개 2∼3명의 면접위원이 제출 서류의 신뢰도 검증을 원칙으로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인성 등에 대해 평가한다. 전공 적합성은 특히 중요하다. 왜 그 전공을 선택했는지, 대학에서 그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합격한 뒤에는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등에 대해 평소 생각과 계획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해당 학교와 전공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사전에 들어가 둘러보며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기본이다.대학에 따라 발표면접, 심층면접, 인터뷰 및 토론평가 등 다양한 형태의 면접이 실시되므로 미리 정보를 수집해 지원 대학에 맞는 맞춰 준비해야 한다.대학마다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항목이 다르므로 평가항목별 배점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 가령, 올해 동국대(서울)는 면접 평가항목 중 전형취지 적합성 배점은 줄고 인성·사회성 배점 비중이 늘었다. 전형마다 면접 방식도 제각각이다. 제시문을 주고 답변 준비 시간을 주는 대학도 있고 사전 준비 없이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면접 스타일을 미리 점검해보자.제출할 서류를 일별해보면 예상 질문이 보인다. 면접관들은 수험생이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경력의 진위와 학생의 성장 연관성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 따라서 면접 전에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해서 답변을 준비하면 보다 효과적이다. (도움말: 유웨이중앙교육, 진학사) 지난해 10월 건국대학교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면접고사를 준비하는 모습 [건국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북한서 인기 있는 여름 보양식은 '개고기'…요리대회도 열려북한 인기있는 여름철 보양식 '단고기장(보신탕)' (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에게 복날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은 단고기(개고기)다. 북한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말복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총 7건의 단고기를 소개하는 보도를 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소개한 평양 신흥단고기집에서 판매하고 있는 단고기장(보신탕)과 개고기로 만든 수육을 평양주민들이 먹고 있는 모습. 2016.8.15 <<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nkphoto@yna.co.kr북한 방송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 주민들에게 복날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은 뭘까. 다름 아닌 개고기다. 북한은 개고기를 씹으면 단맛이 난다고 해서 '단고기'라고 부른다.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말복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북한은 총 7건의 단고기를 소개하는 보도를 했다. 북한 인기있는 여름철 보양식 '단고기장(보신탕)' (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에게 복날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은 단고기(개고기)다. 북한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말복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총 7건의 단고기를 소개하는 보도를 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소개한 평양 신흥단고기집에서 판매하고 있는 단고기장(보신탕)과 개고기로 만든 수육을 평양주민들이 먹고 있는 모습. 2016.8.15 <<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nkphoto@yna.co.kr북한의 대남 라디오방송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 6일 "단고기장(보신탕)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식"이라며 "단고기장을 만드는데서 기본은 국물을 달게 하는 것으로, 지방의 토배기(토박이) 음식으로서는 함경도의 단고기국이 특색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우리나라 속담에 '오뉴월 단고기 국물은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 인민들이 일찍부터 단고기를 좋아했고, 특히 무더운 삼복철에 단고기장을 보약 중의 보약으로 일러왔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중복이었던 지난달 27일 평양면옥에서 '전국단고기요리경연'을 진행했고, 같은 달 21일에도 평양시에서 단고기 장·등심찜·갈비찜·다리찜을 만들어 전시하는 단고기 요리경연 대회를 열기도 했다. 북한 인기있는 여름철 보양식 '단고기장(보신탕)' (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에게 복날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은 단고기(개고기)다. 북한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말복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총 7건의 단고기를 소개하는 보도를 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소개한 평양 신흥단고기집에서 판매하고 있는 단고기장(보신탕)과 개고기로 만든 수육을 평양주민들이 먹고 있는 모습. 2016.8.15 <<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nkphoto@yna.co.kr조선중앙방송은 "경연은 민족의 우수한 전통과 풍습을 잘 살리고 사회주의 문명 강국을 건설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우리 인민들의 식생활 수준과 요리기술을 높이는 데서 좋은 계기로 됐다"고 평가했다. 또 조선중앙TV는 초복(7월 17일)을 하루 앞두고 평양시 동대원구역 신흥3동에 있는 신흥단고기집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민족음식인 단고기 요리를 특색있게 만들어 봉사하기 위한 사업을 잘해가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는 "북한에서 개고기는 당당한 민족 요리로 대접받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생활이 어려워도 복날에는 꼭 개고기로 몸보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인기있는 여름철 보양식 '단고기장(보신탕)' (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에게 복날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은 단고기(개고기)다. 북한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말복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총 7건의 단고기를 소개하는 보도를 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소개한 평양 신흥단고기집에서 판매하고 있는 단고기장(보신탕)과 개고기로 만든 수육을 평양주민들이 먹고 있는 모습. 2016.8.15 <<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nkphoto@yna.co.kr개 식용과 관련한 문제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국내외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다.특히, 범세계적으로 잔인한 도축 방식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오늘'은 지난 6월 26일 '몸보신에 특효인 단고기국'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개를 잡을 때 될수록 때려잡아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게 하고 죽인 후에도 털을 뽑은 다음 살이 익지 않게 65∼70도 되는 불에 그슬려 불기운이 배야 고기 맛이 더 좋아진다"고 전했다.
