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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의 계절'…괴산·영양 등서 줄줄이 고추 축제괴산서 열릴 세계 고추 전시회(괴산=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는 오는 28~31일 진행하는 '2014 괴산 고추축제' 때 '세계 고추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전시회에는 세계 50여개 국가의 고추 100여 종과 관상용 고추 30여 종이 전시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세계 고추 전시회. 2014.8.26 << 괴산군 제공 >> bwy@yna.co.kr 외래종으로 들어와 토착 식품재료로 완전 정착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획위원 = 바야흐로 철이 들어서인가. 푸른색은 붉은색으로 바뀌고 탱글탱글한 몸매는 이제 절정기에 도달했음을 알린다. 건듯 부는 바람에 달랑달랑 흔들리는 고추들의 연무(演舞). 이를 따는 아낙네들의 부지런한 손길이 신바람 났다. 고추로 담그는 고추장은 된장, 간장과 더불어 우리 전통음식의 3대 장류로 꼽힌다. 그만큼 고추는 한국 식문화에 중추 구실을 해왔다. 김치만 하더라도 백김치가 아닌 다음에야 고춧가루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들어간다. 고추와 채소의 궁합이 국내 대표적 식문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고추가 수천 년 역사 동안 그 안방주인 노릇을 해왔을까? 전혀 아니다. 중남미가 원산지인 고추는 400여년 전에 담배와 함께 한반도에 들어왔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일본에 전해주었으나 습한 기후가 마땅치 않아 엉거주춤한 처지였다가 한반도로 전래되면서 비로소 제 세상을 만난 듯 전통 식재료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 서울광장 영양고추 페스티벌(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양고추 핫(H.O.T) 페스티벌'에서 시민이 고추를 구입하고 있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영양군 내 54개 단체 또는 농가가 참여해 영양고추와 고춧가루 등을 판매한다. 2014.8.25 kane@yna.co.kr 고추 이전에 매운맛을 내며 식단을 장악해온 주요 향신료는 후추였다. 하지만, 매운맛에서 한 수 위인 고추는 단숨에 후추를 몰아내며 급속히 전국으로 번져갔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자 주인과 손님이 뒤바뀌는 주객전도(主客顚倒)였던 셈. 한때 매운 후추와 같다고 해 고초(苦椒), 매운맛을 내는 풀이라고 해 고초(苦草), 변두리 나라에서 왔다고 해 번초(蕃草)라고 했으나 지금은 고추로 완전히 정착했다. 고추가 그 안에 숨겨놓은 보물은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과 풍부한 비타민C다. 혈액순환을 촉진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기름의 산패(酸敗)를 막고 젖산균의 생성을 돕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김장에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이유다. 여기다 풋고추 100g만 먹어도 비타민C의 하루 권장량을 모두 충족시킬 만큼 그 효능이 크다고 한다. 다시 말해 지난 400여년 동안 한민족은 그 미덕에 흠뻑 매료돼왔던 것이다. 한반도 기후는 고추의 생장과 건조에 안성맞춤이었다. 단순히 식문화에 그치지 않고 민속신앙과 결부될 정도로 그 매운맛과 붉은 색채의 영향력이 지대했다. 빨간 고추는 잡귀를 물리치는 도구로 쓰였는데 동해안 별신굿에서 보듯이 물그릇에 빨간 고추를 띄워놓으면 잡귀가 얼씬하지 못한다고 믿었다. 아들을 낳으면 왼새끼줄에 고추와 숯을 꿰어 대문이나 사립문 위에 걸어놨던 것도 마찬가지 의미였다. 8월과 9월은 풋고추가 붉은 고추로 튼실하게 익어가는 시기다. 전국의 밭에는 고만고만한 크기의 고추들이 탐스럽게 영글었다. 더불어 유명 고추산지에서는 크고 작은 축제가 줄줄이 열려 결실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 충북 괴산고추축제와 경북 청양고추구기자축제, 전북 고창해풍고추축제, 경북 영양고추 H.O.T Festival, 충북 음성청결고추축제가 그 예이다. 올해 첫 수확한 고추 말리기자료사진 <<산청군 제공>> shchi@yna.co.kr 괴산고추축제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괴산군 괴산읍의 동진천 일대에서 열린다. 고추방아장터, 괴산문화마당 등 11개 마당을 꾸며 10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사한다. 초점은 아무래도 체험에 맞춰져 있다. 참가비 1만원만 내면 고추를 직접 수확해 가져감은 물론 고추장과 고추김치를 담그고 고추떡을 만들어볼 수 있다. 고추축제배 전국유소년 물축구대회 등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된다. 청양고추구기자축제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개최될 예정. 청정환경에서 자란 고추를 이 고장의 또 다른 특산물인 구기자와 나란히 소개하며 '청정 청양으로의 건강 여행'이라는 주제로 '고추구기자왕 선발대회' 등 축제한마당을 펼치게 된다. 이와 함께 '7080' 추억의 음악회, 뽀빠이 이상용의 '그 시절 그 노래',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등도 즐길 수 있다. 고창해풍축제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고추의 특성을 한껏 살려 알리고자 한다.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한 황토에 뿌리내리고 서해 바람의 독특한 어루만짐 속에 성장한 덕분에 색채가 더욱 붉고 청정하다는 것. 축제는 고추 품평회, 비빔밥 나누기, 김치 담그기, 고추 빨리 담기, 고추 썰기 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해풍 고추 가요제, 중국 서커스 공연과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로 꾸며진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보기 드문 고추축제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소중한 땀의 가치, 영양 고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축제는 올해로 서울에서만 8회째를 맞았다. 