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은 부재중'…대학 지도부 공백 장기화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

'총장은 부재중'…대학 지도부 공백 장기화

직무 대행 체제로 구조조정 격변기 속 위기의식 고조
경북대 총학은 교육부 상대 피해보상 소송 준비

(전국종합=연합뉴스) 교육부가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학 총장 임용 제청을 거부해 전국 국·공립대 곳곳에서 지도부 부재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14651820687209.jpg
경북대 총장 임용 촉구 집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때문에 해당 대학은 선장 없는 배 신세가 돼 구조조정으로 격변기를 맞는 시점에 중장기 발전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장 임용 후보자 당사자는 교육부를 상대로 임용 제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내는 등 법정 다툼을 하고 학생들은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인다.


경북대는 2014년 8월로 함인석 전 총장 임기가 끝난 뒤 22개월째 총장 공석 상태다.


2014년 10월 간선으로 뽑은 김사열 교수 등을 총장 임용 후보자로 교육부에 추천했지만, 교육부가 재선정을 요구해 총장 공백으로 이어졌다.


1순위 후보자인 김 교수는 이듬해 총장 임용 제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불복해 현재 총장직무대리 체제로 운영한다.


공주대에서도 교육부 임용 제청 거부가 소송전으로 비화해 총장 공백 사태가 2년 넘게 계속된다.


2014년 3월 서만철 전 총장이 물러난 뒤 지금까지 김창호 총장직무대행이 학교를 이끈다.


1순위 후보자 김현규 교수가 임용 제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자 1·2심 법원은 모두 김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전주교대 역시 지난해 2월 유광찬 전 총장 임기가 끝난 뒤 1순위 후보자로 선출한 이용주 교수에 대해 교육부가 임용 제청을 거부해 총장 자리가 비어 있다.


지난해 12월 전임 총장 임기가 끝난 경상대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총장 임용 후보자가 교육부 임명 제청을 받지 못했고 한국방송통신대도 총장 자리가 비어 있다.

14651820757899.jpg
직선제로 총장 선출하는 부산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대, 강원대 사례는 좀 다르다.


고(故) 고현철 교수가 직선제를 요구하며 투신 사망한 뒤 직선제로 전호환 교수 등을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자 교육부가 지난달 전 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했다.


전임 총장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에 책임지고 중도 사퇴한 강원대는 지난 4월 총장 임용 후보자를 새로 선출했는데, 최근 총장 임명 동의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돼 사실상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 공백 사태가 이어진 대학은 안정적인 대학 운영과 발전 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분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경북대는 3번째 총장 직무 대행 체제를 맞았다. 그동안 전임 교원 확보율은 거점대학 9곳 중 8위를 기록했고 취업률은 3년 연속 떨어지고 있다"며 교육부에 총장 임명을 촉구했다.


전주교대 한 관계자는 "행정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기관장이 공석이다 보니 의사 결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도내 거점국립대학인 강원대도 오랜 총장 공백으로 인해 구조개혁 대상으로 추락한 불명예를 씻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부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교육부를 압박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정민걸 공주대교수회장은 "교육부가 권고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정당하게 선출한 총장 임용 후보자에 대해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임용 제청을 거부하는 것은 대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 소속 교수들은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가 대학 자율성과 공공성을 제한하는 현실이 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교육부를 상대로 총장 공석 사태로 인한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벌이기로 하고 최근 소송인단 3천여명을 모으고 있다.

14651820715562.jpg
총장 후보자 임용거부 항의 집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