-
US여자오픈 출전 이보미 "올림픽? 완전 나가고 싶죠!""지카 바이러스 안 무섭다'…"올해 목표는 5승, 통산 20승 채우고파"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이보미(28) 천하다. 29일 현재 상금랭킹, 올해의 선수 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기록 선두 자리는 모조리 이보미 차지다. 이보미는 작년에 이미 일본여자프로골프 무대를 평정했다.모처럼 경기복 대신 화사한 투피스 차림으로 연합뉴스를 만난 이보미.시즌 7승을 거둬 다승왕에 올랐고 상금 2억3천49만 엔을 벌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일본 프로골프에서 시즌 상금 2억 엔을 넘긴 선수는 남녀 통틀어 이보미가 처음이다. 작년에 이어 상금왕 2연패가 유력하다. 이보미는 특히 일본에서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류 스타 못지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이보미는 지난 26일 JLPGA투어 어스 먼다민컵을 제패했다. 시즌 두번째 우승이다.이보미는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7일에는 재학 중인 건국대 대학원 학과 시험을 치렀다. 28일부터 스승 조범수 코치의 지도 아래 다시 샷 연습에 매달렸다. 다음 달 1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코로 떠날 예정이다. 우승의 기쁨과 상금랭킹 1위를 되찾은 여유조차 누릴 짬이 없다.이보미는 다음 달 7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 출전하느라 이런 숨 가쁜 일정을 감수했다.이보미는 지난 26일 우승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1%라도 있는 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US여자오픈 출전은 1%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의지나 다름없다.바쁜 일정 가운데 짬을 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응한 이보미에게 올림픽 얘기를 꺼내자 "올림픽이요? 완전 나가고 싶죠!" 라는 대답이 쏜살같이 돌아왔다.그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왜 그렇게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 하느냐는 질문에 이보미는 "운동선수라면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건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어릴 때부터 올림피언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올림픽은 어떤 분위기인지 알고 싶다. 태극마크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때 달아보긴 했다.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한다는 게 너무나 설렌다."일본 선수들도 올림픽 출전 경쟁이 치열하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런 분위기에 뛰다 보니 알게 모르게 더 의욕이 생겼다며 깔깔 웃었다.그는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이유를 백 가지도 더 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몇년 전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채택됐다는 뉴스를 나오자 아빠가 삼바 춤을 추시면서 '보미 덕에 리우데자네이루에 가보겠네'라고 말씀하셨다. 그땐 아주 어릴 때라 올림픽 출전을 꿈꿀 처지도 아니라서 농담으로만 여겼다. 아마 큰 꿈을 가지라고 일부러 그러셨던 모양이다. 정말 올림픽에 나가게 되면 아빠가 아주 좋아하실 거다." 이보미의 부친은 2014년 9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보미는 "아빠 얘기 하면 '눈물 팔이'라는 댓글이 달리곤 해서 늘 조심스럽다"면서도 "요즘은 꿈에도 잘 나타나지 않으시고, 왜 그렇게 빨리 가셨나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애틋한 심정을 내비쳤다.이보미는 지카 바이러스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선수들은 다 나름대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니까 이해한다. 그렇지만 나는 기회가 주어지면 지카 바이러스는 개의치 않겠다."그는 또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앞 순위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출전을 포기해 기회가 돌아온다면 반갑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자존심을 내세워 그런 기회를 거절하면 나라를 배신하는 거잖아요."세계랭킹 14위 이보미는 박인비(28·KB금융),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22·하이트진로), 양희영(27·PNS), 장하나(24·비씨카드), 유소연(25·하나금융)에 이어 7번째다. 올림픽에 자력으로 나가려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길밖에 없다.이보미는 그러나 "US여자오픈이 우승하고 싶다고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지 않느냐"며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말 밖엔 못하겠다"고 몸을 낮췄다.US여자오픈은 올림픽 출전 티켓이 아니라도 이보미는 꼭 나가보고 싶은 대회라고 강조했다. "일본에 진출하면서 목표가 일본 상금왕이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해외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작년에 상금왕 목표를 이뤘으니 올해부터는 메이저대회는 가능하면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더 나은 선수가 되려면 이런 수준 높은 대회에서 경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보미의 US여자오픈 출전은 2011년 이후 이번이 5년 만이다. 그는 "US여자오픈에 두번 나왔는데 성적은 별로였다"면서 "올해는 각오가 다르니 성적도 좀 나아져야지 않을까"라고 살짝 기대감을 내비쳤다.일본 투어로 화제를 바꿨다.JLPGA투어에서 올해 이보미의 목표는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2연패다. 특히 상금왕과 별도로 대회마다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매겨 수상자를 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은 꼭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작년에 워낙 성적이 좋아서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에 좀 부담도 됐다. 