영양군의 농가와 단체가 각기 판매부스를 설치해 참여한 가운데 전시·공연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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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 효과' 한번 더…'아이 스웨어' 8개 차트 1위(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걸그룹 씨스타(효린, 보라, 소유, 다솜)가 26일 스페셜 앨범 '스윗 & 사우어'(Sweet & Sour)로 또다시 음원 차트를 강타했다. 이날 공개된 앨범 타이틀곡 '아이 스웨어'(I Swear)는 멜론, 엠넷닷컴, 올레뮤직, 지니,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벅스, 몽키3 등 8개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앞서 지난 7월 발표한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가 2주 넘게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또다시 차트에서 씨스타 효과를 입증했다. 이단옆차기가 작곡한 '아이 스웨어'는 도입부 효린의 알앤비(R&B) 보컬로 시작해 경쾌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댄스곡이다. 특히 네 멤버가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포착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룸펜스 감독은 사이판을 배경으로 씨스타 특유의 건강한 섹시미, 생기 발랄하고 털털한 매력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멤버들은 오픈카를 타고 해변 도로를 신나게 질주하고, 핑크빛 비누 거품을 내며 세차를 하고, 침대 위에서 망가지며 장난을 치는가 하면 옷을 훌러덩 벗고 비키니 차림으로 수영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특히 사이판 해변의 석양을 배경으로 네 멤버가 하와이 춤을 추며 각선미를 과시한 장면이 눈길을 끈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생기 넘치는 에너지, 건강미와 젊은 기운 등 멤버들이 가진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네 멤버가 피곤함에 뻗어 있는 모습까지 담아 또래 여성들이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가감 없이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앨범에는 또 다른 신곡 '홀드 온 타이트'(Hold on Tight)를 비롯해 씨스타의 히트곡 '터치 마이 바디'와 '러빙 유', '기브 잇 투 미', '있다 없으니까'의 리믹스 버전이 함께 수록됐다. 기존 곡의 새로운 편곡을 위해 하우스룰즈, 글렌체크, 리노, DJ스멜스 등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아이 스웨어' 8개 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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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에 차량 침수되면 이렇게 하세요>침수피해 차량 견인 '어쩌나'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사무소 앞에서 26일 침수차량에 대한 견인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차량이 화단에 걸쳐 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차량이 물에 잠겨 시동이 꺼지면 다시 시동을 걸지 말고 탈출하는 게 최선입니다." 시간당 11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25일 부산에서 차량이 침수되면서 3명이 숨졌다. 대부분 급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차량이 침수됐지만 제때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다. 차량 침수에 따른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아예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굳이 운전을 하려면 저지대나 지하차도, 범람 위험이 있는 하천 주변 등지로는 가지 않는 게 좋다.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차가 침수됐을 땐 일단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으면 안전한 곳으로 차량을 이동하는 게 좋다. 시동이 꺼져 스스로 이동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차량을 버리고 대피해야 한다. 차량은 타이어의 3분의 2지점까지 물이 차 배기관으로 물이 들어가면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김남훈 교수는 26일 "침수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동을 다시 걸면 오작동할 개연성이 훨씬 높아진다"며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차를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량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겼을 땐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나서 문을 열고 대피해야 한다. 차량이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는 이상 차량 문을 열 수 있지만 혹시 문이 안 열리면 유리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차량에서 나오고 나서 급류 때문에 이동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차량 위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는 게 좋다. 