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우리 갑순이' 유선 "출산 후 연기·인기 갈증 한번에 풀었죠""고두심, '선생님' 아닌 '엄마'로 불러…롤모델 됐다" 모션미디어 제공"마지막회 촬영하기 전날 그동안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서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저도 재순이에게 정이 많이 들어서 정리하기가 힘들었고요."오는 8일 종영을 앞둔 SBS TV 토요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맏딸 신재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선(본명 왕유선·41)은 6일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여전히 재순에게 몰입된 모습이었다.재순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두 남자와 각각 두 번씩 결혼하는가 하면 늘 답답한 상황에 부닥치면서도 시원하게 대응하질 못했다. 늘 도도하고 시원한 역할을 해왔던 유선이라, 재순의 '고구마' 같은 행보가 시청자만큼이나 답답했을 것 같다.유선은 "시놉시스를 보고 눈물을 많이 흘릴 거라는 각오를 하긴 했는데, 처음에 정말 혼자 고립돼 외롭더라"며 "남편은 전 부인 만나러 다니고 애들은 엄마에게 마음을 안 주고, 재순이는 그저 청소하고 밥하고 기다렸다. 대사도 별로 없고 감정도 절제돼 저 역시 '한방'만 기다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러다가 처음으로 남편에게 쏟아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드디어 왔구나' 했다"며 "대본이 독백으로 6∼7쪽이나 됐는데 2주간 달달 외웠다. 결국, NG 없이 한 번에 갔는데 눈물이 후드득 떨어지고 끝내고서는 몸도 후들후들 떨렸다"고 설명했다.그는 "문영남 작가님이 캐릭터의 감정과 배우의 감정이 하나가 돼서 가도록 하는 힘이 있으시다"며 "덕분에 저도 재순의 감정에 젖어들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모션미디어 제공'우리 갑순이'는 '우리 재순이'로 불릴 만큼 유선에게 특별한 작품이 됐다.연기 경력이 거의 20년차가 된 그는 "출산 후에 연기, 인기, 대중의 관심에 대한 갈증이 많을 때 '우리 갑순이'를 만났다"며 "기대했던 대로 그 모든 걸 한 번에 받아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다. 선물같은 작품,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유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대선배 연기자들과 만난 것도 큰 행운이라고 밝혔다.특히 엄마 역할로 나왔던 고두심에 대해선 "꼭 한번 뵙고 싶었던 분이고, 처음에는 존경심이 커서 어려운 마음도 있었는데 먼저 마음을 열어주셔서 '선생님'이란 호칭 없이 '엄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엄마가 현장에서도 정말 어머니였다"며 "매번 각 지역 특산품과 먹을거리를 챙겨주시는 등 엄마가 가족을 돌보듯 배우와 스태프를 챙겨주셨다. 역시 연기와 인품이 함께 중요하단 걸 깨달았다. 제 롤 모델이시다"라고 덧붙였다.모션미디어 제공 그는 재순이와 얽힌 조금식과 전세방을 각각 연기한 최대철, 정찬에 대해서도 친밀감을 드러냈다.유선은 "최대철씨는 배우들 사이에서 부반장, 저는 반장이었는데 종영 후에 쫑파티도 정성스럽게 함께 준비했다"며 "베스트 커플상, 인기상, NG상, 공로상 그리고 스태프를 위한 행운권 추첨 행사까지 같이 회의해서 기획했다. 이렇게 모두가 즐겁게 하나가 된 쫑파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참고로 베스트 커플상은 차마 반장과 부반장이 받을 수 없어 갑돌이와 갑순이를 연기한 송재림과 김소은, 여봉과 남기자로 노년의 로맨스를 그린 전국환과 이보희에게 돌아갔다고 한다.유선은 정찬에 대해선 "워낙 청춘스타셔서 과거에 TV에서만 바라봤는데 어느 순간 제 짝꿍이 돼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고 설명했다.