그래서 3승 정도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2승을 달성하고 나서 5승으로 목표를 올렸다." "선수로서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잘하고 싶다"는 이보미의 또 다른 목표는 JLPGA 투어 20승을 채우는 것이다. 지난 26일 어스 먼다민컵 우승으로 17승을 채워 이제 3차례 우승만 더 보태면 이룰 수 있다.이보미의 목표 달성에 최대 걸림돌은 얄궂게도 동갑 친구들이다. 1988년생 동갑인 신지애(28), 김하늘(28·하이트진로)은 상금왕, 올해의 선수를 놓고 이보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하게 다투는 중이다. 상금, 올해의 선수 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에서 이보미에 이어 신지애, 김하늘이 2, 3위에 포진했다. "사실 이 친구들 덕에 동기부여가 된다. 작년 성과에 취해 자칫 나태해질 뻔했는데 친구들이 워낙 잘하니 나도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자극을 받게 됐다. 경기장 밖에서야 다들 친하게 지낸다."일본에서 이례적인 인기를 끈 비결을 물었다. 이보미 팬들의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하게 웃는 이보미를 '보미짱'이라고 부른다. 국민 여동생으로 여긴다. 이보미는 팬과 눈이 마주치면 늘 미소를 짓는다. 또 인터뷰는 능숙한 일본어로 한다.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성원에 보답하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진정성을 팬들의 알아주는 것 아닐까. 진심이 통한 것 같다." 일본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을 부탁했다. "일본에서 선수로 뛴다면 한국인을 대표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양국 간에 좋지 않은 감정도 있다. 한국인의 이미지가 나 때문에 나빠지면 안 된다는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그리면서 당당하게 행동해야 한다. 골프 실력도 물론 갖춰야 한다."이보미의 성공은 일과 휴식이라는 균형을 잘 맞춘 덕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보미는 "맞다. 경기장에서는 골프 선수 이보미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그냥 인간 이보미로 돌아간다"고 시인했다.그는 휴식을 취할 때는 골프는 다 잊는다. 가족, 친구와 시간을 보낼 때 골프 얘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여가는 친구들과 만나서 맛있는 음식 먹고 수다 떨기다. "카페에서 온종일 앉아서 수다 떨 때도 있다. 하하. 수다 주제는 영화, 드라마, 연예인 등등이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도 다 선수 출신인데 골프 얘긴 않는다."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응한 이보미. 우리나라 나이로는 내년이 서른인 이보미는 "아직은 결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프로골프 선수로서 생활이 너무 바빠서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금이 행복하냐'고 묻자 이보미는 잠시도 주저 없이 대답했다.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다."
-
구의역 '포스트잇 추모' 물결…"아가, 밥 먹으렴"전날 차려진 빈소는 차분…조문객 올 때마다 모친 눈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안전문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닷새째인 2일 사고 현장과 유족이 머무는 빈소에는 여전히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이날 오전까지 광진구 구의역 내선순환 방면 승강장에는 1천개를 훌쩍 넘는 추모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이 붙었다. 사고가 일어난 9-4번 탑승구 주변이 빼곡해지자 양옆으로 뻗어 나가 9-1번부터 10-1번까지 유리판을 가득 채웠다.시민들은 '죄송합니다', '네 잘못 아니야',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 등 저마다 추모 글귀로 숨진 김모(19)씨 넋을 달랬다. '그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다', '안전에서도 비정규직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거냐', '정규직 꿈꾸며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등 사회 구조 문제를 비판한 이들도 많았다.9-4번 탑승구 옆에는 국화꽃 수십 송이와 함께 각종 과자, 음료, 컵라면, 즉석밥, 고인이 좋아했다는 갈릭파이 등이 놓였다.서울메트로가 아래층 대합실에 마련한 추모공간에도 시민들이 놓은 포스트잇과 선물이 가득했다. 임시 게시판을 가득 메운 포스트잇은 구의역 고객서비스센터 창문까지 모두 가렸고, 100송이 넘는 국화꽃과 음식이 테이블에 쌓였다. '아가, 라면 먹지 말고 고깃국에 밥 한 그릇 말아먹어라'라는 포스트잇과 함께 밥과 국 한 그릇씩을 정갈하게 놓고 간 이도 있었다. 지나던 시민들은 승강장과 대합실의 추모공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유심히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는가 하면 즉흥적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있었다.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에 이어 구의역 사고에도 이어지는 '포스트잇 추모' 열기에 대해 "'나도 저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추모와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장 교수는 "국가가 공공 영역을 자본에 맡길수록 개인의 위험은 높아진다"면서 "외주 노동자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처럼 위험에 많이 노출된 사람들이 이런 추모 행위로 서로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뭉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구의역에서 약 2㎞ 떨어진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이 전날부터 빈소를 차리고 차분히 조문객을 맞았다.오전 시간이라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고인의 친구 몇 명이 함께 방문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빈소를 찾은 일반 시민도 있었다.고인의 이모는 "어제는 친구랑 선생님들이 50명 가까이 왔었고, 퇴근길이나 출근길에 들린 일반 시민도 많았다"면서 "'아들이 에어컨 설치 일하는데 이번 사고 보고 남 일 같지 않아서 왔다'는 아주머니도 계셨다"고 말했다.고인의 모친은 조문객이 올 때마다 손을 꼭 잡고 감사를 표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말없이 옆을 지키는 고인의 부친도 이따금 눈물을 찍어냈다.