도로교통공단 김남훈 교수는 "차량이 침수되면 당황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비상상황 때 유리를 깨고 안전띠를 자를 수 있는 장비를 시중에서 구입해 차량에 비치해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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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2014 진로·체험 박람회 개최한양대(총장 임덕호)는 24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꿈과 대화전(展)」 제하의 ‘2014 진로·체험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는 한양대가 교육부의 ‘2014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1위로 선정돼 총 30억 원을 지원받았고, 이에 따라 대학입시를 넘어 포괄적인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것이다. 박람회에는 중‧고교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도 참석할 수 있다. 사전예약은 필요 없으며,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다. 박람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중학교 자유학기제 사전체험관’이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한양대는 대한민국 중학생이 스스로 ‘꿈’을 찾고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실현 모델을 도출하고,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박람회에서 이 제도를 운영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대학이 연계할 수 있는 범위인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 중학교의 자유학기제까지 연계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포괄적인 공교육 연계 노력과,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 이행을 위한 한양대의 노력이 빚은 결과다. 한양대는 금년 시범사업 운영 후 수정, 보완하여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또,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대학이 연구하고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 가는 대입전형 혁신 프로그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통해 나누고자 100명의 교사, 학부모로 구성된 ‘바른 전형 자문단 포럼’도 개최한다. 이 외에 ‘대입전형 R&D 기획관체험,’ ‘전공체험 프로그램(전공 라운지),’ ‘진로상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국에 있는 중 고교 수험생, 교사, 학부모 및 취약낙후 지역 중 고교 3개학교(교통편 제공)가 초청되며, 총 1만여 명이 본 박람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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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블레이드 러너 속편 제작…각본 끝내주게 좋다"리들리 스콧이 속편 구상중인 SF영화 '블레이드 러너' 포스터(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리들리 스콧(76)이 SF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블레이드 러너'(1982년작)의 속편을 제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미국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블레이드 러너 포스터.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76)이 SF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블레이드 러너'(1982년작)의 속편을 제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26일(현지시간) 스콧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이런 소식을 전했다. 스콧 감독은 블레이드 러너 속편에 관한 질문을 받고 "각본이 완성됐고 끝내주게 좋다"면서 원래 영화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해리슨 포드가 속편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속편 각본은 '블레이드 러너' 각본의 공동 작가 중 하나였던 햄튼 팬처, '그린 랜턴' 의 극본 작가였던 마이클 그린과 스콧 감독이 공동으로 썼다. "속편을 언제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 스콧 감독은 내년 11월 개봉 예정인 맷 데이먼 주연 '화성인'(The Martian)을 끝낸 후에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해리슨 포드의 소속사는 포드의 출연 여부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스콧 감독은 또 '프로메테우스'(2012년작) 속편의 각본도 완성돼 있다고 밝혔다. "프로메테우스 속편은 언제 제작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할 일이 밀려 있어서 문제"라며 "하지만 (작품들의) 극본은 모두 완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스콧 감독은 현재 크리스천 베일, 조엘 에저튼 주연의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올해 12월 미국 개봉 