-
조인성 흥행킹…'더 킹' 개봉 4일째 100만명 돌파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도 100만명 넘어 '더 킹' 100만 관객 인증샷 [뉴 제공]정우성, 류준열, 한재림 감독, 배성우, 조인성(왼쪽부터)영화 '더 킹'이 개봉 4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21일 배급사 뉴(NEW)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봉한 '더 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총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 '7번 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의 100만 돌파 시점과 같다. '더 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꿈꾸는 검사 태수(조인성)가 권력 실세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면서 겪는 희로애락을 그린 작품이다.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도 개봉 10일째인 이날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주토피아'의 100만 돌파 기록보다 이틀 앞선다. '모아나'는 소녀 모아나가 부족이 사는 섬의 저주를 풀기 위해 영웅 마우이와 함께 모험하는 과정을 그렸다. '모아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내년에도 아픈 역사·현실비판 영화 쏟아진다올해 극장가에는 현 세태를 꼬집는 영화들이 재난, 범죄오락, 액션 장르의 외피를 쓰고 쏟아져나왔다. 내년에도 시대의 아픔과 슬픔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극장에 걸린다.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김훈 중위 사건 등 그동안 좀처럼 보기 힘든 소재들도 스크린 속으로 불려 나왔다. 이들 작품은 대부분 저예산영화가 아니라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직접 나서 대형 상업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사적 아픔을 상업화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 '1987'은 6월 항쟁의 불씨가 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다. '지구를 지켜라'(2003),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CJ E&M이 투자배급에 나선다.김윤석, 하정우, 강동원이 캐스팅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J E&M 관계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슬프고 뜨거웠던 1987년 그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했다.쇼박스가 투자배급하는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특파원을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택시를 운전했던 실제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송강호가 택시운전사 역을, 토마스 크레치만이 특파원 역을 맡았다. 연출은 '고지전'(2011)의 장훈 감독이 담당했다. 최근 촬영을 마친 '군함도'는 내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 군함도(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뒤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 400여 명의 이야기를 조명했다.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도 CJ E&M이 투자배급을 맡았다.임성찬 감독의 '아버지의 전쟁'은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숨진 고 김훈 중위의 의문사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다.김훈 중위의 아버지 김척 예비역 육군 중장이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초점을 맞췄다. 민감한 소재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하다가 최근 투자자가 나타나면서 제작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대립군'은 20세기폭스코리아가 '곡성'에 이어 5번째로 투자·배급하는 한국영화여서 관심이 쏠린다.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버리고 피란한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인 광해가 조선을 지켜야만 했던 역사 속 이야기와 고된 군역을 피하려는 사람들을 대신해 돈을 받고 군 생활을 하는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겼다. 정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대립군을 이끄는 대장 토우 역은 이정재가, 광해 역은 여진구가 맡았다.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636년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대립한 조정의 대신들과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 앞에 놓인 민초들의 삶을 다룬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 출연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사회 현실을 풍자하는 영화들은 내년에도 쏟아진다. 한재림 감독의 '더 킹'이 내년 1월 가장 먼저 포문을 연다. 권력을 휘두르며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면서 겪는 일들을 그렸다.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면서 권력의 민낯이 얼마나 초라한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박인제 감독의 '특별시민'은 대한민국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의 이야기를 다룬다. 최민식이 생애 첫 정치인 연기에 도전해 화제를 모은 영화로, 현실정치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 역사와 사회 현실을 다룬 작품들이 계속 제작되는 것은 관객들의 취향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흐름으로 분석된다. 스타급 배우들을 투입해 대작영화로 만들면서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점도 새로운 흐름이다. 대형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픈 역사를 다루면 관객들이 즐길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암살'처럼 역사적 소재를 대중적인 장르로 녹여낼 경우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사회성'은 한국영화의 흥행 키워드가 돼 왔다. '변호인', '베테랑', '내부자들' 등의 흥행이 대표적이다.그러나 최근 시국이 어수선한 데다 내년은 대선을 앞둔 해여서 이런 흥행 코드가 그대로 적용될지 섣불리 장담할 수는 없다.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대선시즌을 맞아 내년에는 20대 관객층이 이전보다 더 영화의 흥행을 주도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현실이 심각할 경우 소재가 심각하지 않은 영화가 흥행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더 킹' 조인성·정우성 "현실풍자·브로맨스 기대하세요""중학교 때 정우성 선배님이 나오는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를 보고 배우의 꿈을 꾸게 됐죠. 정우성 선배님은 저에게 닮고 싶은 '워너비' 선배로 남아있습니다." (조인성) "(조)인성이를 데뷔할 때부터 봐 왔는데, 그동안 가깝게 지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동시대를 살면서 언제 또 인성이와 같이 작업할 기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정우성) 배우 조인성과 정우성이 내년 1월 개봉하는 영화 '더 킹'에서 진한 브로맨스(남자들 간의 우정)를 선보인다. 15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더 킹' 제작보고회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화 '쌍화점'(2008)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조인성은 "군 제대 이후 영화나 드라마를 구분하지 않고 좋은 작품이면 출연할 생각이었는데, 공교롭게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더 킹'은 권력을 휘두르며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 이야기다. 삼류인생 아버지 밑에서 '양아치' 고등학생으로 자란 태수는 검사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진정한 권력을 동경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사시에 패스하지만, 일반 샐러리맨과 다를 바 없는 검사 생활에 실망하던 중 최고의 권력자 한강식을 만나 승승장구한다.조인성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조인성은 "저도 1981년생이다 보니 시대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정우성은 대한민국의 실세인 차세대 검사장 후보 한강식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보여준다.정우성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권력을 휘두르는 조직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들어있어 용기 있는 시도라고 생각했다"며 "겉으로는 우아하지만, 뒤에 숨어서 비도덕적,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 한강식이라는 캐릭터를 철저히 무너뜨리고 우습게 보이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력 앞에서 순종적인 한강식의 오른팔 양동철 역은 배성우가, 태수의 고향 친구이자 그의 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조직폭력배 최두일 역은 류준열이 맡았다.이날 공개된 예고편에는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 검사들이 벌이는 굿판 등 현실을 떠올릴만한 장면들이 곳곳에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우아한 세계', '관상'의 하재림 감독은 "우리나라처럼 권력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있을까 하는 답답함에서 영화를 시작했다"면서 "마당놀이처럼 영화를 즐기면서도 한국사회의 부조리함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내용이 시국과 닮은 것은 처음부터 의도했다기보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권력자가 이런 일들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돼 작품에 녹인 것뿐"이라며 "총 104회 촬영 중 (시국을 반영하기 위해) 추가로 촬영한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다"고 강조했다.
