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아시안컵축구> '가지마오…' 감동적인 차두리의 마지막 불꽃손흥민 '두리형, 나 지금 너무 아파' (멜버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경기. 손흥민이 연장 후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차두리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5.1.22 kane@yna.co.kr 지도자 꿈꾸며 은퇴 준비하는 차두리 감독·팬들 "여전히 정상급 기량… 더 뛰었으면" (시드니=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의 최고령 선수 차두리(FC서울)의 마지막 경기 하나하나가 축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차두리는 오는 26일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과 결승전 혹은 3-4위전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한다. 그는 우리 나이로 35세, 한국 선수들 가운데 역대 아시안컵 최고령 출전자로 기록됐다.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게 자연스러울 시기임에도 차두리의 은퇴를 만류하는 팬들이 많다. 타고난 스태미너에 원숙한 기술까지 녹아들어 경기력이 전성기를 치고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슈퍼스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에 한몫을 하면서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같은 빅리그 클럽과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해왔으며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서도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누렸다. 많은 사랑을 받은 스타이기 때문에 이별이 더 아쉽고 탁월한 경기력이 더 아까울 수밖에 없는 듯하다. 하지만 차두리의 은퇴 결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차두리는 2012년 독일 프로축구 뒤셀도르프와의 계약을 해지하고서 축구장을 한동안 떠난 적이 있었다. 독일에서 석 달 가량 책가방을 메고 도서관을 들락거리고 영어를 배우려고 학원에 다니는 등 다른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공백기를 보냈다. 당시 은퇴 결심을 번복한 것은 길거리,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자신과 마주치는 한국인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사랑이었다. "한국에서 공 차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모두 하나같이 말씀하셨어요. 제가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은퇴를 번복하고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 입문해 그라운드에 돌아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를 이같이 말한 적이 있다. 차두리는 과거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과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의 권유에 따라 FC서울에 입단했다. 사실 차두리는 2013년, 2014년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자존심을 구기는 때가 많았다. 차두리는 오른쪽에서 측면 공격에 가세하고 수비 때는 상대의 날개 공격수 등을 방어하는 풀백으로 뛰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포함해 선수생활 초기에는 부친처럼 스트라이커로 뛰었으나 풀백이 더 낫다고 판단해 더 많은 시간을 수비수로 보냈다. 차두리는 서울에서도 풀백으로 뛰었다. 그는 입단 후 얼마 동안 공백 때문인 듯 과거의 명성과 달리 경기력이 바닥을 기고 있었다. 수비수들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해 자주 당황했고 볼 터치는 둔탁했으며 크로스는 자신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듯했다. 차두리 '흥민아, 너 봤어!' (멜버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경기. 연장 후반 차두리가 드리블 돌파 뒤 손흥민에게 공을 찔러주고 있다. 2015.1.22 kane@yna.co.kr 한 시즌을 지날 무렵이 돼서야 차두리의 기량은 프로 선수답게 조금씩 공백기를 보내기 전으로 돌아오는 듯했다. 이런 회복 속에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둔 작년 2월 차두리를 대표팀에 발탁했다. 차두리는 2011년 11월 레바논과의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 출전한 이후 무려 2년 3개월 만에 대표팀 승선했다. 그러나 둔탁한 볼 터치와 끔찍한 크로스 등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오히려 경험이 부족한 선수단을 도우려고 합류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차두리는 "많은 나이에 경쟁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며 "주전경쟁이 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이니 경쟁자들과 선의의 부담을 주고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두리는 기량을 증명해야 할 홍명보호의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FC서울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섰다가 왼쪽 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홍 감독은 차두리 대신 다른 선수를 불러들였고 곧 이어진 최종명단 발표 때에도 차두리를 제외했다.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의 휴식기를 틈타 월드컵 기간에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해설자로 나섰다. 