예정)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11월 '화성인'의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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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시집은 류시화의 '사랑하라…'>교보문고 10년간 시집 판매부수 집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최근 10년간 국내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시집은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2004-2014년 시집 판매 순위 톱20' 자료에 따르면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1위에 올랐다. 2005년에 출간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치유를 주제로, 동서양 시인들의 시 77편을 엮은 잠언시 모음집이다. 2위 역시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 모음집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차지했다. 류시화 시인이 2012년 15년 만에 펴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도 5위에 올라 총 3권의 시집이 20위 안에 들었다. 3위는 2008년 타계한 고(故) 박경리 작가의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가 차지했다. 이어 하상욱 시인의 '서울 시'(4위),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5위), 신현림 시인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6위),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7위), 민예원 출판사에서 펴낸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8위)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 시인 중에서는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가 9위로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었다.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시인은 98세에 펴낸 시집이 일본에서 160여만 부가 팔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고(故) 장영희 교수가 영미권 시인들의 시를 소개한 '축복'과 '생일'은 나란히 10위와 13위에 올랐다. 고전 시가 중에서는 통일신라 말기 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의 선집 '새벽에 홀로 깨어'가 19위로 20위 안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교보문고가 2004년 8월 26일부터 2014년 8월 25일까지 10년 동안 판매된 시집의 판매 부수를 집계해 발표한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다. 1.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오래된 미래) 2.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열림원) 3.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박경리·마로니에북스) 4. 서울 시(하상욱·중앙북스) 5.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류시화·문학의숲) 6.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신현림·걷는나무) 7.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도종환·랜덤하우스코리아) 8.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민예원 편집부) 9. 약해지지 마(시바타 도요·지식여행) 10. 축복(장영희·비채) 11. 서울 시 2(하상욱·중앙북스) 1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개정판(정호승·열림원) 13. 생일(장영희·비채) 14.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김하·토파즈) 15.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애송시 100편(정끝별·민음사) 16. 작은 기쁨(이해인·열림원) 17.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안도현·이가서) 18. 시가 내게로 왔다(김용택·마음산책) 19. 새벽에 홀로 깨어(최치원·돌베개) 20. 순간의 꽃(고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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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 개발"<美군사전문매체>미국 '워싱턴 프리 비컨'은 26일(현지시간) "북한 잠수함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관(管)이 최근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목격돼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월 동해 잠수함 부대를 방문해 직접 잠수함에 올라 훈련을 지휘했던 잠수함. (연합뉴스 자료사진) "발사관, 정보망에 포착…러시아제 변형 또는 中서 기술이전"SLBM 미사일 이미 보유…"사할린 영해→앵커리지, 서해→괌 공격"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 중이라는 의혹이 미국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바다 밑에서 미국 알래스카나 괌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정보의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정치·군사전문 웹진인 '워싱턴 프리 비컨'은 26일(현지시간) "북한 