-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韓, 최순실 사태에 '빙하기' 진입하나(종합)'최순실 게이트' 새마을 사업에도 파장, 지방정부 타격 불가피"정국 혼돈 지방정부에는 태풍"…중앙·지방정부 소통 단절 우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연합뉴스 자료사진]정부도 이른바 '최순실 예산'을 재점검한 뒤 예산을 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관련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보고한 3천385억7천만원을 포함, 무려 3천569억7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런 예산의 일부는 중앙 부처가 자체적으로 깎거나 국회 상임위를 거치며 삭감될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에도 그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 퇴진 요구가 거세고 과도정부 수립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 장관이 언제 교체될지도 모르는 상황인 데다가 공석인 주요 기관장 임명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주요 사업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순실 사태에서 초래된 '국가 패닉' 상태가 지속한다면 국정 마비는 물론 시·도정 마비까지 초래될 수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예산 편성에 차질이 빚어져 국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끊긴다면 정국 혼돈이 지방정부에는 태풍으로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문화융성·창조경제사업 차질'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강원도에까지 미쳤다.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축제이지만 최씨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비 지원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요즈음 강원도 공무원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최씨 개입 의혹으로 평창의 이미지 추락 및 국비 삭감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호송차에서 내리는 차은택씨[연합뉴스 자료사진]강원도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국비 추가 지원을 건의하고 나섰지만 수용 여부는 미지수다. 최씨와 그 측근 인사들의 관여 의혹에 휩싸인 문화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지자체의 시름도 두말할 나위 없이 크다.전북도의 역점 사업 중 하나는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이다. 내년 국비와 지방비 절반씩 총 300억원을 들여 전주·완주 혁신도시에 문화콘텐츠 제작·사업화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전북도가 문체부에 제안해 추진된 사업이지만, 최씨의 관여 의혹이 불거지면서 중단 위기감마저 조성되고 있다.대전시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유치 구상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화질 드라마타운 사업과 연계해 문화창조아카데미와 문화창조벤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의 이권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문체부가 대대적인 예산 삭감을 예고했고 대전시 역시 세부계획 수정에 나서야 할 처지가 됐다.경기도의 K-컬처밸리 사업의 정상 추진 여부도 관심거리다. 차씨는 이 사업을 비롯해 CJ가 참여한 사업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데다가 경기도의 특혜 대부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의회가 특위를 구성, 점검에 나섰기 때문이다. 문닫힌 'K-컬처밸리' 공사현장 출입구 [연합뉴스 자료사진]도는 테마파크 부지를 토지가의 1%인 연 8억3천만원에 50년간 CJ E&M의 자회사인 사업시행자 케이밸리에 대부하기로 계약했다.도는 1% 대부율이 외국인 투자기업에 적용하는 최저 대부율로 법적 문제가 없고 차씨와 접촉한 적도 없다고 부인하지만, 도의회는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새마을운동 추진에도 여파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한 대구공항 통합 이전사업과 KTX 구미역 정차 추진에도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튀었다. 대구공항 위로 나는 전투기[연합뉴스 자료사진]신공항 건설 무산 직후인 지난 7월 11일 박 대통령은 군부대와 민간이 함께 사용하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 의지를 밝히자 대구는 환영했다.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조율이 필요하지만 이번 사태에 따른 국정 공백으로 통합 이전이 순조롭게 추진될지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KTX 구미역 정차 추진도 지난달 19일 구미를 방문한 박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으나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전남도가 추진하는 새마을운동 기념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영광군 군남면 포천리 일대에서 서남권 새마을운동 기념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5억원의 국비까지 요청했지만 국회 심의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마을운동 기념 및 세계화 사업에 대한 최순실씨 개입 의혹이 쏟아지면서 비판 여론이 조성된 탓이다.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 왔던 '창조경제' 정책에도 최순실 게이트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최씨와 그 측근들이 창조경제 사업에 관여한 정황이 일부 드러나면서다.