-
로스쿨 입시, 대법관 등 부모직업 기재 24명…8명 입학요강 어겨최근3년 6천여명 입학전형 조사…시장 자녀 등 입학요강 어겼는데도 합격교육부 "합격 취소는 어려워"…로스쿨 입학요강에 기재시 불합격 명문화 (세종=연합뉴스) 이윤영 황희경 기자 =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전형 과정에서 대법관이나 검사장, 판사 등의 자녀와 친인척 24명이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자기 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중 8명은 '부모 스펙' 기재를 금지한 입학요강을 어겨 부정행위 소지가 있지만 경북대, 부산대 등 해당 학교들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교육부는 이들 학교에 대해 경고와 관계자 문책 등을 하기로 했지만 해당 합격자에 대해서는 법적문제 등으로 합격 취소는 어렵다는 입장이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TV 제공] 교육부는 2일 전국 25개 로스쿨의 최근 3년간 6천여건의 입학전형 조사결과를 발표했다.조사 결과 합격자 24명이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5명은 부모나 친인척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수준으로 기재했다. 이들은 시장·법무법인 대표·공단 이사장·지방법원장의 자녀와 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의 조카였다.이들 가운데 특히 시장 자녀는 해당 로스쿨의 입시 요강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하는 것이금지됐는데도 신상을 적어 부정행위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명의 경우 해당 로스쿨 입시요강에 신상 기재 금지 조항이 없었다.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실태조사 결과 발표(세종=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이진석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룸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19명은 대법관이나 시의회 의원, 공무원, 검사장, 판사 등이라고 기재했지만 이름이나 재직 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그러나 이 중 법조인과 시의회 의원, 공무원의 자녀· 친인척 7명은 인적사항의 기재를 금지한 입시 요강을 어긴 것으로 확인돼 시장 자녀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입시요강을 어기고 신상을 기재했다. [연합뉴스TV 캡처]교육부는 학교 측이 기재를 금지했다고 해도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한 점과 합격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또 외부 법무법인 등에 자문한 결과, 지원자의 부정행위 소지가 있다고 해도 합격 취소는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는 만큼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교육부는 지원자가 입시 요강을 어겼는데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경북대와 부산대, 인하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6개 로스쿨에는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소홀히 한 점을 들어 기관 경고하기로 했다.학생 선발 책임자에게도 경고하고 로스쿨 원장에게는 주의 조치를 한다. 입시요강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 기재금지 조항이 없는 경희대와 고려대, 동아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이화여대 등 7개 로스쿨에도 기관 경고와 함께 원장에게 주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이번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역시 기재금지 조항이 없는 건국대와 영남대, 전북대에는 시정 조치를 하기로 했다.응시원서에 보호자의 근무처와 성명을 적도록 한 영남대와 전남대에는 경고와 함께 해당란을 삭제하도록 했다. 또 25개 모든 로스쿨에는 자기소개서에서 부모 등의 이름과 신상 등의 기재를 금지하고 기재시 불합격 처리하도록 입시 요강에 명문화하도록 했다. 부모나 친인척의 이름이나 직장명 등 신상 관련 내용 기재를 금지하고 이를 고지한 학교는 2016년 기준 18개 학교였다.교육부는 이번 조사에 드러난 문제점을 바탕으로 로스쿨 학생 선발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개선안에는 자기소개서 개선, 정량 및 정성평가 요소의 실질 반영비율 공개, 서류와 면접 심사의 공정성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를 계기로 학생 선발의 자율성과 함께 전문성, 책무성이 한층 강화되고 보장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선발제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파란 눈' 연합군이 목격한 일본군 위안부는 어땠을까"일본 병사들이 나온 집을 보니 그곳에 여성들이 있었다""조선에서 온 여성이라는 뜻의 '메이-초센'이라 불렀다""공포에 떨고 있었지만 돌봐주겠다고 하자 고마워했다"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 국제학술지 기고 논문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호주 전쟁기념관 홈페이지에는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의 전쟁 경험담을 담은 육성 파일이 올라와 있다.