시즌 후반기 출전에 차질이 없도록 몸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서울 구단에 약속한 뒤에 해설자로서 장도에 나섰다. 월드컵 본선 현장에서 중요한 경기들을 직접 관전하고 돌아온 차두리는 대오각성한 것처럼 경기력이 향상됐다. 지난 시즌 후반기 K리그 클래식에서 차두리와 비교할 활약상을 펼친 풀백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용수 감독은 "차두리가 말년에 전성기를 보내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부친을 닮아 천부적으로 타고난 튼실한 골격과 운동능력은 두말하면 잔소리. 압박을 벗어나는 판단력이 신속하고 정확해졌고 멋진 드리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공간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크로스에는 섬세함이 돋보였다. 차두리는 새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었고 대표팀에서도 기대 이상의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올해부터 다른 생활을 하겠다며 또 다시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차두리는 작년 월드컵 해설에 나서기 전에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꿈이 커야 결과도 크다며 어차피 감독이 될 것이라면 독일 최고의 구단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이 되겠다는 포부까지 털어놓았다. 손흥민 골에 차두리 주먹 불끈 (멜버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경기. 연장 전반 손흥민이 골을 성공시키자 차두리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2015.1.22 kane@yna.co.kr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불발한 첫 은퇴 계획에 이어 두 번째 은퇴 계획은 향상된 경기력 때문에 차질을 빚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요한 아시안컵 때까지만 뛰고 은퇴하라고 차두리를 설득해 약속을 얻어냈다. 최용수 감독도 작년을 끝으로 은퇴하려던 차두리에게 남아서 선수단을 더 도와달라고 붙잡기 시작했다. 서울 구단은 작년 말에 보도자료를 통해 차두리와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과의 약속이 끝나가는 차두리는 팬 이제 들로부터 은퇴 계획을 철회해달라는 탄원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명운동까지 펼쳐지고 있다. 지난 22일 멜버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보여준 폭발적, 인상적 장면에 이어 나타난 신드롬이다. 차두리는 그 경기 연장전에서 그라운드를 60m가량 질풍처럼 질주, 상대 수비수를 '넛메그'로 농락했다. 넛메그는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는 기술로 수비하는 선수가 경기 중에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수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질주에 이은 크로스는 정확하게 공격수 손흥민(레버쿠젠)에게 전달돼 추가골로 이어졌다. 저런 선수가 왜 브라질 월드컵에서 해설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방송 해설자의 말은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의리 축구 논란과 함께 졸전으로 막을 내린 브라질 월드컵 때문에 좌절한 팬들은 이번 대회에서 차두리의 활약상을 지켜보면서 더욱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태극마크를 반납하기까지 두 경기를 남겨둔 차두리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은 팬, 현장 지도자, 전문가들이 똑같다. 최용수 감독은 차두리가 선수단의 사기를 높이고 훈련에 성실하게 임하도록 하는 '해피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리더라고 평가했다. 경기력은 둘째 치고 선수들의 모범이 되기 때문에 더 오래 클럽에 남아주기를 원한다는 설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독일어가 유창하고 동료와의 관계가 원만한 차두리가 최고 베테랑으로서 코치진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차두리의 대표팀 생활은 이미 그대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손흥민은 열두 살이 많아 띠동갑인 차두리를 대표팀에서 '삼촌'으로 부르며 따르고 있다. 그는 우즈베크전이 끝난 뒤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리더인 삼촌에 대한 애정과 자랑을 잔뜩 늘어놓았다. "연장전에 제가 최전방에 나섰는데 많이 뛰지 말고 체력을 아꼈다가 한 방을 노리라고 삼촌이 조언했어요. 그대로 됐죠. 제가 정말 많이 기대는 선수가 삼촌입니다. 약속도 했어요. 두리 형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 전에 꼭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고요. 그 약속(아시안컵 우승)에 조금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더 보여줄 것입니다." jangje@yna.co.kr
-