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애초 지난 4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2센터' 개소식을 계획했지만 연기했고, 대전시의회도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내년도 예산 15억원의 삭감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사업비가 필요하냐는 이유에서다.부산시도 창조경제센터 관련 내년도 예산 22억원을 편성했지만, 중앙·지방 매칭 사업인 만큼 중앙정부 예산이 삭감된다면 그에 맞춰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순실 무관한 사업에 영향 끼칠라" 지자체 우려 부산시의 걱정은 하나 더 있다. 아시아 한류 종합 축제인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을 내년에도 개최할 계획인데,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문화 사업이 대폭 축소될 경우 국비 확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울산시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예산이 없어 내년도 국비 확보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어수선한 정국 탓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중앙정부와 국회의 예산 협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진·태풍 피해 관련 예산을 제때 확보해야 하는데 중앙정부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적어지고 예산 확보가 지연된다면 복구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충북도 역시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사업이 없어 별다른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전국의 문화 사업이 위축되면서 국비 지원액이 감소한다면 충북도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어수선한 정국 속에 예산안을 충분히 설명할 기회도 적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내각 총사퇴 수준의 거국내각 구성이 이뤄진다면 장관 교체가 불가피하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국비 지원 요청이나 핵심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당장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 정국 속에 국비 지원을 확대해 달라거나 내년도 중점 사업을 협의하자고 나서기가 민망하다고 푸념하는 지방공무원들도 있다. 지금껏 추진해 온 지자체 역점 사업이 장관 교체 등으로 방향이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태풍 피해 본 울산 태화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울산시 관계자는 "울주군과 북구 등은 지난달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보았는데 예산 논의 지연으로 국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복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박창수, 배연호, 백도인, 손대성, 손상원, 심규석, 이재림, 장영은, 최찬흥 기자)
-
고속버스 종이처럼 찢어져, 주인없는 등산화는 창틀에 덩그러니<그래픽>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우측으로 넘어졌다. bjbin@yna.co.kr버스 승객 "일부 피해자 버스밖으로 튕겨나와 깔린듯"설렘에서 악몽으로…산악회원 사고 버스 '처참'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산악회원을 태우고 단풍이 물든 가을 산을 향해 달리던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에서 넘어지면서 현장은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6일 이른 아침 경기도 수원에서 산악회원 45명을 태우고 대둔산으로 향하던 관광버스는 오전 9시 32분께 경부고속도로 회덕 분기점 인근에서 우측으로 넘어졌다.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22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중심을 잃고 넘어진 버스 오른쪽 면 철판은 종이처럼 찢어지고 뜯겨나갔다. 유리 창문도 모두 부서졌다.내부 좌석 몇 개는 아예 뽑혀 나가 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좌석 위쪽 에어컨도 전선에 간신히 매달려 있을 정도로 다 깨졌다. 버스 오른쪽 면에는 사상자 혈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한 승객은 "일부가 버스 밖으로 튕겨 나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산행 후 뒤풀이 모임에서 먹으려고 챙겨둔 것으로 짐작되는 음료와 주류, 먹거리 등은 짐 칸에서 나뒹굴었다. 일부 승객은 버스 통로 사이로 넘어지면서 부서진 좌석에 깔렸다. 옆으로 넘어진 버스 안에서 일부 승객은 앞 창문 유리를 둔기로 깨고 탈출하기도 했다.주인을 잃은 채 창문 틈에 덩그러니 놓인 등산용 신발 한 짝이 급박했던 상황을 나타냈다. 부상자들은 갓길 옆 잔디밭에 누워 119 구급대원의 응급 치료를 받았다. 일부 중상자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별다른 이상이 없는 승객 10여명은 경찰의 간단한 조사 후 사고 버스 관광업체에서 보낸 다른 버스를 타고 수원으로 귀가했다.귀가 버스에 오르던 한 승객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