호주 참전용사 앵거스 맥두걸은 1984년 인터뷰에서 일본군 포로로 잡혀 트럭에 실려 싱가포르 창이 전쟁포로수용소에 끌려간 경험을 전한다.인터뷰가 끝날 무렵 맥두걸이 뜻밖의 말을 꺼낸다. "그런데, 트럭 안에 있던 여자애들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으세요?"면담자가 놀라 되묻자 맥두걸은 당시 트럭 안에는 포로 말고도 '위안 소녀들'(Comfort girls)이 있었다고 답한다. 맥두걸은 그들은 일본인이 아니라 말레이시아인이나 중국인 같이 보였다고 회상한다.2차 대전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합군이 목격한 일본군 위안부의 실태를 소개한 논문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17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동아시아 역사 전문가인 테사 모리스 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 「아시아태평양저널」에 '그 여자애들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으세요? 위안부, 아시아·태평양 전쟁에서의 일본군과 연합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기고했다. 1945년 10월 2일 동티모르 쿠팡의 일본군위안소에서 해방된 26명의 자바인 여성들의 단체 사진. 사진사 K. B. Davis. 호주 전쟁기념관 소장.이 논문은 호주 전쟁기념관과 영국 전쟁박물관 등이 보유한 연합군 병사들의 증언에 등장하는 일본군 위안부 목격담을 토대로 했다.이 논문은 조시현 전 건국대 법학과 교수가 번역해 민족문제연구소의 논문집 '역사와 책임' 9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합군의 눈에 비친 전쟁 속 위안부 맥두걸은 포로수용소로 가는 기차 안에서 25∼30명의 일본군 위안부를 봤다고 증언했다.이 여성들은 포로들과 같이 군용 열차와 화물운송 트럭을 타고 음식과 물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에서 태국과 미얀마 일본군 위안소로 가는 길이었다고 맥두걸은 말했다.호주군 일본어 통역자 프레드릭 아르블래스터는 네덜란드령 동인도 제도에 파견됐을 때 항복한 일본군과 같이 있던 여성들을 만났다.이 여성들에 대해 묻자 일본군 장교는 적십자 요원이나 병원 간호사라고 둘러댔다.하지만 아르플래스터는 이들의 복장과 분칠한 얼굴을 보고는 "이전에 본 적 없는 가장 우스꽝스럽게 생긴 적십자 의료진"이라고 핀잔을 줬다. 얼마 후 이들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여성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털어놨다.이와 비슷한 증언도 있다. 동티모르 쿠팡을 점령한 연합군은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끌려온 일본군 위안부 26명을 발견했다. 일본군은 항복하기 전날 밤에 이 여성들에게 적십자 완장을 나눠줬다고 한다.논문은 일본군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운영한 위안소 규모가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영국의 식민지 미얀마에서 일한 영국인 판사의 딸인 엘레아노르 클라크는 미얀마에 있을 때 매우 많은 조선인 위안부를 봤다고 회상했다.클라크는 "일본 병사들이 나온 집을 보니 그곳에 여성들이 있었다"며 "우리는 그들을 조선에서 온 여성이라는 뜻의 '메이-초센'이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영국군 장교 제프리 애덤스는 일본군 포로로 잡혀 태국의 힌다토 온천 휴양지에서 대나무로 된 작은 방들을 만드는 작업에 투입됐다. 트럭을 타고 온 많은 수의 위안부들이 방에 끌려가서는 콘돔을 입으로 불면서 시험하고 나서 일본군 병사들을 맞는 것을 봤다고 애덤스는 회고했다. 뉴기니에서 일본이 위안소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호주 전쟁기념관 소장.◇ 전쟁 후 갈데없이 버려진 위안부 논문은 위안부들이 일본의 항복과 함께 버려졌다는 증언도 담았다.영국 왕립포병대 출신인 윌리엄 윌슨은 미얀마의 정글에서 일본군이 두 명의 '게이샤 소녀'를 사살해 묻어버린 것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영국군 소령 조지 메일러-호와트는 어느 일본군 위안소에서 빠져나온 '겁에 질린 조선 소녀들 무리'를 발견한 상황을 회고록에 적기도 했다. "이들은 납치돼 자신들의 의사에 반해 일본군 병사들의 노예가 되도록 강요받은 것이 분명했다. 이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지만 미얀마어 통역자를 통해 돌봐주겠다고 말하자 아주 고마워했다."종전 후 미얀마에 복무한 한 영국 장교는 조선인 위안부 5명을 만난 경험을 전했다.일본군이 후퇴하는 혼란 속에서 탈출한 이들은 이 영국 장교에게 보호를 간청했다. 그는 "이들은 흙투성이였지만 바나나돈(banana money:점령기에 발행된 일본군 화폐)을 '어찌어찌' 확보해 열대의 폭우로부터 보호하려고 콘돔 속에 넣어 가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논문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전시 성폭력에 의해 영향을 받은 이들의 경험을 외면하면서 '이 여성들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며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려면 우리는 역사적으로 모든 면에서 정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 주로 의존했다"며 "이번 논문을 통해 연합국 군인들의 증언에서도 위안부의 존재가 발견된다는 것이 확인됐으니 이에 관한 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종군화가 도날드 프렌드의 1945년 소묘 작품. 자바 섬에서 보르네오로 이송된 수척한 자바 원주민들을 묘사했다. 호주 전쟁기념관 소장.