잠수함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관(管)이 최근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목격돼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월 잠수함 망루에 올라 직접 해상훈련을 지휘하는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이 같은 정보가 포착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또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이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옛 소련제 SS-N-6 SLBM을 은밀히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 SLBM의 사거리는 1천500∼2천500 마일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우려하는 육상기반 중거리미사일(IRBM)인 무수단 미사일이 바로 이 미사일 기술에 기반해 개발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 직접 잠수함에 올라 훈련을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1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만일 북한이 이 같은 잠수함을 개발한다면 러시아 사할린 섬 근처의 영해에서 미국 알래스카주의 앵커리지를 향해 공격할 수 있으며 서해에서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의 군사분석가들은 북한이 이 같은 잠수함을 개발 중이라는 정보에 놀라워하면서 ▲과거 러시아 또는 중국에서 제작된 로미오급 디젤 잠수함의 변형모델이거나 ▲북한이 1990년대 중반 러시아로부터 구입한 구소련제 골프급 잠수함을 복사하거나 변형한 모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 권위의 군사연감인 '제인 함정 연감'(Jane's Fighting Ships)은 1994년 5월호에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골프급과 로미오급을 포함해 40개의 퇴역 잠수함을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군사전문가인 릭 피셔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골프급 잠수함 중 하나에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튜브(관)가 장착돼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북한은 지난 20년간 '리버스 엔지니어링'(역분해를 통해 해당 기술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자유롭게 분해와 조립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골프급 잠수함을 개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개량된 잠수함은 잠재적으로 두 개의 무수단급 미사일을 운반하거나 더 많은 숫자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운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 같은 잠수함 개발 기술이 중국에서 왔을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은 'TYPE-O31'으로 불리는 골프급 잠수함을 개발했으며 지난해까지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시험용 발사대가 설치돼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해군연구소의 에릭 베르트하임 연구원은 "북한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난관이 너무 많다"며 이 같은 정보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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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봐도 연민정은 해도 해도 너무해요"MBC '왔다! 장보리'의 '미친 존재감' 황영희…"계 탄 기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계 탄 기분이에요. 요즘엔 모두가 저를 알아봐요. 정말 기분이 좋죠. 배우 하지 말라고 그렇게 반대했던 저희 엄마도 무척 좋아하세요. 태어나서 제일 큰 효도를 한 기분입니다." '미친 존재감'이라는 표현이 있다. 주연은 아니지만 한 장면을 나와도 시선을 확 잡아끄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에게 네티즌이 붙이는 찬사다. 지금까지는 주로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캐릭터에 따라붙었던 이 표현이 사투리를 걸쭉하게 쓰고 무식한데다 성격 한번 투박한 시골 아줌마의 머리 위에 걸렸다. 현재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이유리 분)의 엄마 도씨(이름은 어울리지 않게 도혜옥이지만, 극중에서도 주로 도씨라 불린다)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황영희(45)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6일 광화문에서 만난 황영희는 극중에서의 '촌스럽고 추레한 할매'의 모습과 달리 곱게 단장한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멋진 반전이다. "요즘 살맛 납니다!"라며 활짝 웃은 그는 "어딜 가든 다 알아봐 주시는데 이런 건 정말 처음이에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악녀 연민정의 친엄마이자 드라마의 주인공 도보리(오연서)의 계모인 도씨는 친딸을 위해서는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 수 있는 강한 모성애의 소유자이자, 의붓딸 도보리는 마음 내키는 대로 대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투박한 인간미가 있고, 구석구석 코믹한 면을 가지고 있어 전형적인 악덕 계모와는 노선을 달리한다. 