김상경 "심각한 역할요? 이번엔 유쾌한 작품만 했죠"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서 주인공 태만 역 시청률 30% 넘는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열연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형사(살인의 추억)였다가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는 소시민(화려한 휴가)이었다가 여자에게 집적대는 영화감독(하하하)이 된 그 배우 김상경(42)은 인간 본성의 악마성을 들춰내는 스릴러와, 한국 현대사의 의미 있는 궤적을 그린 시대극, 그리고 욕망에 허덕이는 현대인의 일상을 그린 영화를 통해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없이 가벼워졌다. 명문대를 나왔지만 10년째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인물, 아내에게 틈만 나면 구박당하고, 딸의 저금통을 뒤지는 철없는 아빠를 맡아 연기했다. 김덕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다. "제 성향이 유쾌한 걸 좋아해요. 영화를 하면서 언젠가는 제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역할을 맡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의 시나리오를 보게 됐어요.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성격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강했습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그는 돈벌이는 못하지만, 딸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따뜻한 아빠 역을 맡았다. 실제로는 어떤 아빠일까. 그는 5살배기 아들을 키우고 있다. "직업 특성상 촬영이 있을 때는 많이 놀아주지 못해요. 분명한 건 나도 그 아이를 좋아하고, 그 아이도 나를 좋아한다는 거죠. 제 목표는 장난꾸러기 아빠가 되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도 끝까지 아이와 장난할 겁니다." 아이와 잘 놀아준다는 것뿐 아니라 '백수생활'을 즐긴다는 점도 극 중 인물과의 공통점이다. 그는 "한 달 반 정도를 아예 집 밖에 나가지 않았던 적도 있다"고 했다. "쉴 때는 밥 먹고 낮잠, 운동 또 낮잠, 책읽기, 그다음에는 누구 불러내 술 마시고…. 그런 백수생활을 해요. 예전에는 그런 백수 생활이 조금 길었는데, 요즘은 '2주에서 한 달 정도만 지나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기가 짧아졌다고 할까요?" (하하) 밝은 성격의 태만에 이어 3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도 김상경은 엉뚱한 웃음을 전한다. 재벌 2세로, 일 처리는 깔끔하나 엉뚱한 성격의 문태주 역할을 맡아 열연 중이다. "첫 대본을 읽을 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상황이 웃긴 게 있었지만, 캐릭터가 그 정도로 엉뚱하진 않았거든요. 태주는 특이한 억양을 지닌 독특한 인물로, 멘사 회원이지만 감정 수준은 6-7세 정도에 머문 미성숙한 인물이에요. 사람들과 대인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캐릭터죠." 사실 코믹하면서도 엉뚱한 인물을 연기해 본 적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으나 다행히 반응이 좋아 내심 안도했다고 했다. 김상경은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는 문정희와, '가족끼리 왜 이래'에선 김현주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두 여배우 모두 연기적으로 "정점에 오른 숙성한 배우들"이라며 "젊은 연기자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했다. 코미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와 '가족끼리 왜 이래'를 통해 유쾌한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김상경. "지금 나는 조증(躁症) 상태"라며 즐거워 한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 다시 한 번 일상적인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상을 그린 영화에서의 연기가 제일 어려워요. 색깔이 없는 역할은 매우 어려워요. '살인의 추억' 때도 송강호 형은 색깔이 있었지만, 저는 아무런 색깔도 없었어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색깔이 달라지기에 보람차요. 어렵지만, 그래도 그런 역을 연기하는 게 제일 재밌고 좋아요." buff27@yna.co.kr
-
<에모리대학서 에볼라 신약개발 이끄는 김백 교수>에모리대학 신약개발센터 소장 한국인 김백 박사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에볼라 환자 '100% 완치'로 명성이 높은 미국 에모리대학 병원이 에볼라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에모리대학 병원 신약 개발센터 소장인 이 병원 소아과 교수 한국인 김백 박사. (김백 교수 제공)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4명을 모두 살려내 세계의 주목을 받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 병원. 이 병원이 에볼라 신약 개발에 착수해 또 한 번 세인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에볼라와 관련해 미국민의 신망이 높은 에모리대학 병원에서 에볼라 신약 개발을 이끄는 이는 한국인 김백(54) 박사다. 이 대학 의과대학원 소아과 교수이자 신약 개발센터 소장인 김 박사는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 확산 상황이 심각한 만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주 전인 9월 중순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약 개발 연구 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지원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에모리대학 신약 개발센터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실험실에서 1만 개 이상 화학 복합물의 분자를 분석하는 김 박사와 에이즈·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 명성을 날린 레이먼드 시나지 박사를 비롯한 에모리대학 신약 개발팀을 지난달 29일 비중 있게 다뤘다. 