-
<노동개혁> 무산되면 37만명 신규 일자리 '물거품'(종합)어제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을 했다. "노동은 4대 개혁의 첫 톱니…좌초시 잠재성장률 하락 가속화""기업부실, 금융 쪽으로 전이되면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도""곪은 부분 들어내고 괜찮은 부분 키워내야 전체가 살아"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박초롱 김수현 기자 =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으로 정부가 4대 부문 구조개혁 과제의 하나로 추진해 온 노동부문 개혁이 기약없이 표류하게 됐다.이 여파로 노동개혁을 원활히 추진할 경우 기대됐던 최대 37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노동개혁의 좌초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꼭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는 전체 구조개혁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구조개혁의 지체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동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노동개혁이 중단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며 지속적인 개혁 추진 필요성을 강조한다.◇ '일자리 37만개 창출' 효과 사라진다 노동개혁이 좌초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결과는 개혁을 통해 기대했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노동개혁의 핵심인 5대 법안과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이 시행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총 37만개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증가한 취업자 수인 33만7천명보다 많은 것이다.즉 노동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한국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1년이나 걸려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는 의미다.학계 연구 결과를 보면 국내 5인 이상 사업장이 모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연간 최대 13만명까지 청년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또 현재 최장 68시간인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규제할 경우 시행 첫해에는 약 1만8천500명, 누적으로 최대 15만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됐다.이밖에 기업에서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로 추가 9만개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그러나 작년 9월 국회에 제출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호법(산재법),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보호법(기간제법),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 등 5개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계속 묶여 있는 상태다.더욱이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지침'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결국 한국노총은 19일 작년 9월 어렵사리 이뤄놓은 노사정 대타협에 대한 파탄 선언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조치들이 지체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어려워져 기업들이 나이 많은 고연봉자들의 임금을 줄일 수 없어지고, 이는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노동시장 구조개혁 지체…잠재성장률 하락 가속화 우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 지체는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핵심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 자본 등 동원[003580] 가능한 생산 요소를 모두 투입해 물가 상승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말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최근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잠재성장률을 2015∼2018년 3.0∼3.2%로, 이대로 가면 2%대 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잠재성장률이 2021년부터는 2.5%로 내려가고 2026년에는 1%대(1.8%)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잠재성장률은 노동력이 얼마나 풍부한지, 축적된 자본이 얼마나 많은지, 기술 혁신이 얼마나 빠르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그러나 한국은 선진국보다 고용률이 낮고 경제 규모가 성장한 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등 비효율적인 노동시장이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노동개혁은 ▲ 여성과 청년층의 노동참가 촉진 ▲ 교육과 능력개발을 통한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 ▲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서 높은 부문으로의 노동이동 촉진 등 크게 세 가지 경로로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으로 이중화된 노동시장 구조를 바로잡아 장기 저성장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구조개혁을 완수한다면 잠재성장률이 1∼2%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김광석 삼정KPM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노동개혁은 정부가 추진한 4대 개혁 중에서도 첫 톱니"라며 "이를 시작으로 다른 개혁이 하나하나 시작돼야 하는데 노동개혁부터 톱니가 안 맞게 돼 나머지 구조개혁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개혁 지체하면 금융위기 부를 수도"전문가들은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으로 정부가 추진해 온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늦춰져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교수는 "기업부실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동개혁이 안 되면 기업 구조조정이 어려워지고 기업의 부실이 금융 쪽으로 전이되면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1997년의 IMF 구제금융 당시에도 노동 개혁, 기업 구조조정이 안 되면서 기아자동차[000270], 한보그룹 사태와 같은 기업 부실이 증가해 외환 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오 교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나이 많은 고연봉자들의 임금을 줄일 수 없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김광석 실장은 "경직된 노동시장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오 교수는 "곪은 부분은 들어내고 괜찮은 부분을 키워내야 전체가 곪아 죽지 않는다"며 "이번 국회에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정부가 노동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독자 노동개혁 추진 방침을 밝히고 노동개혁 완수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이 됐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다른 루트로 노동계 의견을 받고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정부가 주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