그래서 연민정과 작당해서 나쁜 짓을 할 때는 밉지만, 도보리 생각에 남몰래 가슴을 치는 모습에서는 측은지심이 든다. 또 들킬까 봐 가슴을 졸이면서도 입을 악물고 나쁜 짓을 할 때면 그 희극적인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앞서 '왔다! 장보리'의 김순옥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영희 씨가 도씨를 아주 잘 연기해주고 있다. 독함과 코믹함이 공존하기가 어려운데 그게 다 되는 배우라 드라마가 산다. 앞으로 정말 잘 되길 바란다"고 극찬한 바 있다. 황영희는 "모든 게 다 대본에 들어 있다. 애드리브를 하는 건 없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 우리 배우들도 매회 어찌 될지 궁금해하며 기다린다"며 자신에게 돌아오는 칭찬을 작가에게 돌렸다. 그는 이어 "또 백호민 PD님의 연출도 탁월하다. 어디서 어떻게 힘을 줘야 하는지 이 드라마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지시한다"고 덧붙였다. 도씨의 악행이 코믹하게 드러난 장면 중 하나는 도씨가 도보리의 유전자검사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자기가 이를 닦은 칫솔을 도보리의 칫솔과 바꿔치기하는 신이다. 그냥 이를 닦아도 될 것을 황영희는 비장한 표정으로 인상을 팍 쓴 채 박박 칫솔질을 해 폭소를 안겨줬다. 황영희는 "그 장면도 백 PD님이 '차인표 씨의 분노의 칫솔질'(과거 차인표가 드라마에서 보여줘 화제가 된 장면)을 구체적으로 주문해서 나온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렇게 시종 겸손해했지만, 도씨의 캐릭터가 황영희라는 배우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또한 그가 도씨를 통해 연기인생 20여 년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이름 석자를 알리게 된 것 역시 분명하다. 반전의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타난 황영희는 나이도 반전이다. '왔다! 장보리'에서는 손녀도 있는 '할매'지만 그는 1969년생으로 올해 마흔다섯에 '불과'하다. 20대 때부터 할머니 역을 했다는 '전원일기'의 김수미 이래 최고의 노인 연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이 부분을 밝히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처음에 오디션 볼 때도 도씨를 맡기에는 나이가 너무 젊다고 작가님, PD님이 다 고민하셨거든요. 또 제 나이가 알려지면 시청자들의 몰입에 방해가 될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연기를 못 해서가 아니라 잘해서 주목받는 지금, 그에 관한 모든 것이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제가 피부가 하얀데 나이 들어 보이게 하려고 까맣게 분장을 하고 있고, 새치가 많아서 평소에는 염색하는데 이번에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희는 목포 출신이다. 극중 유일하게 정통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인 그는 "사투리 연기에 어려움이 없고 무엇보다 도씨가 우리 엄마나 그 주변 분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서 연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PD님께 다른 역 말고 도씨를 시켜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모성애 강한 역을 많이 해본 것 역시 그가 도씨 역할에 욕심을 내게 했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목포에서 극단 생활을 했고, 목포전문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후 상경해서는 극단 성좌를 거쳐 서른살부터 극단 골목길에서 활동 중이다. "맞벌이 부모 밑에서 늦둥이로 자랐는데 시골에서 컸음에도 내성적이어서 동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오빠들의 소설책을 읽거나 라디오방송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을 들으면서 감수성을 키운 것 같아요. 대학도 연영과를 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가난하고 힘든 연극배우의 길을 무척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유아교육과를 선택했는데 실습을 나가보니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웃음)" 지금은 '미친 존재감'이라는 찬사를 받고, 연극 '만선', '경숙이, 경숙이아버지', '목란언니' 등을 본 관객에게는 이미 '묵직한 배우'로 평가받는 황영희는 그러나 "예전에 연기를 정말 너무 못했다"고 말했다. "연기를 정말 못했어요. 그래서 불러주는 데도 없어서 3년을 쉬기도 했죠. 그러다 극단 골목길에 들어가 박근형 선생님에게 '연기하지 마라', '가짜로 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배우면서 조금씩 나아진 것 같아요."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를 본 이재규 PD에게 발탁돼 '베토벤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드라마에 진출한 그는 '파스타', '마이 프린세스', '내 마음이 들리니', '제왕의 딸 수백향', '정도전'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시청자를 만났다. 그리고 '왔다! 장보리'를 통해 연기인생 20여 년 만에 홈런을 쳤다. "우리 드라마 보고 '막장'이라고 하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철학이 보이는 것 같아요. 등장인물 모두가 엄마인데 그들을 통해 여러 엄마의 모습, 여러 형태의 모성애를 보여주며 생각하게 하죠. 모성애가 다 아름답지도, 다 뜨겁지도 않잖아요. 도씨는 이기적인 모성을 대변하는 인물인 거죠." 친딸 연민정을 위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던 도씨는 그러나 연민정이 브레이크없이 내달리자 마지막 남은 인간적인 양심으로 최근 그에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씨가 보기에도 연민정이 해도 해도 너무하니까, 미치지 않고서는 금세 들통날 짓을 하니까 엄마로서 바로잡으려고 나선거죠. 