경희대 약대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김 박사는 미국으로 건너와 애리조나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뉴욕 로체스터대학 미생물학·면역학 교수를 거쳐 지난해부터 에모리대학에서 신약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체내 항바이러스 단백질(SAMHD1)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밝힌 김 박사의 연구 논문은 2012년 3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김 박사는 당시 SAMHD1을 이용한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면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도 막는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는 "유전자 복제라는 측면에서 에이즈나 에볼라나 비슷하다"며 "유전자 복제시스템을 연구하던 중 동료와 에볼라와 관련한 새로운 약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적 특징을 연구하면서 현재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나를 포함한 3명의 연구 리더와 10명의 바이러스 전문 과학자가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박사는 에볼라 신약이 에이즈 치료제보다 훨씬 빨리 일반인의 손에 닿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에이즈에 걸리더라도 환자의 생존 기간은 비교적 긴 반면, 에볼라에 감염되면 곧바로 목숨을 잃는다"며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경우 보건 당국이 임상시험 등에 대한 신약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즈 발병 후 첫 치료제가 약 10년 만에 나왔고 이후 15년간 20여 종의 치료제가 더 개발됐는데, 거대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든다면 에볼라 치료제는 이보다 훨씬 빨리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에볼라 사태 발발 후 에모리대학 병원이 미국민의 신뢰를 얻은 것에 대해 김 박사는 "원래 전염병 연구와 치료에서 전문성을 키운 병원으로 바로 옆에 있는 CDC와 협진으로 수준을 높인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볼라 환자를 완치한 의료진의 보고서가 신약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세계 여행을 하는 까닭에 지역에 머물던 토착병들이 이제 세계로 퍼져 '피어볼라'(에볼라 공포)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를 계기로 미국이 앞으로 나올 새로운 전염병을 염두에 두고 더 나은 대응 시스템을 수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cany9900@yna.co.kr
-
"입국 나이지리아인 고열로 격리...말라리아 가능성"(종합)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들이 검역소 열감지기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입국 거절로 돌아가다 고열 때문에 회항...동승객들 모니터링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일 입국한 나이지리아인 남성(39세)이 고열 증상을 보여 현재 임시 격리한 채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카타르 도하발 항공편으로 4일 오후 3시38분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검역 당시 체온이 38.2℃에 이르러 임시 격리실로 이송됐다. 이후 열은 36.6℃로 떨어졌지만 입국 목적이 불분명한 것으로 밝혀져 같은 날 오후 9시30분 법무부로부터 '입국 불허' 판정을 받았다. 사회 본문배너 이후 이 남성은 5일 새벽 1시20분 카타르행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기내에서 다시 고열 증상을 호소해 해당 비행기가 새벽 2시30분께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착륙후 격리된 환자를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다시 조사한 결과, 새벽 3시25분 당시 이 환자는 39.7~40.1℃에 이르는 매우 높은 열과 함께 오한과 근육통 증세도 보였다. 이후 환자는 새벽 5시30분께 국가 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됐고 보건당국은 환자로부터 확보한 검체를 현재 오송 질병관리본부 'BL3+'급 검사실에서 분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과 증상 등으로 미뤄 에볼라 보다는 말라리아 등 일반 열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격리 후 검체를 분석 중으로 오후 8시께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에서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지역은 라고스인데, 이 남성의 거주지는 라고스로부터 500㎞이상 떨어진 아바(Aba)라는 곳"이라고 말했다. 4일 오후 첫 번째 검역 과정에서도 환자는 "라고스 현지 거주민 접촉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남성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라고스에서 1시간 가량 체류한 행적이 있어 완전히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이 관계자는 "에볼라라면 열이 꾸준히 오르거나 고열이 유지되는 게 보통인데, 이 환자의 경우 열이 오르락 내리락하다 현재 다소 안정된 상태인 만큼, 아프리카 풍토병이자 열병인 말라리아 등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또 4일 환자 입국 당시 같은 카타르 도하발 비행기에 탑승한 전체 승객 명단을 확보, 인접 좌석 승객들에게 직접 연락한 뒤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5일 새벽 카타르행 비행기에서 환자 옆 자리에 앉았지만 회황 후 내리지 않고 그대로 다시 카타르로 향한 승객들에 대한 검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카타르 보건 당국에 알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도 곧 현재 상황을 통보할 예정이다.