추석앞두고 전국 농수산물가격 들썩…일부지역 채소 2∼3배 폭등인천 배추 10㎏당 1만650원, 지난해 3천940원의 2.7배 과일값도 일제히 상승…사과·배 개당 5천원으로 뛰어 농산물 도매시장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인들이 출하된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안동시청=연합뉴스] (전국종합=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농수산물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수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이어서 주요 성수품 공급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올해 여름 유난했던 더위 탓에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가격 오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폭염 때문에 배추, 무 등 일부 농작물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오른 가격에 팔린다.7일 경북 안동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사과(20㎏)의 평균 경매 낙찰가격은 5만7천610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8천600원보다 18%가량 올랐다.배는 15㎏에 평균 3만2천340원으로 지난해(2만1천970원)보다 47% 급등했다.복숭아는 10㎏당 2만9천420원으로 지난해(2만4천900원)보다 18%, 포도는 5㎏당 1만1천40원으로 지난해(9천410원)보다 17% 각각 올랐다. 경기도 안성 특산품인 안성맞춤배는 7.5㎏ 기준으로 지난해 3만2천원에서 올해 3만5천원으로 뛰었다. 제주도 하우스 감귤 출하가격은 지난달 말 3㎏당 1만7천590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1만8천800원까지 상승했다.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에서는 제수용 배나 사과가 개당 5천원까지 올랐고, 일반 사과도 개당 2천원은 줘야 살 수 있다.농산물 도매시장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인들이 출하된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안동시청=연합뉴스]과일 뿐 아니라 채소 가격도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인천시가 최근 구월·삼산농수산물시장에서 주요 품목 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무는 20㎏에 1만7천950원으로 지난해(5천650원)보다 3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3천940원이던 배추는 10㎏에 1만650원으로 2.7배나 뛰었다.부산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평년에 3천300원이던 배추 한 포기 가격은 7천500원, 1천900원이던 무 1개 값은 2천240원까지 상승했다.강원도 대관령 원예조합 관계자는 "올해는 배추 성장기에 비가 오지 않고 폭염까지 이어져 배춧속이 차지 못했다"며 "농가와 계약한 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하나 상품성 있는 채소는 지난해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채솟값 급등은 장바구니 부담으로 이어졌다.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에서는 김치용 배추가 포기당 8천∼1만2천원에 팔린다. 쌈 배추는 포기당 3천∼6천원이다. 상인들은 작년과 비교하면 모두 2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지난해 개당 2천원이던 무는 올해 3천원∼4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A(68·여)씨는 "올해 비가 오지 않고 날씨가 너무 더워 채솟값이 많이 올랐다. 가격이 비싼데도 상품 상태는 좋지 않아 장사는 더 안된다"고 하소연했다.주부 강모(59·청주시 용암동)씨는 "잎이 시들어 반은 먹지도 못하는 배추도 8천원을 줘야 살 수 있다. 배추 5포기로 추석 때 먹을 김치를 담그는 데만 5만원이 들었다"고 밝혔다.주부 김효신(48·경기도 고양시)씨는 "배추가 '금 배추'가 됐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장을 볼 엄두가 안 났다. 추석 음식도 최소한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배추 수확현장금 배추 수확 한창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6일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 재배지인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일원에서 농민들이 배추 출하 작업을 하고 있다. 안반데기를 비롯한 왕산면 대기리 일원의 고랭지 배추는 폭등한 배춧값을 잡고자 추석을 앞두고 집중해 출하된다. 2016.9.6 yoo21@yna.co.kr 이와 반대로 일부 지역에는 값이 내려간 품목도 있다.부산에서는 지난해 2만6천원이던 사과 홍로 10개 1상자가 올해 2만원(지난달 말 기준)으로 23% 내렸다.고등어 중품 1㎏은 3천303원으로 지난해(3천528원)보다 다소 싸졌다. 인천가좌축산물도매시장에서 쇠고기 1㎏은 지난해(1만4천500원)보다 33% 하락한 8천740원에 팔리고 있다. 김동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이사는 "최근 폭염이 누그러져 배추, 무, 사과, 배 등 주요 품목 공급이 점차 원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정부가 10개 성수품 공급량을 평상시 대비 1.5배 이상으로 늘리고 농·수협, 지방자치단체 등이 직거래 장터나 특판장에서 할인판매를 하면 가격은 좀 더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손현규 이해용 이영주 이재림 전창해 박정현 노승혁 이강일)
-
바캉스 절정 주말 폭염 속 익사·화재·정전 '얼룩'(종합3보)이틀간 12명 물에 빠져 사망·실종…불·정전도 잇따라 '이중고' 유치원생 통학버스에 8시간 방치…해운대서 차량 질주로 10여명 사상 (전국종합=연합뉴스) 여름 휴가가 절정을 이룬 7월 마지막 주말(30∼31일) 찜통더위 속에 전국 곳곳이 크고 작은 사고로 얼룩졌다.31일 오전 10시 19분 경남 양산시 원동면 대리 도로에서 인력사무소 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 등을 들이받고 도로 옆 배수로에 빠진 채 비스듬히 넘어져 있다. [경남도 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물에 들어갔던 1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불이 난 아파트 단지에서는 대피한 주민이 열대야에 이중고를 겪었다. 광주에서는 네 살배기 유치원생이 통학버스 안에 8시간이나 홀로 남겨져 의식불명에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도 일어났다.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은 역사적인 첫 운행 날 연거푸 전동차 운행이 중지돼 승객이 불안에 떠는 등 짜증을 더했고, 부산 해운대에선 과속 차량이 보행자를 덮쳐 1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형제도, 친구도…강·계곡 등지서 12명 사망·실종31일 오전 3시 17분께 경기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변의 한 보트 선착장에서 김모(24)씨가 익사체로 발견됐다.