인간이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시청자들도 연민정이 과연 나중에 어떻게 벌을 받고 용서를 받을 것인가를 보려고 기다리시는 건데, 저희도 궁금해 죽겠어요.(웃음)" "드라마를 많이 안 해봐서 울렁증도 있었고, 이번 드라마 연기가 이제까지 했던 패턴과 달라 고민도 많았다"는 그는 "좋은 작가, 연출자를 만나 또 새로운 연기를 경험했다. 반응까지 좋아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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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최재은 "시간성 깊이 다루면 치유돼"체코 국립프라하미술관서 9월 21일까지 개인전 리얼 DMZ 프로젝트 참여..'경계' 테마 작업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이제 막 피어나려는 꽃과 이미 활짝 핀 꽃, 그리고 말라 비틀어진 꽃들이 한 화병에 담겨 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최재은(61)은 이를 두고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은, Somebody is there, nobody is there, 2014 c-print 150x100cm. 국제갤러리 제공. 체코 국립프라하미술관 내 성 아그네스 수도원에서 다음 달 21일까지 개인전 '순환이 지속되는 집'을 여는 작가 최재은을 최근 삼청동에서 만났다. 국내 전시 준비차 잠시 귀국한 그는 1970년대 중반 일본으로 건너가 활동하다 지난 2010년부터 근거지를 독일로 옮겨 작업하고 있다. 체코의 성녀 '성 아그네스'가 활동한 성 아그네스 수도원에서 현대미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재은은 이번 전시에서 '시간'을 주제로 다룬다. 꽃이 말라 죽으면 새 꽃을 꽂고 그 꽃이 시들면 다시 새 꽃을 꽂기를 반복한 사진 연작은 '북유럽 특유의 겨울빛'으로만 작업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 안에서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빛과 시간만이 해결하는 문제를 다룬 개념적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은은 20년 전부터 아프리카 케냐, 한국의 경주 등지에서 여러 겹의 종이를 땅속에 묻는 지중(地中)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종이를 다시 꺼내 그 위에 생성된 얼룩과 이미지를 끊임없이 순환하는 시간의 기록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6년 전 수도원 뒤뜰에 묻어 놨던 한 묶음의 종이를 다시 꺼내 기록한 영상 작업, 오래된 책에서 뜯어낸 종이를 모아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한 대규모 설치 작업도 선보인다. "시간 덩어리를 가져다" 놓은 작업들이다. 최재은, Two Ane?skys, 2014 Antique chair, beads, Text on age paper, 310 x 540 x 350 mm (each chair). 국제갤러리 제공. 작가는 "시간성을 깊이 다루면 치유가 된다"고 했다. "삶과 죽음을 분리하는 서양과 달리 동양의 문화는 삶과 죽음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이죠. 베를린에 살며 그런 부분을 오히려 많이 느껴요." 작가는 "한국 사회는 역동적이고 변화가 빠르다 보니 구조적으로 번뇌와 마찰 등을 순탄하게 풀 수가 없다"면서 "그런 부분을 인식하고 현실을 자각해야 사회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개념적이고 싶어서" 베를린으로 근거지를 옮겼다는 작가는 오는 31일부터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리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Real DMZ Project)에도 참여한다. 지난 2012년부터 철원 DMZ 접경 지역의 안보 관광 코스를 중심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로, 철원평화전망대·월정리역·DMZ평화문화광장 등 민간인통제선 내 장소를 포함해 DMZ 접경 지역에서 지역민의 삶과 동시대 예술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전시다. 최재은은 이번 프로젝트에 '경계'를 테마로 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열린 경계'와 인간사의 '닫힌 경계'를 사운드와 텍스트를 통해 비교하는 작업이다. 월정리역 내 3개 방에 작품이 설치됐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부터 베를린에 자주 왔다갔다하면서 봤지만 베를린은 통일 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많았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 자체의 의미가 큽니다." 작가는 "우리 문제를 그동안 왜 이렇게 멀리해 왔나 후회스럽다"면서 "DMZ 프로젝트도 진작 시작됐어야 했고, 사실 더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작가는 내년 베를린에서의 개인전도 준비 중이다. "전시를 해야 제 단점이 보여요. 작가라는 것은 지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작업이 좋고 나쁘고는 그냥 결과일 뿐이죠. 삶의 모든 것을 걸고 작업을 계속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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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두근두근…' 웃으면서 눈물이 나 좋았죠"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서 여주인공 미라 역 종합소득세 신고누락 거듭 사과…"나 자신이 너무 실망스럽고 바보같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열일곱에 남자친구의 아이를 덜커덕 임신했다. 