-
"엄마가 봐도 연민정은 해도 해도 너무해요"MBC '왔다! 장보리'의 '미친 존재감' 황영희…"계 탄 기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계 탄 기분이에요. 요즘엔 모두가 저를 알아봐요. 정말 기분이 좋죠. 배우 하지 말라고 그렇게 반대했던 저희 엄마도 무척 좋아하세요. 태어나서 제일 큰 효도를 한 기분입니다." '미친 존재감'이라는 표현이 있다. 주연은 아니지만 한 장면을 나와도 시선을 확 잡아끄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에게 네티즌이 붙이는 찬사다. 지금까지는 주로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캐릭터에 따라붙었던 이 표현이 사투리를 걸쭉하게 쓰고 무식한데다 성격 한번 투박한 시골 아줌마의 머리 위에 걸렸다. 현재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이유리 분)의 엄마 도씨(이름은 어울리지 않게 도혜옥이지만, 극중에서도 주로 도씨라 불린다)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황영희(45)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6일 광화문에서 만난 황영희는 극중에서의 '촌스럽고 추레한 할매'의 모습과 달리 곱게 단장한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멋진 반전이다. "요즘 살맛 납니다!"라며 활짝 웃은 그는 "어딜 가든 다 알아봐 주시는데 이런 건 정말 처음이에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악녀 연민정의 친엄마이자 드라마의 주인공 도보리(오연서)의 계모인 도씨는 친딸을 위해서는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 수 있는 강한 모성애의 소유자이자, 의붓딸 도보리는 마음 내키는 대로 대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투박한 인간미가 있고, 구석구석 코믹한 면을 가지고 있어 전형적인 악덕 계모와는 노선을 달리한다. 그래서 연민정과 작당해서 나쁜 짓을 할 때는 밉지만, 도보리 생각에 남몰래 가슴을 치는 모습에서는 측은지심이 든다. 또 들킬까 봐 가슴을 졸이면서도 입을 악물고 나쁜 짓을 할 때면 그 희극적인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앞서 '왔다! 장보리'의 김순옥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영희 씨가 도씨를 아주 잘 연기해주고 있다. 독함과 코믹함이 공존하기가 어려운데 그게 다 되는 배우라 드라마가 산다. 앞으로 정말 잘 되길 바란다"고 극찬한 바 있다. 황영희는 "모든 게 다 대본에 들어 있다. 애드리브를 하는 건 없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 우리 배우들도 매회 어찌 될지 궁금해하며 기다린다"며 자신에게 돌아오는 칭찬을 작가에게 돌렸다. 그는 이어 "또 백호민 PD님의 연출도 탁월하다. 어디서 어떻게 힘을 줘야 하는지 이 드라마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지시한다"고 덧붙였다. 도씨의 악행이 코믹하게 드러난 장면 중 하나는 도씨가 도보리의 유전자검사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자기가 이를 닦은 칫솔을 도보리의 칫솔과 바꿔치기하는 신이다. 그냥 이를 닦아도 될 것을 황영희는 비장한 표정으로 인상을 팍 쓴 채 박박 칫솔질을 해 폭소를 안겨줬다. 황영희는 "그 장면도 백 PD님이 '차인표 씨의 분노의 칫솔질'(과거 차인표가 드라마에서 보여줘 화제가 된 장면)을 구체적으로 주문해서 나온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렇게 시종 겸손해했지만, 도씨의 캐릭터가 황영희라는 배우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또한 그가 도씨를 통해 연기인생 20여 년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이름 석자를 알리게 된 것 역시 분명하다. 반전의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타난 황영희는 나이도 반전이다. '왔다! 장보리'에서는 손녀도 있는 '할매'지만 그는 1969년생으로 올해 마흔다섯에 '불과'하다. 20대 때부터 할머니 역을 했다는 '전원일기'의 김수미 이래 최고의 노인 연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이 부분을 밝히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처음에 오디션 볼 때도 도씨를 맡기에는 나이가 너무 젊다고 작가님, PD님이 다 고민하셨거든요. 또 제 나이가 알려지면 시청자들의 몰입에 방해가 될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연기를 못 해서가 아니라 잘해서 주목받는 지금, 그에 관한 모든 것이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제가 피부가 하얀데 나이 들어 보이게 하려고 까맣게 분장을 하고 있고, 새치가 많아서 평소에는 염색하는데 이번에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희는 목포 출신이다. 극중 유일하게 정통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인 그는 "사투리 연기에 어려움이 없고 무엇보다 도씨가 우리 엄마나 그 주변 분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서 연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PD님께 다른 역 말고 도씨를 시켜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모성애 강한 역을 많이 해본 것 역시 그가 도씨 역할에 욕심을 내게 했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목포에서 극단 생활을 했고, 목포전문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후 상경해서는 극단 성좌를 거쳐 서른살부터 극단 골목길에서 활동 중이다. "맞벌이 부모 밑에서 늦둥이로 자랐는데 시골에서 컸음에도 내성적이어서 동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오빠들의 소설책을 읽거나 라디오방송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을 들으면서 감수성을 키운 것 같아요. 