경찰은 이날 0시께 김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서 선착장 주변에서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김씨는 전날 오후 4시 48분께 일행 8명과 함께 선착장에 서 있다가 또 다른 일행 4명이 탄 땅콩 보트가 선착장에 충돌할 당시 물에 빠져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은 애초 땅콩 보트를 끄는 모터보트가 급회전하는 과정에서 한 탑승객이 선착장까지 튕겨 나와 김씨와 부딪혀 사고가 난 것으로 봤다.그러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살펴본 결과 모터보트 운전자가 선착장에 바짝 붙여 회전하다가 땅콩 보트가 선착장과 충돌한 것을 확인했다.숨진 김씨와 땅콩 보트 탑승객 등은 한 대학 선후배 사이로, 일행 중 한 명인 국내 한 대기업 회장 아들의 초청으로 이 회장 소유 별장에 주말을 맞아 더위를 식히러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오후 1시 50분께에는 강원 인제군 서화면 한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50대 형제가 약 1m 깊이 물에 빠져 숨졌다. 오전 10시 45분께 경북 김천시 구성면 직강보에서는 가족과 물놀이하던 중학생이 물에 빠졌다. 동생을 구하려고 뛰어든 고등학생 형도 함께 빠졌다. 이들은 현장에 있던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동생은 숨을 거뒀다.전남 완도군 한 해수욕장에서는 70대 피서객이 물에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어 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나 숨졌고, 경기 여주 섬강에선 다슬기를 잡던 60대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밀양에서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투망을 하던 40대가 물에 빠져 실종됐다.30일에는 전남 여수시 거문도 인근 해상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던 50대 남성과 여성이 잇따라 숨져 여수해경이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같은 날 오후 3시 12분께에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의 한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10대 2명이 실종된 뒤 119구조대원에 의해 물속에서 발견됐고, 오후 1시 13분께 대전 서구 한 유원지 내 하천에서는 김모(66)씨가 수영하다가 익사했다.◇ 화재로 대피하고, 폭염에 정전까지 '이중고'31일 오전 0시 17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 모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주민 300여 명이 옥상과 주차장 등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앞서 30일 오후 6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3층 상가 건물 1층에서 불이 나 2층 음식점 등 건물 안에 있던 130여 명이 몸을 피했다.화재로 주변 건물 3곳의 전력 공급이 약 2시간 동안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같은 날 오후 9시 2분께에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40여 명이 대피했다. 30일 오후 9시 2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있는 9층짜리 아파트 5층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출동한 소방차가 물을 쏘고 있다. [부산 기장소방서 제공]부산에서는 30일 오전 4시 30분께 영도구 한 아파트가 자체 변압기 고장으로 600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겨 복구되기까지 3시간여 동안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전에서는 30일 오전 9시 6분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킥보드에서 불이 나 3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45분 만에 꺼졌다.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킥보드에 대한 감식을 의뢰하는 등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불안 불안' 인천 도시철도 2호선…개통 첫날 6차례 멈춰서2조원 넘는 혈세가 투입돼 30일 개통한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은 운행 첫날부터 전동차가 6차례 일시적으로 멈춰 섰다. 30일 전면 개통한 인천 도시철도 2호선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전동차 운행이 약 40분 동안 지연됐다. 이날 오후 2호선 서부여성회관역에서 전동차가 멈추자 탑승객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오전 10시 27분께 2호선 서구청역∼인천가좌역 5.1㎞ 구간 6개 정거장에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전 구간(29.2㎞) 상·하행선 양방향 전동차 운행이 15분간 중단됐다.사고 구간 역사에서는 운행 중인 3개 열차에서 내린 승객 수백 명이 다음 열차를 기다리느라 곤욕을 치렀다.전동차 운행은 오전 10시 42분께 재개했으나 10분 뒤 가정중앙시장역에서 출발한 전동차가 가정역에서 작동을 멈춰 전동차 운행이 다시 25분간 중단됐다.결국, 고장 전동차를 서구청역 여분 선로로 옮기고 난 뒤 11시 17분께 운행은 다시 시작됐다.오후 7시 20분에도 검암역 하행선에서 운행하던 전동차가 신호 시스템 문제로 멈춰서는 등 운행 첫날부터 시민 불안감을 부추겼다.2조2천여억원의 사업비를 무색게 하는 운행 사고가 개통 날부터 이어지면서 다음 달 1일 첫 평일 운행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 속 통학버스에 8시간 방치된 유치원생 의식불명 광주에서는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유치원생이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이나 홀로 내버려져 의식불명에 빠졌다.A(4)군은 지난 29일 오전 9시 10분께 유치원과 성인 걸음으로 2분 거리 떨어진 동네에 살아 가장 마지막으로 버스에 탑승했다. 