학생 신분에 애를 낳는 건 엄두가 안 나는 일. 그녀는 가슴이 터질 듯 내달렸다. 숨을 참고 달리면 애가 떨어질 것이라는 '아픈' 희망을 품고서다. 그러나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는 태어났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선천성 조로증이라는 병과 함께. 죽음을 향해 가는 속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빠른, 고치기 어려운 병이다. 세월은 흘러 엄마의 나이는 서른세 살. 16세 아들을 이제 저세상으로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 하는 나이치고는 너무나 어린 연령이다. 송혜교(32)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맡은 미라는 한때의 실수로 평생의 아픔을 견뎌야 하는 젊은 엄마다. 30대에 접어든 그가 처음으로 엄마 역을 맡았다. "20대 때와는 감정 표현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슬프면 마냥 울었는데, 지금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강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거면 경험도 없고 흉내 낸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겠죠. 하지만, 미라라는 캐릭터가 명랑하고 밝아 다가가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현재의 제 나이랑 같고요. 저희 엄마와도 친구처럼 지내는 관계이다 보니 연기하면서 엄마 생각도 많이 났습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 출연한 송혜교의 말이다. 그는 중국영화 '일대종사'(2013), '태평륜'(2014) 등으로 외유하고 나서 3년 만에 국내 영화계에 복귀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흔한 신파가 아니어서 '두근두근 내 인생'을 복귀작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웃으면서 눈물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 좋았어요. 신파적으로 '울릴 거야'라고 강요하지 않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고요. 이재용 감독님의 고급스러운 디테일도 기대했습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스러져가는 청춘의 꿈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죽음을 늘 안고 살아가는 아들, 그리고 그런 어린 아들을 지켜보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다. 김애란의 첫 장편 소설을 바탕으로 '정사'(1998)의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원작소설을 읽지 않았다"는 그는 "감독님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또 "그동안 너무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해 시나리오를 읽고 밝은 부분에 이끌렸다"고도 했다. 영화에서 송혜교는 남편 대수 역을 맡은 강동원과 함께 교복 패션을 선보인다. 서른을 넘긴 배우들이 교복을 그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 그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도 교복을 입었다. 회상 장면이어서 매우 짧았다. 그때도 무안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번 영화에선 깻잎 머리까지, 어려보일 수 있는 건 다 했다. 낯 간지러웠고, 연습하면서 웃었다"고 설명했다. 강동원과는 장준환 감독의 중편 '러브 포 세일'(2010) 이후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영화를 찍은 후 친분을 유지했기에 촬영에 들어가면서 배우들이 겪어야 하는 서먹함 없이 곧바로 작품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남 출신인 강동원으로부터 "사투리 교육"도 받았다. "편하게 잘" 찍었다. 가끔 "덜렁거려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도 아끼지 않은 좋은 파트너였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화자는 미라의 아들 아름이다. 소설을 집필하는 아름의 시선으로 영화는 흘러간다. 송혜교는 "미라보다는 아름과 대수의 감정 포인트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상대 배우가 돋보여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상대 배우를 돋보이게 하자고 생각했고, 마음 편히 연기했어요. 힘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지난 2년간 중국에서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태평륜'과 이넝징(伊能靜)감독의 '나는 여왕이다'를 찍었다. 홍콩 뉴웨이브를 대표했던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일대종사'(2013)에도 출연했다. "이재용 감독님도 예민하고 디테일하지만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감이 잡혀요. 하지만 왕가위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 혼돈이 올 때가 많았어요. 알듯 모를 듯해요. 이 길이라고 해서 가면 딴 길이고…. 계속 제 안의 무언가를 깨려고 해주신 것 같아요.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공부가 된 듯합니다." 송혜교는 최근 불거진 종합소득세 신고 누락과 관련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소속사 사과를 포함해 세 번째 사과다. 그는 "'난 모르니까 아는 분이 알아서 해줄 거야'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 나 자신이 너무 실망스럽고, 바보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