<2015 경제> ① 2% 저성장 현실화…정부, 경제살리기 총력전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오른쪽)이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공용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시 내려잡으면서 내년도 전망치도 3.1%에서 3.0%로 소폭 하향 조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3.0%를 제시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등 'G2 리스크'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 영향으로 한국 경제성장률도 사실상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왼쪽은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거시경제연구부장. 메르스 돌출·신흥국 리스크 부각 등 대내외 악재 잇따라노동·금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추진…여전히 진행형 <※편집자 주 = 2015년은 국내외에서 돌출한 수많은 악재로 한국 경제에는 힘든 한 해였습니다. 안으로는 메르스라는 복병이 나타나 내수경제에 타격을 줬고, 밖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 영향이 본격화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뒷걸음질했습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 전통의 주력 산업은 고전했고 조선과 해운 등 위기에 빠진 산업은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았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국내 금융시장도 내내 불확실성에 시달렸습니다. 성장, 금리, 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는 저(低) 자를 수식어로 달고 다닐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 부문의 주요 이슈들을 10꼭지로 나누어 돌아봅니다.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김동호 박초롱 기자 = 한국경제는 4%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대하면서 2015년을 시작했지만 2%대의 저성장을 걱정하며 연말을 맞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3.8%를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국내외 경제 전망 기관은 2%대 중후반을 예측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정부 목표인 3.1%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하방(내려갈)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에 실패하면 2.8%를 기록한 2013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2%대의 저성장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메르스에 발목 잡힌 내수 경제…'성장 버팀목' 수출은 끝없는 추락 올해 우리 경제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0.8%였다. 민간 소비 회복이 더뎠고 수출은 마이너스였지만 다행히 지난해 4분기의 0.3%보다 높아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5월 말 발생한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연합뉴스TV 제공>>쇼핑몰, 극장 등 사람이 모일만한 곳을 피하는 현상이 생겨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극장 등의 매출이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류를 타고 급증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행을 기피하면서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메르스 충격은 2분기 성장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2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작년 4분기와 같았다. 작년 4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분기(0.1%)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았다.수출 부진도 심화했다. 수출은 올해 첫 달부터 감소세를 보이더니 11월까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로도 마이너스가 불가피하다. 경기 침체에 수입 역시 줄어 연간 교역 1조 달러 달성도 실패했다.나라 밖에서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많았다.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양적완화를 펼쳤던 미국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암시해 세계 금융시장과 신흥국 경제를 출렁이게 했다.한국 수출시장의 25% 상당을 차지하는 중국은 올해 1∼3분기에 6.9%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경기 경착륙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중국은 또 증시가 급락하면서 과잉생산, 부동산 거품, 부실자산 등 구조적 문제까지 노출해 한국의 대외여건을 더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내부적으로는 1천2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와 더불어 인구 고령화 및 저출산 추세 등 사회구조적인 요인으로 소비시장이 성장의 한계를 맞았다. 경제상황이 불투명해지자 해외 투자은행(IB),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은 줄줄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렸다. ◇ 통화·재정 정책 총동원 경제살리기…구조개혁도 추진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어렵게 살아난 경기 회복의 불씨가 위태롭게 되자 정책 당국은 가능한 수단을 대부분 동원해 경제 살리기 총력전에 나섰다. 통화 당국이 먼저 움직였다. 지난해 2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던 한국은행은 3월에 기준금리를 2.00%에서 1.75%로 내렸다. 한은은 3월의 금리 인하에도 소비 회복세가 확대되지 않고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르스까지 발생하자 6월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50%로 다시 내렸다.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었지만 메르스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었다. 재정당국인 정부도 나섰다. 메르스에 가뭄이 겹치면서 산업계의 심리까지 극도로 침체될 위기를 맞자 정부는 2013년에 이어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합뉴스TV 제공>>정부는 7월 초 국무회의에서 11조8천억원의 추경 예산안을 의결했고 국회는 같은 달 말 11조5천639억원 규모로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에도 소비는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추석을 앞둔 8월에 소비진작 대책을 발표했다.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의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3.5%로 내리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다양한 소비 촉진 마케팅 행사를 마련했다. 덕분에 소비심리는 살아났고 수출 추락 속에 소비의 힘으로 3분기 경제성장률은 1.3%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하면서 노동, 공공,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에도 박차를 가해 장기적인 성장의 틀을 마련하려고 시도했다.지난 5월 공무원연금 개혁을 마무리했고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개혁의 실마리도 풀었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금융권의 성과주의 도입 시도, 인터넷은행 도입 등의 성과도 얻었다. 하지만 구조개혁을 뒷받침할 핵심 법안들이 올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해 주요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박근혜 정부 3년 차에 가시적 성과가 나왔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
범현대가 '정주영 탄생 100주년' 맞아 합심한다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건국대 제공>>경영위기 현대가 계열기업 많아…지원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범현대가가 오랜만에 합심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대대적으로 조명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그동안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자손 또는 친인척으로서 '현대'라는 타이틀을 걸고 기업을 운영해왔으나 정작 관계가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명실 공히 범현대가의 장자로 자리를 굳힌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현대그룹, 현대중공업[009540], 현대해상[001450], 한라[014790], KCC[002380] 등이 직간접적으로 모두 참여하고 있다. 외양으로는 범현대가가 모두 기념사업에 일조하는 형식이지만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지난 18일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기리기 위한 음악회가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당일 행사에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회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집안 제사 외에 공식 석상에서 모두 모인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오는 23~24일에는 하얏트호텔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애와 인간적 면모를 담은 사진전, 24일에는 '아산 정주영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범현대가 오너들이 또다시 총출동할 예정이다.