인솔교사와 운전기사는 학원에 도착한 뒤 다른 원생 8명만 하차시키고 이 어린이가 차량에 남겨진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운전기사는 이날 오후 차량 내부 온도를 낮추고자 창문을 열고 하원 준비를 하다가 A군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당시 광주 날씨는 오전 9시 30분부터 이미 30도를 웃돌았다. 낮 최고기온은 35.3도를 기록할 정도를 땡볕 더위가 이어졌다.경찰은 원장과 인솔교사, 버스 기사 등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잇단 교통사고…부산서 과속 차량에 10여명 사상 31일 오후 5시 16분께 부산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김모(53)씨가 몰던 푸조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쳐 모자를 포함한 3명이 숨졌다.사고 여파로 택시를 포함한 차량 6대도 뒤엉키면서 모두 14명이 다쳤다.경찰은 "가해 차량(푸조)이 빠른 속도로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경위를 조사 중이다.오전 10시 19분께 경남 양산시 한 도로에서는 인력사무소 34인승 버스(운전사 강모·53)가 앞서가던 승용차 등을 충격하고 나서 도로 옆 배수로에 빠졌다.사고로 인력사무소 근로자 장모(69)씨 등 23명이 골절상 또는 찰과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앞서 30일 정오께에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한 교차로에서 싼타페 승용차 운전자(20)가 신호등을 들이받아 차량에 타고 있던 피서객 4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전 11시 49분께 부산 부산진구 백양터널 회차로 위 아파트 단지 도로를 달리던 카렌스가 10m 아래 도로로 떨어지면서 카니발 차량을 덮쳐 두 차량에 타고 있던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산=연합뉴스) 30일 오전 11시 49분께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백양터널 윗길 회차로에서 차량이 도로로 떨어져 다른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8명이 다쳤다. 2016.7.30 [부산 소방안전본부 제공=연합뉴스]경찰은 카렌스가 굽은 도로를 달리다가 제동장치 문제로 안전난간을 뚫고 터널 회차로 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이어 오후 3시 10분께 경남 창녕군 유어면의 한 마을 도로에서는 시내버스와 모하비 승용차가 충돌해 버스 승객 6명이 다쳤다.대구에서는 승마장을 뛰쳐나온 말 한 마리가 도심 대로를 뛰어다니다가 승용차 1대와 충돌하고 나서야 119구조대에 포획되기도 했다. (황봉규, 형민우, 최재훈, 박주영, 강종구, 오수희, 김선호, 장덕종, 임채두, 최종호, 김선경, 한무선, 이재림)
-
지자체장들 잇따라 이란에 간다…"한건주의 접근은 위험"이시종 충북지사·서병수 부산시장 등 잇단 이란행 (전국종합=연합뉴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로 세계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란 시장에 대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朴대통령, '하메네이' 면담(테헤란 AP/이란 최고지도자실=연합뉴스) 이란을 국빈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저녁(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를 면담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이은 자치단체장들의 이란 시장 개척 노력이 저성장 쇼크에 빠진 우리 경제의 탈출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으로 조성된 한국-이란 간 경제 협력 무드를 적극 활용한다면 '불모지'나 다름 없는 이란과 경제 교류·협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글로벌 블루오션' 이란…전형적 수입 의존시장 이란은 터키, 이집트와 함께 중동의 3대 시장이다. 8천만명의 인구,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면적,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이란은 수요 물품의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상적 경제활동을 위해 연간 240억달러(27조9천912억원) 이상의 원료와 자본재, 완제품을 사들여야 하는 전형적 수입 의존 시장이다.우리나라의 대(對) 이란 수출액은 작년 기준 37억6천만달러이다. 이란이 지난해부터 제6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을 계기로 이란에서 최대 52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및 에너지 재건 사업을 수주하는 발판도 마련됐다는 평가이다.전국 자치단체장도 서울에 '테헤란로', 이란에 '서울로'가 생긴 1970년대의 중동 붐이 다시 일기를 기대하며 이란 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노다지를 선점하라"…지자체 잇단 이란행 이시종 충북지사는 오는 14일 이란 방문길에 오른다. 국제종합기계·메타바이오메드 등 도내 5개 기업이 동행한다. 충북도, 이란 기업과 20억달러 투자협약(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4월 이란의 투바전통의학기업과 20억 달러의 투자 협약을 체결한 후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해 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충북도의 성장동력 산업인 바이오·화장품·태양광·유기농 및 건설 분야 수출의 물꼬를 트는 게 목표다.이 지사는 수레나 사타리 과학기술부통령, 하산 하쉐미 복지부 장관, 아프샤르 농업부 차관과 각각 만나 충북 제품 수출을 위해 담판을 지을 생각이다.20억달러(2조3천280억원)를 들여 청주 오송에 이란 전통의학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한 이란 투바 전통의학기업의 투자도 경제제재 해제 이후 가시화됐다.서병수 부산시장은 오는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중동 지역을 방문한다.방문 기간에 이란 남부 항구도시인 반다르압바스를 방문, 호르무즈 주지사와 면담하고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계획이다.