대학도 연영과를 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가난하고 힘든 연극배우의 길을 무척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유아교육과를 선택했는데 실습을 나가보니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웃음)" 지금은 '미친 존재감'이라는 찬사를 받고, 연극 '만선', '경숙이, 경숙이아버지', '목란언니' 등을 본 관객에게는 이미 '묵직한 배우'로 평가받는 황영희는 그러나 "예전에 연기를 정말 너무 못했다"고 말했다. "연기를 정말 못했어요. 그래서 불러주는 데도 없어서 3년을 쉬기도 했죠. 그러다 극단 골목길에 들어가 박근형 선생님에게 '연기하지 마라', '가짜로 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배우면서 조금씩 나아진 것 같아요."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를 본 이재규 PD에게 발탁돼 '베토벤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드라마에 진출한 그는 '파스타', '마이 프린세스', '내 마음이 들리니', '제왕의 딸 수백향', '정도전'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시청자를 만났다. 그리고 '왔다! 장보리'를 통해 연기인생 20여 년 만에 홈런을 쳤다. "우리 드라마 보고 '막장'이라고 하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철학이 보이는 것 같아요. 등장인물 모두가 엄마인데 그들을 통해 여러 엄마의 모습, 여러 형태의 모성애를 보여주며 생각하게 하죠. 모성애가 다 아름답지도, 다 뜨겁지도 않잖아요. 도씨는 이기적인 모성을 대변하는 인물인 거죠." 친딸 연민정을 위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던 도씨는 그러나 연민정이 브레이크없이 내달리자 마지막 남은 인간적인 양심으로 최근 그에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씨가 보기에도 연민정이 해도 해도 너무하니까, 미치지 않고서는 금세 들통날 짓을 하니까 엄마로서 바로잡으려고 나선거죠. 인간이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시청자들도 연민정이 과연 나중에 어떻게 벌을 받고 용서를 받을 것인가를 보려고 기다리시는 건데, 저희도 궁금해 죽겠어요.(웃음)" "드라마를 많이 안 해봐서 울렁증도 있었고, 이번 드라마 연기가 이제까지 했던 패턴과 달라 고민도 많았다"는 그는 "좋은 작가, 연출자를 만나 또 새로운 연기를 경험했다. 반응까지 좋아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
"술마시는 한국여성, 자궁경부암 위험 높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립암센터 추적결과 "매일 소주 1잔이면 HPV 지속감염 위험 8배"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매일 소주 한 잔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여성은 아예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PV)에 지속적으로 감염돼 있을 위험이 최대 8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HPV는 종류만 100여종이 넘는 인체 감염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과의 역학적 관련성에 따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뉜다. 주로 상피 내 종양과 같은 전암성 병변이나 자궁경부암, 항문·생식기암을 유발하는 건 고위험군이다. 반면 저위험군은 대부분 양성병변인 생식기 사마귀나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과 관련 있다. 국립암센터 암역학관리과 김미경 박사팀은 2002~2011년 사이 국림암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여성 1만1천140명 중 고위험군 HPV 감염으로 진단된 922명을 음주량별로 나눠 1년과 2년을 각기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음주량이 매일 15g(소주 한 잔에 해당) 이상인 여성은 지속적으로 HPV에 감염돼 있을 위험이 최대 8.1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평소 술을 마시는 여성들 가운데 HPV 양이 많은 여성은 HPV 양이 적은 여성보다 HPV 지속감염 위험이 1년 관찰에서 3배, 2년 관찰에서 8.1배 가량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은 여성들에게서는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또 술을 마시면서 HPV 양이 많은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바이러스 양이 많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1년, 2년 지속감염위험이 각각 4배, 6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러스 양이 많은 여성이 장기간 술을 마시거나 또는 다량의 술을 섭취했을 때는 바이러스 양이 적고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1년, 2년 지속감염위험이 각각 3배, 6배 더 높았다. 특히 이런 음주량과 HPV 양의 지속감염위험 상승효과는 1년 지속감염위험보다 2년 지속감염위험에서 더 강했다. 김미경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술과 성적행동의 연관성을 관찰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연구를 볼 때 알코올 자체만으로도 면역력 저하 등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만약 건강검진 등에서 고위험 HPV로 진단됐다면 자궁경부암 예방 차원에서라도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이지아 "서태지와 결혼하고 7년간 가족과도 연락 안해" "본명은 김상은"…"사랑 지키려 아무한테도 들켜서는 안되는 삶 살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온 국민이 아는 분과 함께 숨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수위의 노력이 아닙니다. 