이들의 회동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범현대가에서 어려움을 처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최근 해운 시황 악화로 주력인 현대상선[011200] 매각까지 검토하는 등 경영난에 처해있다. 정몽준 이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또한 지난해 3조원 적자에 이어 올해도 조원 단위 영업 손실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이에 따라 이번 고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식을 계기로 모인 범현대가가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현대건설[000720]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재계 관계자는 "범현대가는 기본적으로 고 정주영 회장이 만든 기업을 다른 성씨의 사람에게 넘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현대 계열 기업들이 위기에 처해 매각 대상이 되면 우선적으로 범현대가에서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는 23일에는 학계 연구자 20명이 참여해 총 4권으로 만든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연구 서적 발간 및 기념 학술 행사가 열린다. 기념 특강과 사진전 등이 열리며 기념주화도 제작됐다. 현대백화점[069960]은 100주년 특별 기념품으로 '정주영 주화'와 '정주영 기념 우표첩', 만화 '정주영' 등 3종을 총 1천600명에게 무료 증정한다. 이번에 제작된 '정주영 주화'는 아산의 생전 모습을 담은 순금 주화로 100개가 한정 생산됐다. 오는 29일까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 중 하나인 서산 간척지에서 재배된 쌀 3㎏이 20만원 이상 구매고객 총 5천명에게 선착순으로 증정된다.김문현 현대중공업 자문역은 정주영 회장의 어록과 에피소드를 친숙한 언어로 재해석한 책인 '정주영은 살아있다'를 지난 3일 출간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11월 사보에 거의 모든 면을 할애하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과 발자취를 자세히 다뤘다.범현대가 관계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대맨에게는 신화와 같은 존재"라면서 "그를 회고하면서 후손끼리 뭉치고 정주영을 뛰어넘는 신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자는 무조건 날씬해야'…외모지상주의에 아이들 살빼기 고통(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한국의 여자 아이들이 날씬한 몸매를 유독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어린 나이 때부터 힘든 다이어트에 시달리고 있다.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도 다이어트를 하는 아이들이 많아 신체·정신적 부작용이 우려된다.◇ 여자 중고생 절반가량 다이어트 시도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신 건강 보고서(Health at a glance 2015)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 아동·청소년(만 5∼17세)의 과체중(비만 포함) 비율은 남자가 26.4%로 여자(14.1%)의 1.9배나 됐다.한국의 이 격차는 OECD 최고 수준이다. 조사대상 33개 회원국의 평균은 남자 24.3%, 여자 22.1%로 남녀 차이가 크지 않다. 유럽의 많은 나라는 남녀 차이가 거의 없으며 영국처럼 여자가 남자보다 과체중·비만 비율이 높은 나라도 있다.정소정 건국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자 아이들에 비해 남자 아이들의 비만이 많다"면서 "여자 아이들은 걱정스러울 정도로 다이어트에 몰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그는 "사회적으로 여성에는 날씬한 몸을 요구하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데도 자신은 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실제로 2014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생의 체중감소 시도율(최근 30일간)은 여학생이 45.1%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남학생은 23.1%에 머물렀다.체중감소를 위해 의사 처방 없이 살 빼는 약 먹기, 설사약·이뇨제 복용, 식사 후 구토, 단식 등의 부적절한 방법을 시도한 중고생의 비율은 여자 18.8%, 남자 13.4%였다.자신이 실제보다 살찐 편이라고 인식하는 신체 이미지 왜곡 인지율도 여자는 18.8%로 남자(13.4%)보다 높았다.2013 국민건강통계(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소아 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만 6∼11세의 경우 남자 5.2%, 여자 7.2%로 여자가 남자보다 2.0% 포인트 높았으나 12∼18세는 남자 17.1%, 여자 8.0%로 남자가 여자보다 9.1% 포인트 높았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의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체중 조절에 더 신경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교육부)에서도 2013년 체질량지수 기준 비만도가 초등학생 남자 9.7%, 여자 8.3%, 중학생 남자 16.5%, 여자 10.6%였으며 고등학생 남자 21.0%, 여자 13.6%로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남자 아이들은 뚱뚱해도 장군감이라고 하고 여자 아이들에게는 '시집갈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면서 여자 아이들이 받는 사회적 압박이 크다고 지적했다.그는 "성장기의 여자 아이들이 체중을 뺄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제는 다이어트 연령이 초등학생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4학년과 1학년 딸을 둔 학부모 김정수 씨는 "요즘 아이들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면서 "4학년에도 비비크림이나 입술 틴트를 바르는 아이들이 있다. 심지어 1학년 아이의 친구 중에는 엄청나게 말랐는데도 살이 찔까 봐 안 먹겠다는 아이도 있다"고 전했다.◇ 아이돌 걸그룹 영향…외국은 깡마른 패션모델 퇴출 청소년의 신체 이미지 인식에는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매스컴의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초중고를 가리지 않는 다이어트 열풍에는 아이돌 그룹 등 연예인에 대한 선망이 자리 잡고 있다. 강재헌 교수는 "지나치게 말랐다 싶은 연예인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그걸 따라가려 한다"면서 "글로벌한 현상이지만 한국에서는 외모지상주의가 유난히 심하다"고 말했다.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인 김종갑 교수는 "외모지상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청소년이 거의 없다"면서 "부모보다 더 가까운 것이 TV인데, 아이돌 스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예인 같은 몸매를 가꾸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남자와 여자 아이들의 비만 정도가 별로 차이 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여자는 호리호리하고 예뻐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이밖에 체중에 관련된 어머니의 말이 딸에게 섭식장애 등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강 교수는 "지나친 다이어트로 건강한 성장을 하지 못하면 성인기에 골다공증이나 빈혈, 생리불순 등이 올 수 있다"면서 "너무 집착하면 정서적 문제뿐 아니라 거식증까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초등학교 5·6학년생의 신체 이미지 왜곡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조진희)도 있다. 이 연구는 자신이 실제보다 살이 쪘다고 인식한 그룹은 TV 프로그램 가운데 드라마 선호 비율이 높았다면서 미디어가 신체 이미지 왜곡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마른 몸매에 대한 집착을 떨치려면 대중매체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강 교수는 "외국은 지나치게 마른 연예인이나 모델의 출연을 금지하는 노력을 하는데, 그런 식으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지나치게 마른 패션모델을 퇴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가수 박진영과 걸그룹 트와이스가 모델로 나온 교복업체 광고에서 코르셋처럼 재킷을 조여 입은 '코르셋 교복' 광고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김 교수는 "몸은 나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부모님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정 교수는 비만이나 과도한 다이어트 모두 해롭다면서 올바른 식생활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에 필요한 것을 필요한 양만큼 적당한 시간에 먹어야 한다"면서 "어른이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도 따라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