서 시장은 부산항과 이란을 연결하는 항로가 개설된 반다르압바스 항만도 둘러보고 교류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그는 31일부터 이틀간 이란 수도인 테헤란을 방문,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시장과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김기현 울산시장은 오는 10월께 중동권 국가를 방문해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란 방문도 적극 검토 중이다.◇ 선박 건조에서 바이오·섬유 등 수출 유망분야 '수두룩'이란 진출을 염두에 둔 전국 지자체가 검토하는 사업 아이템은 다양하다. 테헤란의 정유공장(테헤란 AP=연합뉴스) 작년 12월 22일 이란 테헤란의 정유공장 옆에서 한 근로자가 자전거를 타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화물선 건조에서 바이오, 태양광, 할랄식품, 섬유산업, 보건의료, 유기농 등 손으로 일일이 꼽기 어렵다.서 부산시장은 이란 방문 때 현지 업체와 부산지역 업체 간 화물선 발주를 위한 양해각서 교환식에 참석한다. 이란이 선박을 발주하면 부산에서 건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충북도는 바이오·화장품·태양광은 물론 유기농·할랄식품 분야 업체의 이란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도는 오는 8월과 10월 바이오·화장품 관련 10개 업체로 구성된 무역사절단을 이란에 파견, 수출상담회를 열 계획이다. 건강·웰빙 바람이 이란에서 불고 있는 점을 감안, 오는 12월에는 농식품 업체로 무역사절단을 꾸려 두바이와 테헤란에서 수출상담회를 열고 충북 상품을 홍보하기로 했다.경북도는 이란의 섬유전시회에 기업 대표단 파견을 계획하는 등 섬유제품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경기도 역시 사회간접자본(SOC)과 에너지 합작 투자, 보건의료, ICT(정보통신기술)농업 연구 개발, 관광 인적 교류 등 분야에서 이란 카즈빈주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남경필 지사가 이란 경제제재 해제 직후인 지난 2월 28∼29일 카즈빈주를 방문, 경제 우호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전시성 진출·한건주의 행태 삼가야…"내실 있는 접근이 해답"몇몇 지자체가 이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외국인 투자 규제와 반 외국인 정서가 진출 리스크로 작용한다. 부산시청 방문한 주한 이란 대사(부산=연합뉴스) 서병수 부산시장과 하산 타헤리안 주한 이란대사가 지난 3월 11일 부산시청에서 부산과 이란 간 교역 및 경제협력 증진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나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며 한 건 올려보자는 식으로 접근했다가는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서방의 경제제재가 한창일 때 이란에 기반을 닦은 중국이나 유럽계 기업과 경쟁하다가는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바뀔 수도 있다.이란 바이어가 계약 후 1년 가까이 신용장을 개설하지 않다가 더욱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업체가 나서자 계약을 일방 파기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또 이란 바이어는 다량의 재고를 보유하고도 수출·입 협상에 나서는 경우가 있어 이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은 금물이다.그런 만큼 이란과 거래에서 승산을 높이려면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뒤 나서야 한다는 게 대체적 지적이다.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란은 복잡한 행정 절차 탓에 다른 신흥국보다 진출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지자체는 이란의 행정절차와 계약 및 통관 절차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보를 수집한 후 관내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종구 김인유 김호천 박창수 배연호 심규석 이상현 이승형 이재림 홍인철 황봉규 기자)
-
'슬픔을 축제로'…50회 단종문화제 개막3일 일정 첫날 국장재현 행사, 정순왕후 선발 등 열려 (영월=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단종, 다시 걷는 발걸음'을 주제로 한 제50회 단종문화제가 29일 오후 화창한 날씨 속에 동강 둔치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을 하고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첫날인 29일에는 동강 둔치~장릉에서 단종국장 재현행사가 펼쳐져 어린 나이에 비명에 간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고혼을 기렸다. 이어 단종비 정순왕후 선발과 개막제가 참석자들의 열기 속에 열렸다.둘째 날인 30일은 어가행렬, 단종제향, 야간 칡 줄다리기 등이 이어진다.마지막 날인 5월 1일은 군민화합행사, 능말도깨비놀이, 가수 인순이 특별공연, 동계올림픽성공기원 강원화합 대합창 등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하이라이트인 발인반차 행렬에는 모두 1천800여 명이 참가, 대열 길이만 1.4㎞에 이르러 장관을 연출했다. 외국인 유학생 등 외국인 440여 명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30일에는 단종문화제의 또 다른 대표 프로그램인 야간 칡 줄다리기가 열린다.240명이 참가하는 줄다리기는 십이지를 상징하는 12개의 횃불 화로와 600여 개의 횃불이 동원된다.왕실문화재현 패션쇼, 단종과 정순왕후의 재림 창작극 제작 및 시연 등 볼거리도 예년보다 풍성해졌다.1967년 '단종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 1990년 제24회 때부터 '단종문화제'로 명칭을 바꿔 올해로 50년째를 맞았다. 문화제는 이번 축제에서 슬픔을 넘어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미래가치를 견인하는 '카타르시스'를 꿈꾼다. '단종국장 재현'이라는 브랜드로 세계문화유산등재도 추진한다.박선규 영월군수는 "단종문화제를 통해 고유의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며 "어린 세대에는 살아 있는 역사의 장으로, 기성세대에는 역사의 교훈과 일상에서 벗어나 추억 속으로 젖어드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