인내도 많이 했고 포기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사랑은 산에서 내려온 다람쥐한테조차도 들켜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더이상 혼자일 수 없이 혼자였습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삶을 산 것은 그분이 그리 원했기 때문입니다. 무모할 만큼 순수하고 무지했습니다. 그게 사랑을 지키는 방법인 줄 알았습니다." 지난 2011년 가수 서태지(본명 정현철·42)와의 비밀 결혼과 이혼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충격을 줬던 배우 이지아(35)가 3년 만에 그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을 열었다. 이지아는 11일 밤 방송된 SBS TV '힐링캠프'에 출연해 서태지와의 만남에서부터 비밀 결혼생활, 배우 정우성과의 열애 등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그러나 "여러 사람이 관계된 일이라 다는 얘기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해달라"는 말로 이야기 중간중간 말을 끊었고 직접적인 단어 대신 우회적인 표현을 쓰며 과거를 돌아봤다. 또 방송 내내 서태지를 '그분'이라 칭했다. 이지아는 "16세의 나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위문공연에 온 그분을 우연히 만났고 얼마 후 큰 비밀(결혼)을 안게 됐다. 친구는 물론 가족에게도 얘기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께 정말 큰 불효를 저질렀다. 누구에게도 알리면 안 됐기에 7년간 가족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7년 후에야 부모님을 찾아뵈었다. 그땐 상황이 그렇게 됐다"며 "돌아온 저를 부모님은 그저 빈 눈으로 쳐다보기만 하셨다. 내 남동생은 누나가 외계인에게 납치된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앞서 서태지는 2011년 4월30일 보도자료를 통해 "1993년 미국에서 지인의 소개로 상대방(이지아)을 처음 만났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편지와 전화로 연락하며 호감을 갖게 됐고 1996년 은퇴 후 미국 생활을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지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지아와 1997년 10월 미국에서 둘만의 혼인신고를 마치고 부부 생활을 시작했으나 성격과 미래상이 달라 2000년 6월 별거를 시작했고 2006년 8월 부부 관계가 종결됐다"고 밝혔다. 꽁꽁 숨겨졌던 둘의 관계가 세상에 드러난 것은 이지아가 2011년 1월19일 서태지에 대해 한국 법원에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지아가 국내 법원에 이같은 소송을 제기하면서도 자신들의 관계가 드러날 것임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날 방송에서 언급이 없었다. 이지아는 한국에 돌아오기 전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한 국내 중견 여배우 덕에 연예계에 데뷔한 사연과 함께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사를 감춰야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 회식자리들을 모두 피해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그 여배우의 실명도 밝히지 않았는데 "내게 너무 고마운 분이지만 그분에게도 과거를 밝힐 수가 없어 얼마 후 내가 피해버렸다. 이후 지금까지 연락을 못드렸는데 다시 찾아뵙고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아는 2007년 '태왕사신기'로 혜성같이 데뷔한 후 곧이어 '베토벤 바이러스'와 '스타일'에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되며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과거가 베일에 싸여있어 '외계인설' '트랜스젠더설' '유흥업소 출신설' '왕따설' 등 온갖 루머를 안고 다녔다. 그는 "본명은 김상은이고 김지아로 개명했다. 이지아는 예명"이라며 "나이는 ('세번 결혼한 여자'에 함께 출연했던) 송창의 씨와 동갑"이라고 말했다. 송창의는 1979년생이다. 이지아는 서태지와의 관계가 드러나기 직전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함께 출연했던 정우성과 파리 여행 중인 사진이 찍히며 정우성과의 열애를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곧이어 서태지와의 관계가 드러났고 둘은 얼마 후 결별했다. 이지아는 "파리 여행에서 정우성 씨에게 고민 끝에 과거를 고백했는데, 자신도 15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다면서 그게 뭐 어떠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줬다"면서 "사실 그 일이 터지고도 그분과 잘 만나고 있었는데 결별설이 터지더라. 얼마 후 정말 헤어졌는데 그때는 다시 만나고 있다는 설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정우성에 대해 "너무 좋으신 분이고 건승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지아는 "이제는 회식도 다 참석하고 사람들과도 많이 어울린다. 내가 술을 이렇게 잘 마시는 줄 몰랐다"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너무 좋다. 내가 이 좋은 것을 그동안 못하고 살았다는 게 억울하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선택(서태지와의 결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에볼라 사망자, 공식통계보다 50% 이상 많아"'에볼라 바이러스 걱정되네' (EPA=연합뉴스) 라이베리아 시민들이 4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거리에 놓인 한 게시판 앞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관한 글을 읽고 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망자 수가 887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의사 "감염자 숨기거나 시신 몰래 매장해 통계 누락" 바이러스 전문가 "사망률 갈수록 높아질 것"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망자 수가 실제보다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은 에볼라 발병국 가운데 하나인 라이베리아에서 활동하는 의사를 인용, 서아프리카의 실제 에볼라 감염·사망자 수가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수치인 887명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들이 에볼라 환자 발생 보고를 꺼리고 의심 증세를 보이는 친지를 숨기거나 감염자 시신을 몰래 매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현지 상황 때문에 실제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망자는 WHO 공식 집계보다 최소한 50% 이상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아직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사망률도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WHO는 지난 2월 기니에서 에볼라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1천603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가운데 88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사망률은 55.3%다. 이번에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각각 다른지역에서 확인된 다섯 종류 가운데 가장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자이레 종인데 이전 자이레 종 발병 사례의 평균 사망률은 78.5%였다. 벤 뉴먼 영국 레딩대 바이러스 전문가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단계가 말기에 이를수록 사망자가 늘어나 사망률도 80%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처음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기니의 경우 사망률이 이미 74%에 달해 상대적으로 발병 초기단계에 있는 라이베리아(54%)나 시에라리온(42%)보다 높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의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아마라 코네흐 라이베리아 재무장관은 에볼라 확산으로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사무라 카마라 시에라리온 외무장관도 에볼라 발병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금까지 1천만달러(103억원) 가량을 지출해 경제성장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
배우 이지아, 美영화로 시나리오 작가 데뷔할 듯(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배우 이지아(36)가 시나리오 작가로 미국 독립영화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필름 프로덕션과 이지아가 시나리오 계약을 맺었다"며 "영화는 내년 중순쯤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지아가 쓴 시나리오는 '컨셔스 퍼셉션'(가제). 사람의 마음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미래 사회에 소개되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소재로 한 영화다. 제작비는 100억 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어둠 속에서'(2013) 등을 제작한 미국 독립 영화사 마이바흐 필름 프로덕션 산하에 있는 퍼스펙티브픽처스가 맡는다. 연출자와 출연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HB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마이바흐 필름 쪽과 이지아가 2년 전부터 만나 시나리오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국은 제작과정이 철저해 내년 촬영에 들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아는 중학생 때인 199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패서디나 아트센터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는 미국에 살면서 로스앤젤레스 한인 공연에서 가수 서태지를 만나 1997년 비밀리에 결혼한 사실이 그로부터 무려 14년 후인 2011년에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 사이 그는 한국으로 와 2007년 대작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주연으로 혜성같이 데뷔했으며 '베토벤 바이러스' '스타일' '아테나' 등의 드라마에 잇달아 출연했다. 서태지와의 비밀 결혼과 이혼 파동으로 충격을 전해줬던 그는 은퇴설까지 나왔지만 곧 드라마 '나도 꽃'으로 연기를 재개했